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로그M
유통을 비롯해 식품, 패션·뷰티와 중소·중견기업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하는 머니투데이(M) 산업 기자들의 '현실 기록(Real+Log)'. 각 현장에서 직접 보고, 묻고, 듣고, 느낀 것을 가감 없이 생생하게 풀어내 본다.
유통을 비롯해 식품, 패션·뷰티와 중소·중견기업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하는 머니투데이(M) 산업 기자들의 '현실 기록(Real+Log)'. 각 현장에서 직접 보고, 묻고, 듣고, 느낀 것을 가감 없이 생생하게 풀어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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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이거 들어줘!" 지난 20일 저녁 7시 서울 광진구 이마트 자양점. 마트 중앙에 마련된 '과자 무한 골라담기' 코너에서 상자에 꼬깔콘 40여개를 담은 아이가 아빠에게 계산대까지 상자를 들어달라고 도움을 청했다. 어린 자녀를 둔 가족부터 대학생, 직장인, 외국인 할 것 없이 남녀노소가 행사장에 모여 저마다의 방식으로 '과자 탑 쌓기'에 열중했다. 이마트가 이달 18일부터 21일까지 진행한 '롯데 스낵 무한 골라담기' 행사는 전용 상자에 과자를 수량 제한 없이 담아 2만5000원에 판매했다. 이마트가 2018년 이전부터 해온 대표 체험형 행사다. 과자를 쌓는 과정이 '챌린지' 문화로 이어져 지난 2월 행사부터 SNS에서 화제를 모았다. 당시 과자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고객 수는 15% 증가했다. 실제로 마트 곳곳에선 휴대폰 화면을 보며 과자를 담는 사람들도 있었다. SNS나 유튜브에 있는 '과자쌓기 노하우'를 참고하기 위해서다. SNS에는 '가장 무거운 과자를 아래 깔아 기초를 단단히 잡아야 한다', '봉지 모서리를 접어서 테두리에 끼운다' 등의 방법이 공유됐다.
#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성동구 2호선 성수역 3번 출구에서 100여m 걸어가자 붉은 색 간판에 흰색 글자 'SHIN RAMYUN'이 한눈에 보였다. 지나가는 외국인들은 신기한 듯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농심이 신라면 출시 40주년을 기념해 오는 16일 오픈하는 '신라면분식'(스테이지 엑스 성수 52)이다. 정식 개장 전 출입기자단에 먼저 공개된 이곳은 단순한 라면 분식점을 넘어 하나의 '라면 테마파크'를 연상케 했다. 성수동 특유의 힙한 감성과 국민 라면 '신라면'의 아이덴티티가 결합한 이 건물 곳곳엔 빨간색 '매울 신(辛)' 자가 강렬하게 물들었다. 신라면 분식은 1~2층 합산 총면적 약 120평 규모로 조성됐다. 1층 '판매존'은 한마디로 신라면 백화점이었다. 이곳은 신라면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 공간과 이곳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한정판 굿즈들이 있었다. 신라면 로고가 박힌 귀여운 키링부터 컵라면 모양의 수납함, 감각적인 에코백까지 'K라면' 팬들의 소장욕구를 자극하는 아이템들이 많았다.
"한국에서 여름에 즐기는 주식 3가지가 뭘까요?"(법송스님) "비트요", "당근과 감자, 콩 아닌가요?"(외국인 참가자들) 지난 11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현대 서울 6층. 현대백화점과 대전 영선사 주지스님인 법송스님이 함께한 사찰 음식 체험 수업에선 한국의 식재료를 두고 활발한 대화가 오갔다. 법송스님은 "제철 식재료로 자연과 한국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게 사찰음식"이라며 "하지를 전후한 한여름의 한국인 주식 중 하나인 감자로 감자 뭉생이를 만들어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수업의 주인공 감자 뭉생이는 감자를 으깨 강낭콩과 반죽한 뒤 떡처럼 빚어 쪄먹는 음식이다. 법송스님은 한국어로 감자 뭉생이를 만드는 방법을 시연했고 영어 동시통역이 이뤄졌다. 외국인 참가자 4명은 설명에 따라 분주히 움직였다. 감자를 강판에 갈아 수분을 제거하고 콩을 넣고 각기 다른 모양의 뭉생이를 만들었다. 이어진 시식 시간, 싱가포르 여성 린신이씨는 직접 빚은 감자 뭉생이를 들어 보이며 웃었다. 그는 스님 시연부터 요리, 시식에 이르는 과정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기록했다.
