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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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4, 3, 2, 1…시초가 1만2750원에 형성됐습니다.” 자동차 부품업체 유니테크노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20일 오전 9시.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유니테크노의 시초가(최초 매매거래가)가 공모보다 20% 이상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수소리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개장한지 4분 만에 시초가보다 15% 낮은 1만850원으로 떨어졌고, 주가를 회복하지 못한 채 장을 마쳤다. 유니테크노 사례처럼 상장 첫날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34개사가 IPO(기업공개) 절차를 통해 신규 상장했다. 28개사의 시초가가 공모가를 상회했으나, 이 중 5% 이상 하락 마감한 곳은 13곳에 달했다. 지난달 8일 상장한 에코마케팅의 경우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 가까이 오른 6만8000원에 형성됐으나 하한가로 장을 마쳤다. 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급락하는 원인 중 하나는 공모물량의 60~80%를 배정받는
경주 인근에서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한 지 일주일 만에 규모 4.5의 지진이 잇따르자 건축물 안전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대형 지진과 그로 인한 재난에 대한 경험이 없다시피 한 국내에서 한 주간 400여차례 지속된 여진은 강도를 떠나 온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었다. 지진 발생 장소와 시기를 예측할 만한 과학적 기술을 갖추지 못했고 즉각적인 경보 시스템도 부랴부랴 마련하고 있는 상황에서 강진이 닥치면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질 게 불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뒤늦게나마 내년부터 새로 짓는 건축물에 대한 내진설계 의무 대상을 3층에서 2층 이상으로 확대하고 기존 건물도 내진 보강시 건폐율·용적률 등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내진설계를 비교적 잘 적용하고 있는 고층 건물이나 공공 건축물 이외 전국에서 우후죽순 지어지는 저층 민간 건축물의 안전에 대한 제대로 된 규제가 절실하다. 문제는 기존 건축물을 보강하고 손보는 것은 현재로선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이다. 오
중국 칭화대와 미국 서부 스탠포드대 학생들의 가장 큰 차이점이 뭔지 아시나요?” 얼마 전 실리콘밸리 출장길에서 만난 창업컨설턴트 티모시 추 박사의 질문이다. 정답은 다름 아닌 ‘질문’에 있다. 스탠포드 학생들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부분을 툭 던지면 끝도 없이 질문을 하지만 칭화대 학생들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추 박사는 “호기심 없이는 혁신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25년간 학생들을 가르치고 스타트업을 지원해 온 산증인이다. 추 박사처럼 실리콘밸리 문화를 몸소 경험한 인사들이 전하는 혁신의 원동력은 자율과 개방 두 가지로 집약된다. 어릴 때부터 스스로 사고하며 성장한 인재들이 없었다면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 혁신적인 기업들은 세상의 빛을 볼 수 없었을 것이란 생각에 온몸이 전율했다. 그렇다고 이렇게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이들이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지내는 것도 아니다. 매주 금요일 저녁 오후 4시가 되면 팔로알토 인근 레스토랑 거리는 청바지에 맨투맨 티셔츠
생각보다 그 수가 많았다.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거나 ‘결혼제도’ 자체에 부정적인 의견을 지닌 경우 말이다. “비혼을 택한 것은 아니다” 라면서도 ‘사랑하는 두 개인의 연대’가 아닌 ‘집안과 집안의 만남’으로 진행되는 한국 특유의 결혼문화에 피로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비혼’이란 주제를 다루게 된 것은 강남역 살인사건, 넥슨의 김자연 성우 해고 논란 등을 거치며 더 격렬해진 페미니즘 열풍 때문이었다. 기존의 비혼 논의가 경제적인 이유로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N포세대’의 연장선에서 주로 다뤄졌다면 최근에는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한국에서 굳이 결혼할 이유가 없다”는 기류가 나타나고 있었다. 취재 중에 만난 소위 ‘결혼적령기’의 여성들은 “결혼은 곧 여성을 이중으로 착취하는 구조”라는 인식이 강했다. ‘가사노동과 육아’를 오롯이 감당하면서도 ‘맞벌이’를 하는 경제 주체의 역할까지 요구받는 현실 때문이다. 젊은 세대일수록 성별과 상관없이 ‘비혼’에 대해 긍정적
