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엔터사의 남은 숙제, 전속계약 투명화

[기자수첩]엔터사의 남은 숙제, 전속계약 투명화

김건우 기자
2016.10.21 05:00

"연예기획사들이 잇따라 증시에 입성하면서 연예인의 전속계약 풍토도 바뀌고 있다.“

한 대형 엔터사 A 대표가 들려준 말이다. 최근 스타 연예인들은 전속계약을 맺을 때 만일 소속사가 직접 또는 피인수를 통해 상장할 경우 전속계약을 해지한다는 조건을 넣는다는 것이다.

연예인 입장에서는 사실 소속사의 증시 입성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엔터업종의 특성상 피인수 상장의 경우 시너지창출이 쉽지 않고, 혹여 자신의 이름만 구설수에 오를 수 있어서다. 또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소속사가 매각되는 것이 기분 좋을리 없다.

이를 우려한 연예인들이 전속계약시 특약을 넣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회사 매각을 위해서는 스타 연예인과 전속계약을 다시 체결해야하고, 심지어 지분을 매각하는 대표가 매각대금을 일부를 스타 연예인에 계약금 명목으로 주는 경우도 생긴다.

이렇다보니 지난달 하우엔터를 인수한 벅스처럼 인수계약에 잔금일까지 소속 연예인과 계약 분쟁 발생시에는 해소시까지 잔금지급을 보류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다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마저도 싫은 연예인들은 전속계약 기간을 명시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럴 경우 회계법인이 기업가치를 평가할 수 없어 기업을 매각할 수 없다.

이같은 전속계약 트렌드는 주로 1인 기업으로 평가받는 배우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A 대표는 ”가수들은 음반, 뮤직비디오 제작 등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 투자 유치에 공감하는 반면, 배우들은 드라마, 영화, 광고 등 개별 활동이 대부분이어서 투자 유치의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투자자들이다. 연예인과 소속사의 신뢰관계는 투자자들이 알 수 없는 부분이다. 수익배분 비율은 물론 아직 전속계약 기간도 비밀로 하는 엔터사가 상당수여서다.

한국거래소는 2010년 투자자 보호를 위해 자기자본 10% 이상의 연예 스포츠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을 경우 수시 공시 의무를 신설했다. 하지만 지난 6년간 한번의 공시도 없었다. 실효성이 없는 셈이다.

증시에 상장한 엔터사수가 벌써 10여개에 달한다. 하지만 여전히 투자자에게 엔터사는 접근이 어려운 종목이다. 전속계약의 투명화는 엔터산업이 증시에서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선 조속히 풀어야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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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기자

중견중소기업부 김건우 기자입니다. 스몰캡 종목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엔터산업과 중소가전 부문을 맡고 있습니다. 궁금한 회사 및 제보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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