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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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가 무엇이든 가격인하는 반가운 일이죠. 120만원 이상 가격이 떨어진 제품도 있어서 이참에 저도 샤넬백 하나 장만하려고 해요." 최근 서울시내 한 백화점 샤넬매장 앞에서 만난 이모씨(31세)는 샤넬 가격 인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이씨와 함께 매장 앞에 줄을 선 다른 고객들도 마찬가지 반응을 보였다. "가격을 왜 내렸을까"하는 의구심 보다 "좋다"는 반응이 앞서는 게 대다수 ‘명품’ 소비자들의 심리로 보인다. 이 같은 소비자 반응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굳이 명품이 아니더라도 돈을 내고 사야만 하는 상품 가격 인하는 누구나 반갑다. 게다가 패션 역사가 50년이 채 안된 한국에서 선망의 대상인 ‘명품’이다. 100년이 넘는 시간동안 역사와 가치를 쌓아올린 패션 브랜드는 우리에게 없는 것이다.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욕망은 인간의 ‘보편적 심리’다. 하지만 이번 샤넬의 국내 최초 가격인하 만큼은 보편적 심리로 반응하기보다 가격 인하 배경을 톺아봐야
"못 하게 할 땐 일단 하게만 해주면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하라고 하니 뭘 해야 할지 고민이 많습니다."(A카드사 관계자)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카드사들이 부수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막아놨던 빗장이 풀린다. 카드사들은 지난 10년간 금융당국에서 해도 된다고 규정해 놓은 부대사업만 할 수 있었다. 이른바 포지티브(열거주의) 방식으로 통신판매, 여행업, 보험대리점 등 한정된 업무만 인가를 받아 해왔다. 카드업계는 이를 일부 금지한 업무 외에 모든 것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네거티브(포괄주의) 방식으로 전환해 달라고 꾸준히 요청해 왔으나 번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할부, 리스, 신기술금융 등 비카드 여신전문업에 대해 부수업무가 네거티브로 전환됐지만 카드업만 제외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핀테크(FinTech·금융기술)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카드업계만 부수업무에 규제를 둬 손발을 묶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신성장 동력을 찾기 어렵다는 업계의 볼멘소리가
최근 행사장에서 만난 한 대기업 총수는 "임금은 각자 알아서 하는 것"이라고 답답한 듯 되뇌었다. 임금 수준은 개별 기업의 사정에 따라 결정할 수밖에 없는데 외부에서 임금 인상 여부 자체를 얘기하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임금인상 화두를 던지고 한차례 갑론을박이 지나갔다. 정부가 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임금인상 카드를 꺼내자 재계는 '당혹감'이 먼저였다. 재계 고위관계자는 사석에서 "다른 정책도 아니고 바로 임금을 올리라는데 그 진의가 무엇인지 의아했다"고 말했다. 임금인상 이슈가 연일 언론에 보도됐고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 재계는 대놓고 불만을 터트리지도 못했다. 13일 최 부총리가 경제장관들과 함께 경제 5단체장들을 만나 임금인상을 '공식' 요청하면서 논란은 절정에 이르렀다. 그로부터 10여일이 지났다. 역설적으로 정부가 재계와 만나 임금인상 등을 포함한 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 날부터 점차 이슈가 수그러들었다. 재계는 언급을 자제했고 정부는 '자율'을
"연봉 물어봐도 되나? 괜히 이상한 취급 받을 것 같아…." 대학과 기업의 가교 역할을 위해 '모두다인재'는 지난해부터 '대신가는 채용설명회'라는 시리즈 기사를 기획했다. 덕분에 기업 채용설명회를 자주 가게 되는데 현장에서 연봉 묻기를 주저하는 학생들을 자주 본다. 채용설명회의 뒷자리에 앉아 있으면 취업준비생들이 진정으로 듣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연봉, 모집 인원 등 구체적인 숫자 정보다. 현장 기사가 쌓일수록 느끼는 것은 채용설명회를 헛으로 하는 회사가 많다는 것이다. 지원자에게는 부모의 직업, 가족의 학력 등을 당연한 듯 요구하면서 정작 필수적인 채용 정보 공개는 거부하는 곳이 많다. 채용설명회에서 용기를 갖고 연봉을 물어도 "그런 점 때문에 회사를 지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날선 말을 던진다. 당연히 질문자는 상처를 입고, 죄 지은 얼굴을 한다. 당당히 요구해도 될 질문인 데도 말이다. 최근 현대차의 채용설명회에서 이 문제를 더 크게
