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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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reatest(가장 위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역대 대통령 순위표에는 트럼프 대통령 자신만이 '가장 위대하다'는 최고 평가를 받았다. 건국의 아버지 조지 워싱턴, 노예제를 폐지한 에이브러햄 링컨 등 역사에 남을 업적을 남긴 대통령도 'Great(위대한)'로 자신보다 한 등급 아래다.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에 어떻게 남고 싶은지 노골적으로 드러낸 게시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위대함'을 남기려는 시도는 백악관 안팎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백악관에 황금빛 대형 연회장을 세우는가 하면 워싱턴DC엔 황금색 천사와 독수리 조각상으로 장식한 76m 높이의 개선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도로와 공항, 항공모함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고자 한다. 이미 다른 대통령의 이름이 붙은 공연장 케네디센터까지 '트럼프-케네디센터'로 개명을 시도했다. 한정판 여권과 1달러 기념 동전, 국립공원 입장권에도 자신의 얼굴을 새겨넣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 측근을 인용해 트럼프가 "유산(레거시) 모드"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매년 9월10일은 '세계 자살예방의 날'이다. 우리나라는 이 날을 더 기억하고 되새겨야 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한국의 월별 자살 사망자 수가 지난 6월까지 9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여전히 자살률은 2003년 이후 20년 넘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이기 때문이다. 2024년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인 조자살률은 29. 1명, 연령표준화 자살률은 26. 2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 10. 8명 대비 2. 4배에 달한다. 이재명 정부가 자살 예방 대책에 총력을 기울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기준 지난해 응급실에 방문한 자살 시도자 수는 2만8996명이다. 이 중 국가가 심리상담, 치료비 등을 지원하는 '사후관리' 서비스를 받은 사람 비율은 49. 7%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응급실에 방문하지 않은 자살 시도자 수를 감안하면 자살 시도자 관리 비율은 더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시도자의 32.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전격적 사퇴에 재계는 놀랐다. "예상 못했다"는 당혹스러운 반응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인사 배경과 향후 정부의 방향성 변화 등 청와대의 속내를 파악하느라 기업 관계자들이 분주해졌다. 주요 그룹 한 관계자는 "좋든 싫든 지금까지 바라보고 달려가던 푯대가 갑자기 사라진 느낌"이라고도 했다. 얼마 전부터 업계에서는 "세계 반도체 시장에 최대 변수는 대한민국 정부"라는 말이 들린다. 그만큼 직접적인 정부 개입이 작용한다는 건데 그 중심에 김 전 실장이 있었다. 그동안 김 전 실장이 각종 현안에 대해 장문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글을 올리면 기업들은 즉각 스크랩해 경영진이 공유하고 내용을 분석하기에 바빴다. 3대 메가 프로젝트와 천문학적인 호남 반도체 공장 투자 발표에 이르기까지 속칭 팔이 비틀렸거나 혹은 자발적이거나 간에 김 전 실장의 그립(장악력)에 이끌려 기업들이 따라갔음은 부인할 수 없다. 당황스러운 기업들은 정부의 다음 시그널을 기다린다. 반도체는 물론 피지컬 AI(인공지능) 등 국내외에서 초대형 투자 실행을 앞둔 상황에서 불확실성은 최악의 덫이다.
