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6년 재형저축 이래 최대의 정책금융 흥행작' VS '채권시장의 수급 교란 요인'
안심전환대출을 유동화한 34조원 규모의 주택저당증권(MBS)을 빗댄 업계의 엇갈린 시선이다. 전자가 정책당국자들 사이에서 나온 평가라면 후자는 채권업계의 시름 섞인 비유다.
최근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업계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달 17일 1.691%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국채 3년물 지표금리는 이날까지 1.966%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 3월 초 금리 수준이다. 금리가 내리는 데는 한 달 반이 걸렸지만 오르는데는 고작 열흘이 좀 넘는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채권 금리 상승은 가격 하락을 뜻한다.
현재의 금리 반등이 MBS라는 국내의 한 요인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보다는 전세계가 경기침체와 디플레이션에 대한 공포심에서 벗어나고 있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는게 합당하다. 아울러 채권가격이 고점에 이르렀다는 인식도 작용했다.
그럼에도 최근 국내 채권가격 폭락의 시발점이 MBS 수급 부담에서 비롯됐다는데에는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한다. 올해 발행 예정인 MBS 물량은 전년(14조원) 대비 3.5배 증가한 최대 49조원으로 추측된다. 안심전환대출 관련 MBS(34조원)와 보금자리론 등을 포함한 규모다.
전세계적으로 채권 가격이 내리는 것도 우려스럽지만 국내 MBS 물량 역시 설상가상격으로 투심을 더욱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대량의 물건이 시장에 풀려나오는데도 업계와 정책당국 사이에 충분한 논의가 없었다는 점에 대해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가령 지난달 중순 진행한 MBS 입찰에서 은행들은 5월부터 의무 매입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대거 수요예측에 불참했다. 그럼에도 발행사인 주택금융공사(주금공)는 직전 회차 대비 60% 넘게 늘어난 물량 발행을 계획해 시장과 의사소통에 미흡했다는 질타를 받았다. 주금공은 결국 7000억원 상당 물량을 감축 발행했다.
안심전환대출 MBS가 시장에 풀리는 시기와 기간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된다. 한 증권사 채권관계자는 "안심전환대출용 MBS 물량 34조원이 5~6월 두 달에 걸쳐 모두 나온다"며 "한 주에 4조~5조원씩 시장에 쏟아지는 셈인데 주금공측이 다른 MBS 발행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고 해도 금리 상승기와 겹쳐 시장에 분명 부담스러운 요인"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당국이 국내 충격을 완화하고자 MBS 해외 발행을 검토 중이란 이야기도 나오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내용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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