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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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만원 세대, 프리터(Freeter)족….' 한창 일해야 할 나이의 구직자들이 취업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면서 한달벌이가 80만원인 생활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빗댄 용어들이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유래된 프리터란 자유(Free)와 아르바이터(Arbeiter)의 일본식 합성어로 일정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는 이들을 말한다. 1987년 일본의 한 구직잡지가 '사회인 아르바이트'를 '학생 아르바이트'와 구분하기 위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국내 통계에 따르면 2년 이상 장기간 실업 상태에 있으면서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30~40대가 2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고용시장과 관련해 눈을 건설시장으로 돌려보자. 취업 전인 1990년대 후반 소위 말하는 '노가다'(건설현장 일용잡부)를 해봤다. 학비도 벌 겸, 부모님 부담도 덜 겸해서였다. 당시 건설근로자를 '노가다'라 폄훼하는 것도 그렇고 대표적인 3D업종으로 분류하는 우리 사회의 시각 때문인지
2008년 2학기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 강의실에서 교수님이 던진 질문이 기억난다. 왜 미국 경제 부실로 글로벌 경제 위기가 일어났는데 달러가 강세를 보이느냐는 질문이었다. 답은 간단했다. 달러를 대체할 유동 자산이 없기 때문이다. 8일 글로벌 증시와 위험자산이 스탠다드앤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폭락하자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3년 전 리만브라더스 붕괴로 본격화 됐던 금융위기와 지금을 비교한다. 어떤 이들은 당시보다 경제의 기초 체력이 튼튼하기 때문에 위기가 곧 가실 것이며 금융시장도 진정을 되찾을 것이라 전망한다. 다른 이들은 이미 각국 정부가 부양책을 다 써버려 손 쓸 방도가 없는데다 정부 부채가 늘어나 있는 상황이라 상황이 오히려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런데 이번엔 뭔가 다르다. 우선 달러가 약세다. 미 신용등급 강등 뒤 주요 6개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소폭 약세다. 달러가 원이나 호주달러 등에 대해서는 일단은 강세나 장기적으
"또다시 증시안정기금이 조성되는 건 아닌지..". 증시가 또다시 급락을 재현한 9일. 한 중형증권사 사장은 기자와 얘기를 나누던 중 증시안정기금(이하 증안기금) 얘기를 꺼냈다. 코스피가 장중 한 때 1700선이 무너지고, 코스닥 시장에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자 증시에서는 증안기금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증안기금은 자본시장 개방 조치가 이뤄진 1990년, 증권사를 비롯해 은행, 보험, 상장기업 등 636개사가 추락하는 증시를 살리고자 자금을 투자해 조성한 기금이다. 당시 부동산 가격은 치솟고, 증시는 무기력하게 폭락하는 상황에서, 이들 기업은 5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모아 증시에 투입했다. 증시 인프라와 매수 기반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당시, 대형 상장사라는 이유만으로 민간기업들이 호주머니까지 털어야 했다. 다행히도 증안기금은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1996년 사실상 청산이 됐다. 하지만 일부 참여사는 투자원금 외 잉여금을 받지 못해 소송까지 벌이기도 했다
한국 경제가 위기에 놓였다. 증시는 폭락하고 외환시장도 변동성이 커지는 등 금융시장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3년 만에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하지만 우리 경제를 이끄는 '사령탑'의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얘기다. 지난 6일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전격적으로 강등하자 경제수장들은 대응책 마련에 분주히 나섰다.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일요일인 7일 사무실로 출근, 긴급 간부 회의를 소집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박 장관은 자택에서 보고를 받는 것으로 업무 관련 일정을 마무리했다. '경제 수장으로서 현 사태를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의 전화 질문에도 "보고는 받았지만 지금으로서는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며 "오후에 열리는 차관급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 결과 후 배포되는 자료가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만 짧게 답했다. 박 장관의 '침묵 모드'는 코스피가 장중 사상 최대
