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작 18명의 대원이 고립돼 생활하는 남극 장보고 기지에서 흉기 난동이 벌어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1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서는 남극 장보고 기지에서 시설관리 담당자로 근무 중이라는 20대 남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작년 11월 남극에 간 지 6개월 만인 지난달 13일 기지 안에서 충격적인 사건을 겪었다.
A씨는 "저녁 7시쯤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비상 알람이 울렸고 혹시 몰라 제세동기를 챙겨 내려가던 중에 흉기를 들고 대원들을 죽이겠다고 소란을 피우는 가해자 B씨를 보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B씨는 제 이름을 부르면서 죽여버리겠다고 소란을 피웠다. 한 대원의 목에 흉기를 직접 갖다 대기도 했다. 다행히 안전대원의 안내를 따라 방으로 대피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소란에 사용된 흉기는 당일에 B씨가 직접 철판을 자르고 손잡이를 달아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A에 따르면 B씨는 A씨 소속팀의 팀장인 50대 남성으로, 업무적으로 미숙한 점이 있어 팀원들과 갈등을 겪던 중이었다. 이에 B씨를 업무에서 배제해달라는 팀원들의 요청이 있었는데, 이런 와중에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A씨는 "장보고 기지는 총 2개 동으로 이뤄져 있는데, 저희는 본관동에 있고 가해자는 비상 숙소동으로 분리 조치가 되기는 했지만, 남극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문에 잠금장치가 없기 때문에 확실히 분리되진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극심한 두려움에 정신적인 스트레스, 수면장애까지 겪고 있는데 기지 측에서는 되려 'B씨가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르니 일단 공감해줘라'라고 했다. 살인미수는 중범죄인데 뭘 공감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손수호 변호사는 "A씨가 기지 측으로 '빨라도 10월까지는 기다려야 분리 조치가 될 것'이라는 답변을 받고 '사건반장'에 제보했다. 취재가 시작되자 기지 측에서 남극으로 수송기를 보내, 오늘 인천으로 데려왔고 바로 경찰에 인계됐다고 한다"고 상황을 전했다.