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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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7일. 국내 은행장들이 모인 전국은행연합회 비공개 이사회에 블록체인 전문가가 참여해 프리젠테이션(PT)을 했다. 블록체인은 거래 정보를 금융회사의 중앙 서버에 집중적으로 보관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네트워크 내 모든 컴퓨터에 분산해 저장하는 방식으로 해킹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핀테크 전문가는 이날 은행장들 앞에서 국내 은행들끼리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블록체인 기술은 복잡해 한 은행이 독자적으로 개발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해외 블록체인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지만 국내 규제나 제도에 맞는 기술을 개발하려면 국내 은행끼리 협업도 필수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지난해 미국 핀테크업체 R3를 중심으로 ‘R3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국내 은행들은 올 상반기에 KEB하나은행을 시작으로 신한은행, 우리은행이 R3 컨소시엄에 가입했다. 전문가들은
"오늘 여자친구랑 저녁식사할 돈 벌어갑니다." 품절주(유통주식수 부족 종목)로 주목받으며 연일 급등했던 코데즈컴바인의 주주게시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글이다. 이런 종류의 글을 볼 수 있는 곳이 또 있는데, 바로 불법도박 홍보 사이트에서다. '00을 해서 하루에 00원 벌었어요', 보는 사람은 쉽게 혹할 수밖에 없다. 코데즈컴바인은 한 때 '터지면 대박'이었다. 광풍이 절정이었던 지난 3월 16일 아침 시가(12만5000원)에 주식 1주를 사 그날 고가인 18만4100원에 팔면 6만원 가량이 남았다. 하루 수익률이 50%에 달한다. 하지만 그날 18만원에 주식을 사들인 사람들에게는 악몽이 시작됐다. 다음날부터 주가가 급락하며 3일 뒤 9만500원에 장마감했다. 반토막이 난 것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후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품절주 대책을 만들고, 5월 11일 처음으로 하루동안 거래정지 종목으로 지정했다. 수많은 경고에도 사람들이 몰리자 이후 5일 간격의 거래정지가 이어졌다. 시장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추가경정(추경) 예산을 처음 언급한 것은 지난 1월 인사청문회 때다. 당시 그는 “추경을 하지 않고도 경제성장률 3.1%를 달성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뒤 정부는 10조원 규모의 추경계획을 밝혔고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낮췄다. 추경을 하지 않을 경우 올해 성장률은 2.5~2.6%까지 내려갈 것으로 봤다. 추경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두고 정부는 깊이 고민했다. 엄격한 추경요건 때문이다. 국가재정법은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경기침체, 대량실업 등의 한정적인 경우에만 추경을 편성토록 규정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추경요건에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정부는 “기업 구조조정 영향을 최소화하고 브렉시트(Brexit) 등 대외여건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추경을 편성한다”고 밝혔지만 무엇인가 부족한 감을 지울 수 없다. 먼저 추경요건으로서의 ‘구조조정’을 살펴보자. 유 부총리는 최근 경
"가계대출 문제가 터지면 또 은행들이 다 뒤집어써야 하는 거 아닌가요?"(은행권 여신담당자) 경기는 장기침체 국면인데 부동산 분양시장만 나홀로 호황이다. 그럴수록 은행권 여신담당자의 속은 타들어간다. 은행들은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건전성 관리에 돌입했고 금융당국도 지난 2월부터 처음부터 주담대를 나눠서 갚도록 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시행했다. 은행권과 금융당국의 이런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주담대 증가세는 꺾일 줄 모른다.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에서 제외된 아파트 집단대출이 주담대 증가세를 주도했다. 올들어 지난 5월까지 늘어난 주담대 19조원 가운데 절반 이상(52.6%)인 10조원이 집단대출에서 발생했다. 집단대출이 급증한 숨은 이유는 따로 있다. 은행들은 개개인의 상환 능력과 무관하게 시행사의 사업성을 보고 집단대출을 한다. 이 때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이 대출에 대해 100% 보증을 한다. 은행들은 대출을 받은 아파트 주
