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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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3년째 이어지는 행사인가 싶게 외형은 초라하다. 지난 10년간 국내에서 스타크래프트와 와우(WOW) 온라인게임으로 천문학적 매출을 벌어들인 블리자드를 비롯해 닌텐도와 소니 등은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지스타'를 불참하고 있다. 지스타 조직위원회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블리자드는 '보여줄 게임이 없어서'라고 한다. 보여줄 것이 없는 블리자드는 독일에서 열리는 GC와 일본의 TGS에는 참가해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지스타 조직위는 마이클 모하임 블리자드 사장이 방한했을 때도 문화관광부 차관까지 동원하며 참가를 유도하려고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닌텐도도 마찬가지다. 지난 1월 국내 첫발을 내디딘 닌텐도는 '닌텐도 DS 라이트'를 비롯해 게임 소프트웨어로 8개월만에 1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거뒀다. 이처럼 한국시장에서 너무 '잘나가는' 닌텐도 역시 지스타 참가를 외면하고 있다. 차세대 게임기 '위'(Wi
"반도체 공시 나갔습니다." 30일 삼성전자 홍보팀 A과장으로부터 문자 메시지가 왔다. 조금 후에는 직접 홍보팀 B차장이 전화를 걸어 왔다. "이스라엘의 팹리스 회사를 인수한 겁니다. 예, M&A 맞습니다. 계약을 체결한 수준이 아니라 인수 작업을 끝낸 겁니다." 기자가 묻기도 전에 공시 내용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했다. 전화기 너머 그의 목소리는 약간 들떠 있었고 자신감이 넘친다는 느낌도 들었다. 대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M&A를 통한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 비해 삼성전자는 유독 '나홀로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던 참에 나온 간만의 M&A였으니 그럴법 하다고 이해가 된다. 기자도 '이거 기사되네'라는 생각을 했다. 한국의 대표기업 삼성전자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글로벌 기업환경에 너무 고지식한 대응으로 일관해왔다. 올해 반도체 등 일부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자 '삼성전자식 독자경영의 한계'라는 분석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인력, 사업 등 여러 분야에서의 구조조정을 추진하
31일 오전 10시 동아제약 임시주총이 열린다.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의 둘째아들 강문석 이사가 소집한 임시주총이다. 당초 시장의 기대를 모을만한 주총이었지만 강이사가 중도에 싸움을 포기, 조용하게 막을 내릴 것 같다. 강 이사는 이미 그동안의 과오을 뉘우치고 아들의 자리로 돌아가겠다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법적인 문제때문에 열리는 형식적인 주총이 됐다. 강 이사의 이사회 소집으로 회사는 회사대로, 주주들은 주주들대로 상당한 피해를 봤다. 회사는 지난 3분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놓고도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주가는 지난 7월중순이후 25% 이상 하락했다. 직원들도 분쟁에 휘말려 현업에 매진하지 못했다. 기관투자자들은 부자간의 경영권분쟁 속에서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했다. 현 경영진을 지지할 것인지, 강 이사측을 지지할 것인지를 결정하는데 많은 고민을 했다. 경영권 분쟁이 없었다면 쓰지않아도 될 힘을 썼다는 측면에서 낭비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경영권분쟁에서 얻은
"간고등어 18마리를 선물로 준 구청장의 당선이 무효가 됐는데 법원은 왜 그런 판결을 내렸을까요." 29일 국회 정무위의 자산관리공사(캠코) 국정감사장. 차명진 의원(한나라당)이 김우석 캠코 사장에게 느닷없는 질문을 던졌다. 법사위 국감도 아닌데 '간고등어'와 '판결' 등이 거론된 것은 지난해 금호아시아나에 인수된 대우건설 매각 과정을 놓고 '때늦은' 공방이 벌어진 때문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우건설 인수전에 참여한 금호와 두산, 두 기업의 '페널티'(감점) 심사에서 심각한 차별이 있었고, 결국 인수전의 성패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당시 횡령 등 회계 불투명성 혐의로 기소된 두산이 10점의 감점을 받아 인수전에서 탈락한 반면 여권에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금호 측은 불과 0.01점만 감점받아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들 의원은 불법사실이 있는 두 기업에 대한 불이익이 무려 1000분의1이나 차이나도록 한 기준도 따져물었다. 이에 대해 대통합민주신당
