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 안 아픈 사람에게 후한 국민건강보험

[우보세] 안 아픈 사람에게 후한 국민건강보험

정심교 기자
2026.07.14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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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공론화가 중단됐지만, 언제 다시 시작할 지는 모르는 형국이다. 이번 탈모 공론화는 '급여화 우선순위'에 대해 전국민이 고찰하는 계기로도 평가된다.

다시 생각해볼 것은 '탈모로 인한 고통의 정도'다. 물론 탈모가 일부 당사자에겐 심각한 심리적 위축과 대인관계의 어려움, 치료비 부담을 초래한다. 탈모를 단순한 외관상 문제로 깎아내리거나 당사자의 고통을 조롱해서도 안 된다. 하지만 '탈모로 인한 고통을 인정하는 것'과 '탈모치료제를 국민건강보험(건보)의 우선 급여 대상으로 결정하는 것'은 별개다. 건보는 건강할 때 함께 부담하고, 질병 위험과 의료비 부담이 큰 사람에게 필요한 의료를 보장하는 사회보험이다.

'탈모약 급여화' 논란의 불똥은 '낙태'로도 튀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이수진·박주민 의원은 낙태 허용 관련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발의했다. 임신 주수와 무관하게 낙태를 허용했다. 낙태 수술뿐 아니라 약물 복용으로 인한 낙태를 합법화하고, 건강보험도 적용하는 내용이 이들 법안에 담겼다.

이 법안대로라면 만삭이어도 건보 적용 혜택을 받아 낙태 수술을 싸게 받거나, 낙태약을 싼값에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낙태약 낙태 수술의 전문가인 의사들은 임신 10주 이후의 낙태 수술, 과다 출혈이 뒤따르는 낙태약은 임신부의 생명을 크게 위협할 것이라며 반대한다. 낙태 수술과 낙태약을 급여화하면 오히려 낙태가 폭증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월 '에이즈에 걸리지 않았지만 걸릴 위험이 큰 사람'(HIV 감염 고위험군)이 먹는 예방약을 급여화했다. 'HIV 감염률 감소'를 목표로 내세운 건데, HIV에 걸리지 않은 건강한 사람이 성관계로 감염 위험에 노출되기 전 항레트로바이러스제를 복용해 감염을 효과적으로 막는 방법(노출 전 예방요법·PrEP)이다. 남성과 성관계하는 남성 또는 성전환자(트랜스젠더) 여성, 고위험 직업군(유흥업소 종사자 등), 성 파트너가 HIV 감염인인 경우 건보 혜택을 받아 '싼값'에 예방약을 타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예방'이 아닌, 심각한 질환이 이미 '발병'한 환자 상당수는 치료비 걱정 없이 마음 편하게 치료받는 게 '그림의 떡'인 상황이다. 암·희귀질환·심혈관질환·뇌혈관질환 같은 중증질환 환자들은 여전히 고가의 비급여 문턱에서 치료를 망설인다. 신약이 허가돼도 비싼 비급여 약값을 감당할 수 없는 환자는 생명 연장의 기회를 포기한다. 아픈 사람의 쾌유를 위해 마련한 건보 재정이 '안 아픈 사람'에게 유독 후한 모양새다.

정심교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
정심교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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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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