국토교통부의 연이은 뒷북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택 공급과잉·분양시장 이상과열 대응부터 갤럭시 노트7 폭발 대응까지 연이어 논란이 되면서 국토부를 향한 날 선 비난들이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할 국토부가 기업의 입장을 우선 고려했다는 지적이 많다. 국토부는 올 초까지만 해도 주택 공급과잉 우려는 섣부른 판단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무자들이 공급과잉 보도 자제를 요청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장관조차 공급과잉이라는 단어 사용에 주의를 기울였다. 하지만 국토부의 생각은 불과 반년 만에 180도 달라졌다. 국토부는 지난달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하면서 주택의 공급과잉이 가계부채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 주택공급을 조절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분양시장 이상 과열에 대한 국토부의 대응도 마찬가지다. 위례신도시, 강남 재건축 등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실거래가 위반이나 불법전매 행위가 만연했지만 국토부는 불법거래의 단속에 한계가 있다는
"티니위니가 아직도 있었어?" 이달 초 이랜드가 패션 브랜드 티니위니를 중국 여성복 기업 브이그라스(V·GRASS)에 1조원 규모로 매각했다. 최근 몇 년간 진행된 패션업계 M&A 중 최대규모다. 2013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약 1조원을 투자해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의 지분 94.2%를 인수한 것을 웃도는 수준이다. '티니위니 매각'은 패션업계 화젯거리였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의아한' 이야기였다. 2000년대 초반 중·고생시절을 보낸 이들에게는 '추억의 브랜드'로 전락한 지 오래다. 이미 없어진 줄 알았는데 1조원에 팔렸다는 소식에 적잖게 놀랐다는 반응도 상당수였다. 1997년 론칭해 테스트숍으로 시작한 티니위니는 2000년 삼성동 코엑스에 정식 매장을 열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캐주얼부터 여성복과 남성복, 아동복 등 상품군을 확장해 나갔다. 이어 2004년 중국에 진출해 현재 주요 백화점과 쇼핑몰에 1300여개 직영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4218억
예상된 논란이었다. 매달 50만원씩 미취업 청년들에게 주는 '서울시 청년수당' 얘기다. 지난달 3일 청년 2831명에 첫 지급이 됐는데 일부가 고액 연봉을 버는 가정의 자녀에게 갔다. 연봉 2억원이 넘는 가정의 자녀까지 50만원을 받았다는 소식에 논란이 불 같이 번졌다. 서울시는 지원대상 설계를 다시 하겠다고 밝혔다. 고액 연봉 가정 출신 자녀에게도 청년수당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선정 기준' 때문이다. 서울시는 청년수당 대상자 선정시 가구소득(50%), 미취업기간(50%), 부양가족(12%, 가산점)등을 기준으로 했다. 그러다 보니 고액 연봉 가정 출신도 백수 기간이 길면 청년수당을 받을 수 있고, 반대로 미취업 기간이 짧아도 가구소득이 낮으면 청년수당 대상자가 된다. 청년수당의 선정기준이 모호한 것은 '사업의 목적'이 불분명하다는 뜻이다. 50만원을 주는 이유가 '어려운 청년'을 돕겠다는 것인지, '취업 성공'을 돕겠다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 어려운 청년을 돕기 위한 것이었다
미국 증권사 번스타인은 최근 '패시브 투자가 마르크스주의보다 자본주의에 더 나쁘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펀드매니저 재량에 따라 종목을 선택하는 액티브 투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생산적인 곳에 자본을 분배하는 기능을 수행하는데 최근 확산된 패시브 투자는 이같은 기능을 마비시킨다는 내용이다. 올 들어 국민연금이 패시브 전략을 표방하며 액티브 펀드를 인덱스 펀드로 돌리자 증시에서 중소형주가 맥을 못 추고 있다. 하반기 들어 외국인이 코스피200 위주의 대형주를 매수하는 가운데 국민연금같은 큰 손이 인덱스 투자로 돌아서자 중소형주는 수급적 열세가 불가피하게 됐다. 그 결과 7월 이후 코스닥은 700대에서 650대까지 하락했다. 코스닥 하락의 주 원인은 기관 매도인데 기관 중에서도 연기금과 투신이 주요 매도 세력이었다. 상반기 연기금은 수익률 제고를 위해 벤치마크 복제율을 높이고 인덱스 투자를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액티브 펀드의 수익률이 인덱스에 비해 형편없자 비용과 투자
