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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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급성장하고 있는 나라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베트남 경제성장률을 지난 4월 5.1%에서 6.1%로 대폭 상향했다. 세계은행도 5.5%에서 6.1%로 높혀 잡았고, 홍콩상하이은행은 6.5%에서 7.0%로 상향했다. 아시아에서 중국을 뛰어넘는 성장세다. 이런 성장의 동력 중에는 한국의 대규모 투자도 있다. 10월말 기준 한국의 베트남 외국인 집접투자(FDI) 규모는 873억달러(약 122조원)로 1위다. 삼성전자 수출은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을 차지할 만큼 독보적이다. 일찌감치 해외 주력시장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환승한 유통사들도 성장의 과실을 나누고 있다. 특히 위기에 빠진 롯데그룹 조차 베트남에서만큼은 예외다. 롯데마트는 베트남에서 11분기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여기에 K컨텐츠, K푸드의 인기까지 겹치면서 베트남은 내수시장 불황에 빠진 한국 소비재 기업까지 진출을 타진하는 기회의 땅이 됐다. 하이트진로가 첫번째 해외 공장을 베트남에 짓기 시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무죄 선고가 나온 지 26일로 만 하루가 지났다. 서초동(법조계)과 여의도(정치권)에선 여전히 뒷말이 이어진다. 대체로 예상 밖 판결이었다는 평가다. 민주당조차 놀란 표정을 애써 감추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말할 것도 없다. "상식 밖의 판결"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위증한 사람은 있지만 위증을 교사한 사람의 고의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조금은 난해한 결론 때문이다. 애초에 위증교사 혐의 사건에서 무죄가 나오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에서 무죄 선고를 예상한 이가 많지 않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 대표 사건을 제외하고 올해 1심 판결이 나온 위증교사 사건 16건 중 무죄 선고는 전무했다. 범위를 2022년 이후로 넓혀도 관련 사건 65건에서 1심 무죄 선고는 1명뿐이었다. 이 대표 사건처럼 위증 혐의를 받는 사람과 위증을 교사한 혐의를 받는 사람이 함께 법정에 섰을 때 한 사람만 유죄가 나온 경우는 더 찾아보기 힘들다. 보통은 위증을 한 사람
어설프게 하느니, 안 하느니만 못하다. 실손의료보험 개혁 이야기다. 벌써 다섯번째 '개혁'이다. 과거 정부에서도 실손보험은 개혁의 단골 메뉴였다. 2009년 이전의 1세대부터 2021년 문재인 정부의 4세대까지 종류만 4가지다. 나중에 나온 4세대가 가장 상태가 좋아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은 130%를 찍었고, 지난해 실손보험 적자는 2조원을 넘겼다. 미세조정에 그친 개혁은 번번이 실패했다. 10세대까지 안 나오리란 보장도 없다. 연내 발표되는 윤석열 정부의 실손보험 개혁은 다를까.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이번엔 접근 방식이 확연하게 다르다. 의료개혁특별위원회·보험개혁회의 테이블에 오른 개혁 과제를 보면 근본적인 문제 해결 의지가 느껴진다. 실손보험금 누수와 의료 체계 왜곡을 불러온 비중증 비급여(MRI·도수치료·주사제 등)를 실손보험 보장에서 아예 제외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과거의 개혁안들은 본인부담금을 조금 늘리거나(2세대) 비급
미국 체류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인도계 미국인의 압도적 머릿수와 존재감이었다. 인도계 미국인은 2020년 기준 약 440만명으로 중국계(413만명)를 처음 추월했다. 미국 전체 인구(약 3억4500만명)의 1% 남짓에 불과하지만 통계가 무색하리만큼 체감상 인도계 비중이 유독 크게 느껴진다. 유명 관광지에선 인도에 와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관광객의 절반 이상이 인도계다. 팬데믹(코로나 대유행)을 지나면서 인도계가 더 빠르게 늘고 있다고 한다. 실리콘밸리는 이미 인도계가 완전히 점령한지 오래다.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IBM의 아르빈드 크리슈나, 어도비의 산타누 나라옌 등 인도계 최고경영자(CEO)들이 넘쳐난다. 미국 빅테크에서 일하는 한 지인은 팀내 반도체 설계 인력의 90%가 인도계라고 했다. '인도인이 미국을 먹여 살린다', '인도인이 없으면 혁신도 없다'는 말이 허투루 생긴 게 아니다. 