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403 건
2008년 5월. 서울은 조류인플루엔자(AI) 열병을 앓았고 광화문 청계천광장은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에 성난 인심의 촛불행렬로 뒤덮였다. 1년 뒤인 2009년 5월. 서울에는 똑같은 모습이 재연됐다. 인플루엔자는 '돼지'로 바뀌었을 뿐, 시청 서울광장에는 촛불집회 1주년 기념케이크의 촛불이 '요란스레' 타올랐다. 지난 2일 오후 서울광장은 '하이서울페스티벌2009' 개막식 준비로 들떠있었다. 서울의 과거·현재·미래를 잇는 소통길을 표현한 개막길놀이 '꽃분홍길'이 태평로를 누빌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래를 아우르려한 행렬은 결국 영화 '백투더퓨처'처럼 과거로 돌아갔다. 검은 투구를 입은 위압적인 경찰진압대와 촛불시위대는 소통길을 단절했다. 시민들은 '명박 퇴진, 경찰해체' 피켓을 들고 도로를 행진했고 이를 막으려는 경찰 부대가 난입해 난장판이 벌어졌다. 같은 날 저녁 8시엔 서울광장 무대도 점거돼 개막 행사를 보러온 외국인 관광객과 시민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전경에 휩싸여 어리둥절
지난 3월 13일 여야 합의로 '100일 대장정'을 시작한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미디어발전위)가 4월 25일로 50일을 지났다. 반환점을 돈 미디어발전위는 이달 1일 '신문방송 겸영과 여론 다양성'을 주제로 공청회를 열었다. 이달 말까지 주제별, 지역별로 8번 이어지는 '릴레이 전국 공청회'가 시작된 것이다. 1일 공청회에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는 공방이 진행됐지만, 20여명 정도의 일반인만이 방청했을 뿐 언론도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다. 인터넷에는 소수 네티즌이나 시민단체들이 지역별 공청회에 적극 대응하자는 의견을 올리는 정도다. 미디어발전위 출범 당시 "합의점을 찾을 수 있겠냐, 위원회 역할이 단일안을 꼭 도출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반응을 돌이키면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말은 달라도 '기대할 거 없다'로 압축됐으니 말이다. 막 시작된 미디어발전위의 전국 릴레이 공청회를 보면서 새삼 방송통신위원회 역할을 곱씹게 된다. 방통위의 핵심 임무 중 하나는 국내 미디어 산업 재편에 관련해 주
"거긴 아니라고 하던데…." "그럴리가. ○○은행에서 직접 확인한 건데…." "그래? 그럼 도대체 몇 개라는 거야." "확보한 리스트 좀 교환해보자."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을 출입하는 기자실에서 요즘 흔히 벌어지는 진풍경이다. 삼삼오오 모여 은행 빚이 많은 45개 대기업그룹(주채무계열)을 입에 올리곤 한다. 이른바 '주채무 리스트'다. 채권은행의 재무구조평가 결과 합격과 불합격이 명확해지자 기자들의 촉수도 한층 날카로워졌다. 기업의 생존이 걸린 문제인 만큼 금융당국과 채권은행 관계자들에게도 함구령이 내려진 탓이다. 불합격으로 분류된 그룹들은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체결해야 한다. 약정체결은 곧 계열사 매각, 인력감축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의미한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사실상 '살생부' 명단인 셈이다. 기업들의 발길도 바빠졌다. 최근 당국의 기류가 채권단 '자율'에서 '강한 압박'으로 변한 것을 감지한 탓이다. 몇몇 그룹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에서 별다른 얘길 못들었는데 우리가
티브로드의 큐릭스 인수가 '산 넘어 산'이다. 연이은 악재로 방송통신위원회의 인수합병(M&A) 승인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케이블방송사(SO)를 소유하고 있는 티브로드의 SO보유수는 15개. 이런 티브로드가 7개의 SO를 보유한 큐릭스를 인수하면 SO업계의 '공룡'이 탄생하는 것이어서, 이번 M&A에 대한 각계의 관심은 남달랐다. 특히 SO 소유규제 완화를 위해 방송법 시행령까지 개정했던 방통위는 이번 M&A를 통해 유료방송 시장이 재편할 것으로 크게 기대하고 있었던 터였다. 그러나 순조롭게 진행될 것처럼 보였던 이번 M&A는 '성접대 파문'으로 '올스톱'되고 말았다. 일정을 당겨 M&A를 인가해줄 계획이었던 방통위는 여론을 의식해 인가를 보류시켰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서 큐릭스 인수와 관련한 로비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통위는 이 사안을 쉽사리 매듭짓기 못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인수과정의 '이면계약'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15일
