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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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퇴원한 후에도 '모르고' 계속 썼어요.", "건강을 생각한다고 사용한 제품이 살인무기인 줄도 '몰랐네요'." 옥시 사태 이후 쏟아져나온 피해자 증언 중 공통적인 대목은 '몰랐다'는 것이다. '모르고' 쓴 대가는 가혹했다. 인체에 무해하다고 철석같이 믿어왔던 화학제품의 유해성은 15년이 흘러서야 밝혀졌다. 하루에도 수많은 화학신소재와 신제품이 출시된다. 이 제품들은 '뛰어난 성능'을 바탕으로 단시간에 생활 깊숙이 자리잡는다. 그러나 새롭다는 의미는 잘 모른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역사가 오래지 않은 신소재들은 미지의 세계와도 같아 시간이 흐른 후에야 숨겨진 위험을 드러낸다. 석면이 함유된 슬레이트 지붕이 그랬고 수은을 비롯한 중금속이 그랬다. 우리 식탁에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어디서 어떻게 재배됐는지 모르는 농산물이 식탁에 오른다. 유전자변형식품(GMO) 얘기다. 국내에 유통되는 옥수수, 콩 등은 대부분 GMO농산물이고 수입산 소고기, 돼지고기는 GMO사료를 먹고 자란
"국적 선사 1곳이 남미 노선을 철수했던 적이 있어요. 당시 200달러 하던 운임이 2000달러로 10배나 올랐습니다. 국적 해운사가 없으니 국내 화주들의 비용 부담이 커진거죠. 국내 대기업 입장에서도 국적 선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얘깁니다". 지난 17일 경기도 양평 현대종합연수원에서 열린 '2016년도 한국선주협회 사장단 연찬회'. 해운업계 고위 관계자가 국내 대기업(화주)과 국적 선사의 '상생' 필요성을 강조하며 들려준 일화다. 해운업계에서 국내 대기업 화주들은 '갑'으로 통한다. 삼성SDS(삼성그룹) 현대글로비스(현대차그룹) 범한판토스(LG그룹) 한익스프레스(한화그룹) 등 굴지의 대기업 물류 자회사들이다. 수출입 화물 규모가 어마어마하다보니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같은 대형 국적 원양 선사도 대형 화주 앞에선 '을'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냥 갑이 아니라 '수퍼갑'"이라고 했다. 컨테이너 화주들은 벌크와 달리 달리 해운사와 장기운송계약을 맺는 걸 꺼린다. 그때그때 유동적으로
영남권을 둘로 갈랐던 신공항 건립이 결국 무산됐다. 정부는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둘 중 한 곳을 선택해 공항을 설립하는 대신 기존 김해공항 확장을 택했다. 두 후보지에 대한 사전 타당성 평가를 진행했지만 최적화된 해답을 찾지 못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부산시와 밀양시 등 관련 지역 관계자들과 정치인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산 지역 의원들은 "불공정 용역"이라며 "당내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진상을 가려낼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밀양 주민들 역시 "백지화는 말이 안 된다"며 "대통령은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정부의 선택에 대해 국론 분열이라는 후유증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애초 공항 설립 취지에 맞는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평가도 높다. 영남권 신공항 설립은 2012년 대선 때 박근혜·문재인 후보의 공약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재추진됐다. 그러나 신공항 발표가 다가오면서 영남을 반으로 가르는 지역 갈등이 극한
"수익률이 부진할 때 자금을 더 줘야 연기금도 돈을 버는데 규정상 그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연기금·공제회의 내부 사정을 고려하면 수익률이 부진한 곳에 자금을 집행할 수 있는 기관은 사실상 전무하다" 25년 경력의 한 펀드매니저가 말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공제회는 수익률이 부진한 자산운용사에서 자금을 회수하고 수익률이 양호한 곳에 추가로 집행하는 관행을 유지해왔다. 이를 주식투자에 비유하자면 수익률이 안 좋은 종목은 손절매하고 수익률이 좋은 종목은 더 사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이런 방식에서는 고점에 주식을 사고 저점에 주식을 파는 의도치 않은 결과가 나타나게 되는데 그 결과 국민연금의 지난해 주식투자 수익률은 1.67%에 그쳤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간신히 웃돈 것이다. 펀드매니저들은 "투자철학이 확고한 운용사라면 수익률이 안 좋을 때 투자해서 수익률이 좋을 때 환매해야 돈을 벌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가치주 펀드의 경우 수익률이 부진할 때 꾸준히 투자하면
