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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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의 한국 방문은 기업인의 출장이라기보단 글로벌 톱스타의 순회공연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황 CEO가 방문하는 곳, 그가 먹는 점심·저녁 메뉴는 연일 화제가 됐다. 특히 평소 대중 앞에 자주 나서지 않는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시민들에게 둘러싸인 식당에서 황 CEO와 격의 없이 삼겹살·치킨·냉면을 먹는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번 방한을 단순한 이벤트로 보기엔 황 CEO가 남긴 숙제가 만만치 않다. 우선 '기업의 영향력'에 대한 고민이 있다. 글로벌 기업 CEO 가운데 국내 주요 그룹 총수를 한자리에 모이게 할 만한 인사가 몇이나 될까. 국내 기업이 하나같이 엔비디아와 '깐부'가 되고 싶어 하는 이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 기업이 AI(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데이터센터 구축·확장이 필요하고 여기에는 블랙웰·베라루빈 등과 같은 엔비디아의 'AI 가속기'가 필요하다.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성능이 월등해 경쟁자가 마땅치 않고 이들 제품은 공급 대비 수요가 많아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됐다.
6·3 지방선거는 막을 내렸지만 전국 각지의 신공항 논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쏟아진 공항 관련 공약들은 더 이상 유세장의 구호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제 현실의 과제가 됐다. 이번 지선에서는 제주 제2공항, 경기국제공항, 광주공항 국제선 부활, 서산공항 조기 개항 등이 새롭게 거론했다. 정치권이 거듭 공항 관련 공약을 내놓는 건 그만큼 공항 공약이 지역 발전의 상징으로 활용하기 쉽기 때문이다. 하늘길이 열리면 기업과 관광객이 몰려오고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은 지방의 소외감을 파고든다. 그러나 활주로가 놓인다고 해서 모든 게 저절로 따라오지는 않는다. 공항의 성공 여부는 건설 자체보다 이용객과 항공 수요, 배후 산업의 경쟁력에 달려 있다. 공항 건설이 지역 발전의 필요조건일 수는 있어도 충분조건은 아니다. 실제 양양국제공항 등 이미 전국 지방 공항의 70%가 만성 적자에 허덕이며 '유령 공항'으로 전락했다. 엄밀한 타당성 검증을 거치지 않은 채 선거용으로 던져진 '정치 공항'은 결국 막대한 재정 부담을 남길 뿐이다.
1회당 10만~15만원, 많게는 30만원까지도 부르는 게 값이었던 도수치료가 오는 7월부터 '4만원대 정찰제'로 바뀐다. 지난 4일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도수치료 관리급여 수가(건강보험에서 정한 가격)와 급여 기준안을 마련하면서다. '관리급여'란 적정 의료 이용 관리가 필요한 경우 해당 의료행위를 건강보험 항목으로 선정해 급여를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조치로 전국 어디서든 병·의원이 도수치료를 시행하고 받는 수가는 4만3850원(1회 30분 기준)이다. 그중 환자가 4만1658원(본인부담률 95%)을 내면, 나머지 5%(약 2200원)는 국민건강보험이 부담한다. 횟수는 주 2회, 연간 총 15회로 제한된다. 다만 수술·골절 등으로 인한 관절 구축, 강직의 뚜렷한 소견이 있다면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최대 24회까지 적용할 수 있다. 이들 환자가 연간 횟수를 초과하면 도수치료를 질환 치료 목적으로는 더 이상 받을 수 없다. 이런 변화는 그간 환자가 도수치료 비용을 실손보험으로 대부분을 보상받으며 제한 없이 받던 관행을 정부가 끊어내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2022년 취임한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임기 중 네차례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대법관 중에 대국민 사과를 이처럼 자주 한 사람은 드물다. 노 위원장은 2022년 대선 때 소쿠리 투표 논란, 2023년 고위 간부 자녀 특혜채용 논란, 2025년 대선 때는 사전투표용지 반출 논란, 그리고 올해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논란에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문을 낭독해야 했다. 4번의 사과 중 3번이 선거 관련으로, 2022년부터 치러진 모든 선거 때마다 국민들은 노 위원장의 사과를 들었다. 이때마다 선관위는 '선거를 보다 공정하게 관리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지켜지지 않았고, 이번에는 결국 노 위원장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단순히 선관위원장의 사퇴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 과거 일어났던 논란은 선거 관리 부실에 그쳤다면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국민의 참정권 침해로 직접 이어졌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선거 후 남는 투표용지가 부정선거 음모론에 빌미를 주는 것을 막기 위해 투표용지를 적게 인쇄했다고 해명했다.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대화의 주제는 대개 주식과 부동산이다. 