지난달 28일 국회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 정무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대기업의 횡포를 없애고, 중소기업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를 주장했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제민주화를 위해 시급한 과제”라며 전속고발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공정거래법 전문가들은 “고발권을 시민단체 등에게 주자는 얘긴데,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란 반응이다. 전속고발권이란 공정거래법 관련 사건에 대해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공소제기(기소)를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공정거래법이 만들어진 1980년 도입됐다. 그러나 과연 전속고발권 폐지가 중소기업을 위하게 될까. 전속고발권이 사라지면 시민단체와 소액주주, 경쟁사업자 등의 ‘묻지마 고발’이 쏟아질 것이다. 대기업은 자체 법무팀과 대형 로펌을 통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반면 중소기업은 고스란히 각종 고발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이 “전속고발권을 폐지할 때 가장 피해를
'허니버터칩'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던 시절은 지났다. 대형마트나 편의점은 물론 동네 슈퍼마켓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워낙 인기가 높아 매대에 진열할 틈도 없이 팔려나갔던 것도 오래전 일이다. 과자시장에서 '허니버터칩' 시대는 끝났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허니버터칩을 포함한 허니맛 감자칩의 대형마트 매출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허니버터칩 품귀현상이 고도의 마케팅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해태제과는 월 평균 75억원어치가 팔려나갔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유통되는 물량은 그에 비해 턱없이 적었다는 의혹이 중간 도매상 사이에서 끊임없이 돌았다. 의도적으로 유통물량을 줄여 품귀현상을 일으키고 이를 마케팅에 활용했다는 것이다. 설사 해태제과가 의도적으로 허니버터칩 품귀 마케팅을 하지 않았다고 해도 허니버터칩 제2공장 완공 이후로는 허니버터칩의 희소성이 사라졌다. 처음부터 '허니버터칩 신드롬' 자체가 과장됐다는 시각도 있다. 해태제과는 공식적으로 매달 75억원어치의 허니버터칩이 완판됐다고
개헌은 두 가지 고개를 넘어야 한다. 현재 개헌논의의 가장 시급한 대상으로 꼽히는 대통령 권력이 첫번째다. 지금까지 개헌은 번번이 대통령 혹은 대통령이 될 유력 주자의 반대에 부딪혀 논의로만 그쳤다. 천우신조로 '대통령 고개'를 넘는다 하더라도 국민투표가 기다리고 있다. 개헌에 대한 국민적 동의가 두번째 고개다. 그런데 '대통령 고개'가 동네 뒷산이라면 '국민투표 고개'는 히말라야 산맥이다. 권력구조 개편을 중심으로 한 정치인들의 개헌 주장이 일반 국민들에겐 공허한 그들만의 리그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개헌논의를 정치인들의 권력 나눠먹기로 본다. 가장 큰 이유는 정치권발 개헌론의 중심에 국민이 놓여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우선과제 중 개헌으로 풀 수 있는 문제들을 선별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고 나서 개헌을 추진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인데도 정치권의 개헌론은 순서가 거꾸로 됐다. 무엇보다 개헌으로 국민들이 체감하게 될 효용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옥시 사건 이후로 모든 게 다 무섭네요. 우리집 공기청정기 필터를 계속 써도 될까요?" 한 방송사가 시중에 판매되는 공기청정기 5개 중 2개 제품의 필터에서 클로로메탈이소티아졸리논(CMIT) 계열의 성분 OIT(Octylisothiazolinone, 옥타이리소씨아콜론)가 검출됐다고 보도한 이후, 국내 공기청정기를 생산하는 모든 업체에 소비자들의 이 같은 문의가 이어졌다. OIT는 급성 흡입독성이 있는 물질로, 환경부가 2014년 유해물질로 분류했다. 이미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겪은 소비자들의 불신은 강했다. 수일간 소비자들의 문의전화와 렌탈 해지요청 등이 이어지자 위니아, 쿠쿠전자 등 일부 업체는 "미국 3M에서 납품받는 '3M 초미세 먼지 필터'를 사용한 공기청정기 극소량의 OIT가 함유돼 있지만 환경부 허용기준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 수준으로 인체에 무해하다"고 해명에 나섰다. 해당 업체들은 불안해하는 소비자들에 필터 무료 교체서비스를 약속하고 향후 해당 필터를 사용하