지난 1996년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세상 모든 사람들의 축복 속에 결혼한 탤런트 박철-옥소리 부부. 그 11년 뒤 두 사람은 자신들의 가장 은밀한 일상을 '공개'해야 할 만큼 극심하고도 결코 메워지지 않을 것 같은 갈등의 골로 빠져들고 있다. '오죽했으면'이라는 단서를 달지 않고서는, 결코 남에게 보여서는 안될 일상을 드러내야 할 만큼 이들 사이에 팬 골은 그토록 깊고도 먼 것이었을까. 그 깊고 먼 갈등의 골과 끝내 치유되지 않을 상채기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수많은 부부들은 저마다 겪는 위기와 갈등 속에 이별하고 또 헤어진다. 그들 사이엔 또 그만큼 많은 까닭과 사연과 아픔이 있을 터이다. 그들의 사연과 그 수많은 까닭과 아픔은 세상 사람들이 알 필요도, 알 수도 없거니와 알아서도 안되고, 알고 싶지도 않은 일이다. 하지만 옥소리와 박철이 누구인가. 이미 그들은 자신들의 웃음과 눈물이 한껏 배어나오는 연기와, 아름다움과, 멋진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왔고, 다가가고 있으며, 또 다
31일로 다가온 미국 공개시장준비위원회(FOMC)의 선택에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쏠려 있다. 주택 지표가 계속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투자은행들이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신용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줬기 때문에 동결 보다는 인하에 무게가 실렸다. 월가는 0.25%포인트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주 증시가 고유가와 약달러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유지한 것 역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와 관련 주택 시장 조정과 함께 최근 신규실업수당 청구자수가 늘어나는 등 고용 불안이 고개를 들고 있는 점, 캐터필러 등 경기에 민감한 대기업들은 경기 침체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선 점 등이 금리 인하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전했다. 실업률 상승과 경제성장률 둔화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무디게 만들어 금리 인하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 신문은 "이 같은 신호들이 금리 인하를 정당화할 수는 없지만, 연준이 이러한 위
"개성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어 과감하게 모든 공장을 정리했습니다." 지난 23일 개성공단 아파트형 공장 준공식에서 만난 남성셔츠 전문 제작업체인 나인모드 옥성석(53) 대표이사의 말이다. 4년간 서울과 중국 청도에서 공장을 가동하다 인건비와 물류비 부담으로 개성을 택했다는 것이다. 국내 인건비가 100만원을 넘어선 것은 벌써 5~6년 전. 중국에서도 20만원 이하로 사람 쓰기가 어려워졌다. 북한 근로자의 1인당 임금은 60.4달러. 식비와 통근비를 포함해도 9만원이면 충분하다. 물류비도 중국의 60% 정도에 불과하다. 이처럼 성공의 희망을 품고 아파트형 공장을 택한 국내업체는 모두 31개. 이 중 27개 업체가 생산을 시작했고, 나머지는 이달 중 가동에 들어간다. 4~5개 업체는 올해 안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이곳에는 총 2650명의 근로자가 있고, 완전가동이 이뤄지면 근로자 수가 3000여명에 달할 예정이다. 근로자와 언어소통이 자유롭다는 점에
2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이날 국감에서는 최근 사회적 물의가 빚어진 건보공단 직원들의 개인정보 무단조회와 사상 최대 적자가 예고된 건강보험 재정난 등의 현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순진한' 기대가 깨지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건강보험료 축소납부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면서 국감장은 '감사'는 실종되고 '정쟁'만 남게 됐다. 통합신당 의원들은 작심이라도 한듯 경쟁적으로 이 후보 관련 의혹을 쏟아냈다. 시선을 끌기 위해 명품 핸드백인 '켈리백'이 또 국감장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지지 않고 "국민정서법에 호소하는 마녀사냥", "막무가내식 후보 흠집내기"라고 맞받으면서 국감의 정상적인 흐름은 매번 끊겼다. 이 과정에서 막말 주고받기와 고함 지르기는 예사였다. '고장난 축음기' 마냥 국감 내내 '이명박 검증 공방'이 이어졌지만 속 시원한 검증
