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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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어느 날 서울 우면동 삼성전자 R&D(연구개발) 캠퍼스에서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오후 5시가 되자 사무실 내에서 난데없는 음악이 울려 퍼졌다. 퇴근을 알리는 소리였다. 한 직원은 "더 이상 일하기가 힘들 정도로 음량이 컸다"고도 말했다. 들어가라는 회사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직원들은 모처럼 일찍 퇴근했다. 매월 21일, 한 달에 한 번씩 삼성전자 각 사업장에서 비슷한 일은 반복될 예정이다. 이날은 삼성전자의 월급날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과 (개인) 삶의 균형을 위해서 불필요한 잔업과 휴일근무를 금지하고 있는데 상징적으로 우선 월급날 하루라도 빨리 보내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먼저 세트(스마트폰, 가전 등 완제품)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부별로 자율적 시행에 들어갔다. 유사한 형태의 변화들은 계속될 전망이다.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자발적 참여를 강화하려는 취지다. 비효율적인 근무 분위기, 습관적 잔업·특근부터 없애야 창의적 문화가 생겨난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가 최근
요즘 정부세종청사는 아침마다 진풍경이 펼쳐진다. 출근 시간에 청사 출입구마다 긴 줄이 늘어서기 때문인데, 30~40명이 줄을 선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청사 보안이 강화된 탓이다. 공무원시험 준비생이 정부서울청사를 무단 침입한 이후 벌어진 일이다. 긴 줄의 원인은 금속탐지기다. 예전에도 금속탐지기가 있었지만, 띄엄띄엄 운영돼왔다. 하지만 사고 이후 청사를 출입하는 모든 사람은 금속탐지기를 통과해야 한다. 청사 직원이 일일이 소지품 검사를 해 출입 시간은 더 길어진다. 정부청사가 뚫리고, 보안을 강화하는 건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2012년의 일이다. 당시 외부인이 휘발유를 들고 정부서울청사를 무단으로 들어갔다. 그는 청사에 불을 지르고 투신했다. 2014년에는 정부세종청사 차례였다. 사슴 농장을 운영하던 민원인이 트럭을 타고 정부세종청사로 돌진했다. 사고 이후 청사 보안은 갈수록 강화됐다. 2012년에는 청사 출입증과 소지품 검사가 강화됐다. 2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이 시험대에 올랐다. 민간주도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 운영사인 더벤처스가 창업 벤처기업의 지분을 무상 편취한 혐의로 최근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다.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주체를 민간 전문기관에 맡기되 정부는 운영 과정에서 손을 떼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게 팁스의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 팁스 운영사가 정부의 후속 지원금을 구실로 창업기업에 압력을 행사해 그들 몫의 지분을 과도히 챙기고 싶은 유혹이 없을 리 만무하다. 문제는 이런 욕망을 마땅히 제어할 수단이 변변치 않았다는 게 드러난 것이다. 중기청도 문제점을 인식하고 관리감독 강화를 검토하고 나섰다. 정부가 팁스에 어느 정도 개입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정책 집행의 중심을 '관'에서 '민'으로 이동시키겠다는 주 청장의 정책 드라이브에 일정 정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팁스 사태 이후 민간시장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일부 투자기관은 벌써부터 "정부 사업에 참여하면 잠재
총선 직후 그간 친박계로 불렸던 일부 의원들이 지도부 총 사퇴 후 원유철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에 대한 반발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가칭 '새누리혁신모임'을 만들고 원 원내대표를 거듭 압박하고 있다. 원 원내대표가 비교적 최근에 친박계에 들어온 신박(新朴)이지만 그간 친박계 입장을 대변해 온 상황을 감안하면 의외의 모습이다. 새누리당 내에서 원 원내대표 반디 분위기는 확산됐지만 '세'가 불리하다고 판단한건지 친박 핵심으로 불리던 의원들은 일언반구가 없다. 사실상 무언의 지지의사가 아니냐는 해석도 들린다. 정치인들에게 계파는 숙명이다. 다수가 권력을 가지는 것이 정치의 본질임을 생각하면 세를 불리는 건 정치인에게는 본능이다. 그러나 정치인들의 계파는 화석이 아닌 살아움직이는 생물이며 필요에 따라서 언제든지 '갈아탈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새누리 친박들도 타고 있던 말을 갈아타려는 정지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대 국회 4년간 아니 더 거슬러 올라가 2007년
