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첨가 마케팅'이 뭇매를 맞고 있다. 식품업체들이 'MSG(L-글루타민산나트륨) 무첨가'라고 표시한 제품 대부분에 또 다른 화학조미료가 들어 있다는 것이다. MSG가 없다는 말만 믿고 무첨가 제품을 산 소비자들은 억울할 만한 일이다.
무첨가 마케팅은 'MSG'를 대상으로 한 교묘한 상술에서 출발했다. 1960년대 미국에서 화학조미료에 함유된 MSG 성분이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한국에서도 1990년대 들어 유사한 논란이 이어졌다. 두통, 소화불량, 비만 심지어 아토피까지, MSG가 마치 만병의 근원인 듯 한 비판이 쏟아졌다.
그리고 한 식품업체가 MSG가 들어 있지 않은 조미료를 들고 나왔다. 미원으로 대변되던 조미료 시장이 발칵 뒤집어졌다. MSG가 들어간 미원은 공적이 됐다. 미원을 쓰는 음식점은 나쁜 음식점, 그렇지 않은 음식점은 착한 음식점이라는 공식이 생겨났고 미원으로 맛을 낸 주부는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지 않는 무신경한 주부로 손가락질 받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MSG가 몸에 나쁘다는 의학적 결론은 어디에도 없다. '그렇지 않을까'라는 의심이 확대 재생산되면서 MSG는 제대로 된 검증을 거치지 않은 채 '그런 것'이 돼버린 셈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세계보건기구(WHO)는 MSG를 섭취 허용량을 정할 필요조차 없는 안전한 식품 첨가물로 규정하고 있다. 'MSG=나쁜 조미료'라는 세상의 인식을 비웃듯 MSG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연구결과도 쏟아졌다. 하지만 MSG는 '몸에 나쁜 성분'이라는 굴레를 벗지 못하고 있다.
MSG에 대한 오해는 결과적으로 새로운 위험성을 만들어냈다. 'MSG 무첨가'를 표방한 '착한' 식품 상당수에 또 다른 인공 화학조미료인 HVP(식물성 가수분해 단백질)가 들어 있다는 것이다. HVP는 콩과 밀, 옥수수 등을 염산으로 가수분해해 얻는 화학조미료다. 가수분해 때 발암 가능물질로 분류된 MCPD라는 물질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HVP는 MSG와 달리 인체 영향에 대한 연구가 완전하지 않은 상태다. MSG 피하려다 HVP 만난 격이니 몸에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 무첨가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배신감에 뒷목을 잡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7월부터 식품 포장이나 광고에 'MSG 무첨가'라는 문구사용을 금지시킬 계획이다. 'MSG 무첨가'이라는 문구가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뿐 아니라 가격 상승에도 영향이 준다는 판단이다. '불안감'을 부추겨 상대적 약자인 소비자들의 마음을 뒤흔들려는 꼼수 마케팅이 사라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