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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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과 불안감은 경제주체의 경제하려는 의지를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 고백으로 시작한다. 최상목 부총리가 지난 16일 공급망안정화위원회에서 '경제하려는 의지'를 이야기했을 때 이해하지 못했다. 경제하려는 의지라니, 그렇다면 경제하다라는 동사가 있었나.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았다. 경제하다는 '돈이나 시간, 노력을 적게 들인다', '세상을 다스리고 백성을 구제한다'라는 두 개의 뜻을 가리켰다. 전자는 경제의 영어 동사형(economize)에 절약하다라는 뜻이 있으니 그러려니 했다. 후자도 경제라는 단어가 세상을 다스리고 사람을 구제한다는 경세제민(經世濟民)에 뿌리를 두고 있으니 마찬가지로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사전에 나온 뜻이 최 부총리 발언의 맥락과 맞지 않았다. 이어진 궁금증 끝에 해답을 찾았다. 경제하려는 의지는 1979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아서 루이스가 제시한 개념이다. 개발경제학 분야의 권위자인 아서 루이스는 경제성장의 원동력을 경제하려는 의지(t
기술 하나만큼은 A급이라 자부하는 유능한 과학자 8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16일 코엑스 A홀에서 열린 '2024 테크마켓' 얘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4대 과학기술원이 처음으로 한데 모여 '통합형'으로 치룬 이번 사업화 유망 기술 설명회는 사전 예약 웹페이지를 통해 약 300여명이 신청할 정도로 딥테크(첨단기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이들 가운데 유일한 여성과학자로 '고무처럼 늘려도 화질 변화가 없는 양자점 디스플레이'를 소개한 최문기 UNIST 교수는 이미 국내외 내로라하는 디스플레이 분야 거대 대기업들의 온갖 구애를 받을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났다. 자신이 공들여 개발한 기술을 민간기업 대표 및 임직원들에게 처음 소개하는 자리였던 만큼 참여 교수들의 열정도 불탔다. 과학기술계에서 그간 쓸모없는 전기로 여겨왔던 정전기를 활용, 자가발전 마찰전기
윤석열 대통령이 곧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독대할 것으로 보인다. 최고권력자와 집권여당의 수장 단둘이 마주한다. 만남을 앞두고 한 대표는 불편할 수 있는 요구를 던졌다. "공개 활동을 멈추라. " 윤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겨냥했다. 윤 대통령은 침묵 중이다. 용산과 여의도는 폭풍전야다. 팽팽히 당겨진 활시위 같은 긴장감이 흐른다. 지금까지는 누구도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인다. 독대의 결론은 어떻게 날까. 독대는 정치의 오래된 풍경이다. 사전적으로 독대란 '벼슬아치가 다른 사람 없이 혼자 임금을 대해 정치에 관한 의견을 아뢰던 일'을 말한다. 즉 독대는 곧 권력을 전제로 한 만남이다. 임금과 신하가 마주하던 그 자리에 이제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앉는다. 권력의 정점에서 벌어지는 고도의 정치 행위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속 깊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이유로, 수많은 권력자는 독대를 중요한 통치 수단으로 활용했다. 세종은 사관도 물리치고 신하와 단둘이 밀담을 나누곤 했다. 근래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대를 즐겼다.
