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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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벨|이 기사는 01월19일(10:3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2004년 5월. 사모투자펀드(PEF) 활성화를 위한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개정방향(안)'이 나왔다. 당시 주무부처인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 사이에는 몇가지 논란과 충돌이 발생했다. 그 중 하나가 대기업이 지배하는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규제 여부였다. 사안의 핵심은 대기업이 30%이상 출자한 사모펀드는 대기업 계열사 주식을 못사게 하고, 행여 계열사로 편입한 기업이 있으면 5년내 매각을 의무화하는 내용이었다. "사모펀드를 통해 대기업이 계열사 확장을 도모할 수 있으니 이를 방지하자"는 게 주된 취지였다. 대신 대기업 출자비율이 30% 이하인 펀드는 출자총액제한제에서 제외를 시켜주는 방안도 검토됐다. 이 같은 사안을 두고 양부처간 힘겨루기가 만만치 않았다. 한쪽은 토종PEF 활성화를 추진하는 입장이었고, 다른 쪽은 이 제도로 대기업의 왜곡된 투자가
소화제, 감기약 등 일부 의약품을 슈퍼나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묵은 논란이 재점화된 것은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진수희 복지부 장관에게 "미국 같은 데 나가 보면 슈퍼마켓에서 약을 사 먹는데 한국은 어떻게 하나"라고 질문하면서부터다. 이후 대한개원의협의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이 잇따라 일반약의 약국 외 판매를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직접 피해 당사자인 대한약사회는 '편의성보다 국민안전이 우선'이라는 논리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약사단체가 일반약 슈퍼 판매 금지를 주장할 때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우는 것이 바로 '약물의 오남용' 우려다. 논란의 핵심은 소화제나 정장제 등이 약국 외에서 판매될 경우 국민건강에 위협이 되는가이다. 하지만 현재도 고속도로 휴게소 등 약국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서 일부 의약품 판매가 법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이는 안전성이 확보된 약을 굳이 약국에서만 구입하도록 제한할 이유가 없다
# 국회에서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리기 하루 전인 지난 17일. 정부과천청사 3동 지경부 핵심부서 공무원들은 하루 종일 분주했다. 이들은 최중경 후보자의 청문회 관련 자료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다음 날 새벽이 돼서야 퇴근한 직원들도 많았다. 일부는 최경환 장관 이임식 준비도 챙겨야 했다. 청문회 끝나고 경과보고서만 국회를 통과하면 곧바로 이임식을 열 계획이었다. 17일은 하루 전력수요가 사상최대치인 7314만kW를 기록, 온 나라에 초비상이 걸렸던 날. 전력수급 문제를 다루는 부처 공무원들이 장관 청문회와 이임식 준비로 정신이 없었던 것이다. 19일, 최 후보자의 청문보고서는 야당에 철저히 무시당했다. 국회 지식경제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보고서 채택을 결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의 '보이콧' 선언으로 회의조차 열지 못했다. 최경환 장관 이임식도 물 건너갔다. 지경부 공무원들은 허탈해 했다. 지경부 핵심관계자는 "새로운 장관을 맞이하는 우리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최근 자산운용업계의 행태가 꼭 그렇다. 지난해 자문형랩이 큰 인기를 끌자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자문형랩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자문형랩처럼 일부 종목에 집중투자해서는 주가하락시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게 경고의 요지였다. 장기, 분산투자가 기본 운용철학인 자산운용업계 시각으로는 단기 압축투자에 초점을 맞춘 자문형 랩과 같은 상품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그랬던 자산운용사들이 요즘 목표전환형펀드나 압축포트폴리오펀드를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이들 펀드는 이름 그대로 될 만한 몇 개 종목에 집중 투자해 단기 고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포장만 펀드일 뿐 사실상 자문형 랩과 똑같은 구조다. 