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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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에 발이 한 번 빠져본 사람이라면 안다. 진흙탕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온 힘을 발에 쏟아야 하고 가까스로 발이 빠져나와도 주변에 흙탕물이 튀어 몸을 망치기 일쑤라는 것을. 현대건설 인수·합병(M&A)이 질퍽한 진흙탕 싸움에 비유되고 있다. 채권단과 현대그룹, 이들 사이에 끼어있는 현대차그룹의 이전투구가 인수전 중단을 초래하기 일보 직전의 순간까지 왔다. 일개 사기업과 채권단의 거래라고 치면 이들이 진흙탕에서 즐겁게 뛰어놀든 피튀기며 싸우든 여론이 어떻게 흘러가든 크게 상관할 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매각대상인 현대건설은 2001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부터 3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이다. 채권단이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의식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들은 국민을 의식하기는커녕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그 결과는 현재까지 상황만을 놓고 봐도 참담하다. 논란이 제기되면 여론의 비판에 가까스로 떠밀려 행동한 채권단은 원칙 없이 눈앞의 이익
함께 식사를 하던 5년차 직장인 정씨가 TV를 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TV에서는 롯데마트에서 판매하는 '통큰치킨'이 소비자에게 인기라는 뉴스가 나오는 중이었다. "어디 '통큰치킨'처럼 가격 확 낮춘 아파트는 안 나오나. 나오기만 하면 줄을 서서라도 청약할 텐데…." 내집마련을 꿈꾸는 수요자에게 '통큰치킨' 사태는 시사하는 바가 컸다. 가격이 비싸지만 어쩔 수 없이, 혹은 그 가격이 적정한 것이라 생각하고 구매하던 치킨처럼 아파트 분양가에도 우리가 모르는 거품이 끼어 있을 수 있지 않느냐는 의구심이 퍼졌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3.3㎡당 분양가가 1000만원 넘어가면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수요자의 푸념이 쏟아졌다. 현재 서울 대부분 지역의 분양가는 3.3㎡당 2000만원에 육박한다. 부동산 상승기에는 울며겨자먹기로 대출을 끌어다 분양받아도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었지만 요즘 같은 시장 분위기에선 이마저 힘들다. 실제로 12월 들어 고분양가 논란을 빚은 분양단지는 줄줄이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는 얘기를 듣고 위로전화를 한 것뿐이다." 김성회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8일 예산안 강행처리 직후 이명박 대통령한테 격려 전화를 받았다고 밝혀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곧바로 이같이 해명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을 때 김 의원은 병원이 아닌 국회 인근 음식점에서 동료 의원들과 회식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대통령에게 잘못된 보고가 올라갔거나,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거짓 해명을 했거나, 둘 중 하나다. 지금이야 수세에 몰려 있지만 예산안 통과 직후 한껏 고무돼 있던 여권의 모습을 보면 당시 상황을 짐작할 수 없는 것만은 아니다. 한나라당 당직자들은 예산안이 통과되자 곧바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흡족한 표정의 김무성 원내대표의 입에서 처음 나온 말은 바로 "약속 지켰지!"였다. 침통해 하던 야당 의원들의 모습과 대조됐다. 김 원내대표는 이튿날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에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보도된 한나라당 의
더벨|이 기사는 12월15일(09:56)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최근 증권거래소 고위 임원은 한 모임에서 “벤처캐피탈이 상환전환 우선주를 인수하는 것은 대부업체가 하는 짓과 다를 바가 없다”고 일갈했다. 당시 그의 앞에 앉아있던 벤처캐피탈 대표들의 얼굴이 일그러졌음은 물론이다. 그가 이렇게까지 흥분하며 상환전환 우선주를 비판한 이유는 무엇일까. 상환전환우선주란 회사채와 전환사채(CB)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우선주를 말한다. 예를 들어 A라는 회사가 발행가액 5000원에 상환전환우선주 100주를 발행하고 이를 B라는 벤처캐피탈이 전량 인수했다고 가정하자. 이 상환전환우선주는 발행일로부터 3년째 되는 날부터 회사채처럼 상환 청구를 할 수 있다. 상환가액은 발행가격에 연복리 10%를 가산한 금액이다. 단, 같은 기간 지급된 배당금은 차감해 계산한다. 만약 B가 3년째 되는 날 상환을 청구한다면 상환가액은 6050원이 된다. 4년째는
