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비공식 담소' 나누다 결정된 대우건설 사장

[기자수첩] '비공식 담소' 나누다 결정된 대우건설 사장

송학주 기자
2016.08.08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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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 인사시스템은 어느 조직, 어느 기관을 막론하고 그 조직과 기관의 명운을 가르는 핵심요소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여기에서 연유한다.

하물며 한 회사의 수장을 결정하는 일은 그 회사의 생사가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성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궁극적으로 회사를 하나의 목표로 나아가도록 하는 출발점이 바로 '사장 인사'인 것이다.

우리나라 주택공급 1위, 시공능력 4위의 건설사로 총자산과 연매출이 각각 10조원에 달하는 대우건설 차기 사장 선임과정을 보면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무색해진다. 규정과 절차가 오락가락했고 납득하기 어려운 의사결정이 반복됐다.

지난 5일 대우건설 차기 사장 최종 후보로 박창민 현대산업개발 상임고문이 내정됐다. '해외건설 경험이 전무하다' '유력 정치인이 밀고 있다' 등의 논란이 일었지만 대우건설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끝까지 박 고문을 밀어붙인 결과다.

박 고문은 1979년 현대산업개발에 입사해 영업본부 개발담당 상무, 영업본부장을 거쳐 2011∼2014년 현대산업개발 사장을 지내는 등 '샐러리맨 신화'를 이뤄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박 고문은 재개발·재건축 등 주택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는 있지만 해외건설 비중이 40%에 이르는 대우건설 사장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실제 대우건설 노조는 박 고문이 최종후보로 결정되자 집회 개최와 출근 저지 투쟁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장인선을 통해 새롭게 출발해야 할 조직이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이다.

특히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진 데는 산은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재공모, 일정변경 등으로 사추위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인선 과정에 개입하면서 산은이 의혹을 키웠다. 그 과정도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비밀회동 등 '밀실인선'의 전형을 보였다.

최종 후보 결정이 난 직후 산은 관계자는 "오늘 사장추천위원회 회의는 예정에 없었지만 비공식적으로 사추위원들이 모여 간담회를 하다 의견 일치가 이뤄져 박 고문을 단독 후보로 추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회사의 명운이 걸린, 그것도 우리나라 대표 건설사 중 하나인 대우건설의 사장을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사추위원들끼리 담소를 나누다 결정한다는 게 가능한 일인지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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