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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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점심시간 서울 도심의 한 호텔. 골프 와인으로 유명한 `1865'를 만드는 칠레 산페드로 와이너리의 자비에 비타 사장은 지구 반 바퀴를 건너와 마이크를 잡았다. 첫 화이트와인 `1865 쇼비뇽 블랑'의 한국시장 홍보를 위해서다. 그의 방한은 국내 와인시장이 침체됐다고 하지만 한국시장이 차지하는 1865 판매 비중이 그만큼 높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국내 와인 수입업체 대부분은 여전히 악전고투하고 있다. 불황과 환율상승으로 와인 소비가 줄었기 때문이다. 와인 수입업체 중 빅10에 드는 A사는 최근 부도 직전까지 몰렸지만 간신히 고비를 넘겼을 정도다. 불과 2년 전 와인 만화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와인 불패'가 유행했던 풍조와 대조를 이룬다.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1일 기준 국내 와인수입업체는 200여 곳에 달하지만 이중 절반정도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알려졌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한-EU FTA 잠정 합의는 국내 와인시장에 새로운 돌파구를 터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
"한국은 대기업 중심 경제구조가 가장 고착화된 나라입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의 출범 기념 세미나가 열린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3층 불스홀. 한국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자본시장'을 통해 풀어가기 위한 다양한 해법들이 제시됐다. 가장 눈에 띄는 문제점은 한국경제가 가장 대기업 중심으로 고착화돼 있고, 그 뒤에는 은행중심의 시장구조가 있다는 주장이었다. 지난 30년간 선진국 상위 10대 기업 중 신규기업이 얼마나 포함되는지를 비교해본 결과 미국 등 자본시장 중심국가의 경우 신규기업이 63%로 독일 등 은행중심국 50%를 앞질렀다. 하지만 한국은 40%에 불과했다. '재벌기업'으로 불리는 10대 기업의 절반이상은 30년전 위상을 그대로 유지해왔다는 의미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은행의 역할이 지나치게 큰 점이 이처럼 경제구조를 고착화시킨 것으로 풀이했다. 주식시장은 신생기업에도 자금을 공급할 수 있지만, 은행은 안전한 대기업에만 자금을 공급한다는 이유다. 신용위험을 무릅쓰는 대
아쉬움이 남는 승부였다. 하지만 보여줄 건 모두 보여줬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일본에 져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 문턱에서 아깝게 미끄러졌지만 국민들에게 많은 것들을 남겼다. 글로벌 경제침체로 가계 경기 등이 좋지 않아 웃을 일이 사라진 국민들은 이번 대회를 마음껏 즐겼다. 우리 대표팀의 승전보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세계 일류 선수들이 즐비한 팀을 연파 할 때마다 용기와 희망을 가졌다.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 뛰는 선수는 단 1명이었다. 수십배 차이나는 선수들 몸값도 비교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은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열심히 뛰었다. 이들이 보여준 투혼에 국민 모두는 감동했고 야구가 의미하는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배경에는 대표팀을 이끈 김인식 감독의 뛰어난 리더십이 있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그는 통 큰 리더십을 보이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김 감독은 일본에 패해 준우승에 머문 후 기자회견에서 "
보험사 지급결제 허용을 놓고 여전히 논란이 진행 중이다. 은행권 주장을 들어보면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보험권에서 반박하는 말을 들어보면 그것도 맞는 말 같다. 최근엔 금융연구원이 보고서를 통해 보험사에 지급결제업무를 허용하는 것은 위헌소지가 있다고 지적해 논란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이에 대해 보험권은 "위헌소지가 명백하지도 않지만 위헌소지가 있다 하더라도 법에 명시를 하면 되는 일"이라며 일축했다. 과연 보험사에 지급결제를 허용하면 문제가 있는 걸까. 은행권이 가장 크게 지적하는 부분이 시스템의 안정성 문제다. 보험사가 파산이라도 하면 고객의 지급결제용 자산도 위험해진다는 것이다. 보험사들은 은행권의 '트집 잡기'라고 주장한다. 보험사에 지급결제가 허용되면 보험사들은 해당 자산에 대해선 100% 외부 위탁을 하게 되므로 은행권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설령 보험사가 파산하더라도 고객 자산의 안정성은 보장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증권사들은 증권금융에 예탁하는데 비해 보험사들은 전
