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남 에듀윌 사장

1992년 교육사업을 시작한 이후 회사의 기틀이 어느 정도 잡힌 지 10년이 흘렀을 무렵, 소외계층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기 시작했다. 주위의 도움을 받고 자란 어린 시절이 있었기에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불우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을 꼭 해야겠다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던 터였다.
하는 일이 교육업인지라 배울 형편이 안 되는 이들에게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자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반딧불이 프로젝트’이다. 전국의 청소년 보호관찰소와 법무부 산하 소년원 등 한 순간의 실수로 어두운 과거를 갖고 있는 소외 청소년들과 탈북 청소년 등 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
‘반딧불이 프로젝트’는 이런 아이들에게 중학교와 고등학교 졸업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교재와 함께 인터넷을 통해 강의를 듣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검정고시 교육을 지원해주는 것이다.
올해로 6년이 된 ‘반딧불이 프로젝트’는 소외 청소년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그들 스스로 사회에서 희망의 빛이 되는 존재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나눔 활동이다.
지난 2005년, 설레임과 두려움을 안고 영등포에 위치한 셋넷학교를 방문했다. 셋넷학교는 ‘반딧불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곳으로, 생사의 고비를 넘어 대한민국으로 온 탈북 청소년들에게 대한민국의 일원으로서 세상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해주는 탈북자 대안학교이다. 낯선 세계에서 살다 온 아이들과의 만남에 설레임보다 두려움이 조금 더 컸다.
TV에서 본 공산체제하의 10~20대 학생들의 빨간 손수건과 특이한 경례 모습이 떠오르며, 과거 북한에서의 고된 생활과 풍족하지만 낯선 지금 생활의 괴리감으로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한 아이들이 많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었다. 그러나 그 날 하루 동안 아이들의 공부하는 모습, 노는 모습, 밥 먹는 모습 등을 지켜보면서 내가 괜한 걱정을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북한에서 힘든 생활을 했을 거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활기차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척이나 안심이 되었고, 우리 생활과 전혀 다름 없이 대한민국에 너무나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니 대견하기까지 했다.
나는 지난 6년간 반딧불이 활동을 통해서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나눔의 기쁨과 일에 대한 보람을 느꼈다. 검정고시에 합격했다며 합격 소식을 전해온 아이들의 편지를 보면서, 과거의 그늘을 벗고 새롭게 시작하려는 아이들의 인생의 전환점에 내가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고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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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이들의 반딧불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아이들도 내 마음 속을 환하게 밝혀주는 반딧불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특히, 안산예술종합학교(구 안산소년원)의 경우 2005년 1회 시험에서 27명이 검정고시에 응시하여 25명이 합격하는 놀라운 성과를 기록하기도 했었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나눠줄 수 있는 자격은 어느 누구에게나 있다. 나도 있고, 탈북 청소년에게도 있고, 소년원의 아이들에게도 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이건 상관없이 단지 자기가 줄 수 있는 것을 나눠주면 될 뿐이다. 반딧불이 활동을 통해서 자란 아이들은 또 누군가에게 자신의 반딧불을 나눠줄 것이라 믿는다.
희망을 품고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이 있기에 지금처럼 힘든 시기도 극복해 나갈 수 있다 생각하며, ‘반딧불이 프로젝트’의 교육지원을 통해 새로운 희망의 반딧불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