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사망보험금 1억원을 보장받더라도, 이 상품이 보험료가 저렴해요."
보험설계사들은 '동일 보장에 낮은 보험료'로 고객을 설득하곤 한다. 하나같이 저렴한 보험료를 내세우는 데 정말 그럴까. 이달부터 '보험가격지수'가 공시되면서 객관적인 가격비교가 가능해졌다. 이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평균 대비 보험료가 비싼 것이고, 100보다 낮으면 싸다는 뜻이다.
생명보험사 '빅3'인 삼성·한화·교보생명의 종신보험료(40세, 남자 기준)는 어떨까. 삼성생명의 '통합유니버설종신보험'은 가격지수가 112.5%다. 교보생명의 '나를 담은 가족사랑 교보 New 종신보험'은 106.1%. 두 보험사는 업계 평균 대비 보험료가 각각 12.5%, 6.1% 비쌌다. 반면 한화생명의 '스마트통합종신보험'은 99.3%로 평균 대비 저렴했다.
생명보험협회 비교공시나 상품 요약서를 잠깐 훑어보기만 해도 가격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정작 보험사들은 '보험가격지수'를 알리는데 소극적이다. 가격지수가 나온지 한 달이 다 됐지만 이에 대해 아는 소비자는 별로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상품의 경우 보험료가 30% 이상 저렴하다"면서 "하지만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설계사 채널 위주로 영업을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높은 보험가격지수가 노출되는 것을 꺼려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사실 보험가격지수는 '반쪽짜리 공시'에 가깝다. 2010년 이후 5년 여 만에 비교공시가 전면 개편되면서 상품별 비교가 가능해졌다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설계사 모집수당이나 보험계약 유지비 등 사업비는 이번에도 공개되지 않았다. 종신보험 기준으로 평균 사업비가 30% 전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낸 보험료의 30%가 수수료로 나가는 셈이니, 보험사들이 공개를 꺼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보험료가 어떻게 책정 됐고, 보험사가 떼 간 수수료가 얼마인지, 보험료 수준은 적당한지에 대해 소비자의 권리도 무시할 수 없다. 더구나 금융위원회는 이달 말 보험사의 보험료 결정권을 확대하는 규제완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보험사의 가격자율권 확대 뿐 아니라 '과연 소비자에게 보험료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했는지' 먼저 돌아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