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국내 휴가지에서 있었던 일이다. 유료주차장에 5시간 정도 차를 세워두고 나가려는데 주차요원이 카드결제가 되지 않는다며 출구를 열어주지 않았다. 평소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후진해서 차를 돌려 현금인출기를 찾았다. 수수료 1200원을 부담하고 현금을 꺼내 주차료를 내고 나가려는데 주차요원이 갑자기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를 요구했다.
그냥 지나치려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라 왜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까지 묻는지 되물었다. 주차요원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제가 주차료를 떼어먹었을 거라고 의심해요"라고 답했다. 출구를 나서 거스름돈을 확인해 보니 받아야 할 돈에서 1000원이 모자랐다. 차를 귀퉁이에 세우고 다시 주차요원을 찾아가 1000원을 받아왔다.
주차요원을 탓하려는 게 아니다. 생각해보면 이 과정들은 모두 카드결제가 이뤄지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주차요원은 받지 않아도 될 의심을 받으며 일일이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를 기록해야 하고 당연히 카드 결제가 되리라 생각했던 주차장 이용객은 찜통 더위에 현금인출기를 오가는 수고를 해야 한다.
휴가기간 일주일 동안 거의 하루 한 차례씩은 카드 결제가 되지 않아 이런 귀찮은 일이 생겼다. 그나마 모바일뱅킹이 확산돼 다행이었다. 현금을 요구하는 곳에서 스마트폰으로 은행 앱을 켜고 보안카드를 꺼내 송금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는 누군가는 어디에선가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을 것이다. 카드보다 현금 결제를 선호하는 자영업자들의 심정을 이해하긴 하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모처럼만의 휴가가 짜증으로 얼룩질 수 있다.
내수 경제를 활성화하고 관광산업을 육성하려면 관광객의 입장에서 편의성을 좀더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는 휴가지에서 현금을 찾으러 다니거나 보안카드를 꺼내 스마트폰으로 송금하는 수고를 덜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