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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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자국기업의 해외 증시 상장을 가로막는 정책을 펼칠 예정입니다. 서둘러 유치하지 않으면 중국기업 상장 유치의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해외기업 상장 유치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거래소 직원의 우려다. 최근 거래소는 해외기업 상장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공을 들이는 지역은 중국이다. 지난 15일에는 중국 하이난성에 기반을 둔 해남신세통제약이 국내 증시에 상장하기 위해 주관사 계약을 맺었다. 문제는 해외기업, 특히 중국기업에 대한 냉랭한 시장 분위기다. 2011년에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 고섬의 분식회계로 중국기업에 대해 불신이 생긴 탓이다. 중국고섬은 국내에 주식예탁증권(KDR)를 상장하면서 허위로 재무제표를 기재해 2년 반이 지난 2013년 9월에 상장폐지됐다. 중국고섬 사태의 파장은 컸다. 상장 심사를 맡은 거래소, 상장을 주관한 KDB대우증권, 상장 당시 회계심사를 맡았던 EY한영회계법인 등이 투자자들의 비난을 받았고 관련 소송은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이후
"이같은 평화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겠어요." "최고 경영진이 내린 결정이어서 실무진은 그 과정을 몰라요." 전자업계 '라이벌' 삼성과 LG가 대화합을 선언하며 전격적으로 화해한 지 20여일이 지났다. 지난해 해외 전시장에서 벌어졌던 세탁기 파손 사건에 대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화해했고,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도 법정 분쟁을 접기로 했다. 전격적인 화해가 이뤄졌지만 양사 임직원들은 아직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오랜 기간 치열한 경쟁을 벌여오면서 '숙적'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탓에 갑자기 찾아온 '평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르겠다는 모습이다. 한 기업의 관계자는 "최고위층에서 기업 간 화해를 결정했다고 해서 일선 직원들의 감정까지 풀리는 것은 아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이들 두 그룹의 이번 '화해'는 질적으로 크게 성숙된 모습이다. 지난달 31일 전격적인 '화해' 발표 이후 기자들은 이번 대화합을 주도한 주인공을 찾아 나섰다. 두 그룹의 오너 경영
벼락 맞을 확률보다 적다는 로또 1등의 당첨확률은 814만5060분의 1이다.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지만, 대박의 꿈을 품은 이들의 발걸음은 끊임없이 로또 판매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매주 팔리는 로또는 6000만매 가량으로 600억원에 달할 정도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한 모바일게임에서 구매한 '확률형 아이템'이 '궁극의 무기'로 불릴 만한 아이템을 던져 줄 확률은 얼마나 될까. 게임사가 자진해서 공개하지 않는 이상 구매자는 해당 확률을 알 길이 없다. 어떤 아이템이 나올 수 있는지조차 공개하지 않는 게임도 상당수다. 국내 게임업계에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가이드 라인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회가 이에 대해 규제 움직임을 보이자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9일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와 구성비율, 획득확률 등을 '게임물내용정보'에 넣어 공개하도록 하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입법 만능주의라는 비판이
증시가 4년만의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며 랠리를 이어가자 만년 적자기업들이 덩달아 이상급등하고 있다. 신사업 추가나 자산 매각 등의 호재성 재료가 시장에 돌면서 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일부 종목들의 묻지마 급등은 주식시장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일이지만 강세장에 편승해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LCD 장비업체인 케이엘티는 올 들어 주가가 351% 급등했다. 20일 종가는 1950원으로 올 1월 최저가 231원에 비해서는 8.4배 올랐다. 최근 3년 연속 영업이익 적자에 지난해 전 대표이사의 횡령 등으로 관리종목으로까지 지정된 업체다. 케이엘티의 이같은 급등세는 수주 계약 등 이슈 때문이다. 케이엘티는 지난 15일 '아이카이스트와 생산협력 계약을 체결했다'며 '향후 이 계약과 관련해 사명을 변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계약 금액 등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주가는 공시가 나오기 전부터 이미 급등 흐름을 타고 있다. 게임업체인 플레이위드와 휴대폰
