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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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1조원' 지금은 전업계 카드사 8개의 상반기 순이익을 모두 합쳐야 가능한 수치지만 한 카드사의 순이익이 1조원을 넘는 시절이 있었다. LG카드와 합병 이후 부동의 업계 1위를 지켜온 신한카드의 2011년 당기순이익은 1조1070억원이었다. 2000년대 초반 카드사태로 부실처리됐던 상각채권이 회수되며 매년 4000억원 대의 상각채권회수 이익이 반영된 것을 제외하더라도 신용카드·대출·할부금융·가맹점수수료 등으로 발생한 순이익이 약 6000억원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은 6900억원이었다. 상각채권회수 이익 1500억원과 비자·마스터카드 주식 매각으로 본 이익 1800억원을 제외하면 카드업과 가맹점수수료 등으로 올린 순이익은 3500억원에 불과하다. 신한카드의 신용카드 채권은 2011년 17조1250억원에서 지난해 17조7000억원으로 5년간 5000억원 가량 증가하는데 그쳤다. 업계 2위와의 순이익 차이가 두배에 달하는 신한카드가 이런 상황이니 다른 카드사들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을 수사중인 검찰의 자신감이 남다르다. 소환조사를 벌인지 얼마 안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례적으로 빠른 수사 속도다.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는 다른 불공정거래보다 입증이 까다롭다. 정보 제공자의 의도와 정보 이용자의 목적을 한꺼번에 밝혀내기가 만만치 않아서다. 정보를 건넨 쪽이 '내가 준 정보로 상대가 부당한 경제행위를 할 줄 몰랐다'고 잡아떼거나, 정보를 받은 쪽이 '상대가 준 정보로 주식매매한 게 아니다'고 버티면 막무가내로 처벌하기란 쉽지 않다. 미공개 정보 이용 수사에서 확실한 증거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수사를 맡은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최근 "확증은 없지만 정황 증거들을 토대로 최 회장의 혐의를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재소환이나 대질심문, 추가 참고인 조사는 유보하면서도 "최 회장을 기소하는 쪽으로 수사의 가닥이 잡힐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당사자들이 모두 입을 닫은 상황에서 "최 회장의 수사를 90% 이상 마무리했다"며 내비친 검찰의 자신감은
"우리의 벤치마킹 대상은 샌프란시스코 바이오클러스터가 아닐 수 있습니다" 지난 6~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바이오산업 전시 컨퍼런스 '2016 바이오인터내셔널컨벤션' 현장. 이 곳에서 만난 한 국내 바이오업체 대표는 한국형 바이오클러스터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샌프란시스코 바이오클러스터는 세계 바이오 산업의 요람과도 같은 곳이다. 1970년대부터 제넨텍, 암젠 등 오늘날 세계를 대표하는 바이오 업체로 성장한 기업이 들어서며 인근 대학, 연구소와 함께 연구개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오송과 대전 등에 바이오클러스터를 조성한 한국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거론됐던 곳이다. 이 같은 샌프란시스코가 한국의 롤 모델이 아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까닭은 우리와는 너무 다른 샌프란시스코의 '태생적' 풍요로움 때문이다.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력으로 무장한 미국 바이오 업체들이 입주한 뒤 이들과의 기술 교류를 원하는 기업과 연구소가 들어서 탄생한 것이 샌프란시스코 바
"똑같이 나쁜 짓을 했는데 누군 과징금 폭탄 맞고 누군 면제받으면 불공평하죠. 그게 고자질한 순서에 따라 결정된다면 더 그렇지 않겠습니까." 가격 담합 행위로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산업계의 한 인사는 이처럼 하소연했다. 관련 업체들 대부분 담합에 참여했지만 이를 가장 먼저 이실직고한 기업은 그 기특함(?)을 인정받아 수백억원대의 과징금을 전액 면제받았다는 것이다. 담합행위를 스스로 신고한 기업에 과징금을 면제해주는 '리니언시'(leniency) 제도를 향한 억울함의 토로다. 1997년부터 국내에서 시행된 리니언시는 그동안 수많은 담합사건을 적발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참여 당사자의 자백 없이는 적발해내기 힘든 담합의 특성상 공정위가 이를 적극 권장해 온 결과다. 2014년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한 담합 사건 55건 중 40건은 리니언시에서 비롯됐다. 전체의 72%에 달하는 수치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틈타 리니언시를 악용하는 기업들이 점점 늘