“대한민국에 청년이 텅텅 빌 정도로 한번해보라. 다 어디갔냐고, 다 중동갔다”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7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던진 말이다. 정부가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키겠다며 청년들의 해외진출을 독려하고 나섰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다음날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상반기까지 청년들의 해외진출을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2월 청년실업률이 11.1%로 15년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정부의 발길이 빨라졌다. ‘노사정위 대타협’을 시작으로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추진하면서 한편으로 청년들의 해외진출을 독려할 방침이다. 먼저 중동지역을 타깃으로 잡았다. 대통령의 중동순방을 통해 중동에서 의료분야등의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접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으로 ‘해외진출’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글로벌리더 10만명 양성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박근혜정부 초기 고용노동
금융위원회가 오는 4월30일부터 열리는 '정부 3.0' 박람회에 우수 사례로 펀드슈퍼마켓을 선보인다. 중앙·지방 정부부처가 모두 참여하는 이번 행사에 금융위원회는 가장 자랑할 만한 정부 3.0 성공 모델로 펀드슈퍼마켓을 꼽은 것이다. 투자자들이 온라인에서 저렴한 수수료로 자율적인 펀드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펀드슈퍼마켓은 확실히 '정부 3.0'에 부합하는 성공 모델이긴 하다. 펀드슈퍼마켓은 은행, 증권사 등 오프라인 펀드판매사 대비 1/3 수준의 저렴한 판매수수료로 펀드를 판매해 투자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일례로 인기 펀드인 KB자산운용의 KB중소형주포커스 펀드는 오프라인 가입시 수수료는 2.46%지만 펀드슈퍼마켓에서 가입하면 1.11%에 불과하다. 펀드슈퍼마켓 전용 펀드인 S클래스로 3년간 1000만원을 투자하면 약 29만5000원을 수수료로 절약할 수 있다. 하지만 펀드슈퍼마켓의 현주소는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4월 출범 이후 1년이 다 됐지만 지난
"솔직히 말씀드리면, (합의가) 되면 좋겠지만 전망은 밝지 않아요" 노동시장 구조개혁 논의를 위한 노사정위원회에 참여 중인 한 인사가 국회를 찾아와 한 말이다. 정부가 노동시장 구조개혁 시한으로 정한 3월말을 고작 10여일 앞둔 시점에서다. 노사정위의 노동시장 구조개혁 논의를 바라보는 국회의 생각도 별로 다르지 않다. 여야 모두 3월말까지 합의안을 도출할 가능성에 별로 기대를 걸지 않는다. 정부가 지난해 12월말 노동시장 구조개혁안을 발표한지 3개월 만에 합의에 이르는 것은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 발상'이란 것이다. 국회는 3개월 동안 노동시장 구조개혁 논의에서 한 발 떨어져 있었다.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안 및 노사정위 논의 경과를 우려하는 논평 정도만 발표했을 뿐, 논의를 주도적으로 이끌거나 공론화시키려는 시도는 없었다. 소관 상임위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킨 법안은 단 한 건. 그것도 비쟁점 법안이었다. 법안심사소위원회는 단 두차례 열렸다. 그
"대한민국이 금융강국이 되는 꿈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지난 13일 34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친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이 이임식에서 후배들에게 전한 메시지다. 관가의 대표적 '국제금융통' 신 전 위원장은 "금융이 강해야만 나라가 튼튼해지고 국민이 편안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신 전 위원장은 임종룡 신임 금융위원장에게 '금융강국'의 꿈을 넘겼다. 신 전 위원장은 임 위원장에 대해 "평생 자신과 함께 금융강국을 꿈꿔온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임 위원장도 화답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은 금융개혁"이라고 밝힌 임 위원장은 16일 공식 취임 이후 연일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취임 후 첫 방문지로 임 위원장은 금융감독원을 택했다. "금감원과 혼연일체가 돼 금융개혁을 이루겠다"고 진웅섭 금감원장과 다짐했다. 곧바로 첫 간담회는 한국거래소에서 자본시장업계 차·팀장급 실무자들과 함께 했다. "현장의 이야기를 듣겠다"며 임 위원장이 직접 제안한 조찬모임 '금(金)
