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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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문제 중 하나가 바로 군대 문제일 것이다. 신체 건강한 남자들은 모두 군대를 가야하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에게 군대란 '웬만하면 가기 싫은 곳'이다(물론 군대가 체질이라며 '말뚝'박는 사람도 있지만). 특히 군입대 직전에는 망망대해의 외딴섬으로 떠나는 심정일 것이다. 제대 후에야 친구들과 소주 한 잔 나누며 무장공비를 잡았다느니, 휴전선을 학교 담장 넘 듯 했다느니 확인 못할 무용담을 늘어놓지만, 군복을 입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어딘지 모르게 춥고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군대를 다시 가야 한다면? 무스를 바를 수 없는 까까머리 스타일을 하고, 감촉이 부드러운 유명 브랜드의 옷이 아닌 여름이면 덥고 겨울이면 추운 4계절용 얼룩무늬 군복을 입고, 여자친구와 부모, 사회와 격리된 채 또 다시 2년여를 보내야 한다면? 이건 대한민국 남자로서 가져야할 신성한 국방의 의무, 세상 어느 곳보다 공평했던 기회의 땅 군 생활의 매력 내지 추억, 이런 것과는 전혀 별
"택시요금 카드결제기를 설치한지 두달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단 한번도 사용한 일이 없어요. 관리비와 수수료 부담도 커 조만간 반납할까 합니다." 얼마 전 출근길에 만난 개인택시업자 정모씨의 말이다. 서울시는 지난 3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사용하는 교통카드로 택시요금을 낼 수 있도록 '택시요금 교통카드 결제서비스'를 시작했다. 시는 처음엔 택시 1000대로 시작, 상반기 중 5000여대로 확대하고 2009년까지 5만대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실제로 5월말 현재 택시 4646대의 신청을 받아 이중 3173대에 단말기를 장착했다. 시에 따르면 이들 택시의 지난 2개월간 카드 이용률은 4.5%. 상당한 금액이 투입된 것을 감안하면 너무나 저조한 이용률이다. 택시기사 정씨의 진단은 간단하다. 교통카드나 신용카드로 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옳은 정책이지만, 홍보부족으로 이용자가 없다는 것. 특히 '현금' 장사를 해 왔던 택시업자들을 카드 결제서비스에 동참시킬 수 있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대한민국에서 나서 자랐다면 지금껏 수도 없이 읊었을 '국기에 대한 맹세'다. 때론 마지못해, 때론 애국심에 북받쳐서. 하지만 한민족이 아닌 외국인은, 또는 외국인의 자녀들은 이 맹세를 읊어야 할 때 어떤 기분이 들까?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할 대상 가운데 하나인 '민족'이 한민족임에 분명한데, 그들은 과연 이 맹세를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4월24일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체류 중인 외국인의 수는 93만9000명에 달했다. 공식 집계에 잡히지 않은 외국인까지 합치면 100만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인구 대비 외국인 체류자 비중은 2050년 9.2%까지 높아질 것이라는게 법무부의 내부 추산이다. '다민족 사회'가 멀지 않은 셈이다. 국제결혼도 급증세다. 지난해 전체 결혼 건수 가운데 11.6%가 국제결혼이었다. 1990년 100쌍
'대한민국은 소위 웹하드 서비스를 포함해 무단 다운로드(및 그 밖의 형태의 불법복제)를 허용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폐쇄하고…' 이런 내용이 담긴 한미FTA 저작권 협정문 부속서한이 공개되면서 인터넷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P2P(정보공유)나 웹하드 사이트는 물론이고 사실상 무단복제, 배포 또는 전송이 가능한 인터넷 사이트들은 모두 가시방석에 앉은 상황이다. 급기야 문화관광부는 지난 27일 일요일 예정에 없던 긴급 브리핑을 갖고 사태 진화에 나섰다. 그러자 다음날 아침 지재권공동대책위원회(한미FTA저지국민운동본부)는 문광부의 입장에 즉각 반박하는 간담회 열었다. 인터넷기업협회도 반기를 들었다. 문광부는 불법적인 복제와 전송은 이미 국내법상으로도 불법이며, 문구상 무단 복제 사이트를 폐쇄한다는 목표에 동의한 것이므로 폐쇄 여부는 당국의 건전한 상식에 달려있다고 해명했다. 그렇다해도 왜 그 뻔한(?) 얘길 부속서한에 규정했는지 의구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향후 국내 P2P 서비스나 동
