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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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의원님이 국감 우수의원이 된다면 저는 한 번 과감하게 거부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국감 대상 거부한 000의원, 이유는…' 어때요. 멋지지 않아요?" 국정감사 준비에 여념이 없는 A의원실 정책비서관이 며칠 전 기자에게 건넨 얘기다. 이 비서관이 일하는 의원실은 지난해 국감 직후, 한 시민단체의 취업알선 요청을 거절했고 이는 '우수 국감의원' 탈락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우수 국감의원' 타이틀이 사실상 '짜고치는 고스톱'이라는 비판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의원실과 이해관계가 맞닿아 있는 기관이나 시민단체에서 상을 주고, 의원실에서는 이를 지역구에 홍보수단으로 활용한다. 시상을 하는 단체도 수십개라, 한 의원이 3-4개 단체에서 우수상을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우수 국감의원'이 난무하는 이유는 객관적인 선정 기준 없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그나마 '언론 노출도'가 가장 중요한 기준인 경우가 많은데 이것도 문제다. 내용 보다는 '언론사 입맛'에 맞는 콘텐츠 위주로
"이제 막 꽃피운 중국 드라마 수출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국내 굴지의 드라마 제작사 A 본부장은 중국 신문출판광전총국(新聞出版廣電總局, 이하 광전총국)의 인터넷 방영 해외 드라마 규제가 한국 드라마 제작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중국 광전총국은 내년 4월부터 사전에 허가를 받지 않은 해외드라마의 인터넷 방영을 금지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특히 인터넷 방영 작품 역시 건전한 내용을 담도록 규정함에 따라, 사실상 파격적인 소재로 중국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드라마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그동안 중국 인터넷시장은 한국 드라마 제작사들에게 단비와 같았다. 국내 방송사들이 광고 시장 침체를 이유로 제작비 지원규모를 줄이고, 일본 한류 시장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인터넷시장이 황금어장으로 급부상 한 것. 실제 '별에서 온 그대' 인기 이후 한류 스타가 출연하는 드라마는 중국 인터넷 기업에 회당 20만 달러가 넘는
#"한국 스타트업은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노린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와 일본 도쿄에서 열린 '스타트업 해외 데모데이'에서 만난 현지 VC(벤처캐피탈)들은 하나같이 "한국 스타트업은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계획하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일본 VC들은 국내 시장에 주력하는 자국 스타트업과 비교해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프렌들리' 성향을 내심 부러워하는 눈치였다. #"괜찮은 한국 스타트업 있으면 소개 좀 해주세요" 얼마 전 한국을 찾은 외국 VC와 만나는 자리가 있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주로 일본,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스타트업들을 많이 만나온 VC였다. 한국 스타트업과의 만남은 처음이라는 그가 가자에게 소개해줄 만한 팀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마땅한 팀이 떠오르지 않았다. VC는 "한국에 괜찮은 스타트업이 하나도 없느냐?"고 농담을 건넸지만 스스로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본 기자는 이를 농담으로 여길 수가 없었다. 해외 데모데이에서 만난 V
"정신이 돌았네." 지난 7일 오후 6시쯤 세월호 선장 이준석씨에 대한 피고인 신문이 있었던 광주지법 201호 법정. 검찰 측 질문에 대한 이씨의 답변을 듣고 있던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씨는 이날 법정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 진술로 공분을 일으켰다. 이씨 진술에 따르면 세월호가 기울어진 지난 4월16일 오전 조타실에 들어섰을 때, 이씨는 일종의 공황상태에 빠져 함께 생활하던 선원들이 누군지도 정확히 알아보지 못했다. 승객들의 상태가 어떤지 확인해야겠다는 생각도 미처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동시에 이씨는 사고 전 세월호가 추월했던 배 이름을 기억해내 구조 요청을 하라고 지시했고, 베테랑인 기관장에게 기관실에 내려가라는 지시도 내렸다고 진술했다. 앞뒤가 맞지 않는 진술은 또 나왔다. 이씨는 사고 직후 조타실에 들어서 '경사가 심해 배가 가라앉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어진 신문에서는 유조선 둘라에이스호가 불과 1.5m 거리에서 '구조