아이돌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가 15일 자신이 겪은 하이브 내 '사내 따돌림'에 대한 증언을 위해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중견 연예인이 국회에 출석하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어린 아이돌 멤버가 직접 나와 증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 사이의 충돌이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불상사다. 뉴진스 팬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방 의장 등 하이브 경영진을 국감 증인에 넣어달라"는 내용의 팩스를 보내고 있다. 뉴진스 팬 공식모임인 '팀 버니즈'는 지난 10일 김주영 어도어 대표와 하이브 홍보담당자들을 고발했다. 이들이 뉴진스의 정상적인 활동을 막고 방해하고 있다는 취지다. 방 의장은 지난 8월 공개된 외국 유튜브 채널에서 아프리카BJ '과즙세연', 그리고 그녀가 친언니라고 주장하는 여성과 셋이 함께 걸어가는 모습이 우연히 포착돼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양측의 해명이 있었지만 그대로 믿
작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을 두고 혹자는 '한강의 기적'이라고 했다. 그동안 60대 이상 서구 남성 위주의 수상 관행을 깨고 아시아 50대 여성이 수상한 것은 124년 노벨상 역사에서 처음이다. 예상 밖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용자가 국한된 한글이라는 언어는 영어권 국가에게 변방에 불과했을 것이다. 작가 자체의 명성도 다른 국가의 경쟁자에 비해 약했다. 한강의 수상을 기적같다고 하는 배경이다. '한강의 기적'은 본래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치르면서 황폐해진 한국 경제가 단기간 초고속 성장한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2차대전 패전 이후 급성장한 서독의 경제성장을 '라인강의 기적'이라 부른 것에서 차용했다. 경제 부흥은 박정희 정권 시절 추진한 원조경제가 발단이 됐다. 미국 등으로부터 원조를 받아 가공품을 만들어 파는 방식의 산업이 주목받았다. 가공품이 모두 흰색이어서 이른바 '삼백(三白)산업'이라 불리던 설탕, 밀가루, 방직회사들이 성장의 중심에 있었다. 가장 두드러진 기업은
#1. 2015년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이 슈퍼전파자 역할을 했다는 비판 여론이 커지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병원을 운영하는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단상에 오른 그는 "저 자신이 참담한 심정"이라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태가 수습되는 대로 병원을 대대적으로 혁신하겠다"고 약속했다. #2. 2020년 5월,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그는 "법과 윤리를 엄격하게 준수하지 못하고, 사회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데에도 부족함이 있었다"며 "노사문화도 시대의 문화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의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노사 관계도 철저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3. 2024년 10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전영현 부회장은 3분기 잠정실적 발표 직후 사과문을 통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
"돈도 더 들고 전문 인력도 필요한데 막막합니다" 화장품 용기를 제조하는 중소기업 A사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걱정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고 푸념했다. 올해부터 주요 납품처인 프랑스 B사로부터 환경보건안전 실사를 받는데 요구사항이 지나치게 깐깐해 현재 회사의 가용 자원만으론 대응이 어렵다는 것이다. 탄소 배출이 많은 국가에서 생산·수입된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유럽의 탄소국경세. 국내 산업현장은 이 규제가 몰고 올 태풍의 간접 영향권에 이미 진입했다. 유럽은 2026년부터 철강과 시멘트 등에 온실가스 1톤당 10~50유로의 벌금을 부과한다. 규제 시행을 앞두고 유럽은 공급망 실사지침을 내렸다. 탄소중립 달성 속도가 늦은 만큼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이와 연동돼 사회적 비용 역시 총체적으로 뛰게 된다. 탄소중립은 추상적인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인 현실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막기 위해 주요국은 지난 10년간 무탄소에너지 사용을 늘리며 탄소중립을 향한 발걸음을 재
최근 만난 농협 고위 관계자가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이야기를 꺼냈다. 역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중 가장 훌륭한 회장을 꼽으라면 무조건 '임종룡'이란다. 임 회장은 10년 전 농협금융 회장이었다. 중앙회와 금융지주의 골이 깊은 시점 취임한 임 회장은 갈등을 봉합하고 조직을 안정시켰다. 특히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인수해 농협금융을 단숨에 4위로 올렸다. 임 회장은 농협금융을 떠나면서 "증권사 경영에 10년간 간섭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중앙회 출신이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로 내려가는 관행이 있었지만 10년은 전문가에 맡겨야 한다는 당부였고, 농협은 이 약속을 지켰다. 임 회장은 박근혜 정부의 금융위원장을 지냈다. 그를 지근거리에 모신 관료들은 "훌륭하고 유능한 행정가"라고 칭송한다. 대우조선해양, 한진해운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도맡아 갈등과 이해관계를 조율했다. 언론사도 현장기자뿐 아니라 데스크(부장)까지 모아 간담회를 열고 직접 구조조정 필요성을 설득할 정
