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은행들의 안방경쟁

[기자수첩]은행들의 안방경쟁

임동욱 기자
2007.08.06 09:20

"앞으로 몇년안에 우리은행이 국민은행을 추월할 겁니다"

"전국 영업망을 통해 국민은행이 외형성장에 드라이브를 걸면 다른 은행들은 절대 따라오지 못할 겁니다"

이 말은 최근 각각 만난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관계자들의 말이다.

최근 시중은행들의 상반기 실적발표가 잇따르면서 주요 은행 직원들의 기싸움이 물밑에서 한창이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은행이 장기적 시각에서 볼 때 최고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자신감'은 부러울 정도다.

이는 최근 국내 은행업계에서 절대적인 강자 또는 약자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의 총자산은 6월말 기준 220조원. 2위권인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198조원과 195조원으로 2, 3위를 구분하기 애매하다. 1위 국민은행과의 총자산 차이도 약 10%정도에 불과하다. 수익성을 기준으로 잡으면 지난 상반기 1위는 신한은행이다.

4위권인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의 경우 외형에서는 하나은행이 14조원 더 많지만 수익성에서는 기업은행이 앞서 누가 '빅4'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이들이 노리는 것은 '4위'가 아니다.

최근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4위 자리가 위태롭다고 하는데 외환은행만 인수한다면 단숨에 2위로 뛰어오른다"며 '빅3' 진입에 대한 포부를 내비쳤다. 기업은행은 중형 증권사를 인수해 투자은행(IB) 중심의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 때문에 이들이 만약 성공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불린다면 미래의 '빅3'를 점치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작 일반고객들은 은행간 순위에는 무관심하다. 이들이 아무리 국내에서 덩치를 늘려도 고객 입장에서는 이를 체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자가 만난 한 은행고객은 "아무리 국내은행들이 커졌다고 해도 해외에 나가보면 낯익은 우리나라 은행 간판 하나 볼 수 없다"며 "정말 국내 시중은행들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은행이 된 거냐"고 반문했다. 국내에서 1위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국내용' 시중은행들이 '세계화'에 힘써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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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욱 바이오부장

머니투데이 바이오부장을 맡고 있는 임동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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