운용사들이 '자문사 따라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아예 자문형 랩 시장에 직접 뛰어드는 운용사들도 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경영상태가 취약한 일부 신생 운용사들이 자문형 랩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최근에는 대형 운용사들까지
'기업가치에서는 세계 최대 미디어그룹·전자상거래 업체를 제쳤으며, 기업경쟁력에서는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 블랙홀'로 여겨지고 있는 소셜네트워킹 사이트(SNS) 페이스북의 이야기다. 골드만삭스가 평가한 페이스북의 기업가치는 500억달러(56조원)에 이른다. 이는 타임워너, 이베이보다 높고 2004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던 당대 최고의 IT기대주 구글의 평가액보다 두 배이상 높은 ‘몸값’이다. 1990년대 닷컴 열풍을 연상케하는 거품론이 안 나올 수 없다. 미 경제전문 CNBC는 "500억달러는 페이스북 연간 매출의 25배에 달한다"며 "이는 구글 9배, 아마존닷컴 2.5배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외신들도 페이스북은 변변한 유형 자산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의 잠재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최근의 투자 열기는 과열된 면이 없지 않다. 미국 IPO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유독 SNS 기업들의 가
연초부터 금융권이 시끄럽다. 저축은행 부실 때문이다. 사실 새로울 것은 없다. 쉬쉬 해 온 것도 아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이후 누구나 저축은행의 위기를 얘기했다. 그런데도 떠들썩한 것은 이번엔 다를까하는 기대감과 함께 한편에서 밀려드는 걱정 때문이다. 일단 시작은 달라 보인다. '대책반장'으로 불리는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선 것부터 그렇다. 과거 금융당국이 머뭇거린 측면이 있다면 이번엔 '속도'를 강조하며 나갔다. '구조조정 신호탄' '칼 빼 든 금융당국' 등의 해석도 뒤따랐다. 물론 김 위원장 본인은 동의하지 못한다. 오히려 그는 '소방수'란 표현을 더 선호한다. '늦었지만 신속하게' 불을 끄겠다는 의미에서다. 김 위원장은 저축은행 사태를 제2의 카드 사태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얘기다. 맞는 말이다. 그러면서도 하나의 걱정이 든다. 불을 끄는 데만 집착하다가 저축은행 전체를 놓칠까하는 점이다. 김 위원장이나 금융당국의 해명에도 불구,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2100선을 넘어 신기원을 열었다. 날마다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화려한 랠리를 펼치고 있다. 연내 추가상승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증권업계는 한껏 고무됐다. 하지만 펀드쪽은 분위기가 딴판이다.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은 연초 이후 1조원 가까이 급감했다. '펀드열풍'을 타고 3년 전 펀드에 돈을 넣었던 투자자들은 원금이 회복되자 너도나도 발을 빼고 있다. 외국인이 주식에 돈을 쏟아 부을 때도 투신권만 눈물 머금고 '팔자'를 유지한 것도 펀드환매 발목 탓이다. 고민은 이뿐 아니다. 투자자문사의 약진은 위협적이다. 케이원, 브레인에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 출신 서재형 대표가 이끄는 한국창의투자자문도 한바탕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투자자문사로 자금이 몰리는 건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최근 만난 한 자산운용사의 임원은 '우물 안 개구리'식 대응을 문제 삼았다. 국내에서만 전전 긍긍할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는 일본 노무라의 성공 사례를 예로 들었다. 일본
영화 '범죄의 재구성'을 보면 소유주를 가장한 부동산 사기가 등장한다. 주인공은 건물 소유주이자 버젓이 영업 중인 성형외과 의사 행세를 해 빌딩을 팔아넘긴다. 이런 수법은 고가의 오피스빌딩이나 토지에 빈번하다. 한탕에 계약자의 돈을 가로채 거액을 챙길 수 있어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에 비해 액수가 적은 전셋집이 주요 타깃이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덩치가 큰 물건은 거래가 어렵지만 전세난에 전세물건은 나오기 무섭게 계약되니 사기꾼들에겐 '블루오션'인 셈이다. 최근 불거진 사례를 재구성해보면 '꾼'들의 사기행각은 점점 치밀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서울 역삼동에 2억7000만원짜리 아파트 전세를 얻은 이모씨. 그는 두달 전 월세가 밀렸으니 집을 비워달라는 황당한 통보를 받는다. 알고보니 집주인이 아닌 월세계약자 최모씨와 이중계약을 한 것. 최씨는 이 아파트를 월세로 계약한 후 진짜 집주인의 신분증에 자신의 사진을 붙여 다시 이씨와 전세계약을 했다. 여기까지는 기존 이중계약 사기와 동일
