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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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노동조합)가 파업을 예고했다. 노조의 요구와 경영진의 입장 간 차이가 커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내달 1일부터 초유의 노조 파업이란 위기에 맞닥뜨린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의 파업 예고는 그만큼 국내 바이오산업이 성장했단 방증이기도 하다. K-바이오는 글로벌 시장 후발주자라 돈을 버는 기업이 드물었고 노조의 입김이 세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년 수조 원의 이익을 내는 글로벌 최고 수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을 배경으로 노조는 전체 임직원의 약 75%에 달하는 3689명의 조합원을 확보했다. 앞서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찬성률 95. 52%를 기록했다. 기업 성장의 과실을 임직원이 함께 누리자는 노조의 주장을 나쁘게만 볼 수 없지만, 일각에선 노조의 요구가 과하단 지적도 나온다. 노조는 임금 인상률 14. 3%에 전체 영업이익의 20%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제안했다.
"코스피가 올해 52% 올랐는데, 내 계좌는 왜 제자리 걸음이지?" 코스피 지수가 6300선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자신의 계좌 수익률은 여기에 미치지 못하는 개미(개인투자자)들의 하소연이 늘고 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까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두 종목 쏠림이 극심했기 때문이다. 두 종목을 갖고 있지 않거나 비중이 적은 투자자들은 증시 상승을 온전히 체감하기 어렵다. 22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합은 2143조원으로 전체 코스피 시가총액의 40. 7%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시기 이 두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은 22. 4%였다. 1년새 20%p(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성장세를 감안하면 두 종목의 주도가 자연스럽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57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23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36조원까지 눈높이가 높아졌다. 이 두 기업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체 코스피 기업 이익 전망치의 60%에 달한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정당은 붕괴 직전까지 내몰렸다. 집권여당이던 새누리당은 친박계와 비박계로 갈라졌고 비박계는 집단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새누리당은 곧 자유한국당으로 간판을 바꿨지만 분열의 상처는 깊었다. 유승민 전 의원을 둘러싼 논란은 당시 보수의 민낯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노선 갈등은 정책이 아닌 '충성 경쟁'으로 치환됐고, 그 기준에 맞지 않는 인물은 자연스럽게 '배제'의 대상으로 몰렸다. 내부 논쟁은 설득의 과정이 아니라 정리의 과정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결국 보수는 둘로 쪼개진 채 2017년 대선에서 패배했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역사적 참패를 겪었다. 이후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대표 체제로 강성 지지층 결집에 나서 2019년 2월 황교안 대표 체제 출범과 함께 재정비를 시도했다. 그러나 노선 갈등과 계파 충돌은 쉽게 해소되지 않았다. 통합을 말하면서도 내부 균열은 반복됐고 각자의 정치적 입지만을 우선시했다. '각자도생'의 시절이었다. #2025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국민의힘 상황도 낯설지 않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퇴임했다. 4년 전 취임사에서 '세 가지(전문성, 소통, 국내) 울타리'를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던 그는, 말을 행동으로 옮긴 총재였다. 무엇보다 소통 방식이 달랐다. 절간처럼 조용하다고 한은사(韓銀寺)로 불리던 한은은 사교육, 저출생 등 사회 현안에 직접 목소리를 냈다. 최저임금 차등화 보고서 때문에 한은 앞에서 시위가 벌어질 정도였다. 언젠가 이 총재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런 논란이 부담스럽지 않냐고. 이 총재는 논쟁이 반갑다고 했다. 공론화의 출발점이라는 이유에서다. '연구성과를 책상 서랍 안에만 넣어 두어선 안 됩니다'라는 취임사 문구는 현실이 됐다. 그래서 지난 10일 이 총재가 마지막으로 주재한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소통 주제'를 선택할지 궁금했다. 중동 전쟁이 한창이었기에 환율, 물가 등 다양한 질문과 답변이 오가던 중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이라는 단어가 귀에 들어왔다. 이 총재는 초과세수의 일부를 교육교부금으로 자동 배분하는 경직적 구조를 문제 삼았다.