"건설원가 대비 분양가가 너무 낮다고 판단해 (분양가) 상향을 요청했습니다." 포스코건설·현대건설 컨소시엄이 행복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에 2-2생활권 아파트 분양가 재심의를 요구했다. 건설원가 어느 부분에서 얼마나 인상 요인이 발생했다는 설명은 없었다. 행복청조차 컨소시엄으로부터 분양가 재심의 요청을 받으면서 구체적 내용을 듣지 못했다. 컨소시엄측은 재심의 요청서에 '건설비용에 비해 분양가가 낮아 재심의를 요청합니다'라는 정도의 설명뿐이었다. 관련 내용을 묻자 컨소시엄 관계자는 "원가가 분양가의 98%에 달해 영업이익률이 고작 2%에 불과하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역은 얘기하지 않았다. 컨소시엄측은 결국 행복청 분양가심의위원회를 설득하는데 실패했다. 재심의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있는지 설명 없이 무조건 분양가만 높여달라고 해 재심의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행복청과 행복도시 내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대형건설업체들이 브랜드 파워
지난 달 18일 검찰이 사이버 명예훼손을 엄벌하겠다는 발표 후 인터넷에서는 텔레그램이라는 메신저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다음과 합병을 앞둔 카카오는 "대화 저장기간은 일주일 정도며 영장이 없이는 대화내용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원론적인 언급만을 하며 대수롭지 않은일처럼 이야기했다. 그렇게 다음과 합병기일이 다가왔고, 텔레그램의 인기는 꾸준히 상승했다. 사건이 증폭된 건 정진우 노동당 대표의 발언이었다. 카카오와 다음이 합병한 1일, 정 대표는 종로경찰서가 자신이 한달치 카카오톡 대화내용과 지인 3000명의 정보를 압수수색했다고 폭로했다. 새롭게 탄생한 다음카카오는 당일도 "한달치가 아니다"라는 답을 전제로 원론적으로 대응했다. 그리고 하루 지난 다음에서야 "대화내용의 서버저장기간을 기존 3~7일에서 2~3일로 단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시작은 '검찰발'이었으나 결과적으로 '다음카카오가 검열에 협조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카카오톡의 이용자의 탈퇴가 심각한 수준은 아닌 듯 하다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과 함께 이동통신사들이 일제히 공시한 스마트폰별 보조금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노트4'를 비싼 요금제로 가입해도 보조금은 10만원 남짓에 불과했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생각보다 지원금이 적다"고 말할 정도로 정부도 당황했다. 보조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율도 생각만큼 높지 않았다. 출고가 95만7000원짜리 갤럭시노트4를 80만원대에 사야 하니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을 만 하다. 네티즌들은 '전국민 호갱법'이라고 단통법을 비꼬았다. 단통법이라 쓰고 전국민 호갱법이라 읽는 이유는 단통법 때문에 국민 모두가 스마트폰을 비싸게 사게 됐다는 '오해' 때문이다. 단통법 시행 이전에도 갤럭시노트4에는 보조금이 많지 않았다. 과거 갤럭시노트4 시리즈를 싸게 샀다면 2가지 중 하나다. 하나는 약정할인을 보조금으로 착각한 것이다. 6만9000원짜리 SK텔레콤 요금제의 요금할인은 월 1만7500원으로 24개월 약정때
"우선 허벅지(햄스트링)가 아파서 치료하고 싶다." 지난달 25일 기자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기계체조 도마부문 결선 마치고 내려온 양학선에게 '향후 계획'을 묻자 그의 입에서 힘겹게 나온 말이었다. 짧은 답변이었지만 그동안 그에게 얼마나 많은 시련과 아픔이 있었는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지난 4일 폐막한 아시아최대의 스포츠축제인 인천아시안게임. 한국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야구와 축구, 농구, 핸드볼 등에서 금메달을 수확하며 종합 2위를 수성했다. 박태환은 아시안게임 통산 한국인 최다인 20개 메달을 획득했고, 손연재는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며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하지만 이 못지않게 감동을 준 이들이 있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이 그렇다. 특히 특별취재팀에 속해 지난 16일 동안 아시안게임 현장을 지켰던 기자에게 있어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는 단연 양학선이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매년 10월 초면 계절에 맞지 않게 한층 달아오르는 곳이 있다. 바로 국제 영화제가 열리는 부산이다.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국내를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대형 영화제로 발돋움한 만큼 이 맘 때면 영화제가 거행되는 해운대의 영화관은 물론 항도 전체가 들썩거린다. 올 10월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국내외 관광객 수십만명이 부산을 찾았다. 