#1. “최근에 프렌들리라는 단어를 다시 사전에서 찾아 봤습니다” 최근에 만난 한 재계 인사의 말이다. 정부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목청껏 외쳤지만 피부에 와 닿는 느낌은 정반대여서다. 프렌들리라는 단어에 자신이 모르는 뜻이 있는 건 아닌가 하고 찾아봤다는 설명이다. 사전에는 ‘friendly’의 뜻을 ‘①(행동이)친절한 ②상냥한, 다정한’으로 설명해 놓고 있다. 이 임원은 “사회 구성원들이 상냥하고 다정하게 기업을 대해 주길 기대했더니 너무나도 ‘친절하게’ 기업 규모에 따라 업종을 정해 준다”고 쓴 입맛을 다셨다. 중소기업적합업종 선정 과정에서 겪은 마음고생을 떠올리면 아직도 식은땀이 흐른다고 한다. #2. “일단 손은 떼기로 했는데 걱정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정말 잘한 것인지…” 삼성과 한화에 이어 SK 등 대기업들이 MRO 사업에서 사실상 손을 떼기로 했지만 걱정이 많다. 당장 지분을 넘길만한 대상이 없는 것도 골칫거리지만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바로
"You Go, We Go!" 화재현장에서 한 소방관이 불구덩이 속으로 떨어지려고 한다. 추락 직전 가까스로 동료 소방관의 손을 잡았지만 그의 목숨까지 위험해지자 손을 놓으라고 말한다. 손을 잡고 있던 주인공 커트 러셀은 "네가 죽으면, 우리도 죽는다(You Go, We Go)"는 말과 함께 그를 끌어 올린다. 소방관들의 동료애를 그린 영화 '분노의 역류'에 나오는 명대사다. 하지만 우리나라 소방관의 비극은 영화와는 사뭇 다른 환경에서 발생한다. 지난달 27일 속초에서는 베란다에 매달려 있는 고양이를 구조하던 20대 소방관이 3층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새신랑이 된 지 이제 갓 3개월, 아내는 홀몸이 아니었다. 소방방재청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소방관의 구조 활동중 화재출동은 12.3%에 불과했다. 반면 이보다 세 배나 많은 38.1%가 동물구조나 벌집제거였다. 소방관들이 시민과 동료의 안전이 아닌 동물의 안전을 위해 목숨을 걸고 있는 것. 현재 '한국동물구조협회'에서는 동물구조
지난 2일 오전 9시30분 금융노조의 문자가 한통 도착했다. 오전 10시 은행회관에서 SC제일은행의 노사협상을 진행한다는 내용이었다. 헐레벌떡 달려간 협상장. 리처드 힐 은행장은 취재진을 보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노조측은 "취재요청을 거부할 수 없었다"며 "사진만 찍고 협상이 시작되면 내 보내겠다"고 얼버무렸다. 노사 양측간 '신경전'으로 읽혔다. 어수선한 분위기속 취재진이 협상장에서 밀려났다. 여기까지는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헌데 문틈으로 흘러나오는 그 때부터 협상장 안 대화 내용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협상' 내용은 흥미진진(?) 그 자체였다. 첫 안건은 성과급 제도가 아니라 힐 행장과 김재율 SC제일은행 노조위원장의 '바람 맞추기'였다. 사측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이날 불참한 김 위원장의 거취를 물으며 "당사자인 김 위원장이 참석해야 협상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따졌다. 이에 노조측은 "행장은 김 위원장이 어디있는지도 모르냐"고 오히려 역공을 취했다. 한발 더
'대책을 내놔야 하는데 뾰족한 수는 없고….' 전셋값이 오름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전세 안정 대책을 검토 중인 정부당국자의 속내다. 이들의 고민을 좀더 구체화하면 이렇다. 전세시장이 안정되려면 근본적으로 주택 거래가 살아나야 한다는 게 부동산정책의 기본 전제다. 정부가 올들어 5차례에 걸쳐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한달이 멀다하고 쏟아낸 대책은 주택 거래를 살리지 못했다. 과거 주택경기가 활성화됐던 것은 금융비용을 상쇄하고도 남는 시세차익이 보장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값의 약세가 지속되면서 요즘은 대출을 끼고 집을 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됐다. 그래서 전·월세 수요가 늘고 전셋값이 오르는 것이다. 결국 매매 활성화를 위한 정책의 첩경은 집값 상승을 유도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집값 안정 속 매매 활성화'를 표방한 정부의 정책방향과 맞지 않다. 대다수 서민이 원치 않는 일이기도 하다. 어쩌면 정부는 처음부터 불가능한 '두 마리 토끼잡기'를
