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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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후 2시 서울시의회 본회의장. 서울시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 8081억원에 대한 표결이 진행됐다. 서울시가 메르스 사태로 침체된 경기를 진작시키겠단 취지로 시의회에 제출한 예산을 통과시킬지 결정하는 자리였다. 시의원 80명이 재석해 찬성 54명, 반대 21명, 기권 5명으로 순식간에 통과됐다. 그날 서울시민인 친구 5명에게 이 사실에 대해 알고 있느냐고 묻자, "그게 뭔지 잘 모르겠다.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는 공통된 답변이 돌아왔다. 메르스 사태로 서울시가 이러이러한 취지로 추가 예산을 편성하는 거라고 해도 별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너가 냈던 주민세, 재산세, 자동차세, 가끔 자동차 속도나 신호를 어겼을 때 냈던 과태료 등을 서울시가 사업에 쓰는 거라고 다시 설명해줬다. 그랬더니 "먹고 사는 것도 바빠 죽겠다"는 핀잔만 돌아왔다. 국민이 관심이 있든 없든 정부는 세금을 더욱더 열심히 걷기 위해 노력 중이다. 행정자치부는 지방자치단체가 주민세를 최대 1만원까지 걷을
종교와 세금은 역사상 가장 오래된 논쟁거리 중 하나다. 우리는 수많은 종교전쟁을 기억한다. 세금으로 인한 민란의 역사도 인류 역사와 맞물린다. 종교와 세금을 붙여 놓았을 때 어려워지는 이유다. '종교인 과세' 이야기다. 정부가 또 다시 종교인 과세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고, 국회는 미지근한 반응을 보인다. 시민단체들은 종교인 과세에 찬성하면서도 세부 내용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다. 역시 어렵다. 종교인 과세는 정부가 6일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또 다시 등장했다. 정부는 종교소득을 소득세법에 명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금까지 종교인 소득은 소득세법 시행령에 사례금으로 분류됐다. 이번에 종교소득 필요경비 공제율은 80%에서 20~80%로 소득별 차등화했다. 소득이 높은 종교인일수록 더 많은 세금을 거둬들이겠다는 복안이다. 정부의 의지는 읽히지만 갈등의 여지는 여전하다. 정부는 지난 2013년 11월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올해 1월부터 종교인 과세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치권은
1994년 5월12일, 야당이던 영국 노동당 당수 존 스미스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그 당시 영국 총리이던 보수당의 존 메이저는 의회에서 그를 추모하는 연설을 했다. "우리는 항상 음료수를 함께 마셨는데 때로는 차를, 때로는 '차가 아닌 다른 음료'(?)를 마셨다. 그런 자리에서 우리는 업무적인 사안을 넘어서는 다른 여러 주제에 대해서도 토론을 나누곤 했다." 당 대표라는 게 없는 미국에선 대통령이 여야 개별 의원들을 직접 만난다. 아버지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의회의사당 지하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의원들의 핸드볼 경기에 꾸준히 참가했다. 또 운동을 좋아하는 여야 의원들끼리 친목모임인 '체육관 저녁'(Gym Dinner)에도 빠짐없이 나갔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달 16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의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알았다"고 했지만 아직 영수회담에 대한 움직임은 없다. 박 대통령은 지난 3월17일 이후 4개월 넘게 문
"요즘 같은 분위기면 굳이 코스닥에 가지 않고 코넥스에 머물러 있어도 될 듯합니다." 코넥스에 상장된 한 업체 임원은 코스닥으로의 이전상장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임원은 "최근 증권사 관계자와 투자자들이 회사로 방문하겠다는 요청이 잇따르고 있으며 투자를 위해 증자 등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코넥스시장은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에 진입하기 힘든 업체들이 필요한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2013년 7월 만들어진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이다. 코넥스시장이 지난 2년여의 시행착오에서 벗어나 최근 창업 초기 중소기업들의 자금조달의 장(場)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종가 기준 코넥스 시가총액(이하 시총)은 4조888억원을 기록, 사상 처음 4조원을 돌파했다. 코넥스 시총은 출범 당시 4689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 6월 3조원을 돌파한 후 불과 1개월 만에 1조원을 더하며 4조원마저도 훌쩍 넘어섰다. 이는 최근 코넥스에 대한 투
