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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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의 임기 종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김종인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분당 이후 위기에 처했던 당을 안정시키고 총선을 승리로 이끈 업적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다. 성공적인 비대위였음이 분명하다. 김종인 비대위의 성공 비결로는 '안정적인 지도부'가 손꼽힌다. 특히 지난 3월 '셀프공천' 문제로 비례대표 파동이 발생한 이후 새로 구성된 2기 비대위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당 정체성 논란 등 민감한 문제들이 불거지는 와중에도 잡음을 내지 않고 당을 굳건하게 지켰다. 지난해 문재인 지도부를 떠올려보자. 당 최고위원회는 오히려 계파 분열을 조장하고 폭발시키는 공간이었다. 최고위원간 고성은 기본이고, 당대표에 대한 흔들기성 발언이 일상이었다. 존중이 떠나간 자리에는 토론이 아닌 비방만 남았다. 정청래·주승용 최고위원 사이 막말 파동, 유승희·이용득 최고위원 간 고성 다툼 등이 벌어진 곳이 최고위 회의였다.
"하도 답답해서…." 엔터테인먼트기업 대표 A씨는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발표 이후 중국 내 영향력 있는 인사를 수소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의 보복 제재에 대한 각종 소문들이 퍼지자 직접 확인에 나선 것이다. 결국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에 정통한 소식통과 어떻게 줄이 닿은 그는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공연 등 한류 문화 콘텐츠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는 답을 들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다른 기업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처럼 한류 기업들이 사드 보복 제재에 대해 불안과 우려를 감추지 못하는 배경에는 중국 정부가 있다. 과거 독도 문제로 한류 제재에 나섰던 일본의 경우 시장 논리에 막혀 사실상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중국 내 의사결정을 독점하는 공산당은 직접적이고 강도 높은 한류 제재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엔터테인먼트 기업 대표 B씨는 "일본 정부의 한류 제재에도 일본 시장 내 매출은 상승 추세였다"며 "일본 정부가 일본
“진위 측면에서 기대와 다른 감정서를 받으면 답답함을 느끼죠. 하지만 결과와 관련한 소통이 힘듭니다.”(갤러리 대표 A씨) ‘진’ 또는 ‘위’라고 적힌 감정 내용만이 감정료를 낸 의뢰자에게 돌아온다. 국내 근현대 미술품 감정에서 가장 높은 권위를 인정받는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감평원)이 발급하는 감정서 얘기다. 감평원은 이 밖에도 여러 면에서 다른 국가와 다르다. 무엇보다 감정서가 너무 ‘간략’하다. 미술계에 따르면 미국, 프랑스 등 미술 시장이 발달한 국가에서는 감정자 이름이 기재돼 감정서가 발급된다. 하지만 감평원에서 발급하는 감정서는 무기명이다. 감정사가 누구인지 모르니 직접 반론을 제기하거나 해명을 요구하기 힘들다. 감평원에서 감정위원으로 활동하는 B씨는 “실명을 공개하면 감정 결과에 대해 보복하거나 관련 청탁 또는 회유에 노출되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맞섰다. 감정 근거에 대한 설명도 없다. 장 미셸 르나드 프랑스전문감정가협회 부회장은 “프랑스의 감정사들은 감정서에
"요즘 젊은 재계 총수들은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것 같네요." 리우 올림픽이 한창이던 어느날 점심시간. 한 재계 인사가 TV 중계를 보다 얘기를 던졌다. 이번 올림픽만큼 재계 총수들의 참여가 소극적이었던 경우가 드물었단 것이다. 실제 직전에 열린 2012년 런던올림픽과 비교해봐도 재계 인사의 현장 방문 숫자나 대기업 마케팅 규모가 저조한 게 사실이다. 물론 생존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내부 업무에 집중할 필요도 있다. 이번엔 지구 정반대편에서 열리다 보니 시차로 인해 자연적으로 관심도도 줄어들었다. 그러나 기업의 본질적인 속성상 '투자 대비 효율이 적다'는 판단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많다. 볼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올림픽의 파급력이 줄어든 것이다. 더구나 요새 대기업이 프로 스포츠단까지 접는 마당에 '비인기 종목'에 누가 기꺼이 돈을 쏟아붓겠냐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재계 3~4세로 내려갈수록 이런 '실용주의' 노선은 강해진다. 이 앞에서
