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혁신이 되겠습니까"

[기자수첩]"혁신이 되겠습니까"

우경희 기자
2016.07.26 05:40

[the300]

"그런데, 누가 당선 된들 그 혁신이란게 되겠습니까."

점심을 함께하던 한 새누리당 관계자의 말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플레이어보다는 관전자의 입장에 가까운 이다. 이날도 부담없이 '전대 2강'을 꼽으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중이었다.

새누리당 전대는 출마자들이 지난 주말 각자 성향에 꼭 맞는 공약을 무더기로 발표하면서 열기를 더하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후보들은 "당정청은 한 몸"이라며 청와대에 노골적으로 구애하고 있다. "점지만 받으면 친박표가 온다"는 생각이 읽힌다.

비박(비박근혜)계 후보들은 겉으로는 공천개혁의 기치를 들었다. 상향식공천을 중심으로 공천제도를 뜯어고치겠다는거다. 이면에는 20대 총선 참패의 원인을 공천을 주도한 친박계로 돌리려는 프레이밍이 있다. 공천으로 전횡을 휘두른건 저들이니 염증을 느낀 당원은 이쪽으로 표를 달라는 식이다.

공약전쟁에 불이 붙으니 예정에 없던 후보들도 민심행보까지 작파하고 당사로 뛰어들어와 기자회견을 했다. 레이스가 본격화되는 마당에 기세에서 밀릴 수 없다는 생각일 터이다. 바쁜 시간을 쪼개 공약을 발표하고는 각자 구두끈을 고쳐매고, 또 배낭 끈을 졸라매고 박정희 생가로, 시장으로 각기 바쁜 발길을 재촉했다.

난무하는 총선책임론과 공약전쟁 속에서 당원들은 되묻는다. "도대체 진짜 혁신을 말하는 후보는 누구냐"고.

2강으로 종종 언급되는 한 후보는 최근 식사자리서 "당 혁신 대책은 뭐냐"는 기자의 질문에 "계파해소"라고 답했다. 다시 "계파해소는 어떤 방법으로 할거냐"고 묻자 "모든 것을 대립구도로만 보는 시각을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근래 했던 대화 중에 가장 허탈한 대화였다.

혁신을 말하던 새누리당 관계자가 이내 화제를 돌렸다. 당이 언제까지 이 계파갈등 분위기로 갈 것 같느냐고. 자리를 함께한 다른 관계자가 "연말까진 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맞은편에 앉았던 일행은 "내년 재보궐에 지고 이번에 뽑힌 당대표가 사퇴한 다음에 좀 달라지겠지"라고 말했다. 두엇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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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the300 국회팀장 우경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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