"국정 운영 2년차를 맞아 쇄신의 의미를 더하는 결정으로 봐야 한다. " 이재명 정부 초대 정책 컨트롤타워였던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개각 이틀 만에 전격 사퇴하자 한 여권 관계자가 내놓은 평가다. 개각과 사퇴 사이 이틀의 시차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여야 정치권과 민심의 요구인 인적 쇄신과 정책 기조 선회 여부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과 김 전 실장이 끝까지 고심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재정경제부·국토교통부 장관에 이어 김 전 실장까지 주요 경제정책 라인을 교체한 것은 변화와 쇄신을 요구하는 민심에 부응하려는 결정으로 볼 수 있다. 김 전 실장에 대한 이 대통령의 신뢰는 각별했다. 30년 넘게 정통 엘리트 관료의 길을 걸어온 김 전 실장은 공직 퇴임 후 블록체인 관련 기업 대표를 맡는 등 새로운 도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그를 초대 정책실장으로 발탁할 당시에도 위기에 놓인 한국 경제를 회복시키고 구조를 재편할 적임자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만큼 김 전 실장의 조기 사퇴는 단순한 참모진 교체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정부가 말 많고 탈 많던 세제개편안을 결국 '셀프 수정'했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차등 적용으로 논란이 된 부동산 세제도 손질했다. 결과적으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기본공제는 12억원을 유지한다. 당초 정부는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하되 비거주자는 9억원으로 낮추려 했다. 집은 '사는 것(Buying)이 아니라 사는 곳(Living)'이라는 원칙 아래 거주 중심의 주택시장을 정착시키겠단 취지에서다. 하지만 여당조차 설득시키지 못했다. 여당은 비거주 1주택자를 지나치게 차별하는 조치라며 수정안을 내놓으라고 정부를 압박했다. 결국 정부는 비거주자에 페널티를 주는 게 아닌 실거주자에 인센티브를 주는 절충점으로서 12억원 유지를 선택했다. 종부세 세부담 상한을 150%에서 200%로 높이려던 계획도 없던 일로 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하기도 전에 세제개편안을 스스로 뒤집은 건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그만큼 이번 세제개편안이 논쟁적이었단 방증이다.
수도권 대학을 졸업하고 반년 넘게 구직 사이트를 매일 살펴보는 20대 김 모씨. 그의 하루는 서류 탈락과 단기 알바 사이에서 표류한다. 김 씨는 그나마 구직활동에 힘을 쏟고 있지만 오랜기간 취업활동에 지쳐 구직을 아예 포기한 사람들도 많다. 이들은 '쉬었음' 청년으로 불린다. 최근에 만난 리크루팅 업계 관계자가 전해준 사례인데 '2030' 청년들이 체감하는 구직 현장은 한여름 폭염에도 냉기만 흐른다고 한다. '쉬었음' 청년이란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육아와 취업 준비 등 구체적 이유 없이 단순히 쉬고 있다고 응답한 청년을 뜻한다. 구직 활동을 하지 않아 실업자로 분류되진 않지만 사실상 청년 고용난을 보여주는 지표로 올해 1~7월 평균 68만명에 달한다. 정부가 지난달 28일 43조원 규모의 청년 예산을 투입해 일자리 사다리를 복원하겠단 계획을 밝힌 것도 이같은 냉혹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다. 꿈을 펼쳐야 할 청년들은 이처럼 노동시장 밖에서 방황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비명을 지르는 모순된 광경이 펼쳐진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몇 년에 한 번씩만 연료를 넣으면 되며, 더 빠르게 많은 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안전한 에너지원인 원자력을 활용해 무역 비용을 낮출 수 있다. "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 C. 에서 열린 ATLAS(Atomic Technologies Licensed for Applications at Sea) 출범식에서 한 이 말에는 원자력 추진선의 강점이 모두 담겼다. ATLAS는 해상 원자력 기술의 규범을 만들기 위해 IAEA(국제원자력기구) 등을 중심으로 만든 글로벌 협의체다. 라이트 장관은 인류 발전에 공헌한 가장 큰 도구 중 하나인 '선박'에 현 시점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에너지원으로 손꼽히는 '원자력'을 더하는게 얼마나 중요한 비전인지를 설파하는 것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원전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ATLAS와 협업을 통해 해상 원자력 기술 개발에 힘을 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올해 상반기 출생아 수 증가율과 증가 규모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 망했다'며 저출산에 대한 우려가 깊었지만 합계출산율은 7년 만에 연간 0. 9명대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인구 규모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합계출산율인 2. 1명이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합계출산율 1. 4명(2024년 기준)에는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지만 청년들이 다시 아이를 갖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뜻깊다. 이러한 낭보에도 주무 기관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는 공식 발언 없이 조용했다. 저고위는 합계출산율 통계를 점검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야 할 책무가 있는데, 역대 최대 출산율 반등에 대한 정부 입장이 나오지 않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저고위는 지난 4월 김진오 전 CBS사장이 장관급인 부위원장으로 취임한 뒤 약 4개월간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내지 않았다. 저고위는 지난 12일 '2026년 세제개편안'에 맞춰 혼인·출산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기존 부처들의 계획을 묶어서 소개할 뿐 저고위가 정책 결정 과정 속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금리를 이렇게 올려도 대출을 받아간다고?" 최근 보험사와 캐피탈 관계자에게서 들은 말이다. 은행권 대출이 막히면서 2금융권을 찾는 이들이 늘자 금리를 높이고 있는데도 차주들이 기꺼이(?) 대출을 받아 간다는 얘기였다. 금융회사 직원인 본인들조차 "이 정도 금리라면 빌리지 않겠다"고 생각할 만한 수준인데도 대출 창구를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모습이 신기하다는 눈치였다. 보통 은행 대출을 잠그면 대출 수요는 자연스럽게 2금융권으로 옮겨간다. 실제로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1~6월) 업권별 가계대출 증감 추이를 보면 2금융권 가계대출은 13조3000억원 급증했다. 지난해 연간 2금융권 대출 증가액이 4조9000억원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매우 가파른 속도다. 은행 대출이 어려워지자 상호금융과 보험사로 수요가 몰린 탓이다. 매년 대출이 줄던 보험업권에서만 상반기 대출이 2조원 증가하는 이례적 흐름이 나타났다. 보험사들은 부담스럽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중단하고, 신규취급을 제한하거나 대출한도를 낮췄다.