"일단 비싸고봐야 한다. 그래야 프리미엄이다" 프리미엄이라는 이름만 붙으면 가격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프리미엄이 아니면 그렇고 그런 싸구려 제품으로 비쳐진다. 그런데 요즘 나오는 제품들을 보면 프리미엄이 아닌 것들이 없다. 프리미엄의 홍수인 시대다. 특히 먹을거리쪽에서 이런 현상이 심하다. 웰빙 식생활 문화는 고급스럽고 신선한 제품명에 포장 디자인만 예쁘게 꾸미면 금새 값 비싼 프리미엄급 상품으로 출시되는 현상을 불러왔다. 아기 키우는 어머니의 모성애를 적절히 자극하고 내 아이에게 프리미엄이 아닌 분유를 먹이면 죄스런 마음을 유발시키며 분유를 비싸게 판 분유업계의 마케팅은 좋은 사례다. 그런데 지난해 사카자키균 파동으로 '고품격 프리미엄 분유' 운운하는 광고의 약발이 다했다. 쌀 시장에서 CJ와 오뚜기 같은 대기업들이 내놓은 제품은 보통의 제품보다 20~25%정도 비싸다. 업체들이 주장하는 비싼 이유는 여러가지다. 쌀눈이 붙어 있고 씻어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정도의 이유가
우리나라 바다에서 유전이 발견됐다는 뉴스에 온 국민이 열광하던 때가 있었다. 두차례 오일 쇼크를 거치면서 초등학생조차 석유 한방울 안나는 땅을 원망하며 중동 산유국을 한없이 부러워 하던 80년대 얘기다. 20여년이 지난 21세기 코스닥시장에 산유국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 줄잡아 100개가 넘는 코스닥 상장기업이 해외자원개발을 하겠다고 발벗고 나섰다. 중동, 러시아, 남미 등 자원부국이 어떻게 우리 코스닥기업을 알았는지 경제성이 넘쳐난다는 유전을 앞다투어 분양(?)해 주고 있다. 이 분위기라면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자원부국이 될 기세다. 자원개발을 하겠다는 회사 주가도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불과 100억원 내외의 시가총액이 순식간에 몇천억원대로 뛴다. 지난해 10월초까지 시총 100억원 수준이던 헬리아텍은 올 2월 초순 6000억원이 넘기도 했다. 오일게이트로 유명한 전대월씨가 투자한 명성은 4월초 110억원대에서 5월 하순 1300억원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래도 일부 투자자들은 석
LG경제연구원이 24일 중소기업대출 급증을 우려하고 나섰다. 너무 빨리 늘고 있고 쏠림현상으로 부실위험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1주일 전인 16일에는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이 시중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중소기업대출 경쟁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10일 단위로 하던 중소기업대출 실태점검을 하루단위로 바꿨다. 은행들은 볼멘소리다. 금감위원장을 만난 이틀 후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와 자리를 함께 한 은행장들은 "중소기업대출은 생산적인 부문에 대한 자금공급으로 투자와 고용에 기여하는 순기능도 있다"고 했다. 사실 은행장들 말도 틀린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 자금난이 심각하다고 걱정하던 게 바로 엇그제 일이다. 그런데 중소기업이 너무 없어서 걱정인 곳도 있다. 기업들의 또하나의 자금줄인 회사채시장이다.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김필규 증권연구원 박사는 "중소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찾아볼 수 없다"고 개탄했다. 회사채시장에서 얼마든지 자금을 구할 수 있다면 중소기
지난 2월 27일. 중국 상하이지수는 9% 급락했다. 중국 고위관료의 증시 거품 발언으로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되자 시장은 잔뜩 움츠러들었다. 다우지수는 3% 넘게 떨어졌고 다음날 아시아증시도 차례로 쓰러졌다. 하지만 지난 주말 기준금리 및 지급준비율 인상, 위안화 변동폭 확대 등 중국 정부가 '긴축 쓰리쿠션'을 날린 후, 상하이지수는 오히려 신고가를 경신하며 당국의 대응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사실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으로 치자면 당국의 고강도 긴축 정책과 고위관료의 발언은 비교할 바가 아니다. 중국증시가 이미 '마이웨이'로 가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최근 들어 당국은 증시 과열을 막겠다며 본토 투자자의 해외증시 투자를 허용하고, 불법 거래 단속을 강화했다. 저우 샤오찬 인민은행 총재 등 고위 당국자들의 입을 빌려 증시 과열을 경고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중국증시는 청개구리처럼 오르고 또 올랐다. 분명 중국증시의 상승세가 전례없이 빠른 게 사실이다. 지난해 130% 넘게 급등
