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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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국회에 출입하는 기자 상당수가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이날 한나라당 친박근혜계 김무성 의원이 발표한 세종시 절충안을 보도한 기사에 '국민권익위'가 '국가권익위'로 나왔으니 바로잡아달라는 내용이었다. 방송사 9시 뉴스를 포함해 적잖은 언론이 김 의원의 발표문을 그대로 옮겨 적으며 이런 '실수'를 했다. 권익위로선 당황스러울 만했다. '국민'과 '국가'는 한끝 차이지만 해석하기 따라선 국민의 권리와 이익을 위한다는 위원회가 국가 권리와 이익을 우선하는 기관으로 비칠 수 있는 문제였다. 이명박 정부의 '실세' 이재오 위원장이 취임한 뒤 '오해 아닌 오해'를 받아온 터라 더 민감한 문제이기도 했다. 사실 '이재오판' 권익위는 단순한 국무총리실 산하 기관이 아니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소신으로 이 위원장이 민생탐방에 나설 때마다 언론이 따라붙었고 이야깃거리가 나왔다. 권익위 기능상 법정구속력이 없는 '권고'에 불과했지만 이 위원장이 나설 때마다 문제
"우리나라 국회에는 햄릿들만 모여 있나봐. 개정안 발의한지 1년이 넘었는데 아직까지 결론을 못내고.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까." (A건설사 직원) "햄릿처럼 고민이나하면 다행이지. 지방선거다 뭐다 눈치보느라 제대로 논의조차 안하잖아." (B건설사 직원) 업계 지인 몇명과 "(술 없이)밥만 먹고 집에 가자"며 만든 저녁 자리가 때아닌 '햄릿' 논란으로 뜨겁게 달아 올랐다. 건설업계 최대 화두인 분양가상한제에 대한 대화가 오가다 결국 햄릿, 돈키호테 얘기까지 흘렀다. 아파트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골자로 한 주택법 개정안이 지난 17일 국회 국토해양위원 제1차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되지 못했다. 이 법안은 오는 22일 3차 법사위에 재상정될 예정이지만 최종 결론이 날 지는 미지수다. 상한제 폐지 관련 개정안은 국회에서 새 해를 맞은 묵은 법안이다. 관계 부처인 국토해양부가 상한제 폐지 입장을 공식화한지는 1년도 훨씬 넘었다. 정종환 국토부 장관까지 나서 상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여러
세계 최대 통신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0'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삼성전자가 마련한 '삼성 모바일 언팩트' 행사장에는 1200명 넘는 전세계 통신업계 관계자가 몰려들었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독자개발한 모바일플랫폼 '바다'를 탑재한 첫번째 스마트폰 '웨이브'를 처음 공개했다. 세계 2위 휴대폰제조사인 삼성전자가 굳이 독자 모바일플랫폼 개발에 나선 것은 더이상 하드웨어 경쟁력만으론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앱스토어'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직거래장터를 통해 모바일시장에서 지배력을 넓힌다는 사실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누가 뛰어난 성능의 하드웨어를 제공하느냐가 관건이 아니라 누가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생산하느냐가 관건이 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스마트폰제품 라인업에서 '바다폰'의 비중을 점차 확대하고, 연말까지 애플리케이션 직거래장터인 '삼성 앱스
"잘해도 남는 게 없고, 잘해야 본전…" 해마다 설 추석 등 명절 때면 가장 바쁜 업종은 무엇일까. 아마도 택배업계가 적어도 다섯 손가락 안에는 들 것이다. 명절 특수로 많게는 평상시 대비 2배가 넘는 물량으로 택배업체들은 배송전쟁을 치른다. 지난 설 특별수송기간만 해도 대형업체들은 1일 최대 120만 박스를 넘기기도 했다. 중소업체의 경우 증가폭은 훨씬 크다. 각 택배 회사는 폭증하는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인력 및 관련 장비를 확보하고 비상체제를 가동했다. 하지만 택배업계는 이런 물량 폭증이 마냥 반갑지 만은 않다. 굴비, 김 등 각종 설 선물세트서부터 쌀 포대까지 택배 기사들은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물건을 배달하기 바쁘다. 편하게 점심·저녁을 먹는 것은 호사이고 컵라면·빵·우유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다. 하지만 물건을 받는 소비자들의 불만은 사라지지 않는다. "배달이 왜 이렇게 늦었느냐" "집에 지금 없으니 밤에 다시 와라" 등 요구사항도 가지가지다. 게다가 각 사 콜센터에는
요즘 채권시장에 때 아닌 봄바람이 불고 있다. 11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 의지를 사실상 꺾었기 때문이다. 한껏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했던 채권금리는 단숨에 연 저점까지 내려왔다. 금리가 떨어지면 유통시장의 채권가격은 오르기 때문에 채권시장이 좋아할 만하지만 반응이 영 떨떠름하다. 시장이 원하는 건 예측 가능성인데 최근 금통위를 보면 뒷맛이 개운치 않다는 것이다. '한은이 정부에 백기를 들었다'는 인식이 개운치 않은 뒷맛의 중심에 있다. 통화정책이 경제에서 정치의 영역으로 옮겨갈수록 변수가 많아져 시장의 혼란은 더해지기 때문이다. 시장과 비교적 무난히 호흡하던 이성태 총재의 발걸음은 지난해부터는 눈에 띄게 갈지(之)걸음을 걸어왔다. 한은은 지난해 6월 금통위부터 금리 인상을 위한 군불을 지폈고 9월에는 시기가 임박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러다 10월 돌연 기준금리를 당분간 동결하겠다는 쪽으로 돌아섰다. 12월엔 다시 금리 인상의 여지를 뒀다.