정부의 메가프로젝트 발표 후 15년간 국가 전력 설계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다. 지난 6월 발표된 3대 메가프로젝트가 불과 넉 달 전 공개한 수요 전망을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제4차 토론회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오늘이 사실상 12차 전기본 수립을 위한 첫번째 토론회와 같은 성격이 있다"고 한 배경이다. 같은 날 열린 제5차 토론회에서 전기본 위원회가 공개한 2040년 목표 최대전력은 4월 잠정안보다 26. 6∼26. 8기가와트(GW) 늘었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전력수요가 20. 6GW,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가 7. 9GW 늘었고 강화된 수요관리 등이 일부를 상쇄했다. 국가 산업 경쟁력을 위한 수요라면 전력계획도 바뀔 수 있다. 다만 짚어야 할게 있다. 우선 AIDC를 많이 짓는 것이 곧 국가 AI의 경쟁력으로 볼 수 있을가. 반도체 공장은 국내 기업이 제품을 생산·수출하는 제조기지다. 반면 AIDC는 국내에 서버가 놓인다고 연산 자원 통제권까지 생기지 않는다.
중증장애인에게 보통의 노동시장은 좀처럼 문을 열지 않는다. 속도와 신체능력으로 생산성을 재단하는 곳에서 이들에게 주어진 자리는 드물었다. 권익옹호와 문화·예술 활동을 유급 직무로 인정한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는 이런 현실에서 출발했다. 장애인들은 일할 기회도, 이동할 자유도 저절로 주어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승강기는 늦게 설치됐고 약속한 예산은 번번이 밀렸다. 거리와 지하철에서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었던 절박함을 미뤄 짐작한다. 장애인에게 사회 참여의 통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따질 게 없다. 법을 어겼다는 이유만으로 그 요구의 정당성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다. 그러나 위법한 행동을 유급 직무로 인정하는 것은 별개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 80명이 발의한 '서울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지원 조례 일부개정안'은 권익옹호 활동을 수행하는 권리중심공공일자리를 제도화한다.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과 1년 이상 계속고용 지원을 포함해 구체적인 예산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반면 어떤 행위를 직무로 인정하고 제외할지 그 '경계'는 정하지 않았다.
홈플러스가 임시휴업 한 달 만인 지난 13일 전국 67개 점포를 다시 열었다. 이날 주요 점포에 여당 원내대표, 국회의원, 지자체장 등 정관계 인사들이 찾아 매장에서 쇼핑 카트를 끌고 물건을 샀다. 홈플러스 회생 지원을 위한 '장보기 캠페인'이었다. 일부 점포에선 고객들이 오픈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회생이 가능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관련 업계와 시장의 시선은 차갑다. 지난달 진통 끝에 2000억원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이 승인되면서 청산(파산)이란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시적인 매출 증대로 해결할 수 있는 단기 유동성 문제가 아니어서다. 홈플러스 회생 성공 시나리오는 '산 넘어 산'이다. 실제로 회사가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을 봐도 동시에 여러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살길이 열린다. 앞으로 1년 6개월 이내에 19개 점포를 팔아 1조4000억원대 자금을 마련해 빚을 갚아 담보권을 풀고 6000억원대 신규 자금을 추가 조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