'통큰치킨' 판매가 종료되는 지난 15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에는 이른 아침부터 소비자들이 줄을 이었다. 한 70대 소비자는 "싸고 맛있어서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는 통큰치킨이 좋은데 왜 판매를 못 하게 하느냐"며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롯데마트 점포엔 개장 전부터 마지막으로 통큰치킨을 사려는 소비자들이 몰려 높은 관심을 실감케 했다. 롯데마트 통큰치킨은 △판매 발표와 프랜차이즈 업계의 반발 △청와대 수석의 언급 △판매 중단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불과 일주일 안에 이뤄졌다. 그런데 막상 판매 중단 결정이 내려지자 이번에는 많은 소비자들이 "좋은 제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선택권을 제한당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롯데마트에 원가 공개를 요구했던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을 상대로 원가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한 소비자는 트위터에서 "치킨을 판매하는 사업자들이 서민이라면 5000원짜리 치킨을 사 먹는 사람 역시 서민"이라며 "왜 정부까지 개입해 서민의 니즈를 죽이느냐"고
'낙하산''회전문' 인사 논란의 주인공, 김은혜 KT 전무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1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털호텔에서 열린 IT CEO 포럼에서다. 김 전무는 사람을 위해 자리를 만든다는 '위인설관'(爲人設官)이라는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조직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올해가 가기전에 무엇을 할지에 대해 알려주는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공식 행사에 나타난 김 전무에게선 전혀 주눅든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말을 아끼긴 했지만 명함을 먼저 건네는 등 시종 당당한 모습이었다. 김 전무의 영입을 두고 논란이 많았지만 이석채 회장의 조직혁신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이 회장은 KT 회장에 취임한 이후 줄곧 조직혁신을 강조했지만 공룡 기업 KT는 잘 변하지 않았다. 몇십년동안 해왔던 관성은 하루아침에 쉽게 버려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KT 안팎에서는 '저러다 말겠지''회장이 바뀌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겠지'라는
롯데마트 '통큰치킨'의 후폭풍이 거세다. 소비자의 선택권보다는 프랜차이즈 치킨업체들의 거센 반발과 대기업이 '상생'에 역행한다는 여론 뭇매에 롯데마트는 출시 5일 만에 백기를 들었다. 하지만 '통큰치킨' 중단으로 인한 불똥은 또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 치킨값의 거품논란이 다시 뜨거워지면서 이들 업체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5000원에 팔수 있는 치킨이라면 1만7000원~1만9000원하는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값은 너무 비싸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이들은 ‘아고라 청원’, ‘치킨프랜차이즈 불매운동’ 카페 개설 등을 통해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원가 공개를 요구하며 가격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인터넷에선 소비자의 선택권리가 무시됐다는데 항의로 '통큰치킨' 판매가 중단된 날을 '치킨계의 국치일'로 지정하고 가상 장례식까지 치러주고 있다. 또 진짜 영세 치킨집을 고사시킨 건 대형마트가 아닌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 때문이란 주장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통큰
최근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이 산업계 화두로 대두되면서 대형건설사 대표가 협력사를 방문해 기술·금융·인력교육 등에 걸쳐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상생경영이 나눔경영, 녹색경영 등과 더불어 보편적 경영전략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방증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현실에서도 그럴까. 협력사의 경쟁력 제고가 회사 발전과 직결된다는 경영철학은 자사의 이익 앞에서 뒷전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기침체로 경영 상황이 악화될 때면 위기를 함께 극복하기보다는 제 살길만 찾기 일쑤다. 한 중견건설사의 사례를 보자. 최근 협력사들부터 질타를 받고 있는 이 건설사는 협력사 임직원들의 명의를 빌려 편법 분양한 뒤 회사가 어려워지자 중도금 대출이자 지불을 중단했다. 명의를 대여한 협력사 임직원 수십명은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은행에선 독촉장이 날아오고 있다. 하청업체 관계자는 "입찰에 참여해 공사를 따내기 위해서는 원청업체의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공사를 많이 하면 큰 주