인도인들의 '아메리카 러시'가 본격화한 건 1990년대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요즘 부처 이름 바꾸기에 힘을 쏟고 있다. 눈앞에 당면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환경부를 '기후환경부'로 바꾸려고 한다. 김 장관은 최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기후를 지키기 위해 국민과 산업계를 설득하고 모두 동참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명칭 변경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민들에게 "기후를 위해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하고 더 불편한 것들도 있다"는 것을 알리려면 부처 이름부터 바꿔 경각심을 줘야한단 설명이다. 현재 국회엔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기후위기 대응 거버넌스 강화를 위해 환경부 명칭을 기후환경부로 바꿔야한다"며 발의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이 법안엔 기후환경부 장관을 부총리로 격상하고 기후환경부가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총괄·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법안대로면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 파트 등 각 부처의 기후 관련 업무가 기후환경부로 이관될 가능성이 있다. 국회 각 상임위원회에서 민감하게 볼
자잘하게 음식 메뉴가 적힌 형형색색의 전단지가 아파트 단지 곳곳에 붙어 있다. 음식을 나르던 배달원들 중 일부는 경쟁업체의 전단지가 보이는 족족 수거해 쓰레기통에 버린다.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배포하다 남은 물량을 통째로 화장실에 버리는 아르바이트생도 있다. 분기마다 일을 그만두겠다는 배달원 때문에 음식점 사장님은 골치가 아프다. 전속 배달원을 두지 못한 커피숍 사장님은 배달주문으로 매출의 상당 부분을 올리는 옆집 중국요리점을 보며 속이 쓰리다. 배달앱이 대중화되기 전의 흔한 모습이다. 2011년 배달의민족을 효시로 출현한 배달앱은 식문화 전반을 바꿔놨다. 음식점의 인건비와 광고비 집행 방식이 바뀌고 그동안 배달산업에 발을 담그지 못했던 수많은 식음료가 소비자의 문 앞으로 오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중국집, 피자, 치킨만이 배달됐지만 이제는 배달되지 않는 음식을 찾기 힘들다. 플랫폼의 효용은 여기서 발생한다. 소비자와 외식업자의 거래와 소통을 촉진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 가치를 창출
"IRA(인플레이션감축법)가 폐지된다면 사실상 사기극이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이 확정된 후 인수위원회가 실제로 IRA 폐지를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 나오는 말이다. IRA가 미국의 리쇼어링을 위한 '당근' 격으로 마련된 일종의 약속이었기 때문이다. "막대한 인센티브를 줄테니, 미국에 공장을 지어달라"는 요청이었고, 글로벌 제조업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전략까지 담았다. 이같은 미국의 요청과 약속에 적극 호응한 게 K-배터리였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미국 생산거점을 위해 쏟아부은 돈만 5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시장의 잠재력에 주목한 결과였지만, 막대한 규모의 IRA 보조금 역시 빠른 투자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배터리 업계에 "IRA 보조금을 획득하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 북미에 진출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런데 트럼프의 재선으로 상황이 변했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도 '저출생'이란 용어를 쓰는게 맞나?" 최근 미국인 방송인 타일러 라쉬가 "한국 사회가 경험하고 있는 저출생 문제는 이미 해외에서 말하는 저출생의 개념을 훨씬 벗어난 이탈 사례"라며 한 인터넷방송에서 던진 질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한국의 합계출산율(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은 0.72명, 미국의 합계출산율은 2배가 넘는 1.6명 수준이다. 합계출산율이 '1' 을 넘는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는 문제인식과 해결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여전히 같은 접근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한국이 겪고 있는 상황이) 저출생인지, 비출생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한 뒤 "한국의 심각한 저출생 문제의 원인은 한 가지로 설명할 수 없다"면서도 "한국은 성공의 기준이 너무 한쪽에 몰려 있는 사회인 것 만큼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외국인의 시각이지만 평소 생각이나 경험과 다르지 않아 고개를 끄덕이면서 봤다. 사실 취재 현장을 가