"조카에게 옷 선물하고 싶은데 추천해줘. " 지난 1일 현대백화점의 큐레이션 전문몰 '더현대 하이(Hi)'의 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에 이같이 질문하자 아동의류 5가지를 제안했다. 이어 "예산은 어느 정도 생각하고 계세요?", "조카의 개월 수 또는 나이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남아인지 여아인지도 알려주시면 좋아요"라고 질문이 돌아왔다. 현대백화점이 4월 선보인 더현대 하이를 이용해 보니 'AI 헤이디 선물 추천' 기능이 눈에 들어왔다. 매장에 가서 직원에게 물어보거나 어플의 질의응답을 이용하지 않고도 헤이디와 대화로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특히 선물 받는 대상의 옷 사이즈가 감이 오지 않거나 아동용품처럼 잘 모르는 분야의 제품도 조언을 구할 수 있다. 예컨대 "옷 말고도 좋은 선물이 있을까?"라고 묻자 아기띠, 인형, 토퍼, 성장 기록을 남기는 포토북 세트 등을 추천했다. 여러 매장을 돌아다니며 선물을 찾을 필요 없이 플랫폼 안에서 해결돼 편리했다. 기존 이커머스 내 선물하기 기능이 분야별·금액대별 상품을 모아둔 수준에 그쳤다면 더현대 하이는 취향과 조건을 입력해 선물을 추천받을 수 있는 셈이다.
"당근은 0. 1cm 두께로 얇게 채를 썰어주세요. " 지난 21일 오전 서울 강남 수서 풀무원 본사 3층에 위치한 지속 가능 식생활 조리학교인 풀무원의 '테이스티풀무원(Tasty Pulmuone)'을 찾았다. 이날 테이스티풀무원에서 직접 조리한 메뉴 중 하나는 봄 미나리와 메밀두유면을 김밥처럼 말아 낸 '두유면 미나리롤' 이었다. 테이스티풀무원의 셰프이자 이날의 조리 실습 강의를 맡은 대니얼 최 셰프는 기자들 앞에서 능숙하고 가벼운 손놀림으로 재료들을 손질해 보였다. 신선한 당근이 도마 위에 0. 1cm의 두께로 질서정연하게 썰려 나갔다. 정작 기자 손끝의 당근은 제각기 다른 두께와 길이로 도마 위에 이리저리 흩어졌다. 채를 썰었다기엔 민망한 수준이었다. 조각을 주섬주섬 모아 소금과 후추를 뿌린 뒤 홀그레인 소스를 버무려 일단 당근라페와 비슷한 걸 만들었다. 김 위에 현미밥을 고루 펴서 올린 후 레몬마요소스에 버무린 메밀 두부면과 당근라페, 로메인, 미나리를 순서대로 올려 돌돌 말아냈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옆구리를 꽉 쥐고 칼로 썰어낸 뒤 맛을 봤다.