지난 2일 사상 초유의 데이터망 장애사고가 발생한 LG유플러스가 보상대책을 내놨다. 스마트폰 가입자는 3000원, 무선데이터를 쓰는 일반폰 가입자는 2000원을 보상한다는 것이 골자다. 무선데이터를 쓰지 않는 가입자에게는 1000원 상당의 무료 문자 50건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적어도 약관상 보상기준이 기본료의 3배인 10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쥐꼬리' 보상액은 아니다. 게다가 신고를 접수한 가입자가 아닌 보상을 신청한 가입자 모두에게 보상키로 결정했다. 약관에는 회사에 장애를 신고한 뒤 3시간이 지난 가입자만 보상해주도록 돼 있다. 이처럼 보상규모와 대상을 대폭 늘렸지만 몇 가지 아쉬움은 남는다. 우선 뒤늦은 고객 대응이다. 무선데이터 장애가 발생한 것은 오전 8시부터지만 LG유플러스가 공식적으로 상황을 설명한 것은 2시간이 지난 10시20분에서다. 그것도 트위터를 통해서 이뤄졌고 홈페이지 공지는 오후 늦게서야 이뤄졌다. 여기에 모든 가입자가 피해를 입었고 모든 가입자에게 보상을
"1억 원이 넘는 연봉에 기관 내 '넘버2'의 위치. 업무강도는 낮고, 책임과 의무도 적은 직업. 그래서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넘버1' 기관장마저 부러워하는 자리." 공공기관 비상임감사의 문제를 지적한 '낙하산 타고 온 '청달' 비상임감사의 횡포'에 이어 공공기관 감사제도 전반을 분석한 '나는 공공기관 감사다'를 취재하면서 직면한 대한민국 공공기관 감사의 자화상이다. 실제 공기업 사장은 매년 기관장 평가를 받고 있고, 경영실적이 나쁘거나 사고가 나면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감사는 아무 일 하지 않은 채 놀며 지내도 뭐라 할 사람이 없다. 오히려 가끔 인맥을 활용해 정치권과 정부 부처에 소속 기업의 이익을 대변해주기만 하면 그걸로 '월급 값'을 다 했다며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권한과 혜택은 다 누리면서 책임질 일은 없으니 '신도 모르는 자리'라는 별칭이 과하지 않다. 공공기관 감사는 국민의 '혈세'로 활동하는 '감시자'다. 오직 감사만이 기관장과 같이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나도 상고 출신"이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에 금융권이 화답하고 있다. 정부 움직임에 민감한 은행권의 동작이 민첩했다. 은행권은 앞으로 3년간 2700여명의 고졸 행원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선수를 뺏긴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 업계도 부랴부랴 지난달말 '학력인플레' 해소를 위한 고졸채용 계획을 내놨다. 향후 3년간 약 1063명을 신규 채용키로 한 것. 전체 채용인원의 12.2% 수준으로 지난해(4.71%)에 비해 3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고졸 사원 채용을 늘리는 거야 환영할 일이지만, 정치권과 코드를 맞추기 위한 '시늉내기'로 끝나지 않을지 염려도 없지 않다. 대부분의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들은 고졸 신입사원을 뽑겠다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인원과 시기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기존 채용 계획은 그대로 진행하지만 추가 계획은 미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단 숫자를 내라고 해서 냈지만 숫자가 줄어들 수도 있고 늘어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채용될 고졸자들의 처
방학이 되니 딸내미와 영화관을 자주 간다. 영화를 관람하기 전에 습관적(?)으로 찾게 되는 게 극장 매점. 그런데 가격에 움찔한다. 팝콘이 4000~5000원, 탄산음료가 2500원이나 한다. 팝콘 하나에 음료수 2개를 주문하면 영화 성인표(9000원)값을 넘어선다. 한때 극장 입구에는 '외부 음식물 반입 금지'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밖에서 음식물을 들고 오면 극장 검표 직원들이 이를 제지했던 기억도 있는 터라 극장 매장만 이용하는 것으로 알았다. 그런데 외부 음식 반입이 가능하다는 것도 최근에서야 알았다. 2008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외부 음식물 반입을 허용하도록 시정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극장의 주 수입원이 영화관람이 아닌 매점에서 나온다는 게 극장가의 통설이다. 멀티플렉스 영환관 매점의 경우 통상 관객 한명 당 1000원의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고 있는 시네마통상의 경우 지난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