"디오스 냉장고는 화이트 그레이 등 베이직한 컬러를 기반으로 모던하고 미니멀한 패턴과 소재로 디자인했다."(LG전자 디오스 냉장고 보도자료) "스토리스테이션은 모던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다크 그레이 색상의 알루미늄 재질을 사용했고…"(삼성전자 데이터 백업용 외장하드 보도자료) 요즘 기자들은 글로벌기업 자료를 읽다보면 번역사가 돼야 한다. 한글로 쓰인 보도자료지만 영어사전을 찾아 봐야할 때도 있다. '모던한'을 '현대적인'으로, '다크 그레이 색상'을 '짙은 재색'으로 표현하지 않는 것은 왜 일까. '현대적인'이라고 표현하면 '모~던한' 분위기가 전달되지 않아서일까. 홍보팀의 해명을 들어보니 "사내에서 일반적으로 쓰는 용어이므로 기사에 그대로 활용해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한다. "이미 널리 글로벌화된 독자들의 수준을 모르시고 하시는 말씀"이라는 투였다. 그래 맞아! 바야흐로 글로벌 시대 아닌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이므로 임직
한국거래소(KRX) 상임이사 인선이 29일 사실상 완료됐다. 거래소는 이날 오후 서울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박상조 전 유가증권시장 본부장보를 코스닥시장본부장에, 전영주 전 시장감시위원회 본부장보를 파생상품시장본부장에 각각 선임했다. 임원 선임을 위한 공모가 마감된 게 지난 달 16일이었으니 근 한 달 반 만이다. 이번 인선은 여러 면에서 '상징성'과 '중요성'이 적지 않았다. 거래소가 지난 1월 준정부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첫 임원 인사였던 탓에 '공공기관 KRX'의 향후 인사 기준을 엿볼 수 있는 시금석이었다. 더욱이 자본시장법 시행을 계기로 증권시장의 선진화를 외쳐 온 거래소 임원에 '전문성'을 갖춘 적격자가 선임될 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다. 거래소 임원은 공공기관 지정전에는 이사장이 후보를 추천해 주총에서 선임했지만 공공기관 지정후에는 다른 공기업처럼 임원추천위에서 후보를 추천, 주총에서 선임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하지만 임원 선임을 끝내기까지 한 달 반의 긴 시간을
"별의 별 방법을 검토해봤지만 묘수가 없네요. 지방 주택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두고두고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될 겁니다." 지방에 대규모 악성 미분양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건설사들의 푸념이다. 건설사들은 미분양아파트를 해소하기 위해 기존 분양자 몰래 할인판매도 불사했고, 파격적인 경품 제공은 물론 직원들에게 아파트를 떠넘기기까지 했다. 그러나 지방 아파트는 부동산 규제 완화의 훈풍이 미치지 않는 시베리아였다. 백약이 무효였다. 그러던 중 정부가 건설사들의 유동성 지원을 위해 미분양아파트를 활용한 다양한 금융지원책을 내놓으면서 다시 희망을 갖게 됐다. 준공후 미분양아파트의 경우 금융기관들이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와 기업구조조정용(CR)리츠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했다. NH투자증권이 2차례에 걸쳐 P-CBO를 출시했고, 우리투자증권과 KB부동산신탁은 우투하우징 1호와 플러스타 1호 CR리츠를 만들었다. 준공전 미분양아파트는 대한주택보증이 지난해 말부터 환매조건부 방식으로
28일 오전 11시40분. 이날 거래가 전혀 없던 코스닥 선물시장에서 1건의 계약이 체결됐다. 체결가는 전날 종가(1280.00)보다 80.00포인트(6.25%) 급락한 1200.00. 선물가격이 전날보다 6% 이상 떨어져 1분간 지속되자 코스닥시장에선 곧바로 '급락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후 5분간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도 정지됐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날 보다 1% 남짓 내린 500.67 수준을 가리키고 있었다. 현물 시장에선 정상적 거래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비정상적인 선물 1계약 때문에 어처구니 없는 사이드카가 발동된 셈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개인 거래자의 실수인지 의도적인 주문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비정상적인 거래임엔 틀림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황당한 경우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해 코스닥시장에선 글로벌 위기로 증시 변동성이 극심해지면서 모두 26번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특히 지난해 코스닥시장의 사이드카 19번 중 4번이 이날처럼 단 1계약으