지난달 경북 경주에서 열린 '제1회 고향사랑기부제 우수사례 경진대회'를 현장에서 지켜봤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소멸해가는 지방과 고향을 살리겠다는 지역 공무원들의 의지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많은 사람 앞에서 하는 발표가 처음이었는지 목소리가 떨리는 발표자부터, 미리 준비한 열정적인 퍼포먼스로 참석자들을 사로잡은 발표자들까지 각양각색이었으나 내용도 전반적으로 훌륭했다. 기부모집 성과와 사업 계획들을 꼼꼼하게 살핀 심사위원들은 최종 우승 지역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을 정도였다. 고향사랑기부는 지역 특산품을 답례품으로 주고 기부금을 모집하는 형태의 사업이다. 현장에선 마땅한 답례품이 없는 지역들의 고민이 많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이런 경우 담당 공무원의 개인기에 온전히 기댈 수밖에 없다는 어느 지역 발표자의 하소연이 인상적이었다. 여건이 좋건, 나쁘건 그렇게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은 금액을 모은 지역들이 있다. 이들의 노력 덕분에 인구소
최근 늘어난 무인점포 때문에 경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애초부터 도난 사고에 취약한 점포 형태인 만큼, 점주도 보안 강화 등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나 일부 점주는 경찰에 '순찰차를 매장 앞에 세워두라'거나 '더 자주 순찰해달라'고 요구한다. 경찰이 절도 방지를 위해 '신분증 인식기를 설치해 보라'고 제안하면, '손님 떨어져서 싫다'는 답변이 돌아오기 일쑤다. 경찰이 도난 사고의 배상액 흥정까지 떠안는 경우도 있다. 미성년자 절도범을 붙잡은 점주가 부모를 불러 '1000원짜리 과자를 훔쳤으니 10만원을 배상하라'는 등 도 넘은 요구를 하면,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은 중재에 나설 수밖에 없다. 올해 초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한 경찰관은 "점주는 CCTV를 돌려본 뒤 신고하면 그만"이라며 "정작 중요한 112 신고가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공의 치안 서비스인 경찰을 개인 경비처럼 부리려는 일부 몰지각한 무인점포 점주의 행태는 사회적 지탄을 받는다. 이처럼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나 유럽 배터리 규제가 없었으면 배터리 시장에서의 승부는 이미 끝났을 것이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지난달 24일 열린 이차전지 콘퍼런스 KABC를 통해 중국의 배터리 기업 CATL에서 최근 이같은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이 '배터리 굴기'에 따른 글로벌 시장 석권에 대한 자신감을 가감없이 밝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들어 CATL은 중국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26.9%)에 올랐다. BYD, CALB 등의 기업들도 연간 100% 넘는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중국 배터리가 더이상 '안방 호랑이'가 아닌 셈이다. 배터리 업계에서 "중국에는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둔화)이 없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K-배터리는 위기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3사의 글로벌 점유율은 2022년 53.7%에서 올해 46% 수준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캐즘이라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지
어린 자녀를 대리 양육자(아이돌보미)에게 맡긴 부모가 가장 곤혹스러운 경우는 언제일까. 주변 얘기를 들어보면 아이돌보미가 갑자기 그만뒀을 때가 아닌가 싶다. 예상치 못한 양육자 교체가 아이의 정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걱정 탓이다. 대개 부모의 심리적 압박감과 아이의 정서적 충격은 대리 양육자가 자녀와 함께 했던 시간과 비례한다. 새 양육자와 낮선 환경에 또 다시 적응해야 하는 아이가 딱해 부모는 죄 지은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결국 커리어와 생계를 포기하고 육아를 스스로 떠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이와 양육자 사이에 정서적 유대감과 애착이 형성되는 '골든타임'은 만3세 이하 영유아기다. 이 시기에 양육자 교체가 잦거나 주 양육자와 애착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아이에게는 '분리 불안' 등의 정서적·심리적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드물지만 심한 경우 '반응성 애착 장애(Reactive Attachment Disorder·RAD)'로 이어지기도 한다. 양육자의 부재와 무관심, 수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