설 연휴에 시골에 모인 가족들 사이의 화제 중 하나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이었다. 금메달 주종목인 쇼트트랙은 물론 일찌감치 첫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된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선수 덕에 모두 '해설자'를 준비 중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올림픽 자체보다 'SBS 독점방송'이 더 큰 대화주제였다. "동계올림픽하는 거 맞아?"라는 질문에 "SBS가 독점중계한다잖아"라는 답이 나온다.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던 가족 중 하나가 "금메달을 땄는데도 뉴스에 나오지 않네"라고 말한다. 급기야 방송통신위원회를 출입하는 기자에게 던진 질문. "근데 이게 가능해? 정부는 가만히 있어요?" "공동중계를 추진했으나 SBS가 합의를 깨고 단독으로 중계권을 따냈다. 대회가 임박해 KBS와 MBC가 방통위에 '중재 요청'을 했지만 SBS는 무임승차라며 반발했고, 중재는 무산됐다. 이미 판이 깨졌으니 KBS와 MBC가 보도를 적극 할 이유가 없지 않겠냐" 등등. 그리고 "방통위가 할 수 있는 게 없거든요
"IR대행사가 이런 일도 하나요?" 코스닥기업의 IR(기업설명) 대행회사가 호재성 보도자료를 뿌린뒤 이 IR대행사의 관계사가 보유주식을 대량 매도해 차익을 올렸다는 머니투데이 기사를 접한 모 그룹 구조조정본부 관계자가 식사 중 한 말이다. 홍보·IR대행사인 IR큐더스는 슈넬생명과학이 발기부전 치료제 신약후보 물질에 대해 미국 특허를 취득했다는 사실을 홍보했고 주가는 급등했다. 이 시점에 관계사인 투자회사 큐더스파트너스는 갖고 있던 슈넬생명과학의 6.6%를 장내에서 팔았다. 대기업 구조본에 몸담고 있는 입장에서는 코스닥 업계의 생리에 대해 잘 모르다 보니 적지 않게 놀라웠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코스닥 업계를 오래 취재해온 기자로서는 그리 '충격적'인 일로 다가오지도 않았다. 물론 해당 IR대행사에서는 억울한 일일 수 있다. 회사측의 말대로 투자회사와 IR대행사는 엄연히 다른 회사이고, 방화벽이 두터워 투자사와 정보를 교류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윤리규정과 방화벽을
지난 9일 금호아시아나그룹 오너들이 주식을 채권단에 담보로 내놓으면서 유동성 위기가 일단락됐다. 연휴 이전에 자금지원이 이뤄졌고 협력업체들도 연쇄 도산 공포에서 한 숨 돌리게 됐다. 사태를 수습한 채권단은 박수 받는 위너(Winner)였고 버티다 주식을 내놓은 금호그룹은 루저(Loser)였다. 하지만 시계를 2006년 대우건설 인수 당시로 한번 돌려보자. 당시 금호그룹은 대한통운이 매물로 나올 때를 기다리며 현금을 쌓아놓고 있었다. 물류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던 금호그룹으로서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대우건설은 인수합병(M&A) 대상에 이름조차 올라 있지 않았다. 대우건설 인수를 타진한 것은 오히려 채권단 쪽이었다. 은행들은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었다. 이미 확보해 놓은 현금과 금융권에서 자금을 융통할 수 있으니 금호그룹 입장에서는 피하기 힘든 유혹이었다. 문제는 인수조건이었다. 애초 캠코는 50%+1주를 매각할 계획이었다. 금호그룹 역시 여기에 맞춰 자금조달 계획을 마련했다. 하지
지난 7일 금융위원회 의뢰로 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원, 보험연구원 등 3개 연구기관이 20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보고서를 냈다. 보도 자료만 62쪽에 달했고 요약본 책은 250쪽이 훌쩍 넘었다. '금융선진화를 위한 비전 및 정책과제'라고 이름이 붙여진 이 보고서를 위해 박사 30명이 7개월간 달라붙었다. 연구원들은 이 보고서에 우리나라 금융의 미래 비전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아시아의 금융리더'가 돼 시스템 안정, 경쟁력 강화, 글로벌화, 시장 효율성, 인프라 선진화 등을 이뤄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비전의 방점은 '대형화'와 '인사시스템 개선'에 찍혔다. 인수합병(M&A) 전략으로 국내 은행을 1~2개의 글로벌 지향형 대형은행 중심으로 재편하고, 은행의 임원과 사외이사에 대한 적격성 심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 주도의 이런 방식이 은행 선진화에 정말 도움이 되는지는 곱씹어볼 문제다. 1980년대 이후 정부의 금융 자율화 정책으로 은행들은
