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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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죠. 한 치라도 방심할 틈이 없어요."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거둔 보상으로 최근 연봉 50%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은 SK하이닉스 직원을 만나 부러움을 표하자 돌아온 '겸손한' 답변이다. 하지만 그 겸손 속에 산전수전 다 겪은 고수의 노련미가 묻어나온다. 이런 호실적을 이끈 SK하이닉스의 박성욱 사장도 요즘 유독 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들뜬 축제분위기를 차분히 가라앉히려는 의도도 있지만 잠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았다간 곧바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다. 이는 수사적 표현이 아닌 체험에서 우러나온 혜안이기에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SK하이닉스는 어느 기업보다 곡절의 역사를 갖고 있다. 2012년 전까진 늘 비상 상황이었다. IMF 외환위기 이후 '빅딜'을 통해 덩치를 키웠지만 과도한 빚으로 부도 위기에 몰리며 2001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당시 일각에서 해외매각도 추진했지만 '하이닉스 사람들'은 "우리의 자존심과 혼을 담보로 맡기겠다
한국거래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장 목표를 공개했다. 코스피 20개, 코스닥 100개, 코넥스 50개, 총 170개 기업을 상장시키겠다는 포부다. 지난해초부터 상장 목표를 발표해 연초 정례 행사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거래소가 지난해초에 발표한 상장 목표치는 코스피 30개, 코스닥 70개, 코넥스 100개 등 총 200개였다. 실제 신규 상장한 기업은 코스피 7개, 코스닥 68개, 코넥스 34개로 총 109개로 집계됐다. 전체 목표 달성률은 54.5%. 올해는 지난해 목표치의 절반도 못 채운 코스피와 코넥스시장은 낮췄고 지난해 거의 목표치에 도달한 코스닥은 대폭 늘렸다. 거래소가 상장을 늘리기 위해 적극 나서긴 하겠지만 올해도 100% 목표 달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코스닥시장의 경우 지난해 상장기업수는 68개였지만 다른 기업과 합병을 목표로 만들어진 페이퍼컴퍼니인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제외하면 42개였다. 스팩을 제외하면 올해 코스닥시장에는 지난해에 비해 두 배
5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사건이 발생했다. 국내에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제도가 도입된 이래 처음으로 불공정행위가 적발된 것. 실제로 지난해 합병을 통해 상장한 A스팩의 전 대표이사가 피합병기업에 대한 내부 정보를 활용, 차명계좌로 매매에 나서 1300만원가량 부당이득을 취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스팩 상장의 부작용에 대해 되짚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거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일각에선 터질 게 터졌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스팩은 다른 비상장기업을 합병해 우회상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다. 이 과정에서 스팩 내부 인사는 피합병기업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알 수 있고 이 정보가 어떻게 어디로 흘러갈지는 알 수 없다. 더구나 금융위원회가 올해부터 스팩에 피합병되는 회사까지 지정감사 제도를 확대 적용키로 하면서 불공정거래에 대한 우려도 더 커지고 있다.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편이지만 스팩의 부작용을 더 키우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
"하중을 이기지 못한 환풍구 덮개가 무너지면서 벌어진 '판교 환풍구 추락 참사'는 과학기술에 대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 정책을 썼다면 상황은 아마 조금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지난달 말 한국과학기술원(KAIST) 미래전략대학원이 주최한 '국가미래전략 정기토론'에서 임춘택 교수가 한 말이다. 임 교수가 주장한 '국정의 과학화', 즉 과학적인 국가정치는 지난 재난이나 안전사고를 새삼 곱씹어보게 한다. 지난달 10일 오전 의정부의 한 아파트(도시형생활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는 5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3백여 명의 이재민을 냈다. 10층짜리 '대봉그린아파트'에서 최초 발생한 불길은 외벽으로 확산해 바로 옆 10층짜리 '드림타운'과 '해뜨는마을' 아파트로 옮겨붙었다. 좁디좁은 건물 '이격거리'가 문제였다. 전문가들은 주범 중 하나를 '건축법'으로 말한다. '도시형생활주택'은 일반적인 공동주택(아파트, 연립, 다세대)과 달리 상업지역에 건축되다 보니 일조권 적용에서 배제돼 건물 간격이 최소 50㎝