후배검사에게 지속적인 폭언·폭행을 가한 김대현 부장검사가 최근 해임됐다. 김 부장검사의 비위행위는 직속 후배였던 김홍영 검사가 지난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극단적 상황에 이르러서야 '터질 게 터졌다'는 것이 검찰 안팎의 분위기다. 그런데 이 사건을 대수롭지 않게 바라보는 일부 검사들의 시각은 적잖이 충격적이다. "늘 있는 일 아니냐" "김 검사가 겪은 일은 신임검사라면 누구나 경험한 것" "해임은 과한 처분" 등의 반응이 그것이다. 심지어 김 부장검사를 감싸고도는 이들도 있다. "잘 아는 사이인데 입이 거칠긴 했으나 그럴 사람은 아니다", "후배를 예뻐해서 그런건데 표현 방식이 엇나간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낸 것이다. 일부 검사들의 이같은 반응을 보며 시대착오적인 검찰 문화를 돌아보게 됐다. 흔히 검찰 조직문화를 '조폭'에 빗댄다. 위와 같은 목소리를 낸 이들은 조폭 문화에 길들여진 탓에 김 부장검사의 비위행위를 무겁지 않게 느꼈을 것이다. 검사장에서
"한 치 앞을 모르겠어요." 얼마 전 만난 한 부동산 전문가의 하소연이다. 부동산 시장 역시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인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면 조정을 받는 게 당연지사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은 이 같은 일반 상황에서 벗어나 있다. 공급 과잉 경고음에도 거듭 달아오르기만 할 뿐 좀체 쉬어갈 줄을 모른다. 대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이 지난해부터 공급 과잉에 대한 경고를 보내오고 있다.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올 하반기 이후 특히 내년부터는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은 이 같은 전망을 비웃는 듯하다. 저금리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쏠리면서 서울과 지방 대도시, 일부 수도권 신도시들의 신규 분양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연일 신기록을 작성하는 등 최고의 호시절을 보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은 지역인데도 분양권 차익을 노리는 가수요 때문에 청약 경쟁률이 치솟고 있다"며 "부풀려진 수요가 시장 자체가 호황기라는 착각을
대형 조선업체들이 숨겼던 병을 드러내듯 연이어 응급실 수술대에 오르고 있다. 조선기자재를 비롯한 수많은 중소 협력업체는 졸지에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 일감이 끊기고 자금난이 가중되는 악순환에 빠진 지 오래다. 늘 그렇듯 위기가 닥치면 자생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이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는다. 중소기업청이 줄초상 분위기인 조선분야 중소기업의 생존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올들어 주영섭 중기청장이 여러차례 현장을 내려가 간담회를 연 것도 그런 이유다. 급한대로 대출금리를 연 3.52%에서 2.47% 로 내리고 1000억원 한도로 지원 중인 특례보증을 1조원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문 닫기 일보직전인 기업에 저리로 돈을 빌려주는 셈이어서 임시방편이란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 최근 경남 창원서 열린 간담회에서 중소 조선업체가 '민간은행의 조선업 융자제한'을 '수주감소'에 이은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은 걸 보면 이미 극심한 신용경색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기적인 연명이 아니라 생존할
【리우데자네이루=뉴시스】오종택 기자 = #1. "죄송합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경기를 마친 우리 선수들에게서 유독 많이 들었던 말이다. 사격의 진종오 선수가 대회 첫날 메달 획득에 실패했을 때도, 금메달이 기대됐던 유도 남녀 간판 안창림-김잔디 선수가 16강에서 조기 탈락했을 때도, 올림픽 2연패를 노리던 펜싱의 김지연 선수도, 양궁 세계랭킹 1위 김우진 선수도 모두가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오심 논란과 부상 투혼으로 천신만고 끝에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건 레슬링의 김현우 선수도 금메달이 아니라는 이유로 기쁨의 눈물이 아닌 비통함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들은 왜 하나 같이 죄송할까. 4년간의 노력이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지만 죄송할 일은 아니다. 올림픽 무대에 서기까지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을지, 얼마나 고된 훈련을 이를 악물고 버텨왔을지는 선수 본인이 가장 잘 안다. '국민들의 낙담'이라고 하지만 누구보다 가슴 아픈 사람은 선수들 자신이다. #2. "아쉽지만 후회는
