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456 건
요즘 대형마트에 가면 다양한 자체 브랜드(PB) 제품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다. 유통업체들은 소비자들과 가장 가까이 있다 보니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이나 용량을 잘 읽어내 제품 개발에 반영한다. 포장 거품이 없고 꼭 필요한 제품이 싸게 판매돼 장바구니 물가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많다. 하지만 한 달이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PB 제품의 품질 불량 소식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는 이도 많다. 최근 한 유통업체의 PB 튀김가루에서 쥐가 발견된 사건이 최종 종결 처리되는 과정을 봐도 그렇다. 검찰은 한 유통업체의 튀김가루에서 쥐의 사체가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이 제품을 만든 제조업체와 유통한 유통업체, 최초로 신고한 소비자를 모두 무혐의 처분하고 최근 내사를 종결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정 과정에서 원료가 자동포장 되기까지 6cm의 이물질이 들어갈 수 없도록 설계된 구조여서 제조업체의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제조업체와 유통업체 직원들이 고의로 넣었을 가능성도 조사
시가총액 4000억원, 코스닥 27위 기업 네오세미테크가 시장에서 사라지게 됐다 우회상장한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대규모 분식회계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믿었던 도끼에 발등찍힌' 소액주주 7287명(지난해말 기준)의 주식 3022만여주도 휴지조각이 된다. 3개월간의 상장폐지 유예기간 동안 '혹시나'했던 소액주주들의 희망은 분노로 바뀌었다. 3개월전까지만 해도 "사업성과를 내고 있는 우량한 회사를 상폐시켜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던 소액주주들은 "분식회계 관련자를 처벌하라" "집단 사기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오세미테크는 지난 3월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폐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 상폐가 결정됐다. 어렵사리 3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지만 또 다시 감사의견을 거절당했다. '회계착오'를 기대했던 주주들에게 나타난 네오세미테크의 '본모습'은 대규모 분식회계였다. 지난해 1453억원이라던 매출은 감사가 진행되면서 500억원으로 줄어들더니 급기야 대부분 분식회계로 올
자산운용사 사장 임원 몇 분과 식사를 함께할 기회가 있었다. 이야기 도중 그들은 "주가가 급등하면 오히려 겁이 난다"는 자조 섞인 푸념을 털어놨다. 내용인 즉, 주가가 하락하면 펀드에서 자금이 유입되는데 오히려 주가가 급등하면 펀드에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수익률이 좋지 않은 펀드의 경우 투자자들이 '묻어두는' 데 반해, 오히려 수익이 나기 시작하면 환매가 급증해 운용사들은 되레 '몸살'을 앓는다고 했다. 실제 7월 한 달 간 펀드시장에서는 무려 2조5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펀드시장이 제대로 정착되기도 전에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반 토막'부터 경험했으니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기다림과 숙성의 과실'을 채 느껴볼 겨를이 없었을 터이다. 백 번의 말보다는 한 번의 과실이 더 확실하게 와 닿는다는 점에서 펀드시장이 숙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던 측면이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기대 또한 애초부터 터무니없는 것이어서 '실망'은 필연적이었을 수도 있
지난달 30일 금요일 오후 4시 KT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이 시작됐다. 예상대로 첫 질문은 마케팅 비용이었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유, 무선 분야를 분리해 적용하는 만큼 마케팅비용을 유, 무선으로 분리해 알려달라는 주문이었다. 하지만 김연학 KT 가치경영실장은 투자자들이 원하는 답을 주지 않았다. "KT는 유무선 분리해서 따로 발표하지 않은 정책을 갖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숫자를 제출했고 방통위에서 발표하면 같이 공개될 것이다." 주말이 지나고 2일 월요일 오전. 방통위는 상반기 통신사업자의 마케팅 집행 실적을 발표했다. 무선 부문에서 서비스매출대비 마케팅비용 비율은 △SK텔레콤 26% △KT 28.3% △LG유플러스 23.9%였다. KT는 주말만 지나면 밝혀질 사실을 애써 숨겼다. 통신3사 중 마케팅비용을 가장 많이 쓴 것이 부담이 됐을 터였다. 규제 당국인 방통위의 발표가 예정된 만큼 예의(?)를 갖춘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실적발표 때 1분기와 2분기