얇으면서도 고화질 촬영이 가능한 스마트폰 카메라, 나이키 에어 시리즈, 은박 담요, 이유식, 무선 헤드셋, 컴퓨터 마우스, 동결건조식품, 메모리폼. 서로 전혀 다른 영역의 제품처럼 보이지만 이들의 탄생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우주 기술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이를 테면 휴대폰 카메라는 1990년 제트추진연구소(JPL)가 우주선에 탑재할 만큼 작으면서도 높은 광학 성능을 갖춘 카메라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나이키 에어 시리즈는 나사(NASA·미국 항공우주국)의 한 공학자가 우주복 제작 기술을 응용해 충격을 흡수하는 운동화를 만들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에어를 상징하는 공기층을 활용한 쿠셔닝 기술은 그렇게 탄생했다. 이유식 또한 우주 기술의 산물이다. 나사는 장기 우주비행에 필요한 영양 공급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해조류 기반의 영양 강화 성분을 개발했고 이는 이후 영유아 식품에 활용됐다. 작금의 우주 기술 사업화는 과거 우주 기술이 우리 일상에 스며들던 방식과는 사뭇 다른 흐름을 보인다.
정부가 "부동산과 금융의 과감한 절연"을 공식화 했다. 지난 1일 다주택자 대출 만기연장 제한 대책을 발표하면서다. '부동산 안정화 대책'이나 '정상화'라는 순한맛(?)의 제목을 내걸었던 정부가 이번에는 단어 선정부터 달랐다. 4000조원 넘게 불어난 부동산 금융을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하기 위해 확연히 다른 정책을 내놓겠단 결연한 의지로 읽혔다. 신규대출 금지를 넘어 아예 기존 대출까지 회수하기로 한 다주택자 규제가 그 첫 단추로 보여졌다. 다음에 내놓을 대책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 금융당국은 다주택자에 이어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을 정조준하고 있다. 엄밀하게는 갭투자(전세 낀 매매)로 주택을 매수하고 본인이 거주할 집은 전세대출로 충당한 갭투자자가 타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종종 비판해 온 '남의 돈으로 부동산 투기'를 한 사람들이다. 지난해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SGI서울보증 등 공적보증 3사의 전세보증을 통해 나간 1주택자 전세대출은 최소 14조원이 넘는다. 전세대출을 받은 8명 중 1명은 '비거주 1주택자'였다.
정치는 선거에서 어떻게 선택받느냐의 싸움이지만 때로는 선택에 앞서 도전 그 자체가 주목받기도 한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에, 보수 중진 이정현 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광주전남통합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게 바로 그런 사례다. 두 정치인에게 대구와 광주·전남은 고향이지만 험지 중의 험지로 꼽힌다. 김 전 총리가 나서는 대구는 보수정당의 총본산이다. 이 전 위원장이 깃발을 든 광주·전남은 진보정당의 심장이다. 정치 지형만 놓고 보면 무모한 도전이라는 평가가 더 어울린다. 김 전 총리의 경우 어느 때보다 유리한 여건이다. 당선 가능성까지 언급된다. 한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은 "당선을 자신할 순 없겠지만 조건이 좋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국정 지지율에 국민의힘의 지리멸렬, 김부겸이라는 인물이 결합해 역대 대구시장 선거에서 진보에 가장 유리한 환경이 조성돼 있다. 김 전 총리는 대구에서 한 차례 국회의원에 당선된 적이 있다. 만만찮은 네트워크를 가진 경북고 사단도 지역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난 주말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을 위해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마주 앉았다. 이란의 위상이 전쟁 전과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불과 6주 전, 2월28일 미국이 이스라엘과 이란 공습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미국의 인식은 분명했다. 이란은 협상의 상대라기보다 압박하고 굴복시켜야 할 대상이었다. 올해 다보스포럼에서 나온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란은 "테이블 위의 메뉴"에 가까웠다. 미국의 최대 압박 전략 아래 이란 경제는 오랜 제재에 시달렸다. 지난해 벌어진 12일 전쟁 당시 이렇다 할 반격도 하지 못해 사실상 종이호랑이로 전락했단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설상가상 대규모 시위까지 벌어져 내부 붕괴마저 걱정해야 하는 처지였다. 미국은 막강한 군사력과 달러 금융망, 동맹 네트워크를 모두 쥐고 이란을 어떻게 굴복시킬지 타이밍만 고르면 되는 구도였다. 지금은 다르다. 비록 미국이 압도적 우위라 하더라도 이란은 미국의 협상 상대다. 이란이 쥔 지렛대는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오가는 호르무즈 해협이었다.