"(지난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규제완화는 새 경제팀이 출범하는 과정에서 ‘너무 과도하다’는 부분을 바로잡는 노력이었지 ‘빚을 내서 집을 사라, 말라’는 식의 정책변화는 아니다." 청와대는 지난 3일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관련 정책이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LTV와 DTI 규제완화 방안을 내놓은 지 1년 만에 대출규제를 강화키로 한 데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내놓은 해명이다. 지난해 7월 최경환 경제팀이 출범하면서 주택 거래 등 부동산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LTV와 DTI 등 대출규제 완화책을 내놨다. LTV를 기존 60%에서 70%로, DTI는 50%에서 60%로 각각 확대해 전세에 머물고 있는 수요자들에게 빚을 내 집을 사도록 유도하는 내용이었다. 당시 가계부채 심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정부는 대출을 통해 내수 활성화가 이뤄지면 장기적으로 가계부채까지도 나아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
가정해보자. 1년에 1억원 매출을 올리는 편의점이 있다. 어느 날 편의점에 소방점검이 나왔다. 결과는 '소방시설 불량'. 구체적으로 실내 마감재료가 불에 취약하다는 것이었다. 지적을 받고도 가만히 있자 주인에게 과태료 통지서가 날아왔다. '200원'. 당신이 편의점 주인이라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과연 '다음 점검 때 또 걸리면 안 되니 리모델링하자'일까. 시간과 품과 200원보다 많은 돈을 들여서 말이다. 높은 안전의식을 가진 사람이 아니고서야 그것보다는 '껌값의 반도 안 되니 과태료 내고 말지' 정도가 합리적인 반응일 것이다. 소방시설법에 따르면 지금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들이 처한 상황이 딱 이렇다. 1년에 약 1조원대의 매출을 올리면서 소방점검으로 '소방시설 불량' 판정을 받고 고치지 않으면 대부분 200만원 과태료를 내고 끝이다. 가상의 편의점처럼 1억원 매출을 올리면서 고작 200원 내는 꼴이다. '지적사항 개선'보다는 '뭉개기'를 선택하는 게 자연스러운 상황이다. 문제는
금호산업 매각을 두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협상을 시작한 금호산업 채권단 내부에서 적정 매각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내부 조율도 이뤄지지 않은 채 협상에 나선 것이다. 채권단은 지난주 두 차례 이뤄진 박삼구 회장과의 협상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정한 1조원대의 가격을 박삼구 회장 측에 일단 제시했다. 미래에셋의 의결권 비율은 14.7%로 채권단 중 가장 높다. 미래에셋은 운용사로서 최소한의 금액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산업은행과 우리은행, 국민은행, 농협, 대우증권 등 다른 채권자들은 미래에셋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모양새다. 미래에셋이 제시한 주당 5만9000원 수준의 가격에 거품이 끼어 매각 성사 가능성만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원하는 가격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도 아니다. 너무 낮은 매각가를 제시할 경우 자칫 여론의 비판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삼구 회장에 대한 특혜 논란과 헐값매각 지적에 채권단은 부담을 느낀다. 사실 채권단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답답합니다." 지난달 22일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종합관리방안)' 발표 후 만난 한 30대 지인은 이렇게 하소연했다. 거치식 대출을 끼고 집을 산 그는 내년 초 거치기간이 만료되면 매달 이자와 함께 원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2억원을 대출받아 매월 50만원대의 이자를 내왔지만 원리금균등분할상환을 하면 15년 동안 매월 138만원(연 3.0%)을 내야 한다. 속이 타는 이유는 거치식 대출연장 가능 여부를 지금으로선 알 방법이 없어서다. 정부가 ‘거치기간 1년 이내, 분할상환 원칙’만 발표했을 뿐 세부내용은 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거치기간 연장을 무조건 막겠다는 뜻은 아니다”면서도 “예외사항 범위를 어떻게 할지는 미정”이라며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세부사항이 정해지는 시점에 대해서도 “하반기에는 결정될 것”이라는 두루뭉술한 대답만 내놨다. 원리금 상환이 힘든 대출자들은 초조한 모습이다. 