"우선 행장님 건이 좀 정리돼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해 최악의 성적을 냈다는 소식을 들은 국민은행 한 지점 직원의 넋두리다. KB금융그룹의 어제는 '흐림' 그 자체였다.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세간의 평가가 나올 만큼 지난해 최악의 성적표를 냈기 때문이다. KB금융 순이익은 전년대비 70% 넘게 감소한 5398억원. 경쟁사인 신한금융(1조3053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 규모였고 우리금융(1조260억원)에도 크게 뒤져 말 그대로 '리딩 뱅크'의 자존심을 구겼다. 특히 국민은행의 4분기 순익은 178억 원에 불과해 '어닝 쇼크' 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국내외 경기침체에 따른 충당금 부담과 순이자 마진이 축소된 탓도 있지만 지난해 황영기 전 회장의 낙마와 강정원 행장의 거취 논란 등 '최고경영자(CEO) 리스크'가 영업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강 행장은 외국계 은행을 두루 거치며 2004년 국민은행장으로 발탁돼 연임에 성공하며, 금융 분
요즘 일본 토요타자동차 관계자들의 심정은 하루 하루가 악몽일 것이다. 1년전 몰락하는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를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로 부상, 스포트라이트속에 전면에 나섰던 오너 도요타 아키오 사장은 연신 사과하느라 고개를 숙인다. 확대되는 사태에 내심 미소 짓고 있을 곳은 미국이다. 사실 토요타 치부에 대해 연일 확대재생산하고 있는 곳이 미 언론과 관련 당국이다. 부동의 `자동차 왕국` 타이틀을 내줘야 했던 미국인들에게는 그간의 서러움을 씻을 다시없는 카타르시스 기회일 법하다. 1년만에 양측의 입장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GM을 비롯한 미국 자동차업체들의 현실안주를 지적하며 부단한 기술 혁신만이 생존의 길이라고 역설하던 일본 자동차업체들이다. 일본의 가르침은 자동차업계에만 제한되지 않았다. 전후 최악의 경기침체에 빠진 미국을 보고 '잃어버린 10년'의 교훈을 배워야 한다고 말하던 일본이다. 이제 이니셔티브는 다시 미국이 잡았다. 한 신문은 토요타를 비롯한 일본의 비밀주의
건강보험에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치료비 전액을 부담하는 진료비를 '비급여 진료비'라고 한다. 정부는 병ㆍ의원으로 하여금 이 비급여 진료비 내역을 의무적으로 환자가 보기 쉬운 곳에 공개토록 하는 제도를 지난 달말부터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제도가 실시된 첫날인 31일 홈페이지와 병원 내부에 비급여 진료비를 제대로 게시한 병ㆍ의원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가격을 비교해 병원을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소비자들은 허탈할 수 밖에 없었다. 병원들은 오히려 큰소리쳤다. 종합병원의 경우 비급여 진료항목이 많게는 9000여개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공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나 지침을 내려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모 대학병원 관계자는 "수가체계가 의사들의 행위를 중심으로 만들어져 있어 비급여 진료 항목과 가격을 모두 나열해도 환자가 자신의 총 진료비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복지부가 사전에 기준을 세우고 용어 등을 정리해줬어야 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복지부는 새롭게 도입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