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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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료가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재차 입증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최근 공개한 '2026년 12개 임상 분야별 세계 최고 병원' 평가 순위 중 암 치료 분야 상위 10위권에 국내 병원은 3곳이나 이름을 올렸다. 이 중 한 병원은 소화기·내분비·신경·비뇨기·정형 분야를 포함, 총 6개 영역에서 10위 안에 들었다. 세계 의료관광의 '성지' 한국이 일군 K-의료의 성과다. 그러나 이 같은 위상 뒤엔 '위기의 필수의료'란 꼬리표가 끈질기게 따라붙는다.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는 응급이나 분만, 외상 등 필수 불가결한 의료서비스면서 최소한의 환자 인권 보장을 위해 공적 의료보장 체계를 담보하는 영역이다. 문제는 이 담보를 받쳐 줄 인력이 좀처럼 채워지지 않는단 점이다. 응급의학과·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 필수과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과도한 업무강도를 비롯해, 최근 산부인과 의료진을 상대로 한 소송으로 재차 대두된 사법적 위험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다. 안과·성
지난 12일 대통령실 앞 장외집회를 이끈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이틀 뒤엔 구속된 손현보 목사가 담임인 세계로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강경파' 이미지를 내세워 당대표로 당선된 장 대표의 정치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약 9개월 남은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겨냥한 핵심 지지층 결집 전략이기도 하다. 지난달 26일 취임 이후 장 대표는 '강성 지지층'과 '중도 지지층'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왔다.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씨를 "의병"이라고 칭한 게 대표적이다. 극단적 성향의 지지자들을 공식 당직에는 기용할 수 없지만, 대여투쟁 전선에선 함께 하겠다는 의미다. 강성 지지층을 확 끌어안지도, 밀어내지도 않는 행보다. 여권은 내년 지방선거까지 특검 수사와 재판 국면을 이어가며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이란 프레임에서 가둬놓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여전히 지지하는 강성 지지층와 거리를 두지 않는다면 여권의 프레임 속으로 스스로 걸어들어가는 꼴이 된다.
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구조하다 사망한 해양경찰 고(故) 이재석 경사 사고에 많은 국민들이 슬픔에 잠겼다. 그는 당시 매뉴얼이 아닌 자신의 현장 판단에 따라 중국 국적 노인에게 자신의 구명조끼를 건넸고 결국 구조에 성공했다. 이 경사가 매뉴얼에만 천착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수 있다. 3년 전 이태원 참사 현장에 투입된 일선 경찰관들도 유사한 상황이었다. 매뉴얼에 따르면 자신의 역할·담당이 아닌데도 추가 인명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현장 판단하에 인파를 분산하는데 손을 보탰다. 한 경찰관이 참사가 발생한 해밀톤 호텔 길목 근처에서 별다른 장비도 없이 시민들에게 "돌아가라"며 울부짖던 모습이 알려지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국무조정실·행정안전부·경찰청을 모아 이태원 참사 합동 감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서울 용산경찰서 등 현장 대응에 나섰던 경력을 감사 대상으로 정했다. 당시 고위 지휘관들은 이미 수사가 끝나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가장 최근에
코스피 지수가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전인미답의 3400대에 올랐다. 이재명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면서 '신고가'를 기록하는 종목이 속출했다. 코스피가 3200선 전후의 '박스피'를 벗어난 것은 지난 8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원으로 유지할 것을 건의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소식이 나오면서부터다. 정부 세제개편안에 들어간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 하향이 철회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투자 심리가 살아났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주주를 얼마까지 인정할 거냐는 문제는 주식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나흘 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석 민생안정대책 당정협의에서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으로 유지한다고 공식화했다.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 지수는 6거래일 동안 내리 6. 