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전셋값 안정의 딜레마

[기자수첩]전셋값 안정의 딜레마

김창익 기자
2011.08.08 07:48

'대책을 내놔야 하는데 뾰족한 수는 없고….' 전셋값이 오름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전세 안정 대책을 검토 중인 정부당국자의 속내다. 이들의 고민을 좀더 구체화하면 이렇다.

전세시장이 안정되려면 근본적으로 주택 거래가 살아나야 한다는 게 부동산정책의 기본 전제다. 정부가 올들어 5차례에 걸쳐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한달이 멀다하고 쏟아낸 대책은 주택 거래를 살리지 못했다.

과거 주택경기가 활성화됐던 것은 금융비용을 상쇄하고도 남는 시세차익이 보장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값의 약세가 지속되면서 요즘은 대출을 끼고 집을 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됐다. 그래서 전·월세 수요가 늘고 전셋값이 오르는 것이다.

결국 매매 활성화를 위한 정책의 첩경은 집값 상승을 유도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집값 안정 속 매매 활성화'를 표방한 정부의 정책방향과 맞지 않다. 대다수 서민이 원치 않는 일이기도 하다.

어쩌면 정부는 처음부터 불가능한 '두 마리 토끼잡기'를 하는 게 아닌가 한다. 매매 활성화는 기본적으로 공급이 아닌 수요가 받쳐줘야 하는 것이고 초과수요에 따른 거래 활성화는 필연적으로 가격 상승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이 점에 대해 정부당국자도 "집값 안정과 매매 활성화는 이율배반적"이라고 인정했다. 현실과 괴리된 정책의 경직된 당위성을 솔직히 한탄한 것이다.

한여름에도 전세난은 여전하다. 봄 이사철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수그러들 것이라던 정부의 바람과 정반대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입주물량 감소로 올 가을에는 최악의 전세난이 올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하늘 아래 완전한 정책은 없다. 정부당국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행정의 원칙이 존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책은 최선책이 아니라 주어진 제약조건에서 차선책을 택하는 것이다'라는 말도 궤를 같이 한다. 매매값과 전셋값의 동반 안정이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없다면 정책은 이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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