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사범에 대한 수사는 정치적 논란에 시달리기 쉽다지만, 이번에는 정도가 심하다. 여당 내부에서도 "'친박불패' 공식이 적용됐다"며 반발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이 논란의 한가운데서 진행된 이번 국정감사에서 선거 수사와 관련한 폭로가 있었다. 지상욱 새누리당 의원의 예비후보 시절 당원들이 경선 지지를 요청하며 금품을 뿌린 사건을 수사한 차모 경위가 '상부 지시로 수사를 제대로 못했다'고 말한 것이다.
그는 범죄 첩보를 입수하고도 검찰에 수사개시 통보를 못한 이유에 대해 "경찰 조직은 계급사회이고, 상부의 지시 명령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사개시 통보를) 못했다"고 했다. 3년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수사에 대한 국감과 판박이다.
2013년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을 수사한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수사 초기 부터 외압이 심각해 수사를 어려움이 많았다"며 "체포한 국정원 직원을 풀어주고 압수물을 돌려주라는 지시도 있었다"고 말했다.
어떤 검사는 이를 '개인의 영달을 위해 조직을 배신한 행위'라고 했다. 그러나 이 개인은 폭로로 인한 모든 책임을 떠안아야 했다. 윤 팀장은 징계와 함께 좌천을 당했다. 당시 경찰에서 같은 내용을 폭로한 권은희 전 서울수서경찰서 수사팀장은 위증 혐의로 아직까지 재판을 받고 있다. 차 경위의 이후가 걱정되는 이유다.
대선과 총선에 대한 수사를 놓고 같은 내용의 폭로가 반복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가. 그들이 언급한 '윗선'은 바로 직속상관만을 의미하는 것인가. '친박 의원'을 둘러싸고 검찰의 '공정성'과 선관위의 '공정성'이 얼마만큼의 차이가 있기에 재정신청이 나왔을까. 자신이 입을 손해가 뻔한데도 '폭로'를 하는 '아랫선'의 심정은 어떤 것인가.
검찰 출입기자로 여러가지 의문이 꼬리를 물지만 피부로 확실하게 느껴지는 것은 있다. 수사기관은 3년전의 논란에서 아무 것도 배우지 않았고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내부자의 폭로에도 바뀌지 않는 조직은 희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