누가 얼마를 벌었고 어떤 자산이 얼마나 올랐는지로 시작해 이야기가 한참을 이어진다. 누구는 성과급으로 수억원을 받는다 하고 누구는 주식으로 몇 배 수익을 냈다고 한다. 강남 아파트 얘기도 빠지지 않는다. 강남 어디 아파트는 평당 2억원이 넘었다 하고 한강변 재개발 단지는 국민평형 분양가가 30억원에 육박했다고 한다. 대화를 듣다 보면 마치 세상 모든 자산의 가치가 뛰는 것 같다. 그런데 정작 많은 사람들의 현실은 다르다. 월급 상승을 물가와 견주어보면 실질 소득은 매번 제자리걸음이다. 꼬박꼬박 저축해도 월급으로는 자산 가격 상승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 주식도 없고 집도 없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세상 이야기로 들린다. 과거에는 '벼락부자'라는 말이 부러움의 대상이었다면 요즘은 스스로를 '벼락거지'라고 자조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런 박탈감이 더욱 도드라진다. 최근에는 강남이나 한강변 아파트뿐 아니라 서울 외곽과 경기 남부의 중저가 아파트도 적지 않게 가격이 올랐다.
28. 5%와 마이너스(-) 9. 9%. 지난 5월 코스피와 코스닥 등락률이다. 코스피는 8000선을 넘어 9000선을 향해 가며 전례 없는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스닥은 지난 4월 말 장중 1229. 42의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이후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 국내 증시 전반에 실적 개선 기대와 인공지능(AI)·반도체 슈퍼사이클이라는 호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코스닥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한다. 코스피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극복해 나가는 동안 코스닥은 여전히 자신만의 디스카운트에 갇혀 있는 모습이다. 1996년 미국 나스닥을 벤치마킹해 출범한 코스닥은 벤처·혁신기업의 성장 무대로 기대를 모았다. 닷컴 버블 시기에는 지수 3000선에 육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버블 붕괴 이후 반복된 테마주 열풍과 부실기업 문제, 단기 매매 중심의 시장 문화는 코스닥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 그 사이 나스닥은 1000선 수준에서 2만7000선에 근접했고, 코스피 역시 800선에서 8000선을 넘어섰다.
국내 바이오 기업 디앤디파마텍이 큰일을 해냈다.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신약 파이프라인(DD01, 자보페그듀타이드)의 미국 임상 2상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표를 받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K-바이오의 신약 연구 역량을 뽐낸 쾌거다. 디앤디파마텍의 DD01 임상 2상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MASH 치료제는 개발 난도가 높은 품목이다. 실제 다수 글로벌 기업이 임상에서 쓴맛을 봤다. 반면 시장성은 뛰어나다. 전 세계 MASH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32년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국내가 아닌 미국에서 진행한 장기(48주) 임상이란 점도 의미가 있다. DD01은 지방간 감소에 이어 MASH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3개 지표(MASH 악화 없는 섬유화 개선, 섬유화 악화 없는 MASH 해소, MASH 해소 및 섬유화 개선 복합 달성)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했다. 특히 조직생검에서 효능을 입증하기 어려운 간 섬유화 개선에서 유효한 데이터를 확보하며 글로벌 기술이전 기대감을 키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자금 쏠림이 심상치 않다. 지난 27일 7개 자산운용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일일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 14개를 쏟아냈다. 상장이후 3거래일만에 이들의 거래대금이 25조원을 넘었다. 이는 같은기간 ETF 거래대금의 23%에 달한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등장은 이미 타오르고 있던 반도체 랠리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SK하이닉스 레버리지의 주가는 상장 이후 3일만에 30% 가까이 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상승세를 탔고 이때문에 몰려든 레버리지 ETF 자금이 주가를 밀어 올리는 이른 바 상승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인버스2X 상품을 놓고 ETF 운용사들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시장은 더욱 과열되고 있다는 점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ETF 시장을 놓고 운용사들은 치열하게 경쟁해왔다. 이번에는 동일한 상품을 한날 한시에 상장하게 되면서 빅매치가 진행 중이다. 당국의 마케팅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삼성자산운용이 상장 간담회를 개최하자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급히 같은 날 간담회를 잡았던 게 대표적이다.