31% 올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그동안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던 한국 증시 밸류에이션이 제자리를 찾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통신망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별도의 법 제도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7월 SK텔레콤 해킹사고에 대한 최종 민관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힌지 두 달이 지났다. 현재까지 과기정통부가 민간 정보보호 관리체계 강화를 위해 발표한 정책은 여전히 빈 칸이다. SKT 사태로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 정보의 중요성이 부각됐지만 정부 차원의 관리·처리방침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KT 침해사고가 발생하자 정부는 부랴부랴 정보보호 분야 민간 자문단을 구성해 종합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가 사후약방문식 대처만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최근엔 근본적인 체질 개선보단 '기업 때리기'에만 골몰하는듯 보인다. KT와 LG유플러스의 해킹 정황을 보도한 미 보안전문지 프랙(Phrack) 보고서엔 사실 국군방첩사령부, 외교부, 행정안전부 '온나라' 시스템 등 공공시스템에 대한 해킹 공격 정황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공공시스템은 통신망 만큼이나 국민과 산업에
과학기술부총리제가 17년 만에 부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부총리를 겸한다. 과기정통부는 경제부총리와 함께 양대 부총리 체제를 이끄는 부처가 됐다. 부총리가 되면 단적으로 과기정통부 장관이 주재하는 회의의 위상부터 달라진다. 참여정부 시절 과기부총리제가 도입됐을 당시엔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가 신설됐다. 과학기술 정책을 효율적으로 조정하고 부처간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과기부총리 주재로 기획재정부, 교육부, 국방부 등 각 부처 장관이 참석하는 회의체다. 당시 총 28차례에 걸쳐 회의를 개최했고 주요 안건 145개를 처리했다. 올해 과기부총리가 부활한 만큼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도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변화가 의미하는 건 자명하다. 과기정통부가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과학기술 및 AI(인공지능) 정책을 강력하게 주도할 판이 깔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한 차례 과기부총리제 폐지를 경험한 과학기술계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국내 한 대학교수는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미국 조지아주에서 한국인 300여 명이 한꺼번에 구금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그룹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근무하던 엔지니어와 기술 인력들이 대거 단속에 걸린 것이다. 단순 사무 인력이 아니라 설비 설치, 시운전 같은 핵심 업무를 맡았던 이들이다. 현장은 순식간에 멈췄고 공사 일정은 기약 없이 밀리게 생겼다. 대체할 만한 인력이 국내에도 현지에도 없어서다. 한국에서 급히 인력을 충원해 보내도 비자 문제가 다시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현지에서 채용하자니 필요한 기술 인력을 찾기가 쉽지 않다. 정부는 뒤늦게 외교력을 총동원해 미국과 비자 문제 협상에 나섰다. 한국에는 전문직 비자인 H-1B나 주재원 비자인 L-1 전용 쿼터가 없다. 인도와 중국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조 속에서 한국 인력은 늘 후순위였다. 무역·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E-1, E-2 비자는 해법이 되긴 어렵다. 조약국 국민이면 신청은 가능하지만 스폰서나 투자 요건이 따라붙어 일반 근로자가 쓰기엔 문턱이 높다. 호주처럼 전용 전문직 비자를 확보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이유다.
한국은행의 직설이 다시 시작됐다. 이번엔 택시 산업을 겨냥했다. 한은은 최근 발표한 구조개혁 보고서에서 자율주행택시 상용화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전통 택시산업 보호와 각종 규제 때문에 우리나라 모빌리티 산업이 기술 발전과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한은의 이번 보고서는 특별하다. 지금까지 구조개혁 보고서는 본부 조사국 중심으로 작성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뉴욕사무소 직원들이 보고서를 내놨다. 해외 사무소가 현지 경기 보고서나 동향 자료를 보내는 경우는 있었지만 구조개혁 보고서를 직접 펴낸 건 극히 드물다. 현장에서 직접 체감한 혁신 사례가 담겼다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 나온 구조개혁 보고서이기도 하다. 이전 정부 시절 한은은 돌봄서비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대입 제도 등 논쟁적인 이슈를 건드렸다. 정치적 구호나 단기 처방을 넘어 중앙은행이 던지는 독자적 메시지다. 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해선 사회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이창용 한은 총재의 소신이 배어 있다.