"할 말이 뭐 있겠습니까. 그저 공부하러 왔습니다" 지난 3일 예금보험공사 강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금융의 길을 묻다-2015 범금융 대토론회'에 참석에 앞서 기자와 만난 몇몇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의 소감이었다. 이날 토론회는 금융지주사·은행·보험·카드·증권·저축은행 등 금융권을 대표하는 최고경영자(CEO) 50여명과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수장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였다. 그러나 '나 할 말 있소'라며 각오를 다지는 CEO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주제 역시 민간 금융사들의 관심사보다는 정부의 최근 강도 높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기술금융 확대와 핀테크에 초점이 맞춰졌다. 토론회 첫 순서인 '금융패러다임의 변화'를 주제로 한 발표에선 핀테크 관련 학계 전문가와 업체 대표 등이 발제자로 나섰다. 또 다른 발제를 맡은 몇몇 금융사도 먼저 손을 들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에선 신한·하나은행이 발제를 맡았는데 공교롭게도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이른바 '혁신성' 평
지난 1일 정부와 청와대가 부총리를 비롯, 국무조정실장, 청와대 수석들이 참여하는 '정책조정협의회'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건강보험료 개편 철회, 연말정산 파동 등 연초부터 이어진 일련 사태에 대해 "더 이상의 정책 혼선은 막아보겠다"며 내놓은 후속조치다. 여기에는 총리교체, 청와대 조직개편 등 분위기 쇄신에 나섰지만 반등할줄 모르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한 위기의식도 담겼다. 소통을 강화해 정책 혼선을 줄이겠다는 의도는 좋다. 그러나 최근의 정책 혼선이 회의체가 부족해서 일어난 것은 아니다. 이미 총리가 주재하는 국가정책조정회의, 경제부총리가 주재하는 경제관계장관회의, 사회부총리가 주재하는 사회관계장관회의, 국무조정실장이 주재하고 관계부처 차관이 참석하는 현안점검조정회의, 고위 당·정·청회의 등 6개의 회의체가 존재한다. 지난해 말에는 총리-부총리 3인 협의회까지 만들었다. 있는 회의체만 잘 운영해도 충분하다는 얘기다. 오히려 수많은 협의체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권한 없이
'민간임대주택'과 '저금리 주택담보대출' 국토교통부가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내놓은 올해 주택분야 핵심 정책 두 가지다. 이를 통해 침체된 부동산시장과 건설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으면서도 천정부지로 오르는 전셋값까지 잡는다는 계획이다. 건설업계와 금융권을 중심으로 최대 8년간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한 ‘뉴스테이’ 정책. 이는 중산층의 주거안정을 도모하면서 건설경기 활성화를 통한 내수경기까지 살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대책이다. 동시에 전세수요의 매매전환을 통한 시장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초저금리(연 1~2%대) 주택담보대출(수익 공유형 모기지) 카드도 꺼냈다. 9억원 이하, 전용 102㎡ 이하 아파트를 대상으로 소득제한 없이 최대 20년을 융자해주는 내용이 핵심이다. 문제는 이 같은 정책이 시장을 설득하기엔 부족하다는 점이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전셋값을 잡는데 실패하자 정부는 ‘월세시대’로의 전환을 선언했고 계속된 가계부채 증가 지적에도 대출규제 완화정책도 포함됐
"입법로비를 받은 적도, 현금을 받은 적도 없다."(신계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직업능력개발법 개정은 환노위 소관이지 교문위 소관이 아니다."(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조현룡 새누리당 의원) 지난해 하반기 비리 혐의로 기소된 의원은 총 6명이다. 해운비리 혐의로 박상은 새누리당 의원, 철도 비리로 조현룡 의원과 같은 당 송광호 의원,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SAC) 교명 변경과 관련된 입법 비리로 신계륜·신학용 의원과 같은 당 김재윤 의원이 기소됐다. 혐의도 정당도 위원회도 제각각인 이 의원들의 공통점은 바로 혐의를 극구 부인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모두 억울함을 호소했고, 구속기소된 김재윤 의원은 옥중에서 무죄를 주장하며 30여일 동안 단식까지 벌였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지난해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김재윤 의원을 언급하며 야당 의원들에 대한 '표적수사' 의혹도 제기했다. 