2012년 9월 다수 이동통신 유통점들이 동시에 최신 프리미엄폰인 갤럭시S3를 17만원에 내놨다. 출고가 90만4000원인 인기 제품이 헐값에 풀리면서 대규모 번호이동이 이뤄졌다. 일명 ‘갤3 대란’이 시작된 것. 하지만 대란 속에서도 정보가 부족한 이용자들은 출고가를 고스란히 부담하고 같은 휴대폰을 구입했다.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극심한 이용자 차별이 벌어진 것. 2년 가까운 논의 끝에 2014년 10월 시행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은 이 같은 폐단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아울러 이통사들이 마케팅에 쏟아붓는 재원을 통신요금 및 서비스 경쟁에 투입토록 해 이용자 혜택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었다. 단통법이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은 사실이다. 일부 불법영업 행위를 제외하면 누구나 어느 매장에서든 동일한 가격에 휴대폰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단말기 출고가가 낮아졌고, 중저가폰도 대거 출시돼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20%에 달하는 요금할인제도도 새롭게 탄생했다. 그럼에도 단통
"금품 공여자가 선처를 받기 위해 허위로 진술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무죄가 나왔다. 이런 식으로 무죄가 선고되면 검찰의 부정부패 수사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 즉시 항소를 해 시정을 구하겠다." 지난 23일, 협력업체 등으로부터 1억여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민영진 전 KT&G 사장(58)이 무죄를 선고받자 한 검찰 관계자가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이 관계자는 "이런 판결은 앞으로 부정부패 수사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과연 검찰 말대로일까. 이 질문에 적절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민 전 사장에게 무죄가 선고된 이유를 잘 살펴봐야 한다. 법원은 민 전 사장의 혐의와 관련된 모든 관계자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렇다고 단순히 이들이 선처를 받기 위해 허위 진술을 했다고 본 것은 아니다. 이들의 진술을 믿기 어려운 사정이 다수 존재했다는 것이 판결의 핵심이다. '민 전 사장이 2009년 10월쯤 부하 직원 이모씨에게서 승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2016년 브렉시트?"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세계 5위 경제 대국인 영국의 EU 이탈은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경제와 금융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국내 부동산시장에서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오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008년에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비롯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집값이 30~40% 떨어지는 경험을 했던 만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근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투자 열풍이 불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는 일반 아파트보다 가격 탄력성이 커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 하락폭도 그만큼 커진다. 연간 아파트값 상승폭이 가장 높았던 해는 2006년. 재건축 단지를 뺀 수도권 일반 아파트 가격은 평균 32% 올랐고 재건축 아파트는 40% 상승했다. 당시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자고 나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밀레니얼 세대가 될 겁니다. 장년층이 청년층의 미래를 원치 않는 방향으로 결정해버렸습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영국에서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가결된 직후 한 영국청년이 씁쓸한 표정으로 내뱉은 말이다. 이날 많은 젊은이들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뛰쳐나왔다. 브렉시트로 인한 중장기적인 여파를 겪게 되는 것은 젊은 세대인데, 기성세대가 무책임하게 결정을 내려버렸다는 내용의 글이 영국 청년들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뒤덮었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에 따르면 청년층의 과반 이상은 EU(유럽연합)에 잔류하는 '브리메인'(Bremain)에 투표했다. 18~24세의 경우 지지율이 75%에 달했다. 반면 50대부터는 '브렉시트' 지지율이 과반을 넘었다. 50~64세는 54%, 65세 이상에서는 61% 지지율을 보였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최종 투표율은 72%로 찬성이 51.9%, 반대가 48.1%였다. 브렉시트에 대한 반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