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쿠팡이 24시간 내 무료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의 기준 주문액을 9800원에서 1만9800원으로 전격 인상하면서 e커머스 업체들을 둘러싼 수익성 논란이 재점화됐다.
쿠팡은 배송 서비스의 질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경쟁사들과 일부 전문가들은 그간 쿠팡의 약점으로 지목했던 수익성 문제를 다시 끄집어냈다. 로켓배송 투자 등으로 지난해 영업손실이 5470억원에 달한 수익성 악화 상태를 더이상 버티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쿠팡이 막대한 투자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어렵게 확보한 고객들을 잃는 것을 감수하고 단지 비용절감을 위해 배송비를 올렸을리는 만무하다. 오히려 한 번에 2배 이상 올려버린 자신감 또는 무모함의 배경에 눈길이 간다. 쿠팡의 꿈인 '고객들이 쿠팡 없이 못사는 세상'이 벌써 왔다고 판단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쿠팡발 배송전쟁이 사실상 막을 내린 것은 맞다. 그러나 쿠팡의 배송비 인상은 그 원인이 아니라 결과에 가깝다. 이미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빠른 배송은 표준이 됐다. 고객들은 배송 이외의 차별화되고, 보다 향상된 서비스를 기대하고 있다. 배송에서 다른 곳으로 온라인 쇼핑 업계의 전쟁터가 옮겨지고 있다.
쿠팡의 롤모델인 아마존은 지난 2분기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유료회원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이 수익 확대에 기여했고,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평가했다. 아마존에서 무료배송 서비스는 프라임 회원들만 누릴 수 있다. 이들은 또 영화·음악 스트리밍 등 상품 구매 외에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로켓배송 불법 논란마저 벗어버린 쿠팡은 배송·물류 우위를 바탕으로 업계에 새로운 경쟁 단계를 열 가능성이 있다. 배송비 인상의 자신감은 고객에 대한 자신감이기도 하다. 현재는 직매입 판매에 따른 마진 수입과 오픈마켓 방식의 '아이템 마켓'을 통한 수수료 수입이 전부이지만 회원제 도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경쟁력을 더 강화할 수 있는 전략이 앞으로의 선택지 중 하나다.
쿠팡이 단순히 비용절감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배송비를 올린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 온라인 쇼핑 업계가 쿠팡의 '후퇴'에 관심을 갖기보다 수익성 확보를 위해 어떤 변화와 경쟁이 필요한 지 관심을 갖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