"전세난은 한층 심해질 것이고 전세 구하기가 힘들어지면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는 사람들이 늘겠죠. 기준금리 인하가 현재 부동산 상황과 상충되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거시경제 차원에서보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봅니다" 한국은행이 지난 9일 기준금리를 기존 1.5%에서 1.25%로 내리자 부동산 전문가들이 내 놓은 공통적인 평가였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임대인들은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게 되고, 전세 물량이 부족해지면서 집 구하기는 한층 어려워질 거란 분석이다. 전세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2009년 2월 이후 370주 연속 상승 중이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을 나타내는 전세가율은 전국 평균 75%를 넘어섰다. 서울 성북구, 성동구, 중구, 구로구, 동작구 등 전세가율이 80%를 넘은 곳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사실상 전세나 매매나 가격 차이가 거의 없는 단지들도 수두룩 하다. 저금리 시대에 전세난
"대우조선해양 문제를 정의할 때 '분식회계'라는 말을 쓸지 '평가오차'라는 말을 쓸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선·해운 부실을 가려내지 못한 회계법인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한 회계사에게 대우조선해양 사례에 대해 물었다. 대우조선해양의 회계부정 혐의를 언급하며 '분식회계'라고 표현하자 위와 같은 지적이 돌아왔다. 그는 '분식회계'라는 말에는 속이려는 의도가 있다며 '범죄행위'로 규정했다. 이에 비해 평가오차는 재무제표를 감사하는 회계사 개인의 판단 오류라는 것이다. 현행 회계 평가 방식인 IFRS(국제회계기준) 하에서는 회계사 재량이 많이 개입된다면서 의도성이 있었는지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공인회계사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회계법인(회계사)에게도 책임 소지가 있는지 대해 회계업계 내에서도 시각이 엇갈린다. 한 쪽에서는 회계법인 입장에서 감사대상 기업이 작정하고 분식을 저지르면 회계법인으로서는 어떻게 알겠냐고 되묻는다. 회계 외부감사를 할 때 회계사
"동요하지 말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 달라." 삼성SDS가 사업부문별 분할 계획을 처음 공시한 지난 3일 정유성 삼성SDS 대표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직원들에게 당부한 말이다. "사업재편과 관련한 논의들이 결정되면 공식 채널을 통해 공지하겠다"고도 말했다. 대표의 말대로 삼성SDS는 자율공시를 통해 물류부문 분할 검토를 공식화했다. 수장의 말을 듣고 마음을 가다듬던 직원들은 움찔했다.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일하는 일터의 사업구조가 어느날 갑자기 바뀐다고 하는데 동요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직원들의 불안감은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가 흘러나올 때마다 삼성SDS는 호사가들 입에 오르내렸다. 이번에도 물류 부문과 IT(정보기술)서비스 부문을 나눠 각각 다른 계열사에 합병할 것이라는 관측이 파다했다. 합병 시나리오가 등장하면 내 자리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먼저 떠오를 수밖에 없다. 삼성SDS는 한 때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의 상징이었다. I
"고급 브랜드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한국에선 저가 브랜드였다는 사실을 알게된 순간 배신감마저 들더군요." 중국 의류업체 관계자가 현지에 진출한 한국 의류 브랜드를 두고 쓴소리를 했다. 한국 브랜드가 중국에 진출할 때 '노세일' '고가 전략' 등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우는데 이 브랜드 역시 같은 방법으로 중국 시장에 안착했다. 초기에는 우수한 품질, 세련된 디자인 덕에 환영받았지만 똑똑해진 중국 소비자들이 '정체'를 알게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화장품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1990년대부터 중국에 진출한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K-뷰티' 대표주자들이 빛을 보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다. 유럽, 미국보다 좋은 '가성비'(가격대비 성능)에 '한류 열풍'이 촉매제가 돼 급성장했다. 하지만 한류에 과도하게 의존하거나 럭셔리 제품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의 단편적인 소비 행태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 전략은 한계가 있다. 색상, 디자인만 살짝 바꾼 중국 전용 제품에 달가워할 중국