지난 16일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 공청회가 열렸다. 소문만 무성하던 인터넷은행 설립 방안이 처음으로 공개 논의된 자리인 만큼, 공청회가 열린 서울 명동 은행회관 2층은 행사장 밖 복도까지 발디딜 틈이 없었다. 이날 세미나는 금융당국, 은행, 시스템통합(SI), 로펌, 컨설팅 회사 관계자들이 모여 각자의 입장을 확인하고 나름대로 생산적으로 논의할 내용들을 내놓은 자리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것은 인터넷은행이 '왜' 한국에 필요한가'에 대한 논의는 이미 제기하기 늦은 시점이 됐다는 점이다. 인터넷은행 관련 논의는 당연히 도입돼야 함을 전제로 '어떻게' 해야 하느냐로 넘어간 상태다. 해외 사례를 언급하지만 해외와 국내는 상황이 다르다. 인터넷은행이 처음 시작된 미국은 전체 인구의 25%가 은행 계좌를 갖고 있지 않다. 핀테크(금융+기술)가 우리보다 발달한 중국은 많은 인구가 금융서비스의 사각지대에 있다. 그 틈을 비집고 새로운 기술에 기반한
요즘 세종청사에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진풍경은 출근시간부터 시작된다. 공무원들의 규정상 출근시간은 오전 9시. 하지만 ‘지각생’은 꼭 있다. 지각생 중 상당수는 서울에서 세종으로 출근하는 이들이다. 도로상황에 따라 10여분 가량 지각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 과거에는 그냥 넘길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조금이라도 지각할 것 같은 상황이라면 외출증을 끊는 이들이 적지 않다. ‘지각 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다. 진풍경은 점심시간에도 이어진다. 규정상 점심시간은 오후 1시까지다. 모든 직장인이 마찬가지겠지만, 식사를 하다보면 점심시간을 약간 넘기기 일쑤다. 하지만 요즘 세종청사 공무원들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일이다. 청사 근처에 식당이 많지 않아 멀리까지 식사를 하러 가더라도 1시 이전에는 무조건 복귀해야 한다. 서울 출장을 간 공무원들이 퇴근 시간 무렵 세종으로 헐레벌떡 복귀해 ‘퇴근 기록’을 남기는 일도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진풍경은 지난달부터 시
정부가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 시한으로 못박았던 지난달 31일. 서울대에선 '한국의 노동시장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란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를 찾은 기자에게 이날 주제는 의미심장(?)했다. 대타협이 이뤄진다면 노사정이 서로 약속한대로 개혁이 진행될텐데, 마치 "대타협이 안될 수도 있으니, 대안을 모색해보자"는 것으로 읽힌 탓이다. 실제 토론회 분위기도 그랬다. 김동원 고려대 교수는 "역사를 살펴보면 노사정 대타협은 IMF(외환위기)때처럼 위기시에만 가능했다"며 "노사정이 결론내지 못하고 시간을 끌고 있다는 건 그만큼 위기에 대한 공감대가 부족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이날 대타협은 결렬됐고, 노사정은 서로 상대 탓을 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보기엔 노사정 모두 TV 개그프로에 나오는 '도찐개찐'(도긴개긴의 잘못된 표현)이었다. 양보없는 노측, 앓는 소리만 하는 사측, 몰아 붙이는 정부 등 노사정이 따로 움직였다. 문제는 노사정 대타협
"변리사 시험을 폐지하라." 지난 15일 오후,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보낸 이메일을 읽다가 눈을 의심해야 했다. 변협이 내세운 이유는 '지식재산 분야 전문성을 지닌 많은 변호사가 배출되고 있어 제도적 의미가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 이같은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흔치 않다. 그보다는 불과 2주 전 대한변리사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변호사에게 자동으로 변리사 자격을 주는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변협이 '맞불'을 놨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변협이 내세운 이유에 설득력이 없기 때문이다. 변리사 시험을 폐지해 '고도의 법률지식을 갖춘' 변호사들로부터 서비스를 받도록 해야 한다는 변협의 주장은 다분히 이기적이다. 무엇보다 서비스를 받는 당사자인 국민의 입장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일부 소송 당사자들은 차별화된 시험을 통과하고 지식재산권을 전문 영역으로 하는 변리사에게 사건을 맡기는 쪽을 선호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변협의 주장처럼 변리사 시험