수 개월이 흘러 의원들이 법정에서 받은 성적표는 그들의 주장과 사뭇 다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신일산업 적대적 M&A(인수합병)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한 지붕 두 주총'이란 웃지 못할 사건을 두고 임시주주총회의 효력을 인정할지에 대한 법원 판결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법원은 3번의 심문기일을 마치고 어떤 결정을 내릴지 고민에 들어갔다. 이 판결에 따라 적대적 M&A의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는 미지수지만 신일산업 사건이 국내 증시에 던진 화두는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신일산업 사건은 소액주주들이 자신의 권리에 대해 눈을 뜨는 계기가 됐다. 적대적 M&A 과정에서 공격과 수비측이 검찰과 경찰을 오가며 압수수색을 당하고 조사를 받는 동안 주주의 권리는 무시됐다. 그러자 신일산업 주주들은 온라인에서 뭉쳤다. 네이버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밴드에 모여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소액주주가 모이자 회사도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최대주주인 김영 신일산업 회장이 3년여 만에 주식을 매수했다. 회사는 비전 발표를 통해
"이미 중국 수출길이 바늘구멍이 됐는데. 드라마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수혜를 못 보나요?"(드라마 업계 관계자) 드라마 업계가 지난해 한·중 FTA 타결에도 불구 중국 정부의 규제에 신음하고 있다. 한국 제품의 중국 시장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한국 드라마는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 여파로 되려 수출길이 막힐 것으로 전망돼서다. 방송물 심의를 맡는 중국 신문출판광전총국(新聞出版廣電總局, 이하 광전총국)은 지난해 12월 해외 드라마 규제 방안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해외 드라마 비중이 중국 드라마 비중의 30%를 넘지 못하고 인터넷 동영상까지 사전심의를 받도록 한 게 골자다. 드라마 업계에선 이번 중국의 규제 중 인터넷 동영상 사전심의로 한국 드라마의 중국 수출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 인기 드라마의 한국 TV와 중국 인터넷 동시방영이 어려워지면서 중국 내 불법 다운로드가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한국의 인기 드라마는 그 동안 한국에서 방영되면 동시에 중국
지난해 국내 철강업계는 수입재의 비정상적 잠식이 계속됐다. 미국이 2002년 철강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당시 점유율인 30%보다 10% 가량 높은 40%의 수입산 점유율이 이어졌다. 주범은 '보론강', 'KS규격 무시' 등을 노린 중국 업체들이었다. 국내 철강업계는 그 중 보론을 미량 첨가한 뒤 합금강으로 분류 받아 중국 정부로부터 세금 환급을 받던 '보론강'에 대해 2010년부터 문제를 제기해온 끝에 결국 지난해 말 '증치세 환급 폐지' 성과를 거둬냈다. 철강협회를 중심으로 한 업계와 정부의 꾸준한 문제제기 노력이 그 원동력이었다. 올해 중국 업체들은 제2의 꼼수를 들고 나왔다. 크롬을 미량 섞은 뒤 또다시 증치세 환급을 받는 방법으로 가격 파괴를 시도하고 있다. 이미 중국 국영철강사 태강은 2월 선적분부터 크롬을 미량 첨가한 철근 수출 계약을 시작했다. 선적 가격은 1톤당 400달러(약 43만8300원)로 현대제철·동국제강이 판매하는 철근 가격 64만5000원(올해 1분기 공급가)
"방송 연출 상 젊은 직원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한 30분을 넘게 찾아서 겨우 데려왔어요." 인천에 있는 A 제조업체 홍보담당 직원의 푸념이다. 한 방송사에서 부품을 조립하는 장면을 화면에 담으려 하는데 생산직 직원이 돋보기부터 찾아쓰는 것을 보곤 젊은 직원을 불러달라고 했는데 아무리 찾아도 근처에는 없었다는 것이다. 정규직 1000여명을 고용하고 있는 A사는 영업이익률은 2%대지만 직원들에겐 만족스러운 직장이다. 정년 62세가 보장되고 자녀수 제한없이 대학등록금까지 학자금을 지원한다. 생산현장에선 70년대 사번의 머리 희끗희끗한 현장직을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 그러나 고용이 안정된 만큼 회사의 성장률도 제자리걸음이다.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이 회사는 연간 10여명 내외로 인력공백을 메우는 채용만 한다. 그나마도 경력직들이 이 자리를 대부분 채운다. 20대 직원은 사내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수가 적다. A사의 상황은 한국 고용현장의 축소판이나 다름없다. 통계청이 이 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