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은 스산했던 겨울을 전송하고 파릇한 봄을 마중 나가는 달이다. 이 '신선한 긍정'으로 충만한 계절은 특히 학생들에게 의미가 남다르다. '한 시절'을 마감하는 졸업식과 새 출발을 다짐하는 입학식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졸업식과 입학식에 필요한 마음가짐은 무엇일까. 감정에 솔직하고 자기 주장이 강한 요즘 세대에게 '경건함'을 바라는 것은 무리일지 모른다. 오히려 정든 자리를 떠나야 하는 서운함과 무사히 학업을 마쳤다는 가슴 뿌듯함,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설렘, 이 모든 감정에 충실한 게 더 아름답다. 우리 청소년들은 이 자리를 그들만의 축제로 만들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상업 자본에 물든 대학 입학식과 폭력으로 얼룩진 졸업식이어서야 되겠는가.
요즘 대학가에서는 유명 연예인과 아이돌 그룹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대학들이 경쟁하듯 입학식에 이들을 '모셔오기' 때문이다. 출연료는 팀당 2000만~3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각종 경비가 보태지면 행사비는 수억원에 달한다는 전언이다. 심지어 일부 대학은 외부 콘서트장에서 입학식을 치르기도 했다. 이들 대학은 대부분 올해 등록금을 인상했거나 신용카드 분할 납부를 거부한 곳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8일 대검찰청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찾아왔다. 신용카드로 등록금을 받지 않는 등록금 상위 10개 대학을 고발하러 온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등록금은 살인적 수준인데도 대학들이 끝까지 신용카드 분할 납부를 거부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무렵 경찰서에서는 앳된 학생들이 조사를 받고 있었다. '알몸 뒤풀이'를 강요당한 학생들이었다. 이들은 "선배들이 알몸 뒤풀이를 강요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옷을 찢기까지 했다"고 진술했다. 다음날 가해 학생들도 이를 시인했다고 한다. 10대 학생들이 후배들을 발가벗겨 얼차려를 시키고 성적 조롱을 가했다니 경악할 노릇이다.
이제는 더 이상 우리 청소년들이 폭력을 내면화하고 상업 논리를 내재화하도록 방치하거나 조장해서는 안 될 것이다. 권위주의적인 옛 풍경도 안 될 말이지만 '콘서트 입학식'이나 '폭력 졸업식'은 더더욱 아니다. 지금은 우리 학생들에게 새 세대에 걸맞은 해맑고도 성숙한 축제의 장을 마련해줘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