6·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오늘부터 사전투표가 시작된다. 서울에선 온통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얘기뿐이다. 그런데 시의원은, 구의원은 어떤가. 우리 동네 후보 이름을 묻는 순간 말문이 궁색해진다. 얼굴도 떠오르지 않는다. 하물며 경력과 의정활동이 기억에 남아 있을 리 없다. 지난 4년 우리 동네를 대표했다는 지방자치단체 현역 의원 이름을 떠올릴 수 있는 유권자가 얼마나 될까. 지방이라고 사정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상한 일이 아니다. 지방선거의 꽃은 광역단체장이다. 기초단체장 선거도 어느 정도 조명을 받는다. 그러나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선거는 대개 정당 기호 뒤에 숨는다. 정당만 보고 줄줄이 찍는 '줄투표' 성향 탓이다. 이 구조는 공천권을 쥔 지역 실력자에게 유리하다. 시의원과 구의원은 지방자치의 대표자이면서도 공천권자의 선거 기반으로 묶이기 쉽다. 지구당은 사라졌지만 지역 정치의 생활 조직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 역할이 지방의회 안으로 옮겨왔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이재명 정부가 곧 출범 1주년을 맞이한다.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를 총괄하는 국무조정실은 '유능'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웠다. 코스피 지수 8000 돌파, 성장률 제고, 수출 7000억달러 돌파 등 경제적 성과가 전면에 등장한다. 반도체 호황에 기댄 성과라는 박한 평가도 있다. 그러나 관세와 이란 등 '전쟁'이라는 단어가 빈번하던 시기에 통상 협상과 재정 정책 등에서 비교적 기민하게 대응한 점은 인정할 만하다. 이 과정에서 또렷해진 장면이 있다. 국정 운영의 중심축이 서울 세종로 1번지, 즉 청와대로 수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의사결정의 정점에 있는 청와대 역할이 두드러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과거 정부와 비교할 때 그 정도가 강하다. 위기 상황에서 하향식 의사결정은 자연스러운 모습이었을 수 있다. 그만큼 정부 부처가 모여 있는 세종시는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진다. 세종로 1번지와 세종시의 물리적 거리만큼 그 간극이 벌어져 보인다. 국무회의 모습이 대표적이다. 과거 국무회의는 상상의 영역이었다. 몇 주 뒤 공개되는 회의록으로 국무회의 모습을 짐작할 뿐이었다.
27일은 '제2회 우주항공의 날'이다. 우주항공청은 우주항공주간(23~29일)을 맞아 다양한 대국민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올해 2회째지만 관심이 전년보다 뜨겁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나로우주센터 견학, 창작 고체연료 로켓 제작 등으로 구성된 '우주항공청 스페이스 캠프' 안내는 조회수가 1만회를 넘으며 학부모와 학생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 한 참가자 학부모는 "예전에는 우주산업이라고 하면 막연히 먼 미래 이야기처럼 느껴졌는데 요즘은 스페이스X 같은 기업 뉴스를 보면서 실제 산업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우리 아이도 이런 분야에 관심을 갖고 미래의 꿈을 키워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주산업을 둘러싼 변화의 속도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통신망 구축, 우주 태양광 기반 데이터센터 논의 등으로 이제 우주는 단순 탐사의 영역을 넘어 통신, AI, 반도체, 클라우드, 국방이 융합한 거대한 산업 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거대한 산업을 누가 만들고 이끌 것인가라는 질문이 남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자서전을 보면 인생 서사에서 '급전'이 필요할 때 돈을 빌려준 이는 금융회사가 아니었다. 스물 다섯, 변호사 사무실 개업이 막막했을 때는 조영래 변호사(전태일 평전을 썼던)가 500만원을 내줬다고 한다. 검정 고시 학원의 원장님도 사회 초년생인 이재명에게 수 백만원을 지원한다. 학원비가 없는 소년공에게 공짜로 학원을 다니게 한 은사였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지난 1년동안 타운홀미팅에서, 국무회의에서 잊을만하면(?) "잔인한 금융"을 역설한 배경 중 하나는 소년공 시절, 사회 초년생 시절의 이같은 경험 때문은 아닐까, 짐작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본인 스스로 금융의 '배제'를 체험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출범 이후 금융위원회는 '잔인한 금융'의 해법을 찾아 분주했다. 지난해 10월 새도약기금을 출범해 113만명의 달하는 장기 연체자의 빚 탕감에 나섰다. 7년 이상, 5000만원 이하의 연체채권을 일괄 매입·소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20년 이후 5000만원 이하 빚을 연체한 324만명의 연체기록을 삭제하는 신용사면도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