월가 금융기업의 부도덕성이 도마위에 오르며 미국인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고 그것도 모자라 혈세로 공적 자금까지 지원받은 월가 은행들이 직원들에게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한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 은행들도 할 말은 많다. "뛰어난 인재들을 경쟁사에 빼앗기지 않으려는 것"이 그들의 주된 변명이다. 미 국민들의 분노는 잘못된 경영으로 1750억달러라는 정부 자금을 수혈받았던 AIG가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한 것을 두고 극에 달했다. AIG는 보너스 액수마저 축소 은폐하려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죽했으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AIG는 탐욕과 무절제로 인해 위기에 빠진 회사"라며 "회사를 연명시켜주고 있는 납세자들에게 이런 극악무도한 짓을 어떻게 납득시킬 수 있나"라고 개탄하기까지 했다. 의회는 지급된 보너스를 환수하기위해 입법마저 불사하고 있다. 하원이 50억달러 이상 정부 지원을 받은 기업의 보너스를 최대 90%까지 환수하는 법안을 통과시킨데 이어 상원도 이를
지난 21일 중국 상하이 신스졔(新世界)백화점 1층에 위치한 화장품 코너의 랑콤 매장. 현지 관계자에게 선물할 10만원 이내 가격의 화장품을 사기 위해 들른 기자 일행은 선뜻 물건을 고를 수 없었다. 웬만한 제품은 가격이 800위안을 넘었기 때문이다. 800위안이라면 환전해 갈 때의 원/위안 환율(매도환율) 220원을 적용하면 17만6000원에 달한다. 결국 490위안짜리 조그마한 아이크림 하나를 골랐다. 가장 가격이 낮은 편에 속했지만 그래도 10만원을 넘었다. 한국 백화점에서는 동일한 제품이 5만∼6만원에 팔리고 있다고 한다. 바로 전날 저녁 상하이역 북쪽 다이닝루에 위치한 한 호텔 앞 노천 바. 간단히 맥주를 시켜 마시고 자리를 일어서던 일행은 청구서를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하이네켄 캔맥주 하나에 105위안을 받고 있는 것이다. 원화로 환산하면 2만3000여원. 고급 바에서도 비싸야 1만원 하는 한국 생각이 절로 났다. 충격은 출국 비행기를 타기 위해 간 푸둥공항에까지 이어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공개, 입학사정관제 확대 등 이명박 정부가 집권 2년차에도 교육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러나 사전조율이 충분치 않아 정책간 모순이 발생하는 일도 생기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9일 선진형 대학입학 전형의 확산을 위해 입학사정관제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원금액을 지난해 157억원에서 올해 236억원으로 대폭 늘리고 10여개 대학을 집중 지원해 제도 파급 효과를 극대화시킨다는 목표다. 기존 점수 위주의 전형방식에서 벗어나 학습과정, 교육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는 측면에서 입학사정관제 확대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볼 수 있다. 교과부는 1점 차이로 당락이 엇갈리는 일이 줄어들어 입학사정관제가 공교육 정상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이 같은 기대가 무색할 정도로 점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모습이다.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공개 때문이다. 교과부는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를 교장 및 교사평가와 연계하는 일이 4~5
"요즘 해운대에 백화점, 초고층 빌딩 세운다꼬 난리 아입니까" 13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로 들어가는 택시 안. 서울에서 왔다는 말에 기사가 호들갑을 떨며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3일 문을 연 신세계 백화점 센텀시티점 주변부지는 속살을 드러내고 파헤쳐진 채 건축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열기가 후끈한 가운데 부산에서는 또 다른 WBC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썩였다. 해운대 센텀시티에 건설 중인 108층 규모 초고층 월드비지니스센터(WBC) 솔로몬타워 때문이다. 2015년쯤에는 해운대해수욕장 주변에 117층짜리 해운대관광리조트도 지어진다고 한다. 부산시청 관계자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법률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초고층 빌딩 건축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초고층 빌딩 건립 바람은 서울이 더하다. 상암DMC 빌딩(640m), 용산 랜드마크 빌딩(620m), 잠실 제2롯데월드(555m) 등 현재 100층이
