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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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을 대하는 베트남 사람들의 태도가 점점 나빠지고 있어 걱정입니다.” 최근 베트남의 경제수도로 일컬어지는 호치민시에서 만난 한국기업 대표는 “2~3년 전 만해도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 사람을 좋게 봤는데 최근에는 하루하루 싸늘해지는 것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으로 시집간 일부 베트남 여성들이 학대 받는다는 것과 역시 한국에 진출한 일부 노동자들이 괄시 받는다는 것이 전해지면서 반감이 조금씩 쌓이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결코 부인하기 힘든 우리의 잘못은 ‘베트남은 전쟁에 피폐해진 후진국’이라는 그릇된 인식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단순히 못사는 나라라는 편견이 이들을 무시하는 오만으로 이어졌고 학대와 괄시라는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조선 정조시대의 문인 유한준은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라고 읊었다. 무엇이든 애정을 가지고 관심을 갖지 않으면 정확한 실체를 볼 수 없다는 말이다. 어떤 대상에 대해 충분한 이해의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사람들은 편견에 빠지기
버핏의 위력은 대단했다. 지난 2일 오전 '가치 투자의 귀재'로 불리우는 워런 버핏이 포스코 주식을 매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포스코의 주가는 물론 코스피 지수까지 출렁이기 시작했다. 장초반 2.69%까지 하락했던 포스코 주가는 급반등하며 3.12% 오른 36만4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버핏의 한국 주식 매입은 그동안 소문으로만 맴돌았을뿐 실제 한번도 증명된 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날 발표가 일으킨 반향은 대단했다. 버핏은 그동안 한국 증시의 규모가 너무 작아 투자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버핏이 포스코를 매입한 사실은 한국 증시에 대한 그의 시각이 바뀌었다는 점을 증명하는 긍정적인 재료임에 틀림 없다. 버핏이 한국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포스코 뿐이 아니다. 버핏은 지난해 아이오와대 경영대학원생 초청 컨퍼런스에서 "한국 증시에는 좋은 저평가 종목이 많다. 한국 증시에서 일부 종목을 매수해 보유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버핏은 이날 포스코 외에
"폭탄주,비리, 하이에나" '검찰' 하면 떠오르는 단어를 묻자 시민들이 내 놓은 답변이다. 대검이 발행하는 전자신문 '뉴스프로스' 창간호 인터뷰에서다. 한 응답자는 '일제시대의 순사'가 떠오른다고 했고, '권력과 밀착돼 있는 힘'을 느낀다는 사람도 있었다. 인권 중시·수사방식 개선 등 검찰이 그동안 "국민에게 가까이 가겠다"며 발표했던 각종 시책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검찰은 이런 '불신'를 어떻게 생각할까. '뉴스프로스' 설문조사에 따르면 검사의 49%가 '법조계의 막연한 비리 이미지' 때문에 국민들에게 불신을 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과연 그럴까. 대검은 최근 제이유사건 수사검사의 '거짓진술' 강요 파문에 대한 감찰 결과를 발표하면서 수사 패러다임의 전환을 선언했다. 피조사자 등의 인권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배포한 자료는 자그마치 100쪽에 달한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인권강화 대책 앞머리에 있는 '(피의자 등에게) 반말 사용을
#1월29일 과천청사 : "신문사에 부동산부가 있는 나라는 아마 우리나라밖에 없을 걸요." 최근 건설부동산부로 부서를 옮긴 후 만난 자리에서 재경부 고위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집값이 안정되도록 좋은 기사(?)를 많이 써 달라"고 당부했다. #2월26일 서울시청사 : "언론이 서울시 행정 중 부동산에 특히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부동산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겠지만…." 당국자들이 언론의 부동산부를 바라보는 시각은 이처럼 부정적이다. '집값 억대 급등' 등 자극적인 기사를 언론이 다루면서 부동산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고 말하는 당국자들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집값 급등의 원인을 일부 투기꾼과 언론, 건설업체 탓으로 돌린바 있다. 건설업계는 정부 규제가 부동산 문제를 이 지경까지 몰고 왔다고 비판한다. 건설사 한 임원은 "지구상에 부동산대책을 연일 쏟아내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으니 그런 나라 신문사에 부동산부가 있는 건 당연한 것이다"라며 꼬집었다. 이해 당사자들의 얘