"국내 대기업 스마트폰 신형 모델에 반도체 부품을 납품하려면 기본 100만개에서 500만개까지 수량을 맞출 수 있는지부터 물어봅니다. 그러려면 상당한 투자비용이 들어가는데 우리 같은 중소기업들은 망설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요즘 중국 기업들은 아직까지 40~50만개 수준의 부품을 요구합니다. 중국 반도체 산업 성장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지난달 열린 반도체 기업설명회 행사에서 만난 한 부품업체 대표의 말이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둘러싸고 위기론이 급부상 중이지만 국내 장비·부품업체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린다. 특히 기술력은 갖췄지만 기업 규모가 크지 않아 그동안 국내 대기업으로부터 수주가 어려웠던 기업들에게 중국은 '활로'가 될 수 있다. 중국기업으로부터 수주를 발판으로 체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국가차원에서 지난 2014년 '국가집적 회로 발전 추진 요강'을, 지난해에는 '국가제조 2025' 비전 등을 발표하는 등 이미
카카오가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결) 서비스 영역 확장에 속도를 높이면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카카오가 콜택시, 대리기사에 이어 미용실, 가사도우미, 주차 등 O2O 분야의 지속적인 투자를 공언한 만큼 이를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기존 오프라인 사업자와 O2O 스타트업들은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카카오의 시장 진출에 따른 줄도산을 우려하고 있다. 카카오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이용자 기반과 대규모 마케팅을 동원할 경우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카카오가 콜택시 앱 ‘카카오택시’를 출시한 여파로 기존 사업자였던 스타트업 리모택시는 폐업 절차를 밟았다. O2O 스타트업들이 카카오의 사업 확장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반면 O2O 사업을 한다해서 골목상권 침해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중개 서비스이기 때문에 소상공인과 개인 사업자들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고도화된 O2O
'역사는 돌고 돈다'는 말이 있다. 과거에 일어났던 일이 비슷한 과정을 거쳐 다시 일어나는 경우에 주로 쓰이는 말이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증권사들의 우발채무를 보면 이 말이 떠오른다. 부동산관련 쏠림이 심하다는 점은 더 큰 문제다.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시작은 비우량 부동산 채권의 부실이 나타나면서부터였다. 집값이 하락하면서 부실 등급의 모기지론에 신용을 제공했던 AIG 등 금융회사들이 무너졌고 그것이 세계적으로 파급돼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도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이 터지면서 나타났다. 당시 한국과 부산, 솔로몬, 현대스위스, 토마토 등 5대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관련 여신규모는 2007년 상반기 8조3000억원에서 2010년 3분기 말 15조8600억원까지 늘었다. 보다못한 금융당국이 칼을 빼들었고 30개 넘는 저축은행 영업을 정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들의 채무보증규모는 24조2000억원에 달한
'빨리빨리', '안 되면 되게 하라' 한 때는 한국인의 성실과 근성을 상징하는 말이었다. 무리를 해서라도 약속을 지키고 어려움이 있더라도 무조건 해내는 게 당연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게 해서 성공하면 '의지의 한국인'이라고 주변에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눈부신 경제성장도 그 덕에 가능했다. 하지만 특유의 '빨리빨리', '무조건' 문화는 어느덧 바꾸지 않으면 안될 사회적 병폐로 전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일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소위 사회적 약자에게 손쉽게 전가할 수 있는 구조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불과 20년 남짓한 사이에 전체 근로자의 45%가량이 비정규직이 됐다. 정규직 근로자보다 처우가 열악한 비정규직은 '돈' 문제로 귀결되는 안전에 대한 권리를 정당하게 요구하기 어렵다. 최근 발생한 경기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붕괴사고를 들여다보면 이 같은 문제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