"은평뉴타운 입주가 시작되는 내년에는 이 지역 아파트 가격이 더 오를겁니다" 지난 22일 은평뉴타운 인근 불광동에서 만난 김모씨의 말이다. 그는 은평뉴타운 공정률이 올라감에 따라 인근 아파트 시세도 거침없이 올랐다고 말했다. 그가 살고 있는 불광동 현대홈타운 아파트 109㎡(33평형) 시세는 현재 5억원선이다. 지난해 가을 3억원에서 무려 2억원 가량 올랐다. 은평뉴타운 분양가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크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강북 등 낙후지역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간 격차를 해소하고자 지난 2002년부터 뉴타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의 이런 인식에는 열악한 강북 주거환경이 강남 수요를 증가시켜 부동산 가격을 높인다는 생각이 담겨 있었다. 시의 인식과 달리 추진 5년째에 접어든 뉴타운 사업은 주변 아파트 가격을 올리는 등 주택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장본인이 됐다. 은평뉴타운 공급 계획은 지난해 9월 발표됐다. 고분양가 논란이 일자 서울시가 분양일정을 1년 정도 늦춰 올
"바다에 나갈때는 일주일을 기도하라. 전쟁터에 나갈때는 한달을 기도하라. 결혼에 대해서는 평생을 기도해야 한다." 결혼을 얼마나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일인지를 강조하는 러시아 속담이다. 그러나 결혼을 결정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원만한 가정을 꾸리는 일. 23일 법률구조법인 대한가정법률복지상담원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실시한 이혼 및 부부상담 331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년도에는 없던 80세 이상 남성 상담자가 전체 남성 상담자의 4.82%를 차지하며 새롭게 등장했다. 이런 사회현상을 접하면 `백년해로`라는 말도 무색하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결혼생활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결혼의 성공은 적당한 짝을 찾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짝이 되는데 있다."
여의도에 '매도' 바람이 불고 있다. 신선한 바람이다. '매수'에만 익숙해 있던 투자자들은 노골적으로 '이 종목을 파는 게 낫다'는 의견에 솔깃해진다. 매도 의견은 지금까지 모간스탠리 씨티 UBS 등 외국 금융회사들에서 나왔다. 국내 증권사에서 '매도'라는 단어는 한사코 피해야 할 금기어였다. 투자자들이 국내 증권사의 매도 의견을 환영하는 이유는 시장에 새롭게 접근하려는 노력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천편일률적인 기업 분석과 투자의견에 식상해 왔는데, 느닷없이 환골탈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서울증권은 매도 의견을 과감하게 제시하며 시장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익이 나지 않는 종목에는 투자자에게 '경고'하는 게 애널리스트의 역할이다"라고 담당 애널리스트는 말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기업을 볼 뿐입니다. 다른 곳의 리포트를 훔쳐보지 않으렵니다"는 말도 들려줬다. 서울증권은 매수추천 일색인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메가스터디 등에 사실상 매도 의견을 냈다. 이를 두고 '용기있는 결정
"로비에서 밖을 내다보면 안된다니까요! 아주 윗분의 지시예요." 며칠 전 서울 시청앞 삼성 본관 로비가 하루종일 봉쇄된 날이 있었다. 로비의 유리창으로 시위대 모습을 보려는 기자에게 삼성의 사설 경호업체 직원은 유독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을 정도의 예민한 반응이었다. 이날 삼성은 본관 정문을 봉쇄하고 대형 통유리로 된 로비는 하루종일 긴 블라인드를 내려 내부 사람들과 바깥에 있는 시위대를 완벽히 차단했다. '윗분의 특명'이라는 말이 통했는지 삼성 본관에 근무하는 누구도 로비에는 얼씬거리지 않았다. 삼성 본관 앞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시위대가 점거하는 일이 한달에 서너번 꼴로 있다. 100여명 남짓한 시위대가 사전에 경찰에 신고한 시간에 와서는 정해진 시간까지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외치고 돌아가곤 한다. 이 때문에 삼성 본관의 정문과 로비가 봉쇄되는 날도 한달에 서너번이다. 삼성의 이 같은 시위대응은 다른 대기업이나 관공서에 비해서도 매우 예민한 축에 속한다. 시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