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399 건
K은행 양재지점 VIP룸. 매니저 한명이 고객을 상대로 무언가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해외펀드 어쩌고 하는 말이 귀에 쏙 들어온다. “고객님 아직은 환매하실 때가 아니라니까요. 최근 해외 증시가 안 좋긴 하지만 조만간 반등할 것이고 그러면 수익률은 다시….” 얼핏 듣기에도 해외펀드에 가입한 고객이 환매를 문의하는 것 같았고 매니저는 이런저런 말로 고객을 잡아 두려는 속셈인 듯 싶었다. 최근 국내 증시 뿐 아니라 해외 증시도 연일 끝을 모르고 추락하다 보니 으레 펀드 환매를 문의하는 고객이겠거니 생각하고 지나치다 문득 그 매니저가 중간 중간 했던 말들을 곱씹어 봤다. “해외 증시가 조만간 좋아질 것이다. 그러면 수익률은 다시….” 맞는 말일까. 증시 분위기를 알고자 이런 저런 증권사 및 운용사 관계자들과 많은 얘기를 나눠 봤지만 조만간 해외 증시가 좋아질 것이라는 얘기는 들어 본 적이 없는데. 거기다 증시가 좋아지고 수익률도 곧 반등을 할 것이라니. 국내외 증시에 누구보다 많은 정보
금융시장 관계자들의 눈과 귀가 금융통화위원회에 쏠려 있던 지난 8일 아침. 우리은행이 마치 콜금리 인상을 예상이나 한듯 주택담보대출금리 인상을 발표했다. 금리인상폭은 무려 0.2%포인트로 콜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까지 더해져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는 12일부터 0.23%포인트 높아졌다. 같은날 오후 늦게 하나은행도 투기지역내 주택담보대출금리를 대폭 인상할 것이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다급하게 보도자료를 낸건 은행장의 직접 지시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들 은행이 대출금리를 올린 것은 콜금리 인상보다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호응하기 위해서'라는 이유에 더 무게가 실려 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 경쟁을 벌이며 정책과 거꾸로 가던 은행들의 자세에 변화가 생겼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지금까지 정부가 은행을 부동산 대책에 활용하는 방법은 대출한도를 줄이는 것이었다. 집을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을 집값의 40%로 제한한데 이어 올해는 대출받는 고객의
최근 잇따라 터지는 '버냉키 쇼크'에 버냉키가 특단의 조치 마련에 나섰다. 요즘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미국발 금리 패닉의 진원지로 비난을 한몸에 사고 있다. 이제 취임 5개월째를 맞는 버냉키는 CNBC앵커와 사석에서 가볍게 나눈 대화가 이달 초에 뒤늦게 알려지면서 1차 '버냉키 쇼크'를 일으켰다. 4월에만 해도 금리인상 잠정 중단을 시사한 버냉키가 시장이 자신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밝혀 금리정책에 혼선이 빚어지며 시장이 요동을 친 것. 또 지난 5일에는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금융컨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내놓아 금융시장은 또 한 차례 '버냉키 쇼크'에 휘청거렸다. 잇따라 터지는 '버냉키 쇼크'에 버냉키는 금리정책에 대한 투명성 제고에 두팔을 걷어붙였다. 시장에 의도치 않는 오해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연준 부의장 내정자인 도날드 콘에게 시장과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는 '특명'을 내린 것이다. 콘은 물가목표제를 포함
국내 리딩뱅크 국민은행이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반기를 들었다. 공정위가 금리하락기에 변동금리 대출상품을 고정금리로 변칙 운용해 488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점을 들어 6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게 발단이 됐다. "억울하다"고 강변하는 국민은행은 "해당 상품은 변동금리 상품이 아니라 시장금리와 여타 여건을 종합 판단해 금리를 조정하는 고시금리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한 마디로 공정위가 뭘 모르고 `오버'했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공정위의 최종 결정문을 받으면 이의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시계추를 1년여 뒤로 되돌려 보면 국민은행의 대응은 마치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으로 표현될 수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4월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에서 같은 건으로 시정조치를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금감원은 문제의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 100만계좌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고객들에게 일일이 환급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고 금리를 낮춰 사실상 부당하게