"어? 골목식당 막걸리 그 사람 맞지?" 지난 21일 충남 예산시장 골목양조장 앞으로 관광객들이 웅성이며 지나갔다. 8년 전 방송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대전 청년몰 막걸리집 사장으로 출연했던 박유덕 대표는 예산시장에서 '골목양조장'을 운영하고 있다. 서툴지만 강단 있는 청년 사장이었던 그는 이제 미국으로 막걸리를 수출하는 기업인으로 성장했다. 이날 예산시장은 부슬비가 내리는 평일 낮인데도 가족·커플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장터광장 한쪽에선 저렴한 가격에 불판을 빌려 정육식당에서 고기를 사 구워먹는 이곳만의 '시그니처 조합'을 즐기는 모습이 펼쳐졌고 아이들은 사과파이를 손에 들고 연신 인증샷을 남겼다. 레트로 감성으로 꾸민 시장을 둘러보며 옛 추억을 떠올리는 어르신들도 눈에 띄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예산시장은 하루 유동인구가 한 자릿수에 불과한 쇠락한 전통시장이었다. 방문객이 없으니 점포들은 셔터를 내렸고 사람은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하지만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역 살리기에 뜻을 두고 2023년 예산 장터광장을 기획하면서 지금은 약 80개 매장이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이구키즈에서 패션, 라이프스타일, 키즈 등 여러 연령대 고객의 수요를 맞추고 연무장길에서 서울숲까지 이어지는 성수 상권 활성화를 기대합니다. " 지난 20일 오전 방문한 서울 성동구 서울숲길에 있는 '이구키즈 서울숲' 매장. 29CM 관계자는 "아이 의류뿐 아니라 라이스프타일 분야도 응축해 2030, 가족 단위 고객들이 서울숲과 성수를 즐기게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구키즈 서울숲은 무신사가 운영하는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 29CM가 22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 인근에 문을 여는 2번째 키즈 오프라인 공간이다. 이번 매장을 통해 키즈 분야를 패션, 잡화와 더불어 가족 일상 전반을 다루는 핵심 성장 축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매장은 지하 1층, 지상 1층에 277. 6㎡(84평) 규모로 마련됐는데 일반 편집숍과는 다른 분위기다. 특히 지하 1층에 부모 고객을 위한 돌봄 라운지가 눈길을 끌었다. 수유, 기저귀 교체 등을 위한 공간을 따로 뒀고 아이와 함께 들어갈 수 있는 동반 피팅룸도 마련했다.
"아 그러셨어요?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 지난 14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공영홈쇼핑 건물 8층 콜센터. 감자탕 판매 방송이 한창이었지만 주문보단 민원 해결이나 불만 응대 전화가 더 많이 걸려 왔다. 기자가 콜센터 직원을 체험한 50여분간 받은 통화 20여건 중 주문 요청은 절반이 안 됐다. 상품 설명보단 사과 한 마디가 필요한 고객이 많았다. 체험 시작 전 물 컵을 책상에 올려놓고 헤드셋을 쓴 채 대기했다. 곧 '따르릉' 소리가 들렸고 긴장된 마음으로 전화가 연결되는 버튼을 처음으로 누르며 매뉴얼대로 "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말을 건넸다. 이 고객은 "주문한 프라이팬을 받았는데 택배 상자를 던지고 가서 항의하고 싶다"며 배송기사의 연락처를 문의했다. 이 외에도 "ARS 주문하려는데 결제가 안 된다", "방송 화면을 보고 시키려고 했는데 연결이 안 된다"고 도움을 요청한 고객도 있었다. 사전 교육을 받았지만 상담원의 실무는 녹록지 않았다. 휴대전화와 통화 음질이 전혀 달랐는데, 어르신들의 목소리가 작아 문의 내용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없었다.
#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 음악 복합문화공간 성수율(SEONGSU YUL) 3층. 영화관 같은 공간에 침대 24개가 가지런히 놓였다. 침대 위엔 형형색색의 침구세트가 있었는데, 평소 좋아하는 연두색 배개가 있는 침대에 누웠다. 푹신한 느낌에 곧바로 잠이 올 것 같았다. 바로 옆 테이블엔 침대의 기울기를 조절하는 리모콘이 눈에 띄었다. 리모콘의 '상반신' 표시 부분을 살짝 누르니 침대가 몸을 서서히 일으켜 세웠다. 등판 부분이 천천히 올라왔는데 대형 스크린을 보기 편한 위치에 멈췄더니, 약 30도 기울기로 침대가 세워졌다. 등판 조절 각도는 최대 66도까지 가능했다. 이번엔 다리판도 움직였다. 다리판은 33도까지 조절이 가능한데 역시 절반 정도 올리니 자세가 편했다. 화면에선 숲과 산·바다 등 다양한 영상이, 주변에 설치된 대형 스피커에선 편안한 느낌의 음악이 흘러 나왔다. 등판과 다리판을 적당히 조절한 이 침대에 누워 독서는 물론 영화를 보거나 프로야구 중계를 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하면 디다(힘들다), 아프다 소리하는데 얘는 그런 소리 안 하니까. 농사짓는 데 엄청 도움 될 낍니더. " 경남 창녕에서 30년 넘게 벼·마늘·양파 농사를 지은 성광석씨(60)가 지난 28일 대동의 '무인 인공지능(AI) 트랙터(이하 AI트랙터)'를 보고 내놓은 감상평이다. 그는 "예전에는 농사 잘 아는 사람 구하느라 바빴는데 이제는 기계가 다 한다"라며 "밭두둑도 사람이 만드는 것보다 더 많이, 더 빠르게 만든다"고 말했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보던 '무인 트랙터'의 시대가 열렸다. 대동의 AI트랙터 시리즈 중 하나인 'HX1200-AI'가 배토기를 달고 지나온 자리를 보니 약 1000평 규모의 땅에 자로 잰 듯한 일정한 간격으로 밭이랑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었다. 웅장한 엔진음을 내며 나아가는 트랙터의 운전석은 정말 텅 비어 있었다. 트랙터는 외곽을 따라 한 바퀴를 돌며 경계선부터 파악했다. 상부에 달린 6개의 카메라 '비전AI'가 전·후·측방을 모두 탐지해 작업할 필지의 규모와 작업기의 종류를 인식한다.
