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KT에서 속시원한 답을 듣고 싶다

[기자수첩]KT에서 속시원한 답을 듣고 싶다

이학렬 기자
2010.08.04 08:00

지난달 30일 금요일 오후 4시 KT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이 시작됐다. 예상대로 첫 질문은 마케팅 비용이었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유, 무선 분야를 분리해 적용하는 만큼 마케팅비용을 유, 무선으로 분리해 알려달라는 주문이었다.

하지만 김연학 KT 가치경영실장은 투자자들이 원하는 답을 주지 않았다. "KT는 유무선 분리해서 따로 발표하지 않은 정책을 갖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숫자를 제출했고 방통위에서 발표하면 같이 공개될 것이다."

주말이 지나고 2일 월요일 오전. 방통위는 상반기 통신사업자의 마케팅 집행 실적을 발표했다. 무선 부문에서 서비스매출대비 마케팅비용 비율은 △SK텔레콤 26% △KT 28.3% △LG유플러스 23.9%였다.

KT는 주말만 지나면 밝혀질 사실을 애써 숨겼다. 통신3사 중 마케팅비용을 가장 많이 쓴 것이 부담이 됐을 터였다. 규제 당국인 방통위의 발표가 예정된 만큼 예의(?)를 갖춘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실적발표 때 1분기와 2분기 마케팅비 비율을 정확히 밝힌 점을 감안하면 '단점'을 숨긴 KT가 구차해 보인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KT의 모습은 1분기 실적 발표 때에도 볼 수 있었다. 당시 실적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 콜에서 KT는 초당요금제를 도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말이 지나자 KT는 '전격' 초당요금제 도입을 발표했다.

지난달 27일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이 주재한 기자간담회에서도 투자자들은 속 시원한 답을 듣지 못했다. '아이폰4' 출시 연기 발표이후 첫 간담회로 '아이폰4'의 출시 일정이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표 사장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리고 이틀 후인 29일 애플은 방통위 전파연구소에 '아이폰4'의 전파인증을 신청했다. 표 사장 정도의 위치라면 애플이 전파인증을 신청할 것이란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투자자들도 그 정도만 귀띔했어도 만족했을 것이다.

기업들이 투자설명회(IR)를 하는 이유는 투자자들이 믿고 투자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투자자들에게 숨김없이 정보를 제공해야하고, 홍보(PR)와 달리 '단점'을 담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언제쯤 KT에서 속 시원한 '단점'을 들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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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 사회부장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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