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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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햇수로 10년 전이다. 신동빈 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으로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롯데 사태의 씨앗이 언론에 처음으로 드러난 그때가 말이다. 롯데 사태는 경영권 승계와 상속 과정의 편법과 롯데그룹 일가에 대한 그룹 차원의 부당지원으로 요약된다. 롯데그룹 수사과정에서 꾸준히 이름이 오르내렸던 신유미씨는 2007년 10월 당시 23세의 나이로 롯데의 식품계열사 롯데후레쉬델리카의 주식 35만주(9.3%)를 보유하게 됐다고 공시했다. 유미씨의 롯데그룹 계열사 주주 등재는 이때가 처음이었다. 유미씨는 신격호 회장과 서미경씨(현재는 검찰로부터 귀국을 종용받고 있음에도 일본 체류중) 사이에 태어난 딸이다. 당시 한주당 2560원으로 돈은 8억6000만원이 들어갔다. 아버지는 조 단위 부자라고 했지만 직장생활을 하지 않았던 20대 초반 여성이 그런 돈을 조달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머니투데이를 시작으로 언론에서 유미씨의 주식 취득에 대해 ‘롯데 재산 분배의 시작’이라고 의미를 부여
# 다 자식들 탓이다. 올해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뉴스를 장식한 인물들의 마음속 변(辯)이다. 먼저 이제는 전(前) 공사가 된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의 외교관 태영호. 아버지가 항일 빨치산 1세대로 알려지며 백두혈통으로도 불렸던 인물이다. 그런 태 전 공사 가족의 한국 귀순은 둘째 아들의 영국 명문대 진학과 태 공사의 북한 복귀를 앞둔 시점에 단행된 것으로 보인다는게 영국 언론들의 보도였다. 올 여름 임기를 마치고 북한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던 태 전 공사는 차남의 학업에 지장이 생길 위기에 몰리자 자식의 장래를 위해 탈북을 결심했을 수 있다는 해석이 제기되는 것이다. 해외 최전선에서 체제 우위를 강변하던 이데올로그가 ‘지극히 사적인’ 아들의 장래문제에 흔들린 것이다.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현직 부장판사 김모씨. 대법원장까지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했던 전대미문의 법조 게이트의 그늘에도 일그러진 부정(父情·不正)이 개입됐을 수 있다. 김 부장판사는 정
2006년 4월, 1960~70년대 반공 드라마에서나 봄직한 사건이 대한민국 군대에서 발생했습니다. 공군 소속 한 부대에서 병사 2명이 부하 사병에게 전기를 이용한 가혹행위, 일명 '전기고문'을 한 혐의로 구속된 것입니다. 구속된 고참 병사들은 내무반에서 휴식시간에 부하 사병에게 한 TV 개그프로그램을 흉내내도록 한 뒤 이를 잘하지 못하자 220V 전기가 흐르는 전선을 신체에 접촉시키는 등의 가혹행위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이 사건은 '신종 가혹행위'로 불리며 군대 내부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특히 한 해전인 2005년 논산훈련소 인분사건과 GP(전방감시초소) 총기난사 사건으로 군내 가혹행위 문제가 논란이 일었던 터여서 충격은 더욱 컸습니다. 그리고 9년 뒤인 2015년 4월, 인천의 한 특전사 부대에서 선임 병사들이 일처리가 미숙하다는 이유로 후임 병사에게 전투시 사용되는 전화기의 전선 끝부분을 양손으로 잡게 하고 전류를 흘려보내는 '전기고문'
9월 12일 지진이 난 지역에서 야간자습 중이던 한 고등학교는 평소대로 교실에 앉아 공부를 하라고 지시했다. 부모들에게도 안심하라는 문자를 보냈다. 다른 학교에선 학생들이 학교를 어떻게 믿냐며 삼삼오오 학교를 이탈해 집으로 갔다. 둘 다 아수라장은 마찬가지다. 제대로 된 규칙도 없고, 규칙이 지켜지지도 않는 무질서상황. 2년 전 세월호침몰 사고에서 배운게 하나도 없다. 배가 반쯤 물에 잠겨있는 상태였던 방송뉴스를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는 아이들은 어느 누구의 말도 믿지 않는다. 고등학생인 딸도 마찬가지다. ”‘가만 있으라’는 말만 듣고 있다가 죽었는데 학교 말을 어떻게 믿냐“고 되묻는다. 같은 날 저녁을 먹고 쉬던 부산의 지인 집에선 갑자기 건물이 요동치고 식탁 위 그릇들이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태어나서 처음 겪은 광경에 놀라 TV를 켜니 예능프로그램에 웃음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전화통화도 문자도 카톡도 되지 않았다. 그러다 또한번 흔들. 무서워서 집 밖을 나오니 다들 “누가 지