"포털을 불공정거래를 일삼는 악덕 사업자로 몰면 곤란합니다. 우리가 기여한 긍정적 역할은 왜 무시합니까?" 공정거래위원회가 인터넷 공룡이 된 포털에 대해 불공정거래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히자 타깃이 된 메이저 포털들은 하나같이 볼멘소리다. 요점은 두가지다. 하나는 수익분배 등은 콘텐츠 제공업체(CP)와 합의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것, 또 하나는 포털서비스를 통해 소규모 광고주가 저렴한 비용으로 광고를 하게 됐고 콘텐츠 유통이 활발해져 이용자효용이 증대됐다는 것. 하지만 이들에게 콘텐츠를 파는 약자(CP)들의 얘기는 사뭇 다르다. 포털을 통하지 않으면 사업 자체가 불가능해 불리한 조건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이 하소연이다. 지난 주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인터넷 신문협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포털의 불공정 행위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지 못한 것은 중소 CP들이 포털과의 관계를 우려해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포털의 독과점 문제
"인력감축이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구조조정을 할려고 해도 돈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회사를 확실히 회생시킬 수 있는 자금지원 계획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1년 가까이 진행했던 대우일렉트로닉스(옛 대우전자) 매각이 무산됨에 따라 채권단은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 가치부터 끌어올리기로 했다. 회사 상황이 좋지 않아 우선 매력적인 매물로 만드는 작업부터 하겠다는 얘기다. 이 소식이 전해진 이후 대우일렉트로닉스 관계자는 구조조정에 대한 걱정보다 채권단이 제대로 자금을 지원할지에 대한 우려부터 하고 있었다. 1999년부터 채권단 관리를 받아오면서 직원의 3분의 2를 떠나 보내는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다시금 수술대에 오르게 된 것은 채권단의 자금지원이 충분치 못했던 것도 일조했다는 아쉬움도 묻어 있었다. 게다가 이번에도 채권단의 신규자금 지원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으니 대우일렉트로닉스 임직원들의 걱정은 더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미 회계법인 실사결과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지난 주말 '황후화'라는 제목의 영화를 보며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왕권을 지키려는 아버지와 이를 뺏으려는 아들이 축제날 화려한 궁 안에서 10만 대군의 학살을 불러온 내전을 치르는 내용입니다. 2년동안 제약업계를 출입하며 동아제약을 지켜본 입장에서 이 영화는 왠지 남달랐습니다. 아름다운 영상과 주윤발, 공리의 멋진 연기도 인상 깊었지만 무엇보다도 그 내용이 지난 몇년을 떠올리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영화 속 아버지 황제와 반란군을 이끄는 차남의 모습에서 동아제약 '박카스 부자'가 자연스럽게 떠오른 것이죠. 동아제약이라는 국내 최고의 제약회사를 놓고 펼치는 아버지 강신호 회장과 차남 강문석 대표의 지분 경쟁은 '황후화' 속 내전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22일 마침내 '박카스 부자'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습니다. 약간 어색하긴 했지만 그래도 '화해의 포옹'을 나눈지 1달이 채 안돼 아들의 제안을 도덕성을 이유로 거절한 것입니다. 이에 아들은 주주총회 금지 가처분 신청이라는
졸업·입학시즌 쇼핑매장에 무수히 붙어있는 세일행사지가 과거 받았던 선물들이 떠오르게 한다. 요새 졸업했다면 고가의 휴대폰을 받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에 억울한 느낌이 들 정도다. 휴대폰 선물과 관련, 최근 KB카드의 휴대폰 마케팅이 과열조짐을 빚고 있어 우려스럽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부터 신용카드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인기많은 포인트리 카드 이용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 LG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휴대폰 할부구매도 지원하기 시작했다. 좋은 취지로 시작된 서비스였는데 최근에는 마케팅 설계의 허점이 발견되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국민은행은 24개월간 매월 휴대폰 요금의 10%를 할인해주는데, 이를 LG텔레콤과 계약을 맺은 일선 판매망에서 "KB포인트리 카드로 휴대폰을 사면 공짜"라고 선전하고 있다. 