"한번에 (건강보험료가) 정산되면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으니 몇 달에 걸쳐 나눠서 내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 최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기자들에게 건넨 이 말의 여파는 상당히 컸다. 문 장관의 발언에서는 나름의 고충이 느껴졌다. 3월 연말정산에 이어 4월 건보료 정산으로 두 달 연속 월급봉투가 급격히 줄어들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하는 차원에서 건넨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을 전해들은 국민들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얼마나 더 걷으려고 벌써부터 분납을 거론하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한달 전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국회에서 연말정산시 추가 납부액이 10만원이 넘으면 3개월에 걸쳐 나눠낼 수 있도록 ‘힘(?)’을 써줬다. 국민들이 올해부터 분납효과를 체감토록 기업들이 정산시점을 2월에서 3월로 늦춰 달라는 국세청의 친절한 세정 서비스도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납부자들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당장 납부액이 줄어드는 기쁨보다 매년 돌려받던 세금을
"병원에서 응급실은 돈을 벌지 못하는 대표적 영역이다. 의사, 간호사 등 인력을 24시간 가동해야 하지만 응급의료 수가는 높지 않고 비급여 수입 역시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환자에게 꼭 필요한 응급실이 병원 입장에서는 미운오리새끼인 이유다." 응급실 경영 실태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 병원 관계자는 이렇게 답했다. 병원이 문을 닫은 시간에 몸이 아픈 환자들에게는 반가운 응급실이지만 병원에서는 적자 해소를 위해 가장 먼저 폐쇄를 고려하는 곳이 바로 응급실이다. 야간 응급실 환자의 대부분이 취객이나 유소아 등으로 진료가 까다로운데다 운영비용에 비해 수익이 높지 않다. 쉴 새 없이 까다로운 환자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의료진을 구하는 것 역시 하늘의 별따기다. 줄어든 응급실로 환자가 몰리면서 문을 연 응급실을 찾은 환자들의 치료 만족도는 떨어지고 위급한 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전국 응급의료기관 415곳을 평가한 결과 중증응급환자의
"고객사와 관련된 내용은 언급할 수 없다." 삼성전자의 반도체가 '갤럭시S6'에 탑재되는지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관계자가 내놓은 답변이다. 기업이 스스로를 '고객사'라고 칭하는 모습은 매우 낯설다. 기업 입장에서 고객사와의 거래 내용을 언급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런 일이다. 관련 내용이 외부에 노출될 경우, 일종의 기밀유출에 해당돼 자칫 거래관계가 중단될 수도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처럼 내부시장(캡티브마켓)에서 거래되는 내용을 두고 '고객사'라는 호칭까지 동원하며 조심스러워 하는 경우는 극히 보기 드문 상황이다. 이는 삼성전자만의 독특한 사업구조를 알면 이해가 가는 대목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완제품과 함께 부품을 양대 축으로 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특히 애플과는 스마트폰 등 완제품에서는 치열하게 경쟁하는 반면, 반도체 등 부품에서는 긴밀하게 협력하는 묘한 상황이다. 애플은 한때 반도체 파트너로 삼성전자 대신 대만 TSMC를 선정하는
지난 9일, 일본에서 "과거사를 직시하라"며 일침을 가한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공식 일정에는 도쿄에 있는 국립 과학 미래관 시찰이 있었다. 메르켈 총리는 이곳에서 휴먼로봇 '아시모'와 악수를 하고 대화를 나눴다. 2014년 4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곳을 찾았다. 재난 도우미 로봇을 관심 있게 지켜보며, 자국 기술 수준과 비교해 봤다는 후문이다. 만일, 이 두 나라 대표가 우리나라를 방문했다면 과학관 시찰이 포함됐을까? 일본 미래 과학관은 가장 '핫'한 과학기술과 ICT(정보통신기술)를 만나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과학자들이 일본 과학 미래관을 다녀오면 기죽어 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우리나라 대표 과학관으로 꼽는 중앙과학관(1990년 설립)은 한해 282억 원, 과천과학관(2008년 설립)은 325억 원 예산을 쓴다. 하지만 전시장 운영과 특성화 프로그램 등에서 민간 과학관보다 못하다는 혹평을 받는다. 어린이들이나 중·고등학생들의 수학여행 코스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