남에게 불륜인 것은 내게도 불륜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연금의 공공투자를 당론으로 삼고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낸 데 이어 지난 19일엔 한국노총과 국민연금 기금을 공공부문에 투자하기로 정책협약을 맺었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 한국노총 몫의 위원이 1명 있으므로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그러나 더민주가 ‘국민연금 공공투자 특위’까지 만들어 공공임대주택사업, 보육시설 확충 등에 국민연금을 쓰자는 방안은 정치적 목적을 위한 편법이다. 공공임대주택을 짓든 국공립 어린이집을 늘리든 간에 이는 정부가 세금을 더 걷거나 빚을 내거나 해서 재정으로 충당해야 하는 일이다. 정부의 재정이 들어가야 되는 ‘국책은행 자본확충’에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한다며 ‘편법’(김종인) ‘비정상적인 처사(이언주)’ 등의 표현을 써 가며 비판했던 더민주였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부처가 한은을 활용하는 게 우회로였다면 더민주가 국민연금을 쓰는 것 역시 정공법이 아니다. 더민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국가 공인 동물원’이라고 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의 발언 파장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달 초 안철수 의원이 전국에 흩어져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대기업에 하나씩 독점 권한을 준 국가 공인 동물원이라고 비유했던 게 발단이다. 그러자 창조경제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발끈하고 나섰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이 긴급 출입기자 브리핑을 통해 이 의원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가 하면, 혁신센터장들의 반박 성명과 항의 방문이 이어져왔다. 이정현 대표를 비롯해 여당 의원들도 가세했다. 송희경 새누리당 의원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창조경제혁센터는 동물원이 아니라 지역경제와 대한민국 국민에게 열매를 따 줄 과수원”이라고 따졌다. 결국 여야간 정쟁 대상으로 격화되면서 이달 말 국정감사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안 의원의 발언이 적절했다고는 보진 않는다. 정부가 대기업, 지자체와 협력해 전국 17개 시도에 설립한 창조경제혁신센터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동북아 정세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논란을 아우르는 한반도 위협의 본질이다. 미국과 중국은 물론 유엔 안보리까지 즉각 나서 북한 핵실험을 강도 높게 비난하며 한반도 비핵화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는 그렇게 간단치 않아 보인다. 서방국가들은 특히 우크라이나의 핵 포기 모델을 북한에도 적용해 비핵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크라이나는 소련 붕괴 이후 핵탄두 1900여 개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1994년 12월5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미국, 러시아, 영국, 우크라이나 대표들이 모여 이른바 '부다페스트 협정'을 체결한다. 이 협정은 우크라이나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미국과 러시아, 영국이 우크라이나의 정치적 독립과 영토 주권에 대한 안전을 보장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우크라이나는 나중에 중국과 프랑스와도 같은 협정을 맺으며 세계 5강으로부터 정치적 독
이젠 충격적이지도 않다. 오히려 내일은 또 다른 비리가 나오지 않을까 궁금해 지기까지 한다.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는 법조 비리 얘기다. 이쯤 되면 악성 댓글을 다는 네티즌들이 판사와 검사를 욕하는 신조어를 만들만도 한데 아직은 눈에 띄지 않는다. 신조어를 만들고 악성 댓글을 달았다가 힘 있는 그들에게 처벌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판사와 검사. 그들은 늘 수재라는 소리를 듣고 살았을 것이다. 성적은 늘 1등이었고, 집안과 출신 고등학교의 자랑이었을 것이다. '출세'라는 단어를 귀에 못이 박을 정도로 들은 반면 '세상의 쓴 맛'은 아마도 느껴본 적이 거의 없을 것이다. 사법고시 합격 후 판·검사로 임용되는 순간 시쳇말로 금수저가 됐기 때문이다. '검사는 공소장으로', '판사는 판결문'으로 말하면 되기 때문에 그들은 두려울 게 없다. 법이라는 잣대 하에 마음껏 권한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런데 그들도 갖지 못한 게 하나 있다. 바로 돈이다. 부잣집 출신이 아
