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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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7~2031년 5년간 의과대학 정원을 연평균 668명 늘리기로 했다. 올해 고교 3학년생이 대학 입시를 치르는 2027학년도 전국 의대 정원은 490명 늘어난 3548명으로 결정됐다. 2028, 2029학년도에는 각각 613명 늘어난 3671명씩 뽑는다. 2030, 2031학년도에는 기존 의대 증원분 613명에 공공의대 및 지역의대 증원분 200명을 합쳐 813명씩 늘어난 3871명을 선발한다. 이 숫자가 나오기 까지 많은 갈등과 혼란이 있었다. 의료계는 여전히 불만이다. 의대 정원 결정 논의에 참여해온 대한의사협회(의협) 측은 "정부 결정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향후 모든 혼란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며 "정부가 의협의 합리적 대안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간 의협은 의대 교육 여건상 수용 가능한 증원 규모를 기존 정원의 10% 수준인 약 350명으로 판단했는데, 이를 훌쩍 뛰어넘는 결론이 내려졌으니 반발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이제 숫자 싸움을 그만둘 때가 됐다.
검찰개혁, 사법개혁, 의료개혁, 농협개혁. 개혁이 끊이질 않는다. 곳곳에서. 예나 지금이나. 개혁 대상은 언제나 강자다. 약자를 개혁하진 않는다. 보통 권력을 가진 조직을 쪼개거나 권한을 나눠 힘을 잃게 한다. 공무원 인사권을 가진 내무부나 행정자치부가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로 나뉘는 식이다. 공무원 규모가 커지고 업무가 복잡해진 것도 이유겠지만 공무원 인사권이 막강해서다. 기획재정부가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분리된 것도 비슷한 이유다. 경제 정책과 조세 정책은 물론 예산권까지 가지면서 기획재정부는 '공룡'이라는 말을 들었다. 재정경제부가 금융 정책을 담당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논의도 있었지만 통하지 않았다. 애초에 '효율'보다 '힘빼기'가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공무원 인사권이든 예산권이든 부침이 있었다. 하지만 비교적 부침이 적었던 행정부 기관이 있다. 바로 검찰청이다. 검찰청은 올해 10월 77년의 역사를 마무리하고 사라진다. 정부는 검찰청을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으로 쪼개는 법안을 발표했다. 조만간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21세기 최초의 참사' 시대를 앞서간 천재 아티스트 백남준이 1982년 미국 뉴욕의 휘트니 미술관 앞 도로에서 선보인 공연의 제목이다. 그가 "세계 최초로 보여드린다"며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던 이 퍼포먼스는 자신이 1964년에 제작해 18년간 데리고 다니던 'K-456'이란 로봇이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량에 치여 망가지는 순간을 보여준 것이다. 모차르트 작품의 쾨헬 번호를 따서 이름을 붙인 'K-456'은 걷거나 손을 흔들 수 있는 건 물론이고 라디오 스피커로 만든 입으로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을 재생하거나 배변을 하듯 콩을 몸체 밖으로 내보낼 수도 있었다. 특히 교통사고로 인해 사망을 선고받는 마지막 장면을 두고 예술계 안팎에선 백남준이 인간적인 감성을 지닌 채 삶과 죽음을 겪는 인간화된 기계, 오늘날 우리가 '휴머노이드(인간형)'라 부르는 로봇의 등장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우리 사회와 인류에게 가장 먼저 던졌단 평가가 나왔다. 무엇보다 백남준이 'K-456'을 움직이는데 5명의 기술자가 필요하다면서 일자리 창출 로봇이라 불렀단 일화는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생산현장 투입 예고로 촉발된 일자리 대체 논쟁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AI(인공지능) 업계의 최대 화두인 '피지컬 AI'(Physical AI) 분야에서 게임사들의 행보가 이질적이면서 흥미롭다. 온라인 세계의 대표주자인 게임사가 그들의 캐릭터와 가상세계를 현실세계로 꺼내보이려는 듯한 시도가 영화 '트론: 아레스'를 연상케 한다. 가상 세계에서 창조된 존재를 현실 세계로 끌어올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만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지난해 국가대표 AI를 선정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이하 독파모) 프로젝트에서 5개 정예 컨소시엄이 추려졌을 때 전혀 예상을 못한 곳은 'NC AI'였다. NC AI는 국내 게임업계에서 소위 '맏형'으로 불리는 엔씨소프트의 100% 자회사로 지난해 2월 AI부문만 분사했다. AI기업으로 탄생한지 1년도 안된 곳이 국가대표 AI기업 5개팀 중 하나로 선발된 것이다. 비록 지난달 1차 평가에서 고배를 마셨으나 독자적인 AI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대중과 시장에 확실히 각인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승자'라 할 수 있다. 1차 평가전을 통과한 SK텔레콤 컨소시엄에는 크래프톤이 함께 뛴다.
