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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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사와 관련된 내용은 언급할 수 없다." 삼성전자의 반도체가 '갤럭시S6'에 탑재되는지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관계자가 내놓은 답변이다. 기업이 스스로를 '고객사'라고 칭하는 모습은 매우 낯설다. 기업 입장에서 고객사와의 거래 내용을 언급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런 일이다. 관련 내용이 외부에 노출될 경우, 일종의 기밀유출에 해당돼 자칫 거래관계가 중단될 수도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처럼 내부시장(캡티브마켓)에서 거래되는 내용을 두고 '고객사'라는 호칭까지 동원하며 조심스러워 하는 경우는 극히 보기 드문 상황이다. 이는 삼성전자만의 독특한 사업구조를 알면 이해가 가는 대목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완제품과 함께 부품을 양대 축으로 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특히 애플과는 스마트폰 등 완제품에서는 치열하게 경쟁하는 반면, 반도체 등 부품에서는 긴밀하게 협력하는 묘한 상황이다. 애플은 한때 반도체 파트너로 삼성전자 대신 대만 TSMC를 선정하는
지난 9일, 일본에서 "과거사를 직시하라"며 일침을 가한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공식 일정에는 도쿄에 있는 국립 과학 미래관 시찰이 있었다. 메르켈 총리는 이곳에서 휴먼로봇 '아시모'와 악수를 하고 대화를 나눴다. 2014년 4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곳을 찾았다. 재난 도우미 로봇을 관심 있게 지켜보며, 자국 기술 수준과 비교해 봤다는 후문이다. 만일, 이 두 나라 대표가 우리나라를 방문했다면 과학관 시찰이 포함됐을까? 일본 미래 과학관은 가장 '핫'한 과학기술과 ICT(정보통신기술)를 만나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과학자들이 일본 과학 미래관을 다녀오면 기죽어 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우리나라 대표 과학관으로 꼽는 중앙과학관(1990년 설립)은 한해 282억 원, 과천과학관(2008년 설립)은 325억 원 예산을 쓴다. 하지만 전시장 운영과 특성화 프로그램 등에서 민간 과학관보다 못하다는 혹평을 받는다. 어린이들이나 중·고등학생들의 수학여행 코스 정도
지난 13일 오후 8시30분쯤 응급환자 이송을 위해 전남 가거도로 출동한 해경 헬기는 섬 인근까지 왔지만 착륙 지점을 찾지 못했다. 당시 가거도에는 해무가 짙었고, 이렇다 할 조명등 시설도 없는 터라 헬기는 착륙에 어려움을 겪다 1km 회항 후 결국 추락했다. 헬기 안에는 조종사와 정비사, 응급구조사 등 해경 4명이 타고 있었다. 오후 7시에 신고를 받고 출발한 해경은 가거도에 도착할 때까지 인근 해역에 대한 아무런 기상 정보도 받지 못했다. 사고가 난 해경 헬기인 B-511 내에 기상 정보를 알려주는 레이더 하나 장착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경 관계자는 "최근에 새로 들여오는 해경 헬기에는 기상레이더가 장착돼 있지만 사고가 난 헬기엔 없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하면, 가거도에 도착해 육안으로 해무가 짙다는 걸 확인할 때까지 아무런 기상정보도 받지 못한 셈이다. 헬기착륙장은 방파제 위 좁은 공간에 'H'자가 적혀 있는 게 전부였다. 변변찮은 조명등 하나 없이 주민이 든 손전등 하
지난 3일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법원 경매3계 입찰법정에선 환호성과 탄식이 터져 나왔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6단지’ 73㎡(이하 전용면적) 4층이 경매나왔는데 17명이 경쟁한 끝에 단돈 24만6000원 차이로 희비가 엇갈린 것. 1회 유찰돼 최저입찰가가 6억2400만원이었지만 감정가(7억8000만원)를 웃도는 8억349만원에 낙찰됐다. 1983년에 준공된 아파트로, 지난해부터 재건축 얘기가 나오고 있는 만큼 낙찰가율이 올라갔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 아파트가 앞으로 어느 정도의 가격 상승을 이룰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일반 매매비용과 거의 유사하다. 경매취득의 경우 취득비용(취·등록세, 등기비용)외에도 명도비용, 체납관리비 등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8억350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고 감안하면 실거래가(7억8000만~8억2000만원)보다 많이 든다. 이 때문에 소위 ‘바지세우기’에 당한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매 브로커는 낙찰돼야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고가 입찰을 유도하는