매월 통화비가 10만원 나오는 고객이 50만원의 휴대폰을 사면 LG텔레콤에서 나오는 구매보조금이 25만원 가량이라고 한다. 나머지는 휴대폰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과 함께 KT&G를 공격한 바 있는 미국계 투자펀드 스틸파트너스가 지난 15일 일본 3위 맥주업체 삿포로 홀딩스를 공개매수 하겠다고 제안했다. 이미 17.52%를 소유하고 있는 데 더해 지분을 66%까지 늘리겠다는 것이다. 스틸파트너스는 삿포로 이사회의 동의를 얻어 사업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스틸파트너스가 이사회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적대적 인수 및 합병(M&A)에 나설 수도 있다. 하지만 성공 가능성은 낮다. 지난해 초 일본 정부의 회사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 M&A 방어수단 덕분이다. 삿포로는 지분 20% 이상을 취득하려는 투자자에 대해 사업계획 등의 설명을 요구하고 주주 전체 이익에 반한다고 판단되면 '강제취득조건부신주예약권'을 발행할 수 있게 했다. 모든 주주를 대상으로 신주예약권을 발행한 뒤 적대적 매수자의 신주예약권을 강제로 소각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일본 기업들의 M&A 방어수단은 이 뿐만이 아니다. 회사가 적대적 매수자의 주식을 강제
한나라당 대선 후보간 '검증' 공방의 열기가 여의도를 뜨겁게 달군 지난 15일. 평온하던 국회 브리핑룸이 오후 5시를 조금 넘어서자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한나라당 경선준비위원회의 이사철 대변인이 A4용지 1000장 분량의 두툼한 문건을 들고 브리핑룸으로 들어서면서 일순 긴장감이 감돌았다. 문건이 이른바 '이명박 X파일'임을 직감한 취재기자들의 눈길은 이 대변인의 입에 멈춰섰다. 잠시 후 이 대변인이 입을 열었다. "오늘 제출받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 검증자료는 1996년 선거법 위반 당시의 신문기사와 판결문이 전부입니다." "이미 수사가 종료되고 유죄판결이 확정된 것이므로 검증절차를 종료하기로 했습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브리핑룸에는 실망섞인 한숨과 탄성으로 가득했다. "이게 다야?" "어이가 없네"란 말이 기자의 귓전을 때렸다. 누군가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더니…. 희대의 사기극이네"라는 반응도 토해냈다. 경준위의 맹형규 부위원장은 심지어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
과욕(過慾)일까. 정부가 무주택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의욕적으로 내놓은 '임대주택 공급계획'이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비축용 장기임대주택이나 10년 중대형 임대주택, 전월세형 임대주택은 모두 개념의 차이가 크지 않음에도 토지 공급가격 기준은 조성원가와 감정가로 제각각이다. 그나마 10년 중대형이나 전월세형은 재정지원도 없다. 물론 보증금과 월임대료 책정 수준도 다소의 차이가 있다. 1.31대책을 통해 발표한 비축용 장기임대주택을 둘러싸곤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간 '밥그릇' 싸움까지 벌어지고 있다. 연일 해명하기에 바쁜 건설교통부는 "(인사를)요구한 적 없다"고 발뺌하지만, 비축용 장기임대주택에 대해 비판적 내부보고서를 만든 주공에 대해선 문책성 인사조치도 취했다.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정부와 공공기관이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져있는 모습이다. 2017년까지 370만가구에 달하는 임대주택을 확보하려면 민간기업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임대주택을 지
"해외해커들 사이에선 우리나라의 초고속인터넷망이 더없이 좋은 공격무기로 알려진 지 오래됐습니다. 손놓고 있다가는 더 큰 국제적 망신을 자초할 수 있습니다." 지난 6~7일 전세계 인터넷망을 관리하는 루트 DNS(도메인네임서버)가 공격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 보안전문가가 기자에게 던진 말이다. 당시 이번 사건을 처음 보도한 외신들은 하나같이 한국을 공격 지점으로 지목했다. 그럴만도 한 게 루트 서버를 공격한 트래픽 가운데 61% 가량이 우리나라 소재의 PC들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해외 언론들의 곱지않은 시선이 한국에 몰리자 급기야 정부가 브리핑까지 가졌다. 최초 공격지점은 독일 소재의 서버이고 한국은 단순히 경유지로 악용당한 사례라는 것. 악성코드(봇)에 감염된 좀비 PC들이 해외 해커의 조종을 받아 공격에 가담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제적인 망신살을 모면하긴 어렵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는 '세계 IT강국'이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로 '국제해커들의 놀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