스티븐 레비츠키, 대니얼 지블랫 두 하버드대 교수가 함께 쓴 책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는 극단적 성향의 사람들이 민주주의의 허점을 파고들어 다수의 시민을 지배하는 방식을 다룬다.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의 후속작으로, 2021년 1월 선거 패배에 불복했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의사당을 점령한 광적 지지자들의 행적을 다룬다. 책은 미국 헌법과 선거인단 제도에서 시작해 프랑스, 헝가리, 태국 등 여러 나라에서 민주주의가 극단적 소수에 어떻게 위협받고 손상됐는지 파헤친다. 책에는 '충직한 민주주의자(Loyal democrat)'와 '겉으로만 충직한 민주주의자(Semi-Loyal democrat)'가 등장한다. 둘을 나누는 기준은 △권력 쟁취에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다 △극단주의자들과 협력하지 않는다 등을 존중하느냐 여부다. 두 집단은 평소 2개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듯 행동한다. 그러나 결정적 상황에 몰리면 후자 집단은 은밀히 극단주의자들과 손잡고 그들을
"(미국의 파리 기후협정 탈퇴는) 매우 비효율적입니다. 많은 불확실성을 만들어냅니다." 미국 최대 석유 기업 엑손모빌의 대런 우즈 최고경영자가 지난 12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파리협약을 탈퇴해선 안 된다고 했다. 기후변화를 여전히 '사기극'이라 하는 트럼프가 다시 집권하며 미국의 파리협약 재탈퇴와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축소가 전망됨에도, 실제 전개되는 상황이 예상과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그는 올해 초 휴스턴에서 열린 한 석유 콘퍼런스에서도 "IRA를 매우 지지한다"고 했다. 엑손은 CCS(탄소포집저장)에 수년전부터 대대적인 투자를 해 왔는데, IRA는 CCS에 톤당 85달러의 세제지원을 한다. 엑손이 IRA의 직접적 수혜자인 것.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엑손은 2018년 이후 CCS 사업 관련 로비에 5400만달러(약 760억원)를 썼다. CCS가 실질적인 탈탄소를 늦춘다는 비판이 있긴 하지만, 이미 엑손 같
도널드 트럼프가 다시 백악관에 '컴백'할 수 있던 이유 중 하나로 플랫폼 선점 효과가 꼽힌다. 새로운 권력의 막강한 2인자로 등극한 일론 머스크는 막대한 돈을 쏟아 부으며 플랫폼을 쥐고 흔드는 선거 캠페인을 선보인 수훈장이다. 머스크는 일단 자신 소유의 SNS인 X를 적극 활용했다. 트럼프에 우호적인 1대1 생방송 인터뷰를 직접 진행하는가 하면, 매일 수십개의 트럼프 지지 메시지와 리트윗을 수천만 팔로워들에게 '발사'했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지지용 사진과 영상과 메시지가 X 안에서 자유롭게 흘러 다니도록 내버려 둔 듯하다. AI 합성 논란이 일더라도 말이다. SNS의 위력을 맛본 트럼프 캠프도 이쪽에 집중했다. 공화당은 흑인, 라틴, 아시안계와 소통을 위해 세웠던 커뮤니티센터(협회사무소)를 폐쇄했다. 대신 X나 유튜브, 팟캐스트나 SNS 인플루언서 등 온라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대부분의 '트럼프 메시지'는 SNS를 통해 퍼졌다. 트럼프의 말은 편집을 거치며 정제된 메시지와 '숏
대만에 새로운 한류가 불고 있다. 대만인들이 최신 한국가요(K-POP)를 듣고, '흑백요리사' 같은 한국 예능이나 드라마를 즐기는 일은 새삼 놀라운 일이 아니다. 최근 나타난 한류는 전혀 다른 산업 영역인 건설·부동산이다. 그동안 일본 건설사들이나 중소형 현지 업체들 위주였던 시장에 변화 조짐이 나타난다. 그동안 대만은 한국 건설사에는 가깝고도 먼 시장이었다. 사실 동남아, 중동 등에 비해 시장 규모도 작을뿐더러 내수 위주의 폐쇄적인 분위기 탓에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다. 심심치 않게 터지는 대만과의 정치·외교적인 불확실성 역시 진출 우선순위를 떨어트리는 요인이었다. 1990년대 앞다퉈 진출했던 한국 건설사들도 대부분 2010년대 전후해서 아예 철수했다. 이후 대만 건설시장은 중소 규모의 현지 건설사와 현지화된 일본 건설사 위주로 재편됐다. 변화가 생긴 건 최근 2~3년 새다. 대만 건설시장은 아직 국내와 비교하면 40% 규모지만, 연평균 3%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