'앵그리 머니'(angry money) 돌격 앞으로. 뿔난 돈의 기세가 무섭다. 한동안 코스피지수 1000~1200의 박스권에 갇혀 있던 장은 일순간 1300선을 넘어선 데 이어 1350선 위까지 단숨에 치고 올라섰다. 이렇게 최근 몰려든 돈의 정체에 대해 한 대형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연초 이후 국내 증시에 들어온 자금은 약세장에서 유입되는 직접 투자자금인 '스마트머니'로 볼 수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성난 투자자금에 가깝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펀드 투자금이 반토막 나는 등 커다란 손실을 입었던 개인 투자자들이 최근 국내 증시가 반등하자 펀드를 환매해 직접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만큼 펀드 운용에 대한 불신이 시장에 만연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펀드 애널리스트에게 맡기느니 내가 직접 하겠다', '담당 애널리스트가 하도 바뀌어서 누구인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시장의 불신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할 결과일 수 있다. 한때 '시장의 블랙홀
지난 주말 멕시코에서 '돼지독감'(돼지인플루엔자, SI)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발원지인 멕시코에선 돼지독감에 따른 사망자만 100명이 넘었다. 이웃나라 미국과 캐나다에도 감염자가 생겼다고 하고 남미,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의심환자가 속속 보고 되는 등 무서운(?) 뉴스가 여러 매체를 통해 쏟아졌다. 기자가 지난 주말 대형마트의 돼지고기 판매량을 점검한 결과,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의외로 의연했다. 전국 122개 이마트 매장을 운영 중인 신세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25일~26일) 이틀간 돈육 매출은 전주보다 8.7% 증가했다. 한 대형 마트의 축산담당 상품기획자(MD)는 "일부 고객들이 국내산이 맞냐고 확인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돼지고기 구입을 기피하는 고객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정부 발표에 따르면 SI는 돼지고기로는 감염되지 않으며, 돼지고기를 익혀 먹기만 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 돼지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71℃ 이상 가열하면 사멸된다.
"이건 2금융권에서 흘러나온 이야기 같네요. 우리를 압박하기 위한 일종의 '언론플레이'로 보입니다." 최근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된 건설사의 해외사업 지원 여부를 놓고 고심하던 은행 관계자가 채권단이 자금지원을 결정했다는 언론보도를 접한 뒤 보인 반응이다. 그는 당시 내부적으로 지원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여서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고, 설령 이를 실행에 옮긴다고 해도 여러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누군가 의도를 갖고 잘못된 정보를 언론에 흘린 게 아니냐는 투였다. 거꾸로 은행들이 이런 유혹을 받는다. 최근 시중금리 급락으로 역마진 사태까지 걱정하게 된 은행들은 대출금리 산정방식 변경을 추진키로 했다. 일부 언론에는 구체적인 추진내용이 마치 확정적인 것처럼 소개됐다. 하지만 은행들은 단기적으로 대출금리가 높아져 고객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는 걱정에 이를 백지화했다. 결국 은행들은 제도 변경에 앞서 언론을 통해 여론을 떠본 격이 됐다. 여론의 흐름을 바꾸거나 탐지하기 위해
이 기사는 04월24일(10:4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문화콘텐츠 조합의 수익률 적자행진이 지속되고 있다. 얼마 전 조합 청산을 결의한 CJ창업투자의 3개 조합은 원금도 건지지 못했다. CJ창투5호방송영상투자조합과 CJ창투6호영화투자조합은 각각 -0.7%, -0.85%의 수익률로 조합 해산을 준비하고 있다. CJ창투8호투자조합 역시 -3.87%로 운용을 마치게 됐다. 이처럼 펀드의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해서 조합운용사인 벤처캐피탈의 자금줄이 마르는 것은 아니다. 매년 수익률과 무관하게 조합 운용·관리에 대한 대가를 받기 때문이다. 일단 유한책임투자자(LP)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조합을 결성하면 존속기간 동안 꼬박꼬박 수익을 챙길 수 있는 셈이다. 그러다보니 투자실패로 인한 손실은 고스란히 LP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특히 LP의 상당 부분은 문화콘텐츠와 연관된 정부기관이 차지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