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발생하고 있다.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대출을 받아 기존 세입자의 보증금을 돌려주기도 한다.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 있지만 그간 정부가 쏟아낸 부동산시장 활성화 정책의 후유증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입주 물량 급증으로 역전세난이 발생한 2004년, 2008년과 비교하기도 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송파구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달 대비 0.05% 하락했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전셋값이 유일하게 하락한 지역이다. 실제 송파구 소재 A아파트 전용면적 82㎡ 전셋값은 올초 3억8000만원에서 6월 현재 3억6750만원으로 떨어졌다.
역전세난은 다양한 이유로 발생한다. 우선 많은 아파트가 일시에 공급돼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되면서 발생한다. 경기 침체도 이유로 꼽힌다. 경기가 전반적으로 악화되면서 주거지 이동 수요가 감소, 전세 수요가 줄어든다는 것.
연말부터 전국적으로 입주물량이 쏟아질 예정인 데다 경기 불확실성도 확대될 수 있어 역전세난은 서울 강남권에만 머물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역전세난이 발생, 기존 전세보증금보다 시세가 하락할 경우 집주인들은 은행 대출이나 매매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급매 물량이 늘어나면 집값 하락 우려도 커진다.
반면 세입자의 경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새 아파트 입주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입주율이 저조한 불 꺼진 아파트가 속출할 수도 있다. 결국 공급 과잉이 부메랑이 돼 집주인, 세입자 모두가 피해를 보는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
정부는 올 초까지 공급 과잉 문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섣부른 대응이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지금은 입장을 바꿨다. 공급에 인위적으로 개입하기보다 건설업계 스스로 판단해 물량을 조절하기 바란다고 선을 긋긴 했지만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주택분양이 계속 이뤄진다면 2~3년 이후에는 공급과잉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앞서 수많은 작은 징후들이 발생한다는 하인리히의 법칙은 어떤 상황에서든 오류 등을 신속히 발견·대처해야 한다는 의미와 함께 초기에 신속히 대처하지 못하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 지금의 역전세난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정부가 다시 한번 고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