17일 오후 2시 서울 성수동 앤더슨씨 성수. 행사장 입구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방문객들이 줄을 이었다. 평일 오후 시간대임에도 대기 인원이 형성됐다. 사전 예약이 오픈 직후 매진된 영향이 현장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쿠팡이 17일부터 19일까지 운영하는 '메가뷰티쇼 버추얼스토어'는 단순 전시를 넘어선 행사다. 체험 중심 공간에 구매 기능을 결합하고 기업 대상 수출 상담까지 동시에 운영하는 구조다. 약 600평 규모 공간에 K뷰티 브랜드 19곳이 참여했다. 3일간 약 3000명 방문이 예상된다. 행사장에 들어서면 기존 팝업스토어와 다른 운영 방식이 먼저 확인된다. 대부분 제품에 QR코드가 부착돼 있다. 방문객은 제품을 직접 사용한 뒤 해당 코드를 스캔해 쿠팡 앱으로 이동한다. 상품 상세 페이지에서 바로 결제가 가능하다. 현장에서 제품을 들고 계산대로 이동하는 방식이 아니라 온라인 구매로 연결된다. 오프라인 체험을 온라인 거래로 이어지게 만든 구조다. 1층은 소비자 체험 중심 공간으로 구성됐다. '어워드 존'에는 판매 상위 제품이 배치됐다.
"어라, 이 조합이 왜 맛있지?" 한 요리대결 프로그램에서 김풍 작가의 요리를 맛본 게스트와 요리사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이렇게 말한다. 기자도 마찬가지였다. 솜땀 피클과 피넛버터(땅콩버터)라는 낯선 조합으로 만든 '매직풍 싸이버거'를 한 입 베어물었을 때, 의외로 맛이 좋아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 31일 서울 중구 맘스터치 R&D센터에서 열린 '김풍 야매 컬렉션' 미디어 시식회에서 김풍 작가는 "유튜브나 기사를 보다가 '김풍 요리를 먹어보고 싶다'거나 '먹어보려면 연예인이나 대통령 해야 한다'는 댓글을 봤다"라며 "그렇기에 가장 '김풍스러운' 메뉴가 뭘지, 재미는 어떻게 넣을지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맘스터치가 다음달 7일 '김풍 야매 컬렉션'으로 새로운 버거 2종·치킨 1종·피자 1종 등 총 4종을 출시한다. 앞서 '셰프 컬렉션'을 통해 협업한 에드워드 리, 후덕죽 셰프가 '정파' 요리사라면 이번에는 '사파' 또는 '야매 요리사'라는 별칭을 가진 김풍 작가를 택했다. 김은영 맘스터치 대외협력그룹장은 "김풍은 특정 요리 문법에 얽매이지 않고 장르를 넘나드는 크리에이터"라며 "양식도 중식도 아닌 '김풍식'이라는 영역이 브랜드가 추구하는 '새로운 맛의 도전'과 맞닿아 있어서 이번 협업을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