"그간 담합 업체에 포함 안 된 회사가 있긴 한가요? 과징금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불신'이에요". 최근 국내 전선업계가 처한 현실에 대해 한 대형업체 임원이 한 말이다. 전선업체 임직원들은 요새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다고 말한다. 구리(동) 가격 하락에다 건설경기 위축 등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보다 신뢰 추락이 더 이들을 부끄럽게 하고 있다. 최근 몇 년째 전선업계는 담합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 지난 2012년 공정위원회의 제재 조치에 따라 한국전력과 관련 업체들 간 손해배상 소송이 대법원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많은 전선업체에 부과된 수십억∼수백억대에 이르는 과징금 납부도 '현재진행형'이다. 국내 전선업계 담합이 만연하게 된 것은 과점 구조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대형 3~4개 기업이 절대적인 힘을 가지는 시장이다. 여기에 다수의 일반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규모의 업체들이 영업을 하고 있다. 하청을 받는 정확한 소규모 업체 수는 파악하기조차 힘들다는 게 업계
"정부가 한 달 만에 예비안전기준을 만들었습니다. 업계 의견은 듣지 않고 미국에서 규정을 통째로 '수입'해 온 겁니다. 그리고는 전부터 만들어진 제품을 다 리콜하라고 합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최근 만난 국내 한 가구제조업체 관계자는 이처럼 말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국가기술표준원(이하 국표원)이 최근 예비안전기준을 근거로 국가 통합인증인 KC마크를 받은 국내 유통 서랍장 27개에 대해 리콜을 권고한 것에 대한 성토다. 사태의 발단은 '이케아' 였다. 미국에서 이케아의 말름 서랍장이 넘어지면서 여기에 깔린 어린이 6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의 권고에 따라 이케아는 지난 6월 미국에서 2900만개, 캐나다에서 660만개의 서랍장을 리콜했다. 그런데 이케아는 국내에서 말름 서랍장을 버젓이 팔면서도 글로벌리콜 대상국가에 한국을 제외했다. 한국소비자보호원과 국표원이 결국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게 됐다. 국표원은 이케아를 포함, 국내 유통 중인 서랍장의
"새로 선사를 선택하게 되면 운임이 싼 외국 선사로 갈 것 같습니다." 김치 등을 한진해운 미주노선으로 수출하는 식품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이 업체는 지난 20년간 한진해운과 거래해왔지만, 최근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으로 컨테이너선의 발이 묶이게 되자 식품 하역을 못해 피해를 입었다. 다음번 실어 나를 배도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정부는 현대상선 대체선박을 활용하라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대체선박은 운임이 비싸다. 정기선이 아닌 만큼 돌아오는 길은 빈 배일 가능성이 커서 운임이 비싸지는 것이다. 이 업체는 다음번 신선식품은 스위스 MSC의 배에 실을 예정이다. 화주가 40년 운송 노하우를 갖고 있던 한진해운에서 쉽게 현대상선으로 옮겨갈 수 없는데는 이런 이유들이 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수출 물품을 실어나르는 국적 선사 하나를 잃으면 어떻게 될까. 국내 업체들은 30~40년간 국적 선사란 이유로 한진해운과 장기 운송 계약을 맺었지만, 새로 선사와 계
"동양생명을 인수할 때와는 확실히 다를 겁니다."(금융당국 관계자)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이하 알리안츠생명) 인수 작업을 진행 중인 중국 안방보험이 달라졌다. 지난해 동양생명을 인수할 때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피하며 최대한 잡음을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면 알리안츠생명 노조와는 날선 대립도 피하지 않는 모습이다. 안방보험은 알리안츠생명 최종 인수에 앞서 인력감축과 퇴직금 누진제 폐지 등 고용조건을 업계 수준으로 맞추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실시한 명예퇴직으로 200여명의 직원이 퇴사했지만 추가 인력감축과 퇴직금 누진제 폐지 등을 놓고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알리안츠생명 사측은 최근 노조에 정리해고를 통보했고 노조는 이에 반발하며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시 인수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안방보험과 알리안츠생명 노조의 갈등은 사실 오래전부터 예고됐다. 안방보험은 올 초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키로 결정하면서 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