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추가협상 완료… 분쟁발생시 '일반분쟁'해결 절차 적용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의 핵심 쟁점이었던 노동·환경 분야는 예상했던 것처럼 미국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는 수준에서 결론이 났다. 미국의 '완승'이라고 할 만하다.
이번 추가협상을 통해 가장 크게 달라지는 점은 노동·환경 분야 분쟁 발생시 특별분쟁해결 절차가 아닌 일반분쟁해결 절차가 적용된다는 것이다. 무역증진 또는 투자유치를 위해 노동·환경법에 포함된 보호수준을 약화 또는 저하하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규정은 '의무규정'으로 변경됐다.
이와 함께 노동·환경법의 효과적 집행 의무 위반시에만 제소가 가능했던 것이 관련 법·제도의 전분야에 걸쳐 일반분쟁해결 절차 제소가 가능해진 것도 특징이다.
또 노동분야에서는 미국이 제안한 ILO(국제노동기구) 의무사항 준수 여부는 일반분쟁해결 대상에서 제외됐다. 환경의 경우는 7개 다자간환경협약을 지키지 않아도 일반분쟁 대상이 된다. 이 경우도 ILO 의무사항을 한국이 미국보다 더 비준했다는 점에서 미국에게 유리하게 됐다.
일반분쟁해결 절차 회부는 노동·환경 관련 국내 법·제도가 무역과 투자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쳤을 때만 가능하다. 입증책임은 제소국에게 있으며 '국가 대 국가 분쟁'만 허용된다.
특별분쟁해결 절차는 연간 최대 1500만달러 이하의 위반과징금이 부과됐을때 제소국이 아닌 위반국의 제도 개선을 사용토록 돼 있지만 일반분쟁해결 절차는 무역제제를 피하기 위한 금전배상액을 제소국에 귀속된다. 노동·환경분야 제도로 파생되는 무역제재 징벌수위가 크게 올라가는 셈이다.
예컨대, 미국 수출기업이 환경법을 위반했는데도 한국 정부가 법보다 처벌을 약하게 내릴 경우 미국은 일반분쟁해결 절차를 따른 제소를 할수 있게 된다. 제소국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중재패널에서 결정되면 미국은 관세특혜정지 등 무역제재를 할 수 있게 된다. 위반국은 무역제재 대신 배상액으로 갈음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배상금이 제소국에 넘겨지기 때문에 배상 보다는 무역제재 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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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관계자는 "특별분쟁해결 절차는 배상금이 위반국에서 쓰여지지만 일반절차는 상대국가로 넘어가기 때문에 무역제재가 더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환경당국은 공히 관련 법·제도로 인한 무역분쟁 발생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두 분야 모두 제도정비 수준이 미국에 떨어질 것이 없어 법규 내용만 제대로 준수할 경우 크게 문제는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이번 추가협상으로 국내 노동·환경법 준수 수준이 한층 강화되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이 제소를 당할 가능성이 높은 현실에서 이 제도는 한국에 훨씬 불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래도 우리쪽이 미국수출에 기댈 수 밖에 없기 때문으로, 미국이 공격을 하면 한국이 수비를 하는 모양새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송홍석 노동부 국제협상팀장은 "면밀히 지켜봐야겠지만 일반분쟁해결 절차로 전환된다고 해도 단서장치가 있고 사고파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무역제재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환경부 지구환경담당관실 강석우 사무관은 "무역제재 수준을 높임으로써 해당국내 노동·환경 보호수준을 높이려는 미국 민주당의 의도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