“우리 회사 펀드수익률이 지난해에도, 올해 들어서도 계속 최상위권입니다. 그런데 펀드운용을 잘하면 뭐합니까. 수익이 나면 투자자들이 자꾸 자금을 뺍니다. 못해도 걱정이지만 잘해도 고민입니다.” 최근 만난 한 자산운용사 대표에게 “수익률이 높아서 좋겠다”고 말을 건네자 돌아온 푸념이다. 우리나라의 투자자들은 펀드에서 수익이 나면 바로 환매해버리는 습관이 있어 자금이 더 들어오기는 커녕 오히려 빠져나가는 딜레마에 밤잠을 설칠 지경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실제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펀드에 투자하는 목적보다는 수익률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JP모간자산운용이 올해 한국투자자들의 펀드투자실태를 조사한 결과 투자자들이 펀드를 환매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예상보다 수익률이 안좋아서’라는 대답이 35.5%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기대한 정도의 수익률을 올려서’라는 대답이 24.8%로 집계됐다. 펀드투자기간은 3년미만이 42.6%, 3~5년 미만이 25.6%였다. 펀드투자자의 절반 이상은 특별한 목적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1%대(1.75%)에 진입하면서 '이번 기회에 저금리를 활용해 집을 사야 할지' 고민에 빠진 세입자가 늘고 있다. 실제 움직임도 통계상으로 나타난다. 따져보면 금리인하를 통해 부동산경기 활성화를 도모하려는 정부의 의도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결코 반가워만 할 순 없는 일이다. 당장은 저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지만 이로 인해 가계대출이 늘어난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면 부담이 대폭 커지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만에 단행된 조치다. 그동안 금리인하로 인해 가계부채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3조7000억원 늘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8년 이후 최대치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은행 주담대 잔액은 413조6000억원으로 지난 2월 한 달 동안 4조2000억원 늘었다. 이는 전년 동월 증가폭(8000억원)의 5배 넘는 것.
제2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지난 6일부터 열흘간 제주 서귀포에서 열리고 있다. 11일 현재 관람객 3만9857명이 다녀갔다. 남은 일정을 고려할 때 지난 1회 때의 관람객 4만7000명은 무난히 넘어설 전망이다. 목표 관람객 8만명 달성 가능성도 충분하다. 개막식 날 찾은 현장 분위기는 뜨거웠다. 2030년까지 전 차량을 전기차로 바꾸겠다는 제주도의 비전과 저마다 첨단 기술을 뽐내는 출품작이 잘 어울렸다. 세계 유일의 '순수 전기차' 행사인 만큼 각종 전기차들의 경쟁도 치열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아차·르노삼성·한국GM 등 3개 완성차 업체가 각각 소울EV, SM3 Z.E., 스파크EV를 출품했다. 한국 시장을 노리는 해외 업체도 눈에 띄었다.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 '리프'를 출품한 일본 닛산과 이미 선진국에 수출을 한 경험도 있는 중국 1위 전기차 업체 BYD가 대표적이었다. 이외에도 전기차 배터리를 선보인 LG화학과 유·무선 충전시스템을 출품한 인프라 업체들, 전기오토바이
한 외국계 IT(정보기술) 기업 임원과 명함을 교환하던 중 'CIO'라는 글씨가 눈에 띄었다. 국내에서는 주로 '최고정보책임자'로 통용되는 직책이지만, 명함에는 '정보(Informaiotn)' 대신 '혁신(Innovation)'이 적혀있었다. '최고혁신책임자(CIO)'는 새로운 직책은 아니지만, 국내 기업에는 흔치 않다. 정확히 하는 일이 뭐냐는 물음에 그는 "조직 구성원들을 꾸준히 만나고 구석구석 문제점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답했다. '혁신'을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그의 답에서 진정한 '혁신'이 갖춰야 하는 요소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문제점을 최고경영자(CEO) 등 임원이 먼저 생각하고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문제점을 찾는 일부터 현장에서 시작돼야 한다. 그것을 '꾸준하게' 개선하는 것이 다음 단계다. 최근 발생한 공공아이핀 75만건 부정발급 사건은 일종의 혁신 실패 사례다. 현장에서 문제를 찾는 활동이 없었기 때문에, 꾸준한 개선은 남의 이야기였다. 주민등록번호가