"패스트 팔로우어(Fast Follower) 전략이 먹히던 시대는 지났다. " 지난주 진행된 삼성전자, LG전자의 2분기 실적발표를 지켜 본 한 애널리스트의 탄식이다. 패스트 팔로우어란 선도 기업과 기술을 벤치마킹해 빠르게 따라잡는 '신속한 추격자'란 말로, 사실 국내 기업들이 단기간 내 글로벌 전자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 중 대표적인 전략으로 꼽힌다. 그러나 '가전+기기 컨버전스'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융합' 등 급변하는 최근의 시장 상황에서는 '패스트 팔로우어 전략'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LG전자의 2분기 실적이 단적인 예다. 영업이익이 1년만에 10분의 1 토막 수준으로 급락한 것. 대내외 악재가 겹쳤지만 무엇보다 '한박자 느렸던 스마트폰 대응전략'이 결정적인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시장이 급팽창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줄곧 제기됐지만, '시장이 형성되면 그때 가서 따라 잡겠다'는 안일한 판단이 문제였다. 뒤늦게 스마트폰 시장
"40여년을 가까이서 지켜봤는데…" 현대그룹과 갈등을 빚고 있는 외환은행 담당자들은 요즘 이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현대그룹이 자신들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을 위시한 채권단이 그룹과 해운사의 사정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토로하는데 대한 항변이다. 외환은행은 1967년 한국은행에서 분리될 때부터 수출비중이 높은 현대건설 등 현대그룹 계열사들과 주로 거래해왔다. 현대상선의 전신인 아세아상선이 설립될 때(1976년)부터의 관계만 따져 봐도 30년이 넘는다. 하지만 최근 현대그룹과 채권단의 갈등은 40년 관계가 무색할 지경이다. 채권은행들은 재무구조 개선 약정(MOU) 체결을 거부하는 현대그룹에 대해 만기가 돌아온 여신을 회수키로 하는 추가 조치를 취했다. 현대그룹은 주채권 은행 변경과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 업황이 좋아진 올 상반기를 기준으로 한 재평가 등을 요구하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법정소송도 불사할 기세다. 금융계와 산업계 모두 이번 사건의 파장을 주목한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현
더벨|이 기사는 07월29일(08:5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 인수전이 연일 화제다. 인수의향서(LOI) 제출 후보만 9곳에 달하더니 이번에는 본 입찰에 700억원 이상을 쓴 후보가 4곳이나 된다고 한다. 인수전 초기만 해도 700억원은 현실성 없는 가격이라는 것이 중론이었는데, 예상보다 후한 가격을 매긴 후보들이 많아진 셈이다. 고사 직전에 몰린 국내 소프트웨어(SW) 시장에 대입해 봐도 이 같은 한컴 인수 열기는 분명 비정상적이다. 한컴이 이처럼 인기를 모으는 가장 큰 이유는 뛰어난 ‘현금창출력’ 덕분이다. 지난해 한컴은 매출 486억원, 영업이익 15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31%에 달한다. 더욱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공공부문은 영업이 필요 없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꾸준한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 하지만 700억원이 과연 적정한 인수가인지는 의심스럽다. 지난해 셀런이 한컴을 인수
"금리 인하 여지가 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그래도 대통령 말 한마디에 금리를 낮추는 게 말이 됩니까!" 최근 만난 금융권 인사는 캐피탈사 금리를 둘러싼 논란에 격양된 모습을 보였다. 한 시민의 돌발발언에 대통령이 업계를 질타하고 금융당국에선 실태조사에 나서면서 업계를 압박하는 모습이 과연 시장경제를 표방하는 나라에서 있을 수 있냐는 투였다. 캐피탈업계 종사자들은 그러나 이런 속내를 쉽게 털어놓지 못한다. 정부가 서민금융이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우고 있어서다. 금리를 내리지 못하겠다고 버티면 서민들을 대상으로 고리대금업을 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이다. 캐피탈사 경영진들은 전체 여신에서 할부금융 대출 비중이 의무적으로 50%를 넘도록 규정한 여신금융업법에 대한 불만이 상당했다. 할부금융업은 자동차 이외에 달리 취급할 대상이 없는 탓에 쏠림현상이 심하고 경쟁이 과열돼 있다. 이익 내기 쉽지 않다는 것. 전체 여신의 절반이 넘는 할부금융업에서 이익 규모가
