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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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를 3년 전인 2006년으로 돌려보자. 그때도 비정규직법을 둘러싼 갈등이 사회 곳곳에서 분출됐었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법 논의가 본격화된 이후 무려 10여차례의 총파업을 벌였다. 재계도 좌파 성향의 정권이 기업을 옥죄려 한다는 불만을 피력했다. 그 사이에서 정부는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법 제정을 강행했다. 그러나 노·사·정 은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결국 그해 11월 정치권은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통해 가까스로 법을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비정규직법은 어느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한 '누더기' 법이 됐다. 법 시행 후 2년이 지나면 '비정규직 해고 대란'이 일 것이라는 우려는 그때부터 나왔었다. 당시 정부는 일단 법이 통과된데 안도하면서 "시간이 많으니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면 된다"고 밝혔다. 2007년7월부터 비정규직법이 시행된 지 2년이 지난 현재. 정권이 교체되고 정부 간부들이 바뀌는 과정에서 '시한폭탄'과도 같
금융감독원이 '여름훈련'에 돌입한다. '조직역량을 위한 팀워크 도전정신 배양 연수'란 거창한 제목을 달았다. 김종창 원장을 비롯한 임원 13명, 국·실장 46명, 팀장 229명 등 288명은 '필참'이다. 밑의 직원들은 부서별, 직급별로 참가대상이 정해진다. 모두 합하면 400여명이다. 사실상 전직원이 대상인 만큼 5차례로 나눠 진행된다. 1차 연수는 오는 9, 10일 1박2일 일정으로 열린다. 이후 8월7일까지 매주 1차례 훈련이 이뤄진다. 첫날 일정은 조직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토론이 주를 이룬다. 강연과 분임토의가 진행된다. 이튿날엔 대부도 갯벌체험이 예정돼 있다. 갯벌체조, 단체축구, 보트조정훈련 등 이번 연수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다. 금감원이 바쁜 일정에도 이런 행사를 기획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한국은행법 개정 논의 때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반성이 없지 않다. 팀워크, 도전정신 등은 "한번 뭉쳐보자"는 결의인 셈이다. 연말 한은법 개정을 앞두고 결전을 치러야 하는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별관 8층 강당에는 퇴임한 역대 한은 총재 22명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그간 총재는 현직인 이성태 총재를 포함해 23명이다. 별관 양쪽 벽에 나란히 배치된 초상화에는 몇가지 얘깃거리도 전해진다. 이경식 전 총재(20대)는 정부의 감독체계 개편안(은행감독원 분리)에 동의했다는 이유로 노동조합이 반대하면서 수년간 초상화조차 걸지 못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최근 불거진 한은법 논쟁의 시작이었던 셈이다. 반면 전철환 전 총재(21대)는 처음으로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을 겸임했고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졸업을 지켜보기도 했다. 초상화 속 인물들도 그들의 이력을 반영한다. 관료와 금융인, 기업인까지 겸한 김준성 전 총재(13대)는 소설가로서 흔적인 양 책을 들고 있다. 조 순 전 총재(18대)는 1세대 유학파로 경제학계의 석학답게 영문서적을 끼고 있다. 아직 비어 있지만 퇴임 후 걸리게 될 이 총재의 초상화는 공교롭게도 강단에 가까운 끝자리다. 옆에 한 자리 여유
"기회주의자에게 기회는 오지 않는다." 하반기 재테크 전략을 알아보기 위해 만난 한 시중은행 PB는 "때를 기다린다"는 기자의 기회주의적 성향(?)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최근 급등한 증시에 대한 부담으로 적립식펀드에 가입해있음에도 임의로(?) 납입을 중단하고 추세를 지켜보고 있음을 꼬집은 것. 물론 '예고된 조정'에 맞춰 바닥에 투자한다면 기가 막히게 좋은 일이겠지만 이는 '신의 영역'. 모름지기 사람은 그저 묵묵히, 꾸준히 적립해가는 게 최선이라는 견해다. "한번 생각해보세요.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500선까지 밀린다, O월 위기설 등 말이 얼마나 많았나요. 그때마다 기회를 노리고 지켜만 보고 있었다면 과연 올 상반기 '증시의 봄'때 두자릿수 이상의 수익을 맛볼 수 있었을까요?" 그는 "시장은 결코 관망하는 자에겐 달콤한 열매를 가져다주지 않는 법"이라고 했다. 아무리 시장이 출렁이더라도 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이번에는 기자가 PB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럼