국제 관계가 안정되고 평화 시대가 오랜 기간 지속되자 사람들이 자극적인 걸 찾게 된 걸까. 최근 전 세계에서는 극단과 극단이 부딪히며 사회적인 갈등을 야기하는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평화롭게 대화와 협상으로 풀어나가던 세계관은 아득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장 이후 힘의 논리로 재편된 국제 관계는 이런 변화를 잘 설명한다. 전쟁이나 큰 위기가 있을 땐 내부 갈등은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 공통의 적에 집중하고 있어 내부 갈등이 표출될 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통의 적이 사라지고 평화의 기간이 길어지자 역설이 발생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등은 냉전 시기 공산권을 공통의 적으로 내세워 내부 갈등을 억제해왔다. 하지만 냉전이 종식되자 내부 갈등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주로 양극화, 자산 불평등이 만들어낸 갈등이다. 극우, 극좌 등 극단이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는 기제가 형성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북한이란 공통된 적과 전쟁에 대한 위협은 내부 갈등을 억눌러온 요인이었다. 하지만 국내 경제 성장이 고도화되고 선진국으로 진입하면서 북한을 경쟁자로 보는 시선은 확연히 줄어들었다.
금융감독원의 특별사법경찰(특사경) 확대 논란은 지난달 27일 국무회의로 일단락됐다. 대통령의 교통정리로 금감원 특사경에 인지수사권을 부여하고 새로 도입되는 민생특사경의 수사범위는 불법사금융으로 한정하는 방향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작년 9월만 해도 조직이 쪼개질 운명이던 금감원이 몇개월새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를지 모를 기관이 됐다는게 아이러니하다. 금감원의 특사경 논란은 근본적으로 금감원이라는 조직의 특수성 때문이다. 시장에 대한 막대한 조사 인력과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지만 민간조직이다 보니 강제조사권이 없는데서 시작된다. 금감원이 수사권 확보에 욕심을 부려서가 아니라(금감원 내부에선 특사경 확대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다) 자본시장을 교란하고 민생금융범죄를 벌이는 범죄자들을 잡아야겠는데 민간인에게 수사권을 주려니 생겨날 수밖에 없는 논란이다. 금감원을 공무원 조직으로 바꿔버리면 끝날 일이지만 그러자면 지난해 논란 속에서 백지화된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아무튼 인지수사권을 부여받는 금감원은 이제 검사의 승인 없이 '자체 판단'으로 검사도, 수사도 할 수 있는 민간 조직이 된다.
"대통령이나 장관들이 테슬라의 FSD(Full Self Driving)를 이용해 서울에서 세종 청사까지 한 번만 가보면 지금 당장 무엇부터 해야 할지 보일 겁니다. " 테슬라의 FSD를 애용한다는 한 지인은 "자율주행은 이미 일상의 경험을 바꾸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정말 이대로 괜찮은건지 모르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자율주행 기술은 현실을 달리고 있는데 제도와 사회적 논의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다. 테슬라의 FSD는 감독형 완전자율주행 시스템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지난해 11월부터 국내에 본격 도입됐다.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거나 가속·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목적지까지 주행하고 주차까지 수행한다. 다만 국내에서 FSD는 차량의 주행은 사람이 담당하고 시스템은 이를 보조하는 자율주행 2단계로 분류된다. 사고 책임 역시 운전자에게 귀속된다. 제도적 분류와 실제 체감 사이의 간극은 크다. 다수의 이용자들은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운전자의 개입이 거의 필요 없다고 말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차지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 전면적이고 영구적인 접근권을 얻기 위해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그린란드를 매입해 미국령으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 군사력을 동원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불러 일으켰다. 그는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에 반대하며 파병한 유럽 8개국에 추가 관세 카드를 꺼내들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1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그린란드에 대해 "미래 합의의 틀을 마련했다"며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철회했다. 22일엔 폭스 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그린란드에 아무런 대가 없이 전면적이고 영구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유럽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변화는 의구심을 자아낸다. 결국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을 괜히 병합하겠다고 큰 소리치다 오랜 군사적, 경제적 동맹이던 유럽과의 관계를 약화시켰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그린란드 전략은 또 한 번의 타코(TACO·트럼프는 늘 뒤로 물러난다) 사례로 실수처럼 보인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의대 종말론'을 제기했다. 머스크는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3년 뒤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 외과 의사를 뛰어넘을 것"이라며 "의대에 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훌륭한 외과 의사가 되기까지는 말도 안 되게 오랜 시간이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든다"며 "의학 지식은 계속 바뀌기 때문에 인간이 모든 것을 따라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외과의사보다 더 많은, 그리고 더 뛰어난 외과 수술을 수행하는 옵티머스 로봇이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로봇 의사가 빠르게 첨단화되는 의학 지식을 실시간으로 학습하고 무한복제를 이뤄낼 것이고, 결국 인간 의사가 설 자리가 사라질 것이란 주장이다. # 머스크의 발언은 '극단론'에 가깝다. 비약과 과장이 섞여 있다. 외과 수술을 정확한 동작을 반복하는 기술로 단순하게 정의한 것도 의문이다. 사람의 몸은 장기 위치와 체질·특성이 모두 다르다. 과연 환자가 로봇 의사를 온전히 믿고 자신의 몸을 맡길 수 있을지에 대한 신뢰의 문제는 다른 차원의 과제다.
