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의 비자금 조성 및 정·관계 로비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원곤)는 이호진(48) 회장 일가가 조성한 비자금의 규모와 사용처를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24일 전해졌다.
검찰은 비자금 관리에 관여한 것으로 지목된 그룹 주요 계열사들 전·현직 임직원들을 불러 정확한 비자금 규모를 확인하는데 수사를 집중하는 한편 그룹 측이 비자금을 구체적으로 어디에 썼는지도 조사 중이다.
현재 검찰은 이 회장이 친인척과 그룹 핵심 임원들의 명의로 차명계좌와 차명주식을 운용하며 적어도 5000억원대 이상의 비자금을 조성, 관리해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차명주식 보유자로 의심되는 박명석(61) 대한화섬 사장 등 이 회장 일가의 최측근 인사들을 줄 소환해 주식 매입자금 출처와 비자금 조성 여부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박 사장 등 지금까지 조사를 진행한 인사들로부터 그룹 측이 조직적으로 비자금을 만들어 관리해왔다는 진술을 일부 확보하고 비자금 관리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나머지 핵심 인사들도 조만간 차례로 소환해 구체적인 비자금 규모를 파악할 방침이다.
특히 이 회장 측이 무기명 채권으로 거액의 비자금을 관리해온 정황도 포착, 사실관계를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의 초점은 우선 비자금의 규모를 파악하는 것"이라며 "비자금 규모가 확인되면 돈을 어디에 썼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그룹 핵심 관계자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비자금의 실체를 확인한 뒤 이 회장과 이 회장의 모친 이선애(82) 태광그룹 상무 등 그룹 오너 일가를 소환해 정관계 로비 의혹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한편 검찰은 최근 이 회장의 고등학교 동창이자 흥국생명과 티브로드 등 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을 지낸 진모(48)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비자금 조성 여부와 케이블방송 사업 확장 과정에서 정·관계 로비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