6월29일 저녁, 비온 뒤 개인 서울의 하늘은 여전히 잿빛이었다. 남산 자락에 놓인 신라호텔로 내로라하는 국내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몰려들었다. 이곳 영빈관에서 열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주최 '제2차 경제정책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행사 시작이 예정된 시각은 오후 7시. 20분 전부터 속속 도착한 CEO들이 차례로 자신의 자리를 확인한 뒤 서로 인사와 함께 짧은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CEO의 표정들은 언뜻 밝아보였지만 몇 마디 인사말을 건네다 보면 어느새 걱정이 드리워지곤 했다. 평소 알고 지내던 대기업 사장에게 안부를 물었다. "요즘 조금씩 좋아지고 있나요?". 업황이 개선되고 있느냐는 의미였다. "좋아져야 되는데···" 그러면서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요즘 제일 걱정하시는 게 어떤 건가요?"라고 물었다. 그는 시중금리가 슬금슬금 오르는 것이 가장 부담스럽다고 했다. 글로벌 경기가 여전히 불안한 상황에서 금리까지 오르면 중소기업도, 가계도 주머니 사정이 나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1주일째 점거농성을 벌이고 촌각을 다투는 법안은 논의 테이블에서 저만치 밀려나 있다. 여당은 더는 못 참는다며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청하고 야당은 물리력으로라도 막겠다고 벼르고 있다. 2009년 6월의 마지막 날 대한민국 국회의 모습이다. 2년 전 마련한 비정규직법 적용을 하루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팽팽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막말도 오간다. 소관 상임위인 국회 환경 노동위원회 추미애 위원장과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협상을 위한 자리에서 '이빨'을 드러내며 '남 탓'을 했다. 안 원내대표는 추 위원장이 권한을 남용해 법안을 상정조차 안 하고 있다며 "국회법의 기본도 모르면서 위원장을 한다"고 말했다. 추 위원장은 "이렇게 막가파식으로 해야 하냐"며 "터무니없는 얘기를 한다"고 맞받았다. 가시 돋힌 말 속에 '대화'가 설 자리는 없었다. 돌아보면 비정규직법은 태생부터 '시한폭탄'이었다. 당시 열린우리당이었던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현실론을 들어 '비정규직
이 기사는 06월29일(09:13)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올 한 해에만 1조원이 넘는 신규자금이 벤처캐피탈 시장에 쏟아진다. 민간 자금조달이 어려운 벤처캐피탈 업계에 국민연금과 모태펀드(1·2차)를 비롯한 공공 부문이 지원에 나선다. 정부·민간자금이 혼용된 형태도 있다. 지식경제부가 국가성장 주도산업과 연관된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신성장동력 펀드(1·2차)를 조성한 것이다. 펀드결성액 일부는 정부가 지원하고 나머지는 국내외에서 7000억원 이상을 마련해 5개 조합을 결성하게 된다. 그동안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벤처캐피탈 업계가 이 같은 대규모 신규자금으로 들뜨기 시작했다. 하지만 갑자기 쏟아지는 투자금이 야기할부 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일단 투자금이나 모으고 보자'는 식으로 비슷한 시기에 한꺼번에 많은 펀드가 결성·해산되면서 조합 수익률
검찰이 MBC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왜곡보도 의혹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한 프리랜서 작가의 이메일 내용을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은 이 작가의 메일 내용 일부를 발췌해 공개하고 프로그램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왜곡보도를 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메일에는 현 정부와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검찰은 60쪽 분량의 수사결과 발표문을 통해 문제의 메일 내용이 제작진의 불순한(?) 의도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이 애초부터 현 정부를 궁지로 몰기 위해 치밀한 시나리오에 따라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왜곡보도를 사실로 믿은 시민들로 하여금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을 갖게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검찰은 메일 공개가 특정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것이란 일각의 지적에 대해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불가피했다"며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검찰의 이번 수사를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검찰이 왜곡보도의