당장 내년 1월부터 만기연장이 안되는 고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 2~3년 밖에 안 남았습니다." (7월 8일, 디스플레이 총괄워크숍) "저가의 로컬 차 브랜드 성장으로 중국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7월 23일, 현대차 2분기 실적발표회) 산업1부 소속인 기자는 얼마 전 부서 내 팀 이동이 있었다. 전자팀에서 자동차팀으로다. 두 출입처는 한국 산업계를 이끄는 쌍두마차다. 시스템과 문화는 달랐지만 고민거리는 같았다. 바로 중국이다. 관련 토론회를 가도, 실적발표회를 가도 어디서든 빠지지 않는 화두였다. 전자회사나 자동차 회사나 "중국 업체들이 정부의 막강한 지원에 힘입어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저가 전략을 펼쳐 힘들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중국 업체들이 이젠 싼 가격 뿐 만 아니라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까지 더하고 있어 우려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자, 여기까지는 누구나 다 인지하는 뻔한 얘기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맞는 얘기다. 그런데 더 큰 위기의 지점은 여기에 있다. 몇 년
"사람들 북적대는 출근길의 지하철엔 좀처럼 카드 찍고 타볼 일이 전혀 없죠. 집에서 뒹굴뒹굴 할 일 없어 빈둥대는 내 모습 너무 초라해서 정말 죄송하죠." 최근 각종 음원차트에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는 밴드 '혁오'의 인기곡 '위잉위잉'의 일부 가사다. 이 가사는 현 청년실업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청년들이 가사 속 청년백수의 말에 크게 공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청년실업자는 44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만2000명 증가했다. 청년실업률은 10.2%를 기록했다. 이는 6월 기준으로는 1999년(11.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업률이 치솟으면서 구직 자체를 포기하는 청년도 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청년층 니트족(미취업 상태에서 직업교육도 받지 않는 청년층) 수는 2005년 57만7000명에서 2014년 66만4000명으로 늘었다. 이중 대졸 이상자는 12만명에서 19만4000명으로 62% 증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사람들 북적대는 출근길의 지하철엔 좀처럼 카드찍고 타볼 일이 전혀 없죠. 집에서 뒹굴뒹굴 할 일 없어 빈둥대는 내 모습 너무 초라해서 정말 죄송하죠." 최근 각종 음원차트에서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는 밴드 '혁오'의 인기곡 '위잉위잉'의 일부 가사다. 이 가사는 현재 사상유래 없는 청년실업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청년들이 가사 속 청년 백수의 말에 크게 공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청년 실업자는 44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4만2000명 증가했다. 청년 실업률은 10.2%를 기록했다. 이는 6월 기준으로는 1999년(11.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업률이 치솟으면서 구직 자체를 포기하는 청년도 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청년층 니트족(미취업상태에서 직업교육도 받지 않는 청년층) 수는 2005년 57만7000명에서 2014년 66만4000명으로 늘었다. 이 중 대졸이상자는 12만명에서 19만4000명으로 62% 증가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말기 유통법)이 시행된 10개월째다. 법 시행 초기 극심한 혼란을 겪긴 했지만 시장은 새로운 제도에 맞춰 점차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초기 우려와는 달리 순기능도 적지않았다. 이통사들의 과도한 보조금 경쟁이 사라지고 요금·서비스 경쟁이 불붙고 있다. 음성통화 요금을 무료로 제공하는 자신이 쓴 데이터량에 따라 과금되는 데이터중심요금제가 대표적이다. 경쟁 법칙도 달라졌다. 타사 가입자 유치 경쟁에 상대적으로 푸대접을 받았던 기존 가입자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 기기변경 가입자도 동일한 단말기 지원금 혜택을 받게되면서부터다. 단말기 제조사들의 경쟁 양상도 달려졌다. 과거 프리미엄폰 위주로 경쟁을 벌여왔던 휴대폰 제조사들이 기본기가 탄탄한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이전까지 보급형 모델은 프리미엄 모델과 제품 사양에 큰 차이가 있었지만, 최근 선보인 삼성전자의 ‘갤럭시 J’5와 LG전자의 ‘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