"현재 소아신경외과는 펠로우(전임의)가 전국에 단 한 명도 없습니다. 특히 지방은 야간·주말에 진료할 소아신경외과 교수가 거의 없어, 소아에게 당장 수술해야 하는 뇌출혈이 생겼을 경우 수도권 쪽으로 오다가 죽을 수 있는 상황이 돼 버렸습니다. " 김상대 대한소아청소년신경외과학회장(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신경외과 교수)의 말이다. 그는 소아신경외과 후대가 끊겼다고 우려했다. 어린이도 불의의 사고를 통해 뇌출혈 등 위급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엔 이런 상황에서 어린이의 생명을 살릴 소아신경외과 전문의가 턱없이 부족하다. 심지어 최근엔 국내 의료체계의 보루인 서울 '빅5' 대형병원 응급실에서도 진료를 거부당하고 '응급실 뺑뺑이'를 겪게 된 사례도 발생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10세 남아는 달리다 뒤로 넘어지면서 머리를 돌바닥에 부딪쳤다. 다음 날 해당 남아는 한쪽 팔에 힘이 덜 들어가는 것 같다는 증상을 호소했다. 남아의 보호자는 뇌출혈을 의심하고 아이와 함께 대형병원 응급실을 찾았지만, 병원에선 소아신경외과 의사가 은퇴 예정이라 초진 환자를 보기 어렵다며 사실상 진료를 거부했다.
이달 우리나라를 국빈 방한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청와대 영빈관 오찬 자리에서 흥미로운 점이 포착됐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들이 나란히 참석했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해외 출장 중이던 상황을 고려하면 이른바 5대 그룹 중 이 회장만 빠진 이례적 경우다. 이 회장은 국내에서 다른 비즈니스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간단했다. 삼성의 인도네시아 관련 사업이 크지 않다는 배경이 작용했다. 형식적, 관례적으로 기업인들을 부르지 않고 실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자리에만 초청한다는 정부 기조가 작동하는 듯 보였다. 같은 맥락에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닭고기 사업 연관성이 있는 브라질과 2월 국빈만찬에 이어 인도네시아 오찬 행사에도 연이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실용가치를 표방한 이재명 정부의 이런 친기업적 제스처도 여의도를 만나면 무색해진다.
"부부라고 깎던 기초연금, 개선합니다" 도로마다 나부끼는 현수막이 선거의 계절이 돌아왔음을 실감케 한다. 그 중 유난히 눈길을 끄는 현수막 하나가 있었다. 부부가 기초연금 수급권자일 때 각각의 기초연금에서 20%를 감액 지급하는 '부부감액지급제도'를 폐지하겠단 공약이 담긴 현수막이다. 정부는 불과 열흘 전 발표한 내년 예산안 편성지침에서 의무지출을 1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목표 달성을 위해 기초연금 제도를 개편하겠다고 공식화했다. 현수막에 걸린 공약 취지와는 정반대 방향이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인구 중 소득인정액 하위 70%를 대상으로 지급한다. 도입 당시 모든 노인에 기초연금을 줘야 한단 주장과 40~50% 노인에 선별적으로 지급하잔 의견이 맞물리자 정치적 합의의 산물로 중간선인 70%로 결정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돈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5년 65세 이상 노인 수는 1051만3907명이다. 2014년(627만7126명)보다 400만명 넘게 늘었다. 자연스레 2014년 435만명 수준이던 기초연금 수급자 수는 지난해 700만명을 돌파했다.
"오로지 중요한 기준은 다수 국민의 최대 행복이다. 국민의 삶을 직접 책임질 때는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실험하는 건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제주도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내놓은 발언이다. 특정 정치 집단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당시 정치권에서 논란이 된 이른바 'ABC론'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ABC론은 유시민 작가가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정치인 또는 지지자를 가치추구형(A), 이익추구형(B), A와 B의 교집합(C)으로 나눠 설명한 분류법이다. 유 작가의 발언을 두고선 검찰개혁으로 인한 여권 내 갈등이 겨우 봉합되던 찰나 또 한 차례 분열을 조장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정치권에서 논란이 확산하자 이 대통령은 "국민을 기준으로 무언가를 선택하고 판단한다면 무슨 이념이고, 가치고, 개인적 성향이 중요하겠냐"고 했다. 특히 "정치는 현실이다. 균형감각이 중요하다.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10년 전 영화 '곡성'의 명대사처럼 "뭣이 중헌디"라며 논란을 정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