얼마 전 지인들과 저녁식사를 했다. 금융위기로 시작된 화제는 브릭스(BRICs), 친디아(ChinDia) 등 이른바 기존 글로벌 경제 질서를 대체할 이머징 마켓의 선두 그룹으로 자연스레 옮겨졌다. 특히 중국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중국이 'G2'로써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 달러 주도의 기축 통화를 대체할 대안화폐가 가능한지 등 많은 의견과 논란이 오갔다. 그러나 막상 나머지 국가로 향하자 말수는 빈곤해졌다. 러시아, 브라질은 차치하더라도 같은 아시아에 위치하고, 인구 11억이 넘는 인도에 대해 너무 아는 것이 없다는 사실에 서로가 민망했다. 기자로서 제 역할을 다 못한 것 같아 나 자신부터가 친구들 보기 부끄러웠다. 또 한 친구도 낯이 뜨거웠나 보다. 담당 부서격의 공무원인 그는 “인도 등이 중요한 건 알지만 미국과 중국의 향후 위상 변화에 대비하는 것만으로도 힘들다”고 한탄조로 말했다. 공무원 친구의 하소연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시류를 정
'영화표값 오르면 주가 좀 뜰까 했더니 대한늬우스는 또 뭔지…' 국내 1위의 멀티플렉스 영화관 운영업체인 CJ CGV의 속이 요즘 편치않다. 업계3위인 메가박스가 26일부터 극장 요금을 1000원 올리면서 8년째 묶여온 영화요금 인상에 가속도가 붙었지만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났기 때문이다. 바로 15년 만에 부활한 ‘대한늬우스’다. 지난 25일부터 전국 190개 상영관에서 나오는 대한늬우스는 KBS ‘개그콘서트’의 한 꼭지인 ‘대화가 필요해’를 패러디해 4대강 개발사업을 홍보하는 영상이다. 홍보물을 제작한 문화체육관광부는 정부 정책을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코믹하게 만들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군사정권 시절 국민계도의 상징이었던 불편한 영상을 돈 내고 봐야하느냐"라며 반발도 거세다. 정치·사회적 논란에 난처해진 건 극장측이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대한늬우스를 상영하는 극장 불매 운동까지 등장했고, 상영 기간인 한 달간 영화를 안보겠다는 네티즌들도 있다. CGV 관계자는
"한 남자가 샤워실에 들어간다. 수도꼭지를 틀었더니 찬물이 나온다. 급하게 온수로 돌리자 뜨거운 물이 쏟아진다. 이 남자는 수도꼭지를 찬물로 돌렸다, 온수로 돌렸다를 반복한다." 시차를 무시하고 그 순간만의 정보에만 대응하는 이 남자를 두고 밀턴 프리드먼은 '샤워실의 바보 (fool in shower)'라고 불렀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두고 종종 '샤워실의 바보'를 인용한다. 정부가 부동산시장 동향에 대해 시차를 무시하고 즉각 반응하면서 적절하지 않은 대책을 쏟아내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최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개최한 '2009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샤워실의 바보'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정부가 부동산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일 경우 투기지역 지정 여부와 상관없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사실 최근 부동산시장을 단순히 지표로만 보면 바닥을 찍은 것처럼
검찰이 요즘 뒤숭숭하다. 청와대가 기수원칙을 깨고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찰총장으로 내정, 대규모 후속 인사가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는 고위급 간부들의 사퇴로 인해 그 규모가 지난 1월의 정기인사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승진 폭과 보직 이동 등 검찰 사상 최대 규모 인사가 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책임에 따른 대검 중수부의 존폐 여부도 가늠해 볼 수 있어 후속 인사에 더욱 눈길이 간다. 일선에 있는 검사들은 검찰 조직에 '쇄신'이 필요하다는 데는 대체로 동의하는 것 같다. 노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한 비판과 전임 총장의 중도 사퇴 등 지금의 상황이 검찰에 닥친 최대 위기라는 점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정기인사 6개월여 만에 대폭적인 인사가 이뤄진다는 점에서는 불만의 소리도 나온다. 바뀐 자리에서 제대로 수사 한번 해보지 못하고 자리를 옮겨야한다는 것이다. 매년 1월에 정기인사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인사 이후 몇 개월 지나지 않아 또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