"예상했던 대로 결국 '긁어 부스럼'만 낸 격이죠." 목질 바닥재 품질관리 및 인증 주체가 기존의 기술표준원에서 산림청으로 이관된 것을 두고 최근 업계의 한 관계자가 한 말이다. 그는 지난해 강행된 이 변화를 둘러싸고 당초 관련 업계가 우려했던 부분들이 하나둘 현실화되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은 2013년 신설된 '목재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목재법)에 따라 목질 바닥재의 제품 규격과 품질기준을 고시하고 지난해 말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이로써 목질 바닥재의 품질 관리와 인증을 담당해왔던 기표원은 산림청에 관련 업무를 넘겨주게 됐다. 목질 바닥재 업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현재 잘 작동되고 있는 관리, 인증 체계를 굳이 바꿔야할 명분이 없고 이런 변화가 오히려 관리·감독에 구멍만 유발, 애꿎은 업체들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주로 원자재 관련 업무만 담당해온 산림청이 최종 소비재인 목질 바닥재와 관련
국내 P2P(개인간) 대출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지만 관련 법이 없어 연체관리·추심업무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 17일까지 8퍼센트·펀다·빌리·렌딧·테라펀딩·어니스트펀드 등 상위 6개 P2P 대출업체의 누적 대출액은 600억원으로 추정된다. P2P 대출업체들은 이들 대출에 대한 연체관리와 추심업무를 대부업 자회사를 통해 이행하고 있다. 문제는 P2P 대출업체의 대부업 자회사는 직원수가 2명 안팎에 불과한 종이회사(페이퍼 컴퍼니)로 사실상 대출 플랫폼을 제공하는 P2P 대출업체 직원들이 연체율 관리와 추심 업무를 함께 담당한다는 점이다. 대부업법상 연체율 관리와 추심 업무는 대부업체 직원만이 할 수 있는데 위법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아직 신생단계인 국내 P2P 대출업체가 기존 금융회사의 전문적인 연체율 관리와 추심업무를 따라가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일부 P2P 대출업체들은 현재 연체율을 공개하지 않고 공개하더라도
SBI저축은행은 방카슈랑스(보험판매)로 월 평균 60억원의 계약고를 올리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방카슈랑스로 670억원 규모의 보험 계약을 체결했다. HK저축은행도 2014년 12월에 방카슈랑스를 시작해 지난 2월까지 총 600억원의 방카슈랑스 계약고를 올렸다. 저축은행이 보험을 팔면 일정 수수료를 받는다. 저축은행중앙회는 골드바 판매 및 매입 대행을 원하는 저축은행들이 많아지자 지난달 한국금거래소쓰리엠과 24개 저축은행에서 골드바 판매 및 대행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대출이자를 주수익원으로 삼아왔던 저축은행들이 수수료라는 비이자수익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저축은행의 주고객인 신용등급 4~6등급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시장에 중금리 대출이 등장하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카드·보험 등 전 금융권에서 서민금융지원을 명목으로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고 내년에 출범하는 인터넷전문은행도 중금리 대출을 주력 사업으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이 비이자수익
103명이 숨졌는데 사과는커녕 사건 은폐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글로벌 기업 옥시레킷벤키저 얘기다. 사건이 불거진 때는 2011년 4월, 검찰이 특별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 지난 1월. 그 사이 옥시는 실험결과를 조작하고 법인의 성격을 바꾸는 등 책임을 회피하는 일에 힘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한 질병관리본부의 연구결과를 반박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실험을 의뢰했는데 비슷한 결과가 나오자 이를 중단시켰다는 의혹을 받는다. 옥시는 자사 입맛에 맞는 실험 결과를 낸 서울대와 호서대의 보고서만 검찰에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옥시는 '맞춤 실험'을 의뢰하며 연구용역비 명목의 뒷돈을 건넨 혐의도 있다. 검찰은 옥시가 자사 홈페이지에 올라온 피해자들의 부작용 호소 글을 무더기로 삭제한 정황 역시 파악했다. 옥시는 2011년 12월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조직을 변경하기도 했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이틀 후인 지난 15일. 