근무를 마치고 지하철역에 막 들어서려던 순간 휴대폰이 울렸다. 청와대에서 유동성 과잉에 대한 책임소재 규명작업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있으니 확인해 달라는 전화였다. 청와대 대변인에게 전화하니 "청와대 경제보좌관실에서 유동성이 늘어나게 된 여러 가지 정책적 판단 근거를 정책 품질 차원에서 점검하고 있다고 한다"며 "더 구체적인 내용은 경제보좌관에게 직접 전화해 보라"고 말했다. 대변인이 가르쳐준 휴대폰 번호로 경제보좌관에게 전화했다. 신호는 가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결국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으니…"하는 메시지가 흘러나오며 전화가 끊겼다. 10여통을 걸었으나 보좌관은 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다시 대변인에게 전화해 보좌관이 전화를 받지 않으니 몇 가지 물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는 더이상은 모른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어쩔 수 없이 다시 보좌관에게 전화 했으나 대여섯번 동안 안 받기는 마찬가지였다. 청와대는 브리핑실과 기사송고실이 있는 춘추관을 제외한 모든 곳에 대해 기
"위치가 안좋은 동이나 구석진 동은 분양이익이 적은 마이너스 옵션 입주민에게 떨어질 공산이 큽니다. 이 경우 마이너스옵션 주민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으로 옵션을 포기할 확률이 높습니다. 또 아파트값 차이로까지 벌어져 마이너스옵션 선택 가구와 주택업계간 분쟁이 잦아질 수도 있습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주 입법예고한 마이너스옵션 내용을 보고 이 같이 우려했다. 마이너스옵션제의 취지는 마감재를 넣지 않은 마이너스옵션 아파트를 선보여 분양가를 5~10% 추가 끌어내리겠다는 것. 여기에는 새 아파트에 입주할 때 빌트인 마감재를 쓰지 않는 대신 기존 소유 가전제품이나 가구 등을 사용하는 길을 열어줘 자원 낭비를 줄이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분양가를 더 낮추고 자원 낭비도 줄이겠다는 정부 정책에 실수요자들의 귀가 솔깃할만하다. 현재 전체 주택의 10% 정도만이 선호하는 마이너스 옵션제는 의무화를 통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빛이 짙으면 그림자도 짙다던가. 정부는
"적자가 날 때까지 요금을 내리라는 겁니까" 시민단체 및 정치권으로 부터 요금 인하 압력을 받는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2000년 이후 기본료든, 통화료든, 무선인터넷 요금이든 어떤 형태로든 요금을 꾸준히 내려왔는데 때만 되면 다시 요구하니 억울하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3G 서비스 관련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는 점을 들며 요금인하 여력이 없다고 강조한다. 요금 인하의 근거가 되고 있는 100% 이상의 원가보상률은 2G에만 해당하고 3G까지 포함하면 훨씬 낮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올 1분기 이동통신 업체들의 실적을 살펴보면 이들이 설비투자 부담을 요금인하 불가 이유로 내세우는게 궁색해 보인다. 설비투자를 통한 서비스 개선보다 시장 선점을 위한 마케팅에 더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다. 1분기 이통 3사의 마케팅비용은 총 1조1860억원으로 3사 설비투자비용인 6863억원의 두배에 달한다. 이같은 막대한 마케팅비용의 여파로 이통 3사의
"기업은 시속 100마일로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고 있으나, 정부와 관료조직 등은 시속 30마일도 안되는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말이다. 최근 남미로 외유성 해외 세미나를 떠났다가 물의를 빚은 공공기관 감사들의 행태를 보면 딱 맞는 말이 아닐 수 없다. 17일 기획예산처의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감사포럼 소속 공공기관 상임감사 61명 가운데 정치권과 관련된 인물은 43명으로 70.5%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 출신이라면 더욱 더 국민을 의식했어야 하지 않을까. "무슨 일을 하든지 그 일이 백성의 삶에 도움을 주고, 세상에 보탬이 되는 지를 염두에 두라." 다산 정약용의 '비민보세(裨民補世)'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길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