"기회의 땅이요? 옛말이죠. 이제는 막대한 자금력없인 엄두도 못내는 산업이 됐지요. 여기에 언제든 형사처벌까지 감수할 수 있는 배포도 필요하구요." 얼마 전 만난 인터넷기업 CEO의 자조섞인 넋두리다. 닷컴(인터넷) 사업을 두고 하는 말이다. IMF가 한창이던 10년전쯤. 닷컴 시장은 수많은 젊은이들이 몰려들던 '기회의 땅'으로 통했다. 큰 자본 없이도 누구나 아이디어와 기술력 하나로 승부를 펼칠 수 있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벤처기업으로는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네이버나 '전국민의 싸이열풍'을 불러온 싸이월드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그 이후로도 잠시 소강국면을 맞긴 했지만 닷컴은 여전히 젊은 창업가들에게 '희망의 땅'이었다. 특히 손수제작물(UCC)로 대변되는 웹2.0 열풍과 더불어 너도나도 '제2의 네이버 신화'에 도전장을 던졌다. 하지만 최근 닷컴업계에 그야말로 총체적 위기다. 경제위기에 따른 직간접적인 영향 때문만은 아니다. 이보다는 '토양' 자체를 위협하는 정부
"자꾸 안 된다, 안 된다 하니까…" 서울 낙원동 285-6번지에 자리잡은 '악기의 메카' 낙원상가엔 요즘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장사가 안된다는 불안감보다 이러다 낙원상가가 영영 문을 닫을지 모른다는 주변의 우려가 상인들은 더 부담스럽다. 한 상인은 "방송국에서도 몇 번씩 왔다 갔는데, 방송 나가는 것 보면 모두 부정적인 내용 뿐"이라며 기자의 취재 요청에 손사래를 쳤다. 그런 그를 겨우 설득해 대화를 나눴다. 분명 낙원상가가 예전보다 쇠락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전성기는 80년대였다. 낙원상가는 밤무대 연주자들의 사랑방이자 인력시장으로 밤낮없이 붐볐다. 그러다 90년대 노래방 기계가 등장하자 연주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낙원상가도 내리막길을 만났다. 인터넷이 보급돼 온라인 악기시장이 탄생하자 낙원상가는 다시 타격을 입었다. 도시 재정비를 위해 낡은 건물을 철거할 거란 소문도 상인들을 불안하게 한다. 그러나 낙원상가는 아직도 살아 있다. 지금도 하루 방문객이 2000명가량으로 추산된
이 기사는 03월13일(17:48)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직장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상사는 무능한 상사도 아니고 성격이 나쁜 상사도 아닌 '그냥' 부지런한 상사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너무 부지런해 이것저것 부하직원들의 실무까지 직접 챙기고 간섭하는 부지런함이 오히려 일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거기다 실무를 잘 모르고 부하 직원에게 괜한 부담만 주면 일이 꼬이게 된다. 최근 국내 기관들의 해외 채권 투자에 대한 논란이 딱 그 모양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발행한 채권을 국내 기관들이 대거 사들이면서 진정한 외화 조달의 의미가 퇴색했다는 비판에 청와대가 불끈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는 금융기관을 통해 관련 정보를 대거 수집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후속보도를 한 언론들은 외화 유동성이 부족한데 '이게 왠 일이냐'며 달려들어 청와대의 '불끈함'에 힘을 실어줬다. 그런데 언론의 비판과 청와대의 불끈함이 잘못
이 기사는 03월12일(08:3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범(凡)현대가에게 현대상사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옛 현대그룹의 흥망성쇠를 함께 한 상징적인 기업이기 때문이다. 1976년 설립된 현대상사는 중공업과 자동차 분야를 중심으로 성장한 현대그룹의 수출 첨병 역할을 담당했다. 현대가 성장한 만큼 현대상사의 매출도 급성장했고 1999년에는 매출액이 38조원에 육박했다. 현대와 한 몸이나 다름없던 현대상사는 2000년 '형제의 난'으로 현대 계열사가 뿔뿔이 흩어지면서 회사경영에 큰 타격을 입었다. 결국 2003년 해외법인 부실이 심화되면서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돼 채권단 공동 관리를 받게 됐다. 최근 옛 현대계열사로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현대상사가 경영정상화를 이루면서 M&A 매물로 나왔다. 이에 시장의 관심은 범현대가가 인수전에 참여할지에 쏠리고 있다. 현재 범현대 계열인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KCC, 현대상선 등이 유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