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로스쿨 정원 일부 법대 졸업생에 할당…'상생' 될까

[기자수첩]로스쿨 정원 일부 법대 졸업생에 할당…'상생' 될까

이경은 기자
2016.07.26 04:14

"로스쿨과 법대의 상생을 위해 로스쿨 정원의 일부를 법대 졸업생에 할당하는 방안을 논의할 때입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들이 정원의 일부를 법과대학 졸업생 선발을 위한 쿼터로 할당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로스쿨과 법대의 상생'에 나섰다. 지난 15일 전국 25개 로스쿨원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형규 로스쿨협의회 이사장(한양대 로스쿨 원장)은 '매년 미등록·편입학·자퇴 등의 사유로 발생하는 로스쿨 결원을 법대 졸업생 가운데 우수한 성적을 가진 학생들로 충원하자'는 내용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우수한 법대 졸업생들이 선발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동시에 법학 연구를 활성화할 수 있는 상생 방안"이라고 밝혔다.

로스쿨과 법대는 본래 태생이 같지만 사시 존치 등을 놓고 이해 관계가 크게 갈리면서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로스쿨협의회는 '법대 졸업생 할당'이 양측의 갈등을 봉합하고 사양길로 접어든 법학을 살려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그러나 이 방안이 취지대로 '상생'의 길을 찾으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기존 '로스쿨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를 개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법은 비법학 전공자가 로스쿨 정원의 3분의 1 이상이 돼야 한다고 규정한다. 로스쿨협의회는 이 법을 개정할 구체적인 안을 오는 8월까지 마련해 공청회를 거쳐 교육부에 전달키로 했다. 전달 이후 법무부 및 국회와의 협의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관련법 개정작업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이와 별개로 정원 할당이 로스쿨의 설립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도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 다양한 전공과 배경을 가진 학생들을 법조인으로 양성하겠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법학 전공자들에게 정원을 할당하는 것이 어떤 이유에서 더 바람직한 것인지, 비법학 전공자들에 대한 역차별 우려는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등에 대한 설득력 있는 대답이 필요하다. 로스쿨과 법대의 갈등에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이런 상황에서 혼란을 가중시키지 않으려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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