"퇴직금 받은 거 날리게 생겼습니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나이 지긋한 40여명의 성난 투자자들이 모였다. 부동산펀드인 '골든브릿지특별자산8호'에 가입했던 투자자들이다. 펀드는 의정부 워터파크 개발 사업에 투자해 연 8.2% 수익을 내는 상품으로 지난 2005년 6월에 설정됐다. 그러나 워터파크 개발이 지연되면서 2008년 말 만기를 2년간 연장한 바 있다. 미분양 때문에 지난 6월엔 이자지급 마저도 끊겼다. 판매사와 자산운용사는 결국 수익자총회를 열고 만기를 2년간 재차 연장해달라고 투자자들에게 요청한 것이다. 원금 회수도 불투명한데 또 연장해달라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투자자들의 불만이다. 이날 열린 수익자총회는 정족수 미달로 연기됐고 원금회수는 미지수다. 이처럼 투자자를 울리는 부동산펀드 대부분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형이다. PF형 부동산펀드는 부동산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해 분양수익 등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다. 한마디로 펀드에서 자금을 빌려준 뒤 대출 금리로 수익을 낸다
최근 전자업종 중소기업을 취재하면서 세상이 변했다는 것을 실감한다. 다름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분위기 역전 얘기다. 일본 기업들은 과거 우리가 극복하고 따라잡아야 할 대상이었고, 그만큼 기술을 이전받기가 간단치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한국 업체들에 먼저 기술제휴를 위한 손을 내밀거나 아예 한국에 투자하는 경우도 눈에 띈다. 반면 중국은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에 점점 버거운 상대가 돼가고 있다. 현지에 투자하기가 예전만큼 쉽지 않고 공장 가동에 따른 부담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주 방문한 한 중견 전자업체의 임원은 3년 전 설립한 중국법인이 잘 가동되고 있느냐고 묻자 무척 곤혹스러워했다. 현지 기업환경이 그리 녹록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그는 '증치세'를 한 예로 들었다. 증치세는 한국의 부가가치세와 유사하게 부과된다. 중국 당국은 한국 업체가 현지 공장에서 생산을 위해 해외에서 반입한 물량에 대해 내수용이면 관세를 물리고, 수출용이면 무관세 혜택을 준다. 증치세란 수출용으로 중
최근 포스코 투자자들이 자조섞인 넋두리를 늘어놓곤 한다. 주가가 60만원대에서 40만원대로 내려가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서다. 반면 포스코가 인수한 대우인터내셔널과 포스코켐텍, 삼정피앤에이, 포스코ICT 등 비철 계열사 주가는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는 올 상반기 대우인터내셔널을 비롯해 비철부문 인수·합병(M&A)을 확대하고 에너지와 화학, 자원 등과 관련한 신사업부문에 투자를 집중해왔다. 이를 두고 포스코 자체의 내실을 다지는 대신 내부 현금만 소진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준양 회장과 최종태 사장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도 이런 투자자들의 불만을 가라앉히려는 조치로 보인다. 이보다 근본적인 해법은 포스코가 추구하는 사업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을 잠재우는 노력일 것이다. 포스코는 그룹 차원에서 2020년 매출 200조원을 달성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세웠다. 몸집이 현재 50조원에서 4배로 불어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매년 13조원씩 투자를 해야 한다는 계산이
‘유상증자’의 ‘유’자도 꺼내기 부담스러워했다. 최근 중국 북쪽의 허베이성 바오딩시에서 남쪽의 광둥성 선전시까지, 코스닥에 상장된 8개의 중국 기업 CEO들을 계속 만나면서 받은 느낌이다. 그들은 하나같이 유상증자에 대해 극도로 몸을 사렸다. 질문하지도 않았는데 내년까지 유상증자 계획은 없다고 말하는 회사도 있었다. 사업확장을 위해 투자가 필요하지만 자체 자금이나 대출로 충당할 것이라는게 그들의 이야기였다.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상장해 놓고 왜 유상증자를 굳이 배제하느냐고 물었다. 중국원양자원 사건 때문이었다. 중국원양자원은 지난달 구체적인 규모나 일정 없이 유상증자를 위한 주주총회를 소집했다 시장의 된서리를 맞고 결국 계획을 철회했다. 이 사건으로 중국 기업 전체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고 중국 기업들 주가는 일제히 추락했다. 유상증자에 대한 일종의 트라우마(정신적 외상)가 생긴 셈이다. 이들은 서로 약속이나 한 듯 몸을 잔뜩 낮춘채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