공공기관 경영평가 관련 취재를 위해 연락한 A공기업 고위 관계자는 대뜸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 공기업에서 30년 가까이 일한 그는 “총선에서 패한 여당의 움직임이 심상찮다”며 “정치인들끼리 자리 싸움이 시작된 것 같다”고 말했다. 말인즉슨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임명된 공공기관장과 국책연구원장의 3년 임기가 이달 전후로 끝나는데, 공석이 생기면 총선에서 패한 여당 인사들의 자리 쟁탈전이 벌어진 것이란 얘기다.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공공기관 정보에 따르면 현재 코레일과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7개의 기관장 자리가 비었다. 올 상반기 안으로 임기가 끝나는 기관과 국책연구원까지 고려하면 빈 자리는 30개로 늘어난다. 선거가 끝난 뒤 낙하산을 타고 공공기관으로 가는 정치인은 늘 있었다. 시계를 4년 전으로 돌리면 최연혜 전 코레일 사장 등이 19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공기업 기관장이 됐다. 이번에도 선거에 져서 갈 곳 없는 정치권 인사 중 일부는
요즘 지인들을 만났을 때 주된 화제는 부동산으로 돈 벌기다. 저금리 시대에 20~40대의 젊은 직장인들마저 '희망퇴직'이라는 이름 하에 거리로 내몰리면서 부동산에 관심이 더 높아졌다. 월급 외에 매달 꾸준히 나오는 임대 수입은 모든 직장인들의 로망이다. 실제로 주변에 지방 또는 수도권에 다세대 주택을 매입해 임대 수익을 올리고 있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다. 이 중 오피스텔과 수익형 호텔도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꼽힌다. 하지만 부동산은 어떤 면에서는 주식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우선 투자금액이 최소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으로 상대적으로 크다. 손실을 봤을 때 팔고 나오기도 주식에 비해 쉽지 않다.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계속 떠안아야 한다. 상장된 기업의 주식과 달리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이나 분양대행업자들의 말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정보의 비대칭성 한계도 분명하다. 주식처럼 부동산도 수익이 높은 만큼 리스크가 높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임을 인지해야 한다. 최근 모델하우스를
"대체 경제민주화가 뭔가요. 이번엔 또 어떤 규제로 대기업의 희생을 강요할지가 걱정입니다" 야당의 승리로 막을 내린 20대 총선 결과를 두고 한 식품기업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경제민주화'를 빌미로 대기업에 대한 규제가 보다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엿보였다. 이러한 우려는 지난 10여년간 경제민주화라는 명목으로 대기업 숨통을 옥좼던 수많은 규제법안이 기업에게 트라우마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민들의 의식주 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식품유통업계가 느끼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공포는 다른 산업군에 비해 유독 크게 느껴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형마트와 대기업 빵집에 대한 출점 규제다. 전통시장을 살리겠다고 대형마트 영업시간과 출점을 규제했지만 수많은 중소 식품제조업체와 농축수산물을 생산하는 농어가 수익감소라는 역효과만 불러왔다. 그렇다고 전통시장이 활성화됐다거나 서민들의 삶이 나아졌다는 증거도 없다. 오히려 일부 소비자단체 등에 따르면 대형마트 소비감소액과 전통시장의 매출 증가분을
2012년 4월11일 당시 영등포에 있던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19대 총선을 취재하던 기자는 출구조사 결과를 접한 한명숙 대표의 표정을 잊지 못한다. 엷은 미소를 띠었지만 당혹 그 자체. 박수는 나왔지만 분위기는 무거웠다. 이때 치러진 선거에서 야권은 필살기인 당대당 야권연대까지 쓰며 총력전을 펼쳤고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다. 관심을 모았던 2011년 10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이후 정권심판론의 바람까지 탄 터라 더 승리가 손에 잡힐 것 같은 시기기도 했다. 그러나 발표된 출구조사 스코어는 예상외의 박빙. 최종 결과는 야권에 더 참담했다. 패배도 모자라 새누리당에 또 과반 이상의 의석을 내줬다. 패배의 원인은 간단했다. 무엇보다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해서였다. 당시 야당을 출입하던 기자는 승리를 확신한 나머지 과한 자신감을 보였던 민주통합당의 모습을 똑똑히 기억한다. 어색한 내리꽂기 공천이 아무렇지도 않게 이뤄졌고, 선점했어야 할 '경제민주화'와 '복지' 이슈 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