1839년 6월 중국 광저우 호문(虎門) 해변. 청나라 관리 임칙서가 영국 상인으로부터 몰수한 2만 상자가 넘는 아편을 폐기했다. 현재 기준으로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어치다. 아편전쟁의 직접적인 원인인 '호문소연'이다. 당시 영국은 중국으로부터 차, 도자기 등을 많이 수입했다. 대신 중국에 팔만한 게 없었다. 막대한 무역적자를 봤다. 그러다가 인도에서 생산한 아편을 몰래 팔기 시작했다. 중국에 팔린 아편은 중국인을 병들게 했다. 중국 입장에선 영국 상인은 그저 범죄자일 뿐이었다. 하지만 중국은 영국을 이길 수 없었다. 당시 영국은 세계 최강 국가였다. 난징조약이 체결됐다. 중국은 홍콩을 영국에 넘겼다. 폐기한 아편값도 물어줬다. 중화사상엔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87년이 지난 2026년 1월 니콜라스 마두루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가 안가에서 한밤중에 끌려 나왔다.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미국 군인들이 덮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작전을 승인한 지 3시간 남짓밖에 걸리지 않았다. 비판이 예상됐지만 '확고한 결의'는 바뀌지 않았다.
"정부가 정치논리나 지역간 이해관계를 떠나 국익차원의 합리적이고 대승적인 판단을 했다. " 2019년 2월22일, 산업통상자원부(현 산업통상부)의 발표로 SK하이닉스가 요청한 (경기도) 용인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 계획이 확정되자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에 사활을 걸었던 경북 구미에선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눈앞의 경제논리를 이유로 국가균형발전을 외면한 이번 결정은 정부가 유지해온 국가균형발전정책을 사실상 포기하고, 균형발전이란 현 정부의 국정과제를 정면으로 역행하는 처사"라며 "민관이 합심해 유치활동에 전력을 기울였으나 거대한 수도권 카르텔을 뚫기엔 역부족이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구미시청의 한 직원도 "지역 경제는 계속 어려워지고 있는데 그냥 암담한 상황"이라며 "한마디로 패닉 상태"라고 지역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사실 이같은 풍경은 선거를 앞두고 매번 연출되고 있다. 표면적으론 균형발전을 내세웠지만 유권자의 표를 의식해 기업을 흔드는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의 민낯이 그대로 투영된 것이다.
SK텔레콤, KT, 롯데카드, 쿠팡, 신한카드 등 국내 유수의 기업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불안감이 커졌다. "내 정보가 이미 '공공재'가 됐다"는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상태다. 표심을 의식한 국회는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징벌적 과징금과 과태료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에는 사실상 '폐업'에 준하는 금융제재와 영업정지, 집단소송제 카드도 내놨다. 국민들은 당장은 '사이다'처럼 느낄 수 있다. 그런데 불편하다. '기업 때리기'로 어떤 문제가 해결되나. 냉정하게 따져보면 현재 부과되는 징벌적 과징금, 사전 인증제 취소 등만으로는 진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정작 정보를 훔쳐간 범인(해킹조직)은 누군지 모른다. 유출된 정보는 회수도 안 된다. 게다가 징벌적 과징금 강화에도 사고의 규모는 점점 커진다. 예방도 못하는 셈이다. 과도한 처벌을 지켜본 기업들은 사고를 숨기거나 증거를 없애기에 급급할 가능성이 높다. 또는 법적 책임회피를 위한 '방어적 보안'에만 치중할 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