GM(제너럴모터스)의 한국 사업을 둘러싸고 철수설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회사는 부인하고 있지만 징조로 읽히는 움직임은 분명 있다. 지난 5월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와 인천 부평공장 일부 시설과 토지 매각 논의를 시작했다. 최근엔 미국 본사에 이어 두번째로 큰 연구·개발 법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의 전기차 프로젝트 내 한국팀 역할이 변경됐다. 이에 따라 진행 중이던 소형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가 중단됐다. 무엇보다 한국 시장 판매에 관심이 없다. 지난해 GM한국사업장의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35. 9% 준 2만5000대 수준에 그쳤고 올 1월부터 8월까지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약 40% 급감했다. 신차 출시가 드물다 보니 반등은 쉽지 않다. GM은 이익이 없으면 과감히 접는 방식을 보여왔다. 호주·태국·인도·유럽에서도 사업 철수를 결정한 비슷한 전례가 있다. 판매부진이 그리 간단한 사안이 아닌 셈이다.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기도 했다. 2019년 군산공장 매각, 2022년 부평 2공장 폐쇄에 이어 남은 공장은 미국 수출 전진기지 역할로 축소된 상태다.
지난달 29일 한미정상회담 후 첫 국무회의. 축제 분위기를 뚫고 한 국무위원이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나지막이 위로 섞인 안부 인사를 건넸다. 정 장관은 특유의 유쾌한 말투로 괜찮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을 행정안전부 산하에 두는 것에 신중론을 편 정 장관을 향해 여당 내 소위 '강경파'가 "장관의 본분에 충실한건가" "장관조차 검찰에 장악됐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하던 때였다. 격식 없는 자리에서 만난 경찰 관계자들은 우리나라 경찰에 "인사 '스윙'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대선 결과에 따라 경찰 고위직 인사까지 좌우된다는 의미다. 새 정부 입맛에 맞는 경찰들이 '깜짝' 승진 및 발탁되고 그렇게 은혜를 입은 경찰들은 보은에 힘쓰는 악순환이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벌어진다. 대한민국은 사실상 두 정당이 정권을 주고 받는 양당제 국가다. 경찰 인사 독립에 대한 토론이 전무한 상황에서 1차 수사기관들의 권한을 한 곳에 집중하는 것은 향후 현 여권에게도 칼날이 돼 돌아올 수 있다. 과거 '정치 검찰'로 불리던 일부 검찰의 잘못된 행태가 다른 방식으로 재현될 수 있다는 상식적인 문제 제기다.
"우리 검사들 좀 돌려주세요. " 형사부 경력이 긴 한 부장검사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번 검찰 인사로 새로운 곳으로 이동했는데, 팀에 평검사 없이 자신과 부부장검사만 달랑 발령이 났다고 한다. 후배들 다수가 파견 중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 3대 특검팀이 발족하면서 총 110명의 검사와 99명의 검찰 수사관이 특검팀으로 파견됐다. 게다가 일 잘한다는 에이스 검사·검찰 수사관들이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속담처럼 검찰 곳곳에서 인력 공백이 체감된다. 통계 수치로도 확인된다. 법무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3대 특검팀이 가동된 이후 전국의 미제 사건은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5월 6만5067건이었던 전국 미제사건은 6월 7만3395건, 7월 8만1469건으로 25% 늘었다. 지난 5월 기준 전국 형사부 검사 1인당 배당 사건은 107. 7건이었으나 7월 기준 137. 6건으로 평균 약 30건이 증가했다. 그런데 여당은 3대 특검팀의 수사 인력을 증원하고 수사 기한도 연장하겠다고 한다.
금융당국이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 증권사들에 대해 사법리스크가 발견됐는데도 심사중단이 아닌 심사재개를 결정했다. 금융당국의 대승적 판단에는 모험자본 공급이란 임무를 맡은 증권사가 본연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금융당국은 증권사들이 오랜 기간 염원했던 발행어음·IMA(종합투자계좌)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제도를 손질했다. 많은 증권사가 종투사로 지정될 수 있도록 올해까지 심사 문턱을 낮췄고 심사 요건도 명확히 했다. 조건은 단 하나다. 중견·중소·벤처기업 등에 대해 모험자본을 공급(조달자금의 25%)하라는 것이다. 종투사 제도를 만든 당초 목적대로 증권사가 기업금융 시장에서 자본력을 토대로 모험자본 공급이란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해달라는 주문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기대와 달리 증권사의 적극적인 모습은 아직 찾아보기 어렵다. 심사를 담당하는 금융감독원은 지난 12일 종투사와의 간담회에서 사실상 모험자본 공급 비중을 최소치인 25% 이상 계획하라는 메시지를 던졌으나 그 이상 제시한 증권사는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