요즈마펀드는 정부 벤처정책의 주요 키워드다. 지난해 2월 발표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한국형 요즈마펀드'를 결성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면서부터다. 1993년 이스라엘 정부의 자금을 종잣돈 삼아 만든 요즈마펀드는 미국 벤처캐피탈(VC)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자국 벤처기업에 투자, 글로벌 진출에 성공하며 90년대 이스라엘 벤처산업 전성기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우리 정부도 이스라엘의 벤처산업 활성화를 이끈 요즈마펀드를 본떠 미국 실리콘밸리의 유수 VC와 공동으로 펀드를 결성, 국내 벤처기업 투자를 진행하는 한국형 요즈마펀드를 통해 창조경제의 불씨를 지피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2월 이후 한국형 요즈마펀드 조성 계획은 빠른 속도를 내며 의욕적으로 추진됐다. 중소기업청은 6개월여만인 지난해 9월 실리콘밸리 상위권 VC인 DFJ와 월든인터내셔날과 함께 한국형 요즈마펀드의 첫 출범을 알리는 MOU(양해각서)를 맺었다. 올 2월에는 중국 VC업계 2위 업체인 IDG캐피탈과 1000억원 규모의 한
"제가 그동안 회사에 다니면서 가장 좋았던 게 뭔지 아세요? 바로 '자율출퇴근제'에요." 삼성전자의 한 워킹맘 직원이 자랑스럽게 꺼내놓은 얘기다.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훨씬 늘고 업무 집중도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흔히 삼성전자의 장점으로 높은 연봉을 꼽는다. 그런데 이 직원은 이런 물질적인 요소보다 '삶의 질'을 높여준 자율출퇴근제에 더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리곤 이렇게 덧붙였다. "성과급이요? 1년에 한번 받고나면 며칠간 기분 좋죠. 하지만 자율출퇴근제는 365일 매일 제 삶에 영향을 주잖아요." 삼성전자는 연구개발과 디자인 등 일부 직군에 한해 적용했던 자율출퇴근제를 이달부터 본사 기준으로 전면 확대했다. 주 40시간, 주 5일, 하루 최소 4시간 근무의 세가지 요건만 충족하면 자유롭게 알아서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직원들은 자율성을 얻는 대신 성과에 대한 명확한 책임을 지면된다. 기업의 가장 큰 목적은 무엇보다 이윤의 극대화다. '영리한' 삼성전자가 이를 간과할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높은 가격이 걸림돌이다." 최근 방문한 건축자재업체 A사의 단열재 생산공장. 최신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된 단열재 제품 소개를 마친 회사 관계자가 제품의 성장성을 묻는 질문에 내놓은 대답이다. 그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기존 제품에 비해 좋은 성능의 제품들이 나오고 있지만, 건축시장, 정확히 말해 건설사는 쉽게 변화하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고기능성 제품에 감탄하고 필요성엔 공감을 하면서도 실제 건축현장에는 선뜻 적용되지 못한다는 말이다. 왜 그럴까. 원인은 가격에 있다. '최저가 낙찰' 방식이 만연한 국내 건축환경에서 건설사들은 시공원가 줄이기에 사활을 건다. 법적으로 강제된 사항이 아니라면 기능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한 비싼 것보다 값싼 원자재를 선택하기 마련이다. 또 어떻게 하면 인건비를 더 아낄 수 있는지에도 골몰한다. 문제는 이 같은 '저가' 선호 관행이 우리 사회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안전사고와 결코 무관치 않다는 점이다. 1999년
지난달 26일 오후 5시 중앙대 정문 앞 광장에는 100여 명이 넘는 학생과 교수가 모였다. 이 학교 교수협의회가 주관한 토론회를 보러 온 청중들이었다. 토론회 주제는 '위기의 한국대학, 현 시기 대학개편 무엇이 문제인가'였다. 행사는 본래 중앙대 R&D 센터 3층 대강당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본부 측이 갑작스럽게 강당 대여를 불허하면서 장소가 변경됐다. 주최 측이 제작한 토론회 자료집은 길바닥에 나앉은 학생들의 방석이 됐다. 이날 노천 토론회는 현 중앙대 사태의 본질을 그대로 보여줬다. 학교 운영 체제를 학부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중요한 결정에, 중앙대 구성원인 학생과 교수가 개입할 수 없었다. 중앙대가 구조개편을 서두르는 이유에는 대부분 동감한다. 학령 인구가 줄고 있으며 대학 역시 살 길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 코앞에 닥친 것이다. 다수의 대학이 학부제에서 학과제로 돌아서는 추세에 중앙대의 구조개편안이 역행한다는 점 등을 차치하고서라도 그 의도에는 고개를 끄덕인다. 문제는 과정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