20일 오전 공정거래위원회 내부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공정위 대전사무소 총괄과장인 최모(54) 사무관이 롯데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으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는 소식 때문이다. 부산지법 형사합의5부에 따르면 최 사무관은 2012년 공정위 가맹거래유통과 재직 시절 백화점 판매수수료 인하를 현장조사 일정, 내부 움직임 등을 사전에 롯데에 유출하고 이를 대가로 롯데가 신축한 동부산점 상가 입점권을 가족 명의로 받았다. 수백만의 술값도 대신 내게 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 지면서 네티즌들은 "이게 바로 대한민국 공무원들의 참모습이다", "일반인 신분도 아니고 막강한 힘을 가진 공정위 공무원의 비리는 가중처벌해야 마땅하다", "드러나지 않은 부정부패가 도대체 얼마나 많을지" 등과 같은 댓글로 반응했다. 공정위는 당혹스러워하면서도 한 명으로 인해 조직의 이미지가 실추된 것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대다수의 공정위 직원들은 '갑의 횡포'를 막기 위해 밤샘 근무도 마다하고 일하고 있는데, 이번
지난 10일 새누리당은 20대 국회 첫 연찬회를 열었다. 최경환, 김무성 의원 등 각 계파 수장들을 비롯한 당 소속 의원들은 "지금 이 순간부터 '계파라는 용어는 쓰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며 계파청산 선언문을 채택했다. 행사가 끝난 직후 친박계와 비박계 핵심 의원 일부가 별도의 '뒷풀이' 자리에서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1주일만에 계파청산 선언은 '휴짓조각'이 됐다. 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무소속 당선자들에 대한 일괄복당 결정을 내리자마자 친박계와 비박계는 기다렸다는 듯 서로 물어뜯고 있다. 연찬회에서도 일부러 언급을 피하기만 하던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자 결국 갈등이 폭발해버린 모습이다. 논란의 중심은 역시 유승민 의원이다. 친박계는 복당결정이 내려지자마자 이를 '비박의 쿠데타'로 규정하고 정진석 원내대표에 대한 '보이콧'까지 거론했다. 친박계는 누가 더 거친 말로 이번 결정을 힐난할 수 있는지 경쟁이라도 하는듯 했다. 19일 정 원내대표가 김희옥
"대우조선해양 감사결과 발표, 몸통은 없다." 지난주 감사원이 KDB산업은행(이하 산은) 등 국책은행의 비금융자회사 관리실태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한 직후 산은 노동조합이 낸 성명서의 요지다. 정치권 낙하산 등에 대한 책임 규명은 빠진 채 재무분석시스템 등을 대우조선 관리 소홀의 핵심적인 대목으로 지목한 게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십수년간 대우조선의 대주주였던 산은이 대우조선 관리를 소홀히 한데 대한 책임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대우조선이란 거대한 회사가 수조원대의 분식회계를 하고 수년간 방만 경영을 한 원인을 산은의 관리 소홀에서만 찾는 게 부적절하다는 주장에도 귀 기울일 대목은 있다. 특히 산은의 감사권이 힘을 쓰지 못했던 게 '낙하산' 논란을 빚은 대우조선 전임 최고경영자(CEO) 재임 기간이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2008년 9월 당시 대우조선 사장은 직권으로 대우조선 내부 감사실을 일방적으로 폐지했다. 당시 감사실장은 산업은행 퇴직직원이었다. 2011년엔 산은이 국회 국정
"니트족과 비자발적 비정규직을 포함시켜 청년 체감실업률이 34.2%라고 통계치를 제시한 것은 국제적으로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유경준 통계청장이 지난 14일 현대경제연구원의 '청년 고용보조지표의 현황과 개선방안' 보고서가 나온 뒤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계의 오류를 강하게 비판했다. 통계청의 기준에 따른 체감실업자는 △주당 근로시간이 충분하지 못해 일을 더 하고 싶은 사람 △구직활동을 하지 않지만 직장을 원하는 취업준비생 등이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일할 의욕도 없이 그냥 쉬는’ 니트족은 실업자는 물론 체감실업자에도 들어가지 않는다. 유 청장의 반론에 대해 노동 관련 전문가들은 현대경제연구원이 무리한 분류를 했다는 데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같은 체감 실업자 기준의 문제와 별개로 공식 실업률 밖에 놓인 청년에 대해 들여다 보고 정책적인 접근을 해야 할 필요성은 있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기도 했다. 현재 고용 취약계층에 대한 정부 정책은 어느 정도 마련돼 있다.