특히 지난 3일 영화의전당 내에 위치한 하늘연극장은 영화 '황금시대'의 주연배우 탕웨이를 보기 위한 관객들로 800석 규모의 객석이 꽉 찼다. 일반적으로 영화관 좌석수가 150~300석인 것을 감안하면 부산영화제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그러나 손님을 맞이하는 부산시를 보면 진짜 잔칫집 주인이 맞는지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영화제 개막 4일째이자 일요일인 5일 오전, 영화제 레드카펫이 깔린 해운대구 일대는 일순간 교통이 마비됐다. 부산시가 하프마라톤 대회를 위해 오전 내내 해운대구 일대의 교통을 통제했기 때문이다. 특히 영화제 주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고 두 달이 흐른 지금,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은 금리를 낮췄을 당시보다 훌쩍 커져있다. 지난 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기준금리 밑으로 내려가면서 시장의 '베팅'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금리인하 목소리가 급격히 커졌던 6월 말 이후, 정부와 정치권 인사들과 시장은 한목소리로 금리를 '내리라'고 주장해 왔다. 증권사들은 '금리 인하가 가능한 이유'를, 연구소들은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 이유'를 담은 보고서를 잇달아 내놓는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급격히 커졌던 세달 전 이후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앞두고 반복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어느순간부터 정작 기준금리 조정 논의에 '금리인하 효과' 이야기는 도외시 됐다. 즉 기준금리를 낮출 때 발생하는 효용은 여러 곳에서 자주 부각하지만, 기준금리 인하의 비용 측면은 그렇지 못하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대표적인 리스크인 가계부채의 경우, 당국은 한목소리로 '괜찮다'는 답변을 반복한다. 현재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중국 현지에서 가전 부품공장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잠을 못 이룬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메이저 전자 기업들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매달 줄어가는 주문량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중국 전자업체들이 현지 가전시장에서 점유율을 대폭 확대하면서 한국산 제품들이 예전 같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 A씨는 "최근 1~2년 새 한국 전자업체들의 주문량이 계속 줄고 있어 공장을 언제까지 돌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중국 로컬 전자업체에 납품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털어놨다. 2012년 가을, 중국 칭화대의 MBA수업에서 '짝퉁 애플' 샤오미는 단골 토론주제였다. 한정수량 예약판매 방식을 고수해 온 샤오미는 판매개시 수 분만에 매진되는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다. 여러 가지 의견이 엇갈렸지만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샤오미가 한국기업을 이미 앞섰다'는 주장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이로부터 약 2년 뒤 샤오미는 중국시장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뛰어난 가격 경쟁력에 품질까지
"예견됐던 거 아닌가요?" 1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자리에 박완수 전 창원시장이 내정되자 한 공공기관 고위관계자 A씨가 "예견된 일"이라며 푸념하듯 내뱉은 말이다. 7개월동안 비어 있던 자리인 탓에 사장이 누가 올지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A씨는 "누가 사장이 될 진 몰랐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될 것이란 건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 아니냐"고 반문했다. 친박계 정치인 출신인 박 전 시장이 사장이 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단 얘기다. 지난 2004년 보궐 선거를 통해 창원시장이 된 박 전 시장은 이후 10년 간 시정을 맡은 뒤, 올해 초 새누리당 경남도지사 경선에 나가면서 공직을 내놨다. 당시 친박계의 지원을 받았던 그는 홍준표 도지사와의 대결에서 패하며 고배를 마셨다. 박 전 시장은 경남도청 경제통상국장, 합천군수를 거쳐 창원시장을 3번이나 지내는 등 행정업무에 밝지만 항공 및 공항 관련 업무와 전혀 관련성이 없다. A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이른바 '관피아(관료+마피아)'가 몰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