# “유세는, 남들 다 낳는 애, 자기만 힘든가.” 그녀는 귀를 의심했다. 의견이 충돌해 썩 사이가 좋지 않은 선배이긴 했으나 그래도 그런 말을 던질 준 몰랐다. 유산기가 있어 조심하라는 의사의 말도 걸렸는데 그날은 유난히 배가 당기고 아팠다. 여직원 휴게실이 없어 동료 몇의 도움을 받아 회의실 긴 탁자에 방석을 깔아놓고 누웠다. 눈물이 핑 돌았지만 참았다. 동료가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뭐? 자기 마누라는 애 안 낳는데? 저게 선배라고….”거들고 나선 동기를 뜯어말렸다. 동기는 “그래, 한자라도 더 배운 우리가 참자”며 그녀를 웃겼다. 드라마나 소설이 아니다. 내 얘기다. 16년 전, 딸아이를 임신했을 때다. 선배도 동기도 다 남자다. 남자 동기의 말을 지금도 기억하는 이유는 ‘우리’라는 단어 때문이다. ‘신기자, 네가 참아’가 아니라 ‘우리가 참자’는 말에서 받은 동료의식은 큰 위로가 됐다. 여성을 비하하는 남성들을 향해 똑같은 방법으로 대처하는 ‘미러링’ 방식에 대한 찬
대기업 관련 구설이 나올때마다 그 기업들이 얼마나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는지 따져보게 된다. 연초부터 경제계 전반을 뒤흔들고 있는 두 H그룹도 꼭 그렇다. 구분이 쉽게 그룹 분할이 이뤄지기 전 덩치로 H그룹과 h그룹으로 구분해 보자. 계열분리 이후로 열심히 활동하는 기업과 임직원을 고려해 이니셜만 쓴다. # 최근에는 새로 지은 집이 거의 없는데도 사람들은 H그룹 건설사가 지은 아파트에 살고 싶어한다. 강남 한복판에 있는 H아파트 때문에 지역 전체 집값이 들썩이기도 한다. 고층 건물에서 1층으로 H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H사가 만든 자동차를 타고 H백화점에 가서 H카드를 긁고 물건을 산다. 버스나 지하철을 탈때도 차체가 H사 제품일 때가 많다. 지금은 주인이 바뀌었지만 H증권에서 나라를 살린다는 펀드를 들때도 있었다. H자동차를 살때는 H보험을 들라는 권유를 받기도 했다. 자동차에 넣는 기름은 H그룹 조선회사가 만든 배에 실어와 H정유에서 팔리는 경우도 꽤 있었다. 몸이 아플때는 H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 어려서부터 에너지 절약 교육을 받으면서 수도 없이 들었던 말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 보다는 자원 개발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는 아예 해외 자원 개발을 전면에 내걸었다.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는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정부와 석유공사는 자원 개발에만 매달렸다. 기름 한방울 더 얻기 위해서는 혈세가 줄줄 새는 것은 신경쓰지 않는 듯한 모습까지 보였다. 급기야 해외 부실 정유사를 인수해 1조3000억원의 국고 손실까지 초래했다. 막대한 혈세를 날렸는데 책임을 지는 사람은 없고, 오히려 법원은 아무 잘못이 없다고 판결했다. 석유공사와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 얘기다. 해외 부실 정유사를 인수해 회사에 550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영원 전 사장이 지난 26일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난 1월 1심 판결 이후 검찰의 2인자로 불리는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이 공개적으로 "회사에 5500억원의 손해
“XX금융투자에서 일하시는군요?” “예, 반갑습니다” “근데 뭐 하는 회사입니까? IMF때 없어졌다는 단자회사인가요? 아니면 고금리로 소액대출해주는 대부업체신가?” 최근 만난 한 증권사 고위 임원이 모임에서 겪었던 당황스러운 경험이라며 들려준 대화의 한 토막이다. 투자은행, 금융투자회사, IB, 증권사 등으로 불리며 여러 일들을 하지만 고객들에게 ‘증권사는 아직 증권사일 뿐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도 곁들였다. 그의 말에서 조금은 아쉬움도 묻어났다. ‘증권사 대리보다 금융투자사 사장이 더 대우를 못 받겠는데’라는 반농담과 간판 교체, 광고 등 십수억이 든 야심찬 개명이었는데 효과가 별로였나 싶어 본전생각도 난다는 말과 함께였다. 사업과 사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한몸같은 존재다. 업(業)의 본질이 잘 반영된 사명일수록 더 좋다. 떠올리기 좋거나 뇌리에 박힐 정도의 기억이 남는다면 금상첨화다. 초등학교 시절 돼지저금통의 배를 가르며 들었던 첫 새마을금고 통장이나, 취직 후 첫 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