아시아는 물론 서구에서도 부자의 이미지는 단연 일본인 차지였다. 일본인은 대부분의 관광지에서 최고의 고객으로 대접을 받았고, 한국인도 중국이나 동남아에선 제법 부자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거침없는 경제성장에 상황이 바뀌고 있다. 올 여름 일본은 중국인 덕분에 관광업 호조를 맞고 있다. 씀씀이도 커 업계는 중국인들을 겨냥한 새로운 맞춤형 전략을 속속 개발중이다. 최근 중국 부자를 다룬 외신 기사도 자주 접하게 된다. 텔레그라프는 중국의 신흥 부자들이 최근 영국에서 주택이나 사치품 등을 사재기하는데 몰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휴가철이면 중국을 떠나 해외에서 돈을 뿌린다. '2010년 후룬재산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부자들의 관광소비는 올해 13.4% 급증했다. 부자들의 출국 횟수는 2년 전에 비해 40%나 늘었다. 또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이 서울에서 쓴 지출액은 평균 2203달러로 1229달러의 일본인 관광객보다 훨씬 많다. 지난주 기자가 베이징을 찾았을
'중에 추월당한 1등 조선국.' 올 상반기 중국의 선박 건조량이 한국을 제쳤다는 통계가 발표된 후 우려섞인 한 기사의 제목이다. 한국은 신규수주량과 수주잔량 면에서 지난해 이미 중국에 추월당한 데다 건조량마저 밀렸으니 객관적 1위 자리를 내준 셈이다. 위기감이 들 만도 하다. 하지만 한국 조선사들은 2위 취급이 억울하다고 입을 모은다. '수주를 못한 것이 아니라 안한 것'이기 때문이다.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로 배 주문이 크게 줄었다. 배값도 급락해 심한 경우 반토막이 됐다. 같은 인건비와 자재비로 만들어 반값에 팔아야 하는 상황에서 한국 조선사들은 결단을 내렸다. 선박 수주를 아예 중단한 것이다. 대신 해양플랜트만은 꾸준히 수주했다. 우리만 만들 수 있으니 불황 속에서도 부르는 게 값이었다. 조선시장에서 한국이 주춤하자 중국이 뛰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지난달 말까지 무려 3152척의 수주잔량을 쌓아 한국 조선사(1760척)들을 압도했다. 그러나 수주잔금을 살펴
"은평을은 이겼고…, 민주당의 압승이다." 지난 28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투표 종료 직후 민주당 고위 관계자가 취재진에게 한 말이다. 그는 예상보다 크게 높은 34.1%의 투표율에 고무돼 있었다. 은근히 8개 지역구 전체에서의 승리도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흐뭇함과 만족스러움이 교차한 그의 표정이 바뀌는 데는 채 2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서울 은평을에서는 개표 내내 민주당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에 큰 폭으로 뒤졌다. 초반 우세를 보이던 강원 철원·화천·인제·양구까지 막판에 전세가 뒤집혔다. 대다수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여론조사 때보다 못한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뒀다. 투표율이 높으면 20∼30대 지지층이 두꺼운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통설은 산산이 부서졌다. 민주당의 재·보선 참패는 민심을 속단한 오만한 공천 때문이라는 지적에 이견이 없다. 후보의 됨됨이에 상관없이 투표율만 높으면 무조건 자기 당에 유리할 것이라는 착각도 일종의 '오만'에 속한다. 실제로 민주당은 공천 과정에
간첩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던 어부 정영씨에 대한 재심 선고공판이 열린 지난 8일 서울고등법원 508호 법정. 재판장인 이강원 부장판사가 무죄를 선고하자 정씨는 회한이 앞선 기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는 듯 한동안 재판장을 바라봤다. 10초쯤 지났을까. 그는 두 팔을 들어올리며 "만세! 만세! 만세!"를 외쳤다. 그러고는 그만 엎드려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방청석에 있던 정씨의 가족들도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기자들의 눈에도 이슬이 고였다. "권위주의 통치시대의 위법·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16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교도소에서 심대한 고통을 입은 정씨에게 사법부가 진정으로 용서를 구합니다. 정씨의 가슴 아픈 과거사에서 얻은 소중한 교훈을 바탕으로 사법부가 국민의 작은 소리에도 귀기울이겠습니다. 정씨와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인권의 최후 보루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이 부장판사는 정씨가 겪은 인고의 세월에 마음을 담아 사과했다. 가슴이 먹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