국가적 '재앙' 이라고까지 불리는 저출산 문제를 타개하기 정부의 해법이 제시됐다. '새로마지 플랜2010'이라고 명명된 이번 대책의 효과적인 추진을 위해 정부는 5년간 32조원의 혈세를 집중 투입할 예정이다. 0~4세아 보육료 지원과 '방과 후 학교' 확대, 다자녀 가정에 대한 세제 지원,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육아휴직 급여비 인상 등이 '저출산 로드맵'에 따라 시행된다. 장기적인 과제로는 정년 연장과 국민연금 및 특수직연금 개혁도 포함돼 있다. 정부는 이 계획 추진을 통해 2020년에는 출산율을 1.6명으로 늘린다는 '야심찬' 목표를 잡고 있다. 정부의 욕심대로 이뤄진다면 저출산 트랜드가 몰고 올 국가적 위기를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이번 정책이 '국가 백년지 대계'의 초석을 다시 쌓는 계기가 되는 셈이다. 정책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대책에 대한 주변의 평가는 썩 후하지 않다. 십몇만원 보육비 대주고, 세금 몇푼 깎아준다고
5.31 지방선거 후 당정간 정책 갈등과 당선자들의 공략 남발에 따른 각종 부작용이 발생하는 등 선거 후유증이 심각해지고 있다. 여당인 열린우리당 일부에서는 이번 선거 참패가 경제정책에 대한 심판을 포함하고 있다는 판단하에 각종 부동산 세제책을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부동산 거래 관련 세금을 낮추고 보유세 부담도 줄여주자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의 생각은 다르다. 여당의 주장대로 각종 세부담을 낮출 경우 무엇보다 정책의 일관성이 훼손되고 이는 결국 부동산 투기로 옮겨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와 관련,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은 7일 열린우리당이 부동산세 완화 검토와 관련, "당정협의 일정도 잡힌 게 없지만, 조정할 생각도 없고 지금 손댈 경우 큰 일 난다"며 난색을 표명했다. 청와대 역시 조정의사가 없다며 분명하게 선을 긋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시장에서도 벌써부터 이번 선거에 따른 후폭풍이 일고 있다. '강북개발 확대'를 공약했던 오세훈
"실감나잖아요." 지난 4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에 게임업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특히 게임 이용등급을 두고 말이 많았던 만큼 시행령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개정된 법률을 놓고 청소년단체는 지금까지 유지한 12세 및 15세 이상 이용가 게임을 전체 이용가로 바꾸는 대 심하게 반발하는 반면, 게임업계는 자율적으로 현행을 유지한다는 방침이었다. 등급에 대한 시각은 이처럼 너무 다르다. 그러나 등급을 놓고 공방을 벌이기에 앞서 현실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기자는 가끔 동네 PC방에 간다. 그곳에 가면, 많은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눈에 띈다. 이 학생들은 대부분 요즘 한창 뜨고 있는 1인칭 슈팅게임 `스페셜포스'와 `서든어택'을 하고 있다. 분명 이 두 게임은 15세 이상 이용가(`서든어택'의 경우 빨간 피가 보이는 버전은 18세이상) 등급으로, 초등학생이나 중학교 저학년은 이용할 수 없도록 돼있다. 그러나 PC방에 가보면 많은 어린이가 할 수 있는지 없는
재계는 여당의 참패로 끝난 5·31일 지방선거를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갖게 했다. 그중에서도 선거가 끝났으니 이젠 경제살리기에 매달리겠지 하는 기대를 가졌을 것 같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를 허망하게 했다. 결과는 오히려 재계를 옥죄는 정책이나 방향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선거가 끝난 직후인 지난 1일 예금보험공사는 한화그룹을 상대로 대한생명 인수가 원천 무효라며 국제상사중재위원회에 중재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내년말까지 대한생명 지분 16% 추가로 싸게 살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는데 이를 포기하라는 압박이었다. 4일엔 공정위가 동양제철화학의 콜럼비안케미컬즈코리아 인수시도에 제동을 걸었다. 인수를 포기하던가 다른 공장을 팔라는 강도 높은 제재가 내려졌다. 정책도 기업옥죄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법무부가 발표한 상법 개정안에는 이중대표소송제와 집행임원제가 포함됐다. 이중대표소송제는 전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강도높은 기업 감시제도 중 하나다. 집행임원제도도 기업들