올해 상반기 가장 주목을 받은 페미니즘 도서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의 저자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는 나이지리아에서 나고 자란 작가다. 그는 인종·이민자·여성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은 소설 ‘보랏빛 히비스커스’, ‘태양은 노랗게 타오른다’, ‘아메리카나’로 ‘영미문학을 이끌 차세대 작가’로 꼽힌다. 우리나라에서 ‘아프리카 문화’라고 하면 대다수는 원주민들이 전통악기를 두드리는 모습이나 전통춤을 추는 마사이족을 연상할 것이다. 한국에서 만날 수 있는 아프리카 문화는 ‘원시성’을 강조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비영리민간단체의 한 관계자는 “전통문화 소개에만 국한되면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런 흐름에 우려를 표했다. 고정관념을 한 꺼풀 벗겨내고 들여다보면 ‘아프리카’라는 하나의 단어로 통칭하기 어렵다. 그 대륙에는 개성 강한 54개국이 있다. 나이지리아 작가 치누아 아체베의 ‘모든 것은 산산이 부서지다’, ‘사바나의 개미언덕’은 미국 고등학교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에 입성한 김수민 국민의당 의원의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수수 의혹 보도가 1주일째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당이 석연치않은 계약서를 씀으로써 사건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드물다. 총선을 앞두고 급조된 신생정당의 한계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하지만 사건의 핵심이 드러나지 않았음에도 마녀사냥식 보도를 쏟아내는 행태는 문제가 있다. 국민의당과 공보물 인쇄계약을 맺은 비컴이 김 의원이 대표로 있는 브랜드호텔에 하청 계약을 주고, 국민의당과 TV광고 집행 계약을 맺은 세미콜론도 브랜드호텔에 체크카드를 전달했다(카드 사용 내역은 드러난게 없다)는 것이 사건의 골격이다. 여기에 공천 과정에서 의혹이 여기저기서 제기된다. 공천헌금을 내고 의원직을 산 듯한 보도가 줄을 잇는다. 대중에겐 '국민의당도 기성정당과 다를바 없다'는 이미지가 뇌리에 박혔다. 그러면서 안철수 대표의 지지율은 급락했다. 13일 리얼미터 6월 둘째주 조사 기준 10.3%로 전주보다 4.1%포인
엔젤투자자를 육성하기 위한 정부의 세제혜택과 투자지원 정책이 효과를 얻고 있다.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개인을 일컫는 엔젤투자자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긴 어렵지만 급증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엔젤투자자가 벤처기업에 투자한 금액을 소득공제 받기 위해 제출한 통계를 보면 2010년 777명, 2011년 862명, 2012년 1105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 다만 당해에 투자한 금액을 3년 후까지 신청하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어 자료의 시차가 최소 3년 이상 발생한다. 소득공제 신청 접수 기간이 1년 반 가량 남은 2014년 엔젤투자자가 이미 1102명인 점을 감안하면 2014년과 지난해 엔젤투자자수는 매년 2배 이상 급증했을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이처럼 엔젤투자자에 대한 소득공제 확대는 붕괴된 엔젤투자시장을 재건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해부터는 1500만원 이하 투자금액에 대해선 소득공제율을 100%로 2배나 확대했다. 소득공제 확대는 엔젤투자자를 끌어들이는 강력한 유인책이
'순이익 1조원' 지금은 전업계 카드사 8개의 상반기 순이익을 모두 합쳐야 가능한 수치지만 한 카드사의 순이익이 1조원을 넘는 시절이 있었다. LG카드와 합병 이후 부동의 업계 1위를 지켜온 신한카드의 2011년 당기순이익은 1조1070억원이었다. 2000년대 초반 카드사태로 부실처리됐던 상각채권이 회수되며 매년 4000억원 대의 상각채권회수 이익이 반영된 것을 제외하더라도 신용카드·대출·할부금융·가맹점수수료 등으로 발생한 순이익이 약 6000억원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은 6900억원이었다. 상각채권회수 이익 1500억원과 비자·마스터카드 주식 매각으로 본 이익 1800억원을 제외하면 카드업과 가맹점수수료 등으로 올린 순이익은 3500억원에 불과하다. 신한카드의 신용카드 채권은 2011년 17조1250억원에서 지난해 17조7000억원으로 5년간 5000억원 가량 증가하는데 그쳤다. 업계 2위와의 순이익 차이가 두배에 달하는 신한카드가 이런 상황이니 다른 카드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