'무첨가 마케팅'이 뭇매를 맞고 있다. 식품업체들이 'MSG(L-글루타민산나트륨) 무첨가'라고 표시한 제품 대부분에 또 다른 화학조미료가 들어 있다는 것이다. MSG가 없다는 말만 믿고 무첨가 제품을 산 소비자들은 억울할 만한 일이다. 무첨가 마케팅은 'MSG'를 대상으로 한 교묘한 상술에서 출발했다. 1960년대 미국에서 화학조미료에 함유된 MSG 성분이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한국에서도 1990년대 들어 유사한 논란이 이어졌다. 두통, 소화불량, 비만 심지어 아토피까지, MSG가 마치 만병의 근원인 듯 한 비판이 쏟아졌다. 그리고 한 식품업체가 MSG가 들어 있지 않은 조미료를 들고 나왔다. 미원으로 대변되던 조미료 시장이 발칵 뒤집어졌다. MSG가 들어간 미원은 공적이 됐다. 미원을 쓰는 음식점은 나쁜 음식점, 그렇지 않은 음식점은 착한 음식점이라는 공식이 생겨났고 미원으로 맛을 낸 주부는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지 않는 무신경한 주부로 손가락질 받았다. 그때나
상의를 탈의한 채 속옷 차림으로 무아지경 춤을 추는 그녀. 클럽 남성들은 그녀의 몸에 손을 뻗는다. 준수한 외모와 늘씬한 몸매의 그녀는 검정색 스타킹과 가터벨트까지 착용하며 아찔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유명 외제차 딜러로 알려진 일명 '아우디녀' 동영상 내용이다. 주한 미국 대사가 괴한으로 피습을 당한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으나 온라인의 지배자는 아우디녀였다. 해당 동영상을 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과도한 노출에 대해 비난하며 과거 그녀의 행적을 찾아보는 일명 '신상 털이'를 펼치기도 했다. 그런데 아우디녀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게재된 다른 사진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해당 사진 속 그녀는 여전히 상의를 탈의한 모습이었으나 가슴에 '온실 가스'라는 문구를 붙이고 이를 비난하는 제스쳐를 취하고 있다. 또 다른 사진에도 그녀의 주장을 엿볼 수 있다. 그녀는 "쇠고기 1kg을 생산하는데 약 2만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통밀 1kg에 525리터의 물이 필요한 것과 비교하면 아주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사장님과는 무릎 이야기만 했어요"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9일 OLED 기술 유출을 둘러싸고 삼성과 벌이고 있는 법정다툼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올해 첫 정기총회 자리에서다. 지난해부터 무릎통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 사장이 전임 협회장인 박 사장과 한 테이블에 앉아 소송이 아닌 건강 얘기만 나눴다는 의미다. 그도 그럴 것이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관련 영업비밀을 빼낸 혐의로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진 민감한 상황이었다. 이 때문인지 한 사장은 입을 열지 않았다. 그는 "소송 건은 검찰이 알아서 하는 거고 박 사장님과는 그런 얘기는 안 한다"고 답을 피했다. 박 사장 역시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인사말을 통해 "2015년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새로 선임된 회장님께 많은 힘을 실어주길 바란다"고 밝힐
"실제 하는 일은 마트 진열대에 물건을 정리하는 일이지만 유통업 인턴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요." 방학을 이용해 대학에서 운영하는 현장실습프로그램에 참여중인 대학교 4학년생인 김 모씨의 말이다. 그는 학교와 협약이 체결된 대형 마트에서 주 5일, 하루 8시간씩 160시간을 일하면 3학점을 인정받게 된다. 정규학기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근무시간에 따라 최대 15학점까지 인정받는 것도 가능하다. 대학생들이 이력서에 인턴 경력 한 줄을 적기 위해 값비싼 등록금을 내면서 아르바이트와 다름없는 저임금 노동까지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 측에서도 할 말은 있다. 삼성그룹이 올 하반기 공채부터 직무적합성평가를 도입하는 등 주요 기업들이 최근 들어 채용전형에서 직무 관련 경험을 강조하고 있다. 학교 수업만 들었던 학생이 기업에서 요구하는 이력서, 자기소개서를 채우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학점을 주고 취업에 필요한 경력을 쌓을 기회를 주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해당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