세계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만든 일명 '유럽 위기'가 지난주 다시 한 번 세간의 입에 오르내렸다. 포르투갈이 그리스와 아일랜드에 이어 유럽연합(EU)의 구제 금융을 받을 것이란 한 독일 주간지의 보도가 시장을 긴장시키며 포르투갈 국채 시장에서 투매가 일어난 탓이다. 유로화 사용국 연합(유로존)의 중앙은행인 유럽중앙은행(ECB)이 즉시 문제의 국채를 사들이면서 시장은 일단 진정됐고 이틀 후 있었던 포르투갈 국채 매각도 비교적 순조롭게 끝나며 급한 불은 꺼졌다. 그렇다면 조그만 루머 하나에도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CDS가 폭등하는 이른바 유로존 위기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유로존 위기의 시작은 2009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리스 새 집권당이 전 정권의 재정 통계 조작을 폭로하면서 유럽 국가들의 재정적자 문제가 일부 유력 언론들에 의해 수면위로 떠올랐다. 그리스 집권 사회당 정부가 공개한 그리스 2009년 재정적자는 GDP 대비 12.7%로 전정권이 내놓은 전망치 6%의 2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부터 우선적으로 챙겨나가는 '점진적 무상급식'을 실시하겠습니다." 연초부터 오세훈 서울시장이 불을 댕긴 '무상급식' 논란이 뜨겁다. 부유층 자녀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는 민주당식 '전면적 무상급식'은 문제가 있다는 게 오 시장의 일관된 주장이다. 그는 "부자 가정의 아이들에게까지 나눠줄 여윳돈이 있다면,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의 교육 여건을 향상시키는 것이 더욱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한해 4000억원의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전면 무상급식'은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동일한 혜택을 나눠주는 '현금 나눠주기식' 과잉복지이고,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례도 내놨다. 일본 정계에 '포퓰리즘'의 씨를 뿌린 것으로 알려진 자민당 소속의 원로 정치인 '노나카 히로무'가 주인공이다. 그는 현역 말기에 국민 1인당 2만엔씩 상품권을 살포하는 이른바 '공짜 상품권' 정책을 통과시켰다. 이 같은 '노나카식(式)' 매표행위에 맛을 들인 일본 정계는 이때부터 무차별 현금
2010년 마지막 날 발표된 이명박 대통령의 '세밑 개각'으로 시작된 이른바 '정동기 사태'는 시작부터 파국을 예고하고 있었다. '회전문 인사'와 '전관예우'라는 한계를 지닌 정 후보자는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엄호로 상황을 돌파하려 했다. 하지만 당·청 갈등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나 낙마할 수 밖 에 없었다. 정 후보자는 12일 발표한 '사퇴의 변'에서 착잡한 심정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았다. 자신을 향해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그 진상이야 어떻든 간에 송구스럽다"면서도 "원칙과 정도를 따라 살아왔다", "철저히 자기 관리를 하고 살아왔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의 호소가 '법'보다는 '도덕'을 우선시하는 국민의 눈높이에는 여전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공직자의 덕목으로 도덕성 이외의 것을 등한시하는 중우정치(衆愚政治)와 이를 노린 무분별한 정치공세 역시 분명 개선할 필요가 있다. "청문회 없이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재판 없이 사형 선고를 하는 것"이라는 정 후보자의
강희락 전 경찰청장은 재임 당시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경찰의 변화'를 수시로 강조했다. 지난해 초 유흥업소와의 유착비리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경찰의 도덕성이 도마에 오르자 강 전 청장은 하루가 멀다 하고 자정 의지를 밝혔다. 감찰제도 개선, 부적격자 퇴출을 주축으로 한 경찰개혁안도 제시했다. 경찰청장 퇴임 이후 4개월여가 흐른 지난 10일. 백발의 초췌한 모습으로 검찰에 출두한 강 전 청장을 보고 국민은 씁쓸함과 함께 일종의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함바(건설현장 식당)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인 브로커 유상봉씨와의 끈끈한 관계가 과거 부패척결 의지를 다지던 그의 결연한 모습을 무색하게 한다. 강 전 청장은 억대 금품을 받고 유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도피를 권유했다. 강 전 청장은 경찰서장들에게 전화를 걸어 유씨와 만날 것을 부탁하기까지 했다. 유상봉 인맥 넓히기에 앞장 선 셈이다. 검찰은 강 전 청장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불과 몇 개월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