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공항공사 통합론이 키운 불확실성

[우보세]공항공사 통합론이 키운 불확실성

이정혁 기자
2026.07.15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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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전북 김제시 공덕리 공덕면 산 일대. 이 주변은 한때 금싸라기 땅 취급을 받은 김제국제공항 부지였으나 현재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는 농경지 신세가 됐다/사진=이정혁 기자
전북 김제시 공덕리 공덕면 산 일대. 이 주변은 한때 금싸라기 땅 취급을 받은 김제국제공항 부지였으나 현재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는 농경지 신세가 됐다/사진=이정혁 기자

전북 김제시 공덕리의 들판에는 한때 국제공항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정부는 공항을 짓겠다며 토지를 사들였지만 경제성 문제로 2005년 공사가 중단됐다. 이미 부지 매입비 등을 포함해 500억원에 달하는 국고가 투입된 상태였다. 활주로가 예정됐던 자리는 오랜 기간 배추밭 등으로 임대됐고 지역에서는 이 땅을 '황금 배추밭'이라고 불렀다.

공항 건설이 백지화된 뒤에도 법적 지위는 쉽게 정리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가 '김제공항 개발 기본계획'을 공식 폐지한 것은 2022년 11월이다. 서울지방항공청의 실시계획 폐지까지 마무리된 것은 이듬해다. 공항 계획이 등장하고 완전히 정리되기까지 25년이 걸렸다.

김제공항 사례는 정책의 결론을 미루는 것에도 돈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추진하지도 완전히 접지도 않은 상태가 길어지는 동안 자산은 묶이고 지역은 다른 선택을 미뤄야 한다.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 통합론도 정부가 가능성만 열어둔 채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두 공사의 통합론이 불거질 때마다 현장에서는 본사 위치와 인력·사업 재편, 지방공항 운영 변화를 놓고 우려가 쏟아진다. 그러나 정부가 내놓는 답은 여전히 '검토 중'이라는 수준에 머문다. 실제 통합을 추진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여러 대안 중 하나로 살펴보는 것인지조차 분명하지 않다. 무엇을 언제까지 어떤 기준으로 검토할지도 알려진 것이 없다.

정부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지역 정치권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정책의 목적과 검토 기준이 공개하지 않은 탓에 합리적인 비용·편익 논의보다 어느 지역이 무엇을 얻고 잃느냐는 공방이 앞선다. 정부의 침묵이 지역감정의 골을 키우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은 두 공사의 중장기 경영과 투자 판단에도 부담이다. 조직과 기능의 재편 가능성이 열린 상태에서는 신규 사업과 시설 투자, 인력 운용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

물론 통합 자체를 금기시할 이유는 없다. 중복 기능을 줄이고 규모의 효과를 낼 수 있다면 얼마든지 들여다볼 수 있다. 다만 정부는 두 공사 통합으로 국가 예산을 얼마나 효율화할 수 있는지, 어떤 기능이 중복되는지, 통합 이후에도 지방공항의 공공성과 인천공항의 경쟁력을 함께 지킬 수 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관련 연구용역 결과가 있다면 공개하고 만약 없다면 통합의 득실을 따지는 객관적인 분석부터 서둘러야 한다.

신중하게 결론을 내리는 것과 설명 없이 미루는 것은 다르다. 추진도 철회도 아닌 상태가 길어질수록 현장의 부담은 커지고 지역 간 갈등도 깊어진다. '검토 중'이라는 말에도 비용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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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혁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이정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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