"교육부가 대학을 망치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앙대가 발표한 학사구조개편안에 반대하던 한 사립대 교수가 기자에게 한 말이다. 교육부가 대학 정원을 줄이려고 무리하게 추진하는 대학구조개혁 사업이 중앙대를 비롯한 대학사회 전반을 혼란에 빠뜨린다는 말이었다. 1년 후 똑같은 얘기가 들려왔다. 이화여대 학생들의 평생교육단과대학 설립 반대 농성을 바라보는 교수들은 입을 모아 교육부의 졸속 행정을 비판했다. 2차 모집 공고부터 선정대학 발표까지 불과 두달밖에 걸리지 않았던 절차적 문제부터 교육부가 재정지원을 미끼로 대학을 흔든다는 근본적 원인까지 다양한 분석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문제는 정말 교육부의 지나친 통제에 있는 것일까. 맞는 말이기도, 틀린 말이기도 하다. 교육부가 수천억원 규모의 특정목적 사업을 늘리면서 대학은 경쟁적으로, 때로는 이화여대처럼 무리수를 두며 사업에 뛰어들었다. 교육부가 대학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잡음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교육부의 한 전직 고위관료는 "현재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이제 1년6개월 남았다. 통상적으로 대통령 임기 4년차에 접어들면 새로운 정책을 내놓기 보다는 기존에 진행한 정책 마무리에 집중한다. 차기 정부에서 정책의 연속성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이 박근혜 정부 들어 자취를 감춘 것이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에서 과학기술전략회의를 갖고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한국의 미래성장동력을 발굴,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번 프로젝트는 최장 10년간 진행되는 중장기 사업이다.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현 상황을 감안하면 국가경제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추진돼야 할 정책인 건 확실하다. 하지만 과거 정부의 사례를 되짚어보면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선다. 2003년 노무현 정부는 ‘차세대 성장동력 10대 산업’을 선정하고 이들 분야에 대한 집중 육성을 천명했다. 이명박 정부 또한 ‘17대 신성장동력 산업’ 지정 및 지원에 나섰다. 이들 미래동력 정책은 차기
또 다시 기존 질서에 균열이 일어났고, 거센 저항이 뒤따랐다. 이커머스(e-commerce·전자상거래) 기업 티몬이 최근 고급 수입차 재규어를 판매하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온라인을 통해 고급 자동차를 시중가보다 싸게 살 수 있다는 것에 소비자들은 환호했고, 자동차 유통 혁신이라는 찬사가 나왔다. 그러나 기존 시장 질서를 해치는 행위라는 반발도 거셌다. 쿠팡 로켓배송과 쿠팡맨도 이미 같은 논란을 겪었다. 유통회사가 직접 배송을 하자 물류업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법적 공방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기술과 산업, 소비·시장 환경, 비즈니스 모델이 급변하는 가운데 이 같은 현상은 세계 시장에서도 비일비재하다. 온라인 기반의 차량 공유 업체 우버와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는 본거지인 미국에서는 물론 진출 시장마다 논란을 겪었다. 택시 및 숙박 업계의 저항에 직면했고 규제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각각 80조원, 30조원의 기업가치로 애플과 구글에 이어 미국의 대표적 혁신기
얼마전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던 굴착기 국내판매 제한 방침을 두고 업계 관계자의 제보를 받았다. 건설기계 임대업자들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반영한 판매 제한 결정이 내려질 경우, 굴착기 업체들의 경쟁력 상실과 함께 자유무역협정(FTA) 위반으로 인한 무역분쟁이 우려된다는 내용이었다. 제보를 검토하고 취재한 이후 기사를 작성했다. 얼마 뒤 국토부는 해당 방침을 철회했다. 이런 '제보'는 다음달 28일 시행되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일까. 아직 법 시행 이전이라 판례가 없지만, 김영란법 제5조(부정청탁의 금지) 1항의 9호(공공기관 관리 재화 및 용역) 또는 12호(공공기관 실시 평가·판정 업무)에 저촉될 가능성이 크다. 이 밖에도 김영란법 제5조는 1항 2호(인허가 취소, 조세 등 행정처분)를 통해 현행법 상 개선의 지점이 필요한 행정제도에 대한 당사자의 문제제기를 막을 수 있고, 6호(입찰, 개발, 군사, 과세 등 직무상 비밀 누설)을 통해 내부고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