국내외 리서치 센터의 리포트를 자주 접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 국내 증권사에 비해 외국계 증권사의 리포트가 훨씬 더 집중적이고 공격적이라는 점이다. 때론 다른 종목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냄으로써 자사 추천주를 부각시키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일례로 외국계 증권사인 M사는 국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꾸준히 밝히고 있다. 대신 LG전자를 최선호주로 꼽는다. 반도체주에 대한 리포트만 이달들어 네번 이상. 이 증권사는 NAND플래시 가격이 40%이상 '급락'할 것이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 '급락할 것'이라는 리포트가, 가격 반등 조짐이 나타나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리포트가 어김없이 나온다. 그러는 동안 반도체 가격이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대다수 증권사들의 가격전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지만 M사는 굽히지 않는 모습이다. 이 증권사 보고서의 다른 특징은 기타 업종에 관한 보고서에서도 말미에 LG전자로 갈아탈 것을 조
최근 접촉한 저축은행 중앙회관계자는 저축은행에 대한 세간의 인식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간 봉급생활자와 저소득층을 위한 고금리 예금상품을 정책적으로 많이 만들어서 자부심이 컸는데 최근 언론에서 저축은행이 서민을 외면한다고 비판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힘이 빠진다"라는 것이었다. 그는 저축은행들이 중산층의 푼돈보다 부자들의 목돈을 좋아하고 대출에서도 서민을 나몰라라 하는 주장에 대해서도 "일방적 매도"라고 목청을 높였다. 고금리 상품에다 강남에 영업점이 몰려있어 오해를 사고 있는데 그것도 따지고 보면 서민형 서비스 지원을 원활하게 하는 면이 있어 나쁘게 볼 것은 아니라는 말도 했다. 그는 이어 통계와 시중은행의 영업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들어가며 항변을 계속했는데 빈말은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예를 들어 저축은행들은 목돈 예치가 필요한 `고액자산가상품'인 정기예금보다 매월 돈을 붓는 '서민형 상품'인 정기적금에 0.3~0.5% 포인트 더 높은 이자율을 제공하고 있다는
5.31 지방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국민의 관심은 그리 높지 못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최근 조사에서도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유권자의 비율은 절반을 넘지 못했다. 왜일까. 우선 판세가 사실상 결정돼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에 대한 반감이 핵심이다. 또한 이슈가 없다. 선거 초반 나온 지방정부 심판론과 중앙정부 심판론은 잠잠해졌다. `오풍' `강풍' 등 바람이 조금 부는 듯했지만 다들 지방선거 이후만 얘기하는 분위기다. 다음으로 눈길을 끌 만한 정책도 없다. `2006 지방선거 시민연대'가 시도지사 후보의 997개 공약을 분석한 결과, 개발공약(지역경제, 교통)이 51.3%로 절반을 넘는다. 문제는 개발공약의 70%가 구체적인 예산계획이 제시되지 않아 실행될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반면 관심이 높은 교육관련 공약은 77건(7.7%)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 대부분 자립형 사립고 신설, 영어마을 설치, 원어민 교사 지원 등이다. 현행 교육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실질적 내용
“수도권과 같은 수준으로 생각하면 안됩니다. 작년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자마자 문닫고 폐업에 들어간 업소가 한두군데가 아닙니다.” 최근 토지시장을 취재하기 위해 대구 부산 등 영남지역을 갔다가 만난 한 부동산 중개업자의 얘기다. 그는 정부가 혁신도시 등 온통 개발 호재로 집 값을 들쑤셔 놓고 이제는 집 값 잡겠다며 내놓은 정책에 대뜸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영남권 부동산 취재 중에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에 손님은 없고 이웃 사람들과 잡담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심지어 본업은 내버려두고 5·31 지방선거용으로 사무실을 활용하는 곳도 눈에 띄었다. 부산 강서구에 있는 한 중개업소는 5·31 지방선거 후보의 대형 현수막을 사무실 밖에 붙여 놓았다. 안으로 들어가서 주변 시세와 거래동향 등을 물었더니 사무실에 있던 사람은 “전 직원이 아니라서 잘 모르고요, 사장님이 유세 나가셔서 사무실을 봐드리는 겁니다”라고 답했다. 대구에서 선거용 사무실을 직접 보진 못했으나 일감이 없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