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이즌필 도입…기업 투자활성화 기대

포이즌필 도입…기업 투자활성화 기대

배혜림 기자
2009.11.09 17:03

"도입조건 까다롭다" vs "경영진 권한남용 우려"

정부가 적대적 M&A 방어수단으로 '포이즌 필(poison pill·신주인수선택권)' 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기업이 안정된 경영환경 속에서 투자에 전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우리나라는 IMF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의무 공개매수 제도와 외국인 주식취득 한도제한을 폐지해 적대적 M&A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돼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상장사들은 지난해 1월 현재 64조원의 자사주를 보유, 경영권을 방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영권에 대한 위협이 없을 때 많은 돈을 들여 자사주를 취득했다가 위협이 들어오면 우호 주주에게 매각하는 '자사주 취득' 방식 등은 고비용·저효율적인 방어수단으로 지적돼 왔다. 생산적 투자에 사용돼야 할 회사 자금이 경영권 방어 비용으로 묶여 기업역량의 낭비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신주인수선택권 제도가 도입되면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사용됐던 기업의 현금 자산이 투자로 이어질 것으로 법무부는 기대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적대적 M&A 공격법제와 방어법제 사이의 불균형을 시정하고 방어수단의 부재로 낭비되는 기업역량을 투자로 연결시키기 위해 신주인수선택권 도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주인수선택권을 도입하려면 주주총회의 특별결의(출석 주식 3분의2, 발행 주식 3분의1)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도입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개정안은 회사와 주주의 입장에서 적대적 M&A 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일부 주주 또는 공격자의 신주인수선택권의 행사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해 경영진이 악용할 소지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적대적 M&A 여부는 사후평가에 맡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개정안은 신주인수선택권 도입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비판과 경영진의 권한 남용 가능성에 대한 지적이 동시에 나오고 있어 입법과정에 마찰이 예상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개정안은 M&A 자체를 막지 않으면서 기존 경영진이 제도를 남용하지 못하도록 방지책을 함께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에서는 법률 또는 정관의 규정 없이도 이사회의 권한으로 언제든지 포이즌 필을 발행할 수 있으며 일본에서는 2005년 신회사법 제정 이후 이사회 또는 주주총회에서 포이즌 필을 발행할 